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은 시기에 남자친구 부모님으로부터 결혼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저 내년쯤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지로 먼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에서부터 나는 시큰둥 했었다. 그리고, 그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다.

 남자친구 형 결혼식때 아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여러가지로 힘드셨는지, 이젠 상의할 일이 있으면 아들과 상의할 생각은 하지 않은채 나를 부른다. 그러면 나는 그 부모님, 남자친구 있는 속에서 말을 해야 한다. 착한 여자친구의 얼굴을 지으면서... 그리고 속으론 이거 절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라든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말을 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말이 의견을 내는거지 거의 내 의견이 들어진적은 한번도 없다. 다 묵살당했다.. 그렇다고 딱히 좋은 의견이 있는것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거의 포기 상태에 들어갔다. 의견을 내도 들어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좋은 의견도 없으니 이러다가 그냥 내년으로 넘겨야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만 그랬나보다. 어제 또 다음주에 집에 와서 저녁이나 먹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또 무슨말을 하려고? 도대체가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툭툭 털고 없었던 일로 할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아직 결혼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집안에서 오고 간것도 아닌데, 자꾸 이런식으로 날 부르는게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그리고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다. 중간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도 실망하고, 또 짜증스럽기 까지 하다. 그냥 끝내버릴까? 하는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번 드는 요즘 일이고 뭐고 하나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책상에는 서류가 차곡차곡 쌓여만 가고 있고,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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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1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험자라고 하긴 뭐한데...
그때쯤이 딱 힘든 때 같아요. 기운 내세요 :)
포기하는 건 이른 거 같구요. ^^

보레아스 2007-03-1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닌 님... 제 생각이랑 같은 의견을 주신 것만 으로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솔직히, 한달정도 너무 이 문제로 머리가 아팠었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또 호출을 받아서리.. 이젠 폭발한거지요...

체셔고양2님... 포기하기엔 그동안의 시간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같은일이 반복될지도 모르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에잇~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요 고비만 넘기면 되는걸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