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 창비신서 143
노마 필드 지음, 박이엽 옮김 / 창비 / 1995년 12월
구판절판


1. 오끼나와 : 슈퍼마켓 주인

민간인들과 일본 군인이 같은 장소에 숨어 있을 경우 어린애가 울면 미군에게 발각된다고 군인이 우는 아이를 죽여버린 경우도 있고, 지레 겁을 먹은 애엄마가 제 손으로 아이를 죽인 일도 있었다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이든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일본군을 '우군' 이라 부른다. -72쪽

"우리는 저 골프장이라는 것이 새로운 미군 기지라고 생각해요. 우리들에게는 또 하나의 출입금지 구역이니까요."-91쪽

"쇼오이찌는 우리들의 심정을 대변해 준것이지요. 개중에는 복귀 투쟁할 때는 일장기 들고 흔들다가 지금에 와서는 그것을 거부하다니, 웃긴다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그때 우리가 반대했던 것은 미군에 의한 인권 유린이었죠.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은 압박에 저항할 권리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항이지요. 지금 우리가 일장기나 키미가요를 수동적으로 그냥 수용한다면 앞길은 뻔한 거예요. 쇼오이찌는 비록 전후 세대에 속하지만 찌비찌리 동굴*의 교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을 한 겁니다." -113쪽

3. 나가사끼 : 시장

"패전의 그날, 천황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혹은 오끼나와가 반환되던 날이나, 아니면 천황 나이가 50세 또는 60세 되는 날쯤, 그것도 아니면 천황 재위 50년 60년 되던 때쯤, 희생당한 백성들을 위하여 천황은 스스로 퇴위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내 가슴 속에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도 종전기념에, 그 늙으신 몸을 헬리콥터에 싣고 식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죄송합니다' 하고 말할 기회도 잡지 못 하는 그 사람이야말로, 스스로 가장 괴로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19쪽

"천황 일족을 이세신궁으로 낙향시키는 것이 자손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떨지요?"-231쪽

"나는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습니다마는, 쇼오와 시대가 끝나는 때에 붉은 스웨터를 입을까 합니다. 싸움에 나가 죽은 사람들의 핏빛입니다."-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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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4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납줄개 2006-11-26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페이퍼를 쓰셨내요. 쇼와천황도 전시때 내각의 앵무새 정도의 역할밖에 못한걸로 알고있는데..광무황제,푸이,쇼와,맥아더..

중퇴전문 2006-12-0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 그 단어의 번역을 다르게 쓴 것 맞습니다. 남한의 골프장 현상과 오키나와의 리조트가 다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되어서요.

b/ 히로히토는 황도파의 친위 쿠데타가 거의 성공해가는 시점에서 사태를 반대로 뒤집어 놓은 전력의, 그리고 그럴 힘이 있었던 인물입니다. 최소한, 2.26 이후의 히로히토와 군부는 암묵적인 협력 관계였다고 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