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3 - 소고기 전쟁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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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입맛과 세계관이 변하는 것을 느낀다. 음식 만들기에 취미가 붙은 것 하며, 신문이나 싸이트에 요리 기사가 눈에 띄면 다른 것 제쳐 두고 읽는 것도 그렇다.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드디어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을 듯.. 요리가 취미입니다. 스스로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즐거움이란, 경험해 보지 않고선 모른다. 공허한 가정과 이론들이나 맨날 만지며 살다가, 창작과 공유의 기쁨을 직접 누려 보니 내가 왜 진작 이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까.. 헛된 농담까지 하게 된다. 손가락에 습진도 살짝 생겨 있는 요즘, 허영만의 이 만화가 불 붙은데 기름 부은 격이 아닐까 싶다. 쇠고기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 아마 두고 두고 부위 명칭들을 머릿 속에 기억해 두며 해먹거나 써먹지 않을까 싶다. 몇년 전 보았던 비트 이후로 녹슬지 않고 있는 감각과 더욱 세련된 사건 전개를 허영만씨에게서 목격할 수 있다는 것도 반가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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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경륜
위트니스 리 / 한국복음서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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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소개된 초기 저작 중에 유명한 것이 하나님의 경륜, 그리스도냐 종교냐, 생명의 체험 등이 있다. 한국복음서원은 위트니스 리가 건립한 지방교회 (혹은 회복교회, 그외 기타 명칭 있음) 의 한국내 출판사로서 위트니스 리의 모든 집회 설교와 발언과 저술 등을 편집 정리하여 방대한 양의 출판물로 펴내는 곳이다 (단일 인물의 구술 & 집필이 저렇게 많은 양으로 나오기도 힘들 것, 그래서 타 교파에서 이단 시비를 걸어 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방교회의 한국내 교세는 약 2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단이 아니냐는 설왕설래가 있긴 하나 복음주의 교파의 하나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 특이한 점은 20세기 중후반을 살다간 중국인이 창시자라는 사실이다. 역시 통 큰 중국인답게 루터 이후 복음 회복의 정통이 어찌 어찌하여 자신에게 이어져 왔다고 자처하며, 기독교와 신약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강조하고 있지만 동양 철학과 기독교 양자 모두에 약간의 견식이 있는 이라면 '그냥 대충 섞어 놓았구나' 라는 평가를 내릴만한 수준이다. 위트니스 리는 몇년전 사망하였고 그의 후계자들이 일종의 집단 지도체제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들이 극복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 분열의 역사를 그대로 따라가거나 그냥 희미한 교세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데 돈 500원을 건다. 웟치만 니, 위트니스 리 단 1.5대에 걸쳐 전세계에 그정도 교세를 일구어낸 비즈니스 감각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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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미네르바의 올빼미 4
잉에 아이허 숄 지음, 유미영 옮김, 정종훈 그림 / 푸른나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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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에 많이 읽혔던 책이다. 공공의 적, 나찌즘에 저항한 민주주의자들을 다룬 내용이었으니 검열도 어찌 할 수 없었고, 읽을거리에 목말라 하던 학생들에게도 적당한 책이었을 것. 5월 광주로 눈에 핏발이 선 80년대 대학가에선 좀 말랑말랑한 책으로 취급 받았다. 어쨌거나 지식인의 앙가주망에 대하여 고전으로 남을만한 책. 서점에서 좀 들척이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나더라.

p.s 삼촌이나 형이 있는 경우, 서재에 이런 책이 쳐박혀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 삼촌들과 형들의 대부분은 군대 제대 혹은 학교 졸업과 동시에 그런 부류의 독서는 하지 않는 법. 중고딩 시절 학교 공부는 하기 싫고 이런 저런 글 나부랭이나 뒤적거리던 그분들의 조카 혹은 동생이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같은 걸 주워 읽고 감동 만빵으로 받은 사례가 적지 않게 있다. 리뷰를 쓰고 있는 나 역시 그중의 한명이고, 내 비슷한 세대로 저 책을 읽은 자들 중 많은 경우가 그런 사례. 의식화는 오래 지속된다.. 물론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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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대니얼 맥닐 지음, 안정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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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보충수업 같은 거 대신 이런 훌륭한 과학교양서적을 아이들에게 읽히면 안 될까. 입시라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똑같은 과목의 똑같은 내용을 또다시 지루하게 반복하는 보충수업보다 지식과 사고의 폭을 확연하게 넓혀 줄 수 있는 이런 독서가 수능과 논술/구술 모두에 도움이 될 듯 한데. 특히 7차 교육과정부터 과학을 전혀 배우지 않아도 되는 '문과' 학생들에게 민족과 국가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이런 책을 좀 읽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수학과 과학을 단순한 공식 대입 - 정답 알아내기 정도로 오해하는 어떤 '이과' 학생들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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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世說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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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시사저널 시절의 명성은 들어 알고 있었으나 (한겨레21과의 인터뷰 소동까지 포함), 제대로 읽어 본 것은 한겨레 경찰출입기자로 재취업할 때 쓴 기사가 처음이었다. 아마 중국 민항기가 부산 근처 상공에서 추락했을 무렵. 김훈은 취재를 나갔고 그 사고 현장을 몇백자의 짧은 글으로 적어 보냈다. 저널리즘에서 쉽게 구경하기 힘든 독특한 스타일. 좀 더 생각해보면 김훈의 그 스타일은 생략과 압축에서 비롯된 부분이 크고, '말을 위한 말장난' 으로서의 언어를 지양하고자 하는 김훈의 세계관이 그런 스타일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복잡하게 늘여쓴 만연체를 지식인의 글쓰기로 당연하다 생각하는 이들과 대비되는 지점.  

언어의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는 자가 언어로 먹고 살아야 할 때의 모순적인 긴장감. 많은 말도, 적은 말도 모두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기엔 역부족이지만.. 많은 말이 적은 말보다 더 악질적인 사기일 가능성은 큰 법. 김훈과 관련된 정치적인 호불호의 문제엔 관심이 없지만, 그가 스스로 어떤 정치적  포지션을 자처한다면 그 자체로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나 역시 말장난으로서의 '이념 타이틀 붙이기' 보단 그 인간의 정직성 같은데 주목하는 편이라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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