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적, 정의를 훔치다 - 박홍규의 세계 의적 이야기
박홍규 지음 / 돌베개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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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자객열전이 떠올랐다. 체제 내에서 정의가 실현되지 않을 때, 그것을 실현하려 혹은 꼭 실현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정의 그 자체를 위하여 헌신하는 인물들. 사기 열전에 나오는 자객과 협객들은 박홍규의 의적들처럼 반드시 '민중적'이진 않지만, 학정과 폭정으로 변한 권력을 경계하고 저항하고자 의도는 동일하지 않을까. 풍부한 자료와 저자의 글솜씨 덕분에 쉽게 읽혀지는 책이지만, 일본의 민란들이나 인도차이나 반도의 반중영웅들 같은 동아시아 파트가 조금 빈약한 것이 아쉽다. 하나 더 사족을 붙이자면, 수호지 등의 의적문학에서 나타나는 의적들의 이유 없는 살인 광기 같은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도 책을 읽으며 궁금해지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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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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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본 대신 오디오북으로 들은 책이다 (개인적으론 한국에서도 오디오북 상품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시각적 따라잡기가 없는 '듣는 독서' 란 좋게 말하면 상상력, 나쁘게 말하자면 오독의 가능성이 좀 더 커지는 법.. 암튼 감상은 이렇다.

1. 좀 더 설명을 해야 할 부분은 부족하고, 넘겨도 좋은 부분은 지나치게 시시콜콜함. 특히 과학자들의 신변잡기사는 논점을 불분명케 하고 책의 가치 역시 떨어뜨리는 대목. 

2. 애초에 주제를 생명의 기원과 발전 정도로 압축시켜 놓고 논의를 전개했더라면 더 훌륭했을 것.

3. 생물 쪽 파트는 나쁘지 않은 요약이며,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음.

4. mp3로 듣고 난 후 책 목차를 읽어 보면, 언어로 차마 다 표현하지 못한 저자의 인식이 좀 느껴짐 - 생명 진화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 통합성과 복합성. 프로과학자들도 잡다한 분과를 망라하는 종합적인 통찰을 제대로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 마당에, 아마추어로서 노력한 것은 분명.  제목은 내용에 비하여 좀 과장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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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othing Book
십일월출판사 편집부 엮음 / 십일월출판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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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용. 비어 있는 지면의 쓰임새가 더욱 커진다. 겉표지의 디자인이 조금 정신 사납긴 하지만, 사용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론 메모장으로 쓰고 있고, 가벼운 선물용으로도 적당하다. 받는 이들은 대개 진짜 책으로 알고 긴장하는데, 모른척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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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원조 '원' 요리 시리즈 2
김용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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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가르쳐 주는건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야채와 육류를 싹 쓸아담아 고추장 넣고 끓이는 정체불명의 찌개' 정도를 해먹어 왔던 내가 요리에 눈을 뜬 것도 바로 이 책 덕분이다. 남자 1인분의 시점에서 재료와 간의 양을 설정해 둔 것이 무엇보다 도움이 되고, 복잡한 계량법과 쉽게 구하기 힘든 재료들을 늘어 놓지 않아 좋다. 물론 그런 요리책들도 나름의 효용이 있을테지만, 대체로 요리책을 사서 봐야 할 정도의 초보자라면 복잡한 전개와 설명은 당연히 못 알아먹기 마련이다. 

직접 해보니까 의외로 쉬운 음식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된다. 스파게티나 마파두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 음식을 만들다 보면, 따라 붙는 재미도 솔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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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사이언스 클래식 3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용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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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대개 사춘기를 경험한다. 사춘기란 개념이 부정확하다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해 보는 시기라고 해두자. 어지간히 먹고 살기가 바쁘고 힘들지 않는 이상 그 시기는 10대와 20대의 어디쯤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고민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나' 는 '나' 로 태어나 당연히 '내' 가 '나' 인줄 알고 '나' 로서만 살아 왔는데, 이제 그 '나' 라는 존재 자체에 대하여 의문을 품게 된 상황.. 

사실 각 개인들이 겪는 사춘기는 인류가 지금껏 쌓아온 지성사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집단 전체의 발전 과정과 역사를 개체들이 자신들 삶 속에서 소규모로 반복 구현해내는 것이다. 진화론을 가지각색으로 오도하고 매도하는 일부 호모 싸피엔스들은 개인으로 보면 사춘기 이전의 초딩이요, 현생 인류의 역사로 보면 여전히 중세에 살고 있다 봐도 무방할 것. 물론 발생의 기원에 대한 입장은 제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이렇듯 인간인데 어찌 진화를 해올 수 있느냐' 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 있는 의견이 아니라 무지에 기반한 아집일 뿐이다. 그것이 창조론을 옹호하기 때문이라면 더더욱.  

강경하지만 친절하게 진화론을 설명하고 있는 도킨스의 이 책은 사실 제목에서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물론 시계공을 최초의 창조주 쯤으로 보아선 안 되고 메커니즘으로 이해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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