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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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가장한 강요, 소설을 가장한 '유효기간지난 이데올로기' 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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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모서리 문학과지성 시인선 130
김중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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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밤에 문득 잠들기 직전, 이 시가 떠올랐다. 딱히 시를 생각하고 있던 것도 아닌 그 때, 불을 끄고 눈을 감은 그 때, 내게 떠올랐다.  

  '떠올랐다'는 표현이 맞는다. 내 안 어딘가에 잊혀져 있다가 가만히 나타난 이 글은. 이 시집  "황금빛 모서리"의 첫 번째 시다. 

   
 

                 이탈한한 자가 문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 

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 

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 

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 

함으로써 두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 

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 

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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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of Ice & Fire 4v: A Game of Thrones, a Clash of Kings, a Storm of Swords, and a Feast for Crows (Boxed Set)
조지 R. R. 마틴 지음 / Bantam Books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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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가 작다는 난관만 극복한다면 무한 재미가 있습니다.번역서따위와 비교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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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발견한 에도가와 란포 시리즈를 읽는 중이다. 전단편집 2권은 1권에 비해 길이가 긴 중편들이고 완성도도 높아 보인다. 란포의 괴기스러움이 살짝 보여지는 책. 

 

 

 

 

  

 

 

 

 

 

 

  꼬마네 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했다. 무료라는 말에 혹해서 다녀왔는데, 이 책의 저자 중 한 분의 강의였다. 어찌나 맛깔 나게 강의를 잘 하시는지, 귀에 쏙쏙 들어왔다. 요즘 잔소리로 날을 새고 있는 나는 잔소리 안하는 방법을 배워보고자 책을 펼졌으나, 두툼한 두께와 무게감으로 살짝 주춤거리는 중이다.  초등 저학년보다는 3~4학년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에게 적당한 책으로 보인다. 뒷부분의 구체적 실천론까지 생각한다면 고학년 이상에게 적합할 듯.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평생 잔소리 안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말테다! 아자! 

  

   

요즘 도서관을 자주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성과가 상당히 좋다. 란포의 책도, 이 책도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이 책은 집 짓기의 새로운 대안을 보여준다. 그것도 직접, 자기 손으로 짓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준다. 특히 짚과 흙을 이용한 집 짓기는 우리의 전통 초가집을 연상케 하는데 여기 나오는 건 서구화되고 현대화 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기초를 하는 방법, 기둥과 벽을 세우는 방법 등에서 조금 다를 뿐, 단열이라든가 자연 친화적이라든가 하는 기본은 같다. 도면과 상세도, 사진으로  집을 짓는 과정들을 잘 설명할 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부분도 놓지지 말라고 세세한 조언을 하고 있다. 또 질 좋은 짚 무더기(스트로베일)를 구하는 노하우까지 그야말로 스트로베일 하우스를 짓는 법에 대한 모든 것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둥을 세우거나 미장을 하는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지만(이 책은 집을 짓는 가족이 모두 달려들어 미장을 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나는 단호히 거절....) 창을 내 마음대로 뚫는다거나, 집 안에 의자 장식, 벽감들을 만드는 것들은 정말로 해 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이 책도 스스로 집짓기의 일환으로 구입했다. 다양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축주가 직접 손수 짓는다는 점이다. 넓은 세상과 사람들의 다양함에 경의를 표한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 집이 궁금하여 구입한 책. 이 집은 유럽의 노동자 주택을 많이 닮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 이런 식의 집이 없었다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이자 건축주 중 한 명인 이현욱씨는 이 집을 짓기 전에 상당히 실험적인 주택들을 지어보았는데, 그 부분이 재미있다. 집을 통째로 들고 이사한다는 개념, 생각은 있지만 과감히 실행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을 실행하는 실행력이 부럽다. 그리고 그 아내 분, 대단하십니다!  

 

 

  어느날 아침 먹으면서 성격 더러운 어린이들 이야기를 하다 나온 주인공 메리. 우리집 스텔라, 성격 나쁜 어린이 이야기에 갑자기 열광하며 이야기해달라고. 덕분에 살짝 맛보기 이야기하고 뒷얘기를 스스로 읽으라고 던져준 책이다. 나도 잘 기억 안나는 뒷 이야기들을 복습하고. 이 책의 삽화는 얼마 전에 읽은 이 책 "나의 엄마, 타샤 튜더"의 그 튜더가 그렸다. 

 

  

 

  "나의 엄마, 타샤 튜더" 는 타샤 튜더의 맏딸인 베서니 튜더가 지은 엄마 찬양책이다. 그의 엄마가 어떻게 농장을 꾸리고 옷을 만들고 요리를 하며 네 아이를 돌보는 와중에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타샤 튜더는 내게 느리게 사는 삶의 대명사로 다가왔었다.  

  그 할머니가 농장과 정원을 가꾸는 삶에 대한 책과 사진들이 이미 수많은 책으로 나와있어 살짝 궁금하던 차였다. 그 때 보게된 이 책은 타샤 튜더의 어린 시절 사진부터 노년의 모습까지 일생을 보여준다. 다만, 완벽하고 모든 것을 해내는 놀라운 능력자인 엄마의 모습만을 보여주어서 어쩐지 현실세계의 사람같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쩌면, 몹시 외롭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그 많은 일들을 해내면서 행복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평생 우울증과 두통을 모르고 살았다"는 대목에서는 그저 GG를 칠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인간적으로 좌절하고 이겨내는 휴면드라마를 보여주었다면 나도 조금쯤 닮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벼볼 법 하지만, 뭐 이렇게 완벽해서야 결점으로 가득찬 지극히 인간적인 내가 감히 닮아 볼 엄두를 내 볼 수 없겠다는 그런 느낌. 난 아무리 노력해도 물레로 실을 자아서 베틀로 천을 짜고 그걸로 옷을 만드는 건 못한다구요…. 어찌 되었든 대단한 분임에 틀림 없고, 그 단면을 볼 수 있어 새로웠다. 

  요즘 독서가, 너무 산만하다. 독서록 쓰기도 만만찮고, 이렇게 뭉뚱그려 쓰는걸로 살짝 위안삼아야지. 뭐 난, 타샤 튜더가 아니라 Alice니까. 맨날 길잃고 헤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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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본격추리 1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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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보는 듯했다. 비록 오래 된 트릭들이 사실감 있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그 분위기라는 것이 크리스티의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논리적이고 그럴싸 하다가 가끔은 유치한 것들조차도.

  란포는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괴담류로도 유명하던데, 소심한 내가 읽어도 편안한 잠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의 필명을 에드거 앨런 포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여준 단편들은 포의 것과는 그리 비슷해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그의 공포소설들이 궁금해진다.

  소심한 나는 공포 소설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살인과 사건이 난무하는 추리 소설은 항상 오케이지만 말이다. 어느 비오는 날, 혼자 집에 있던, 천둥치고 번개가 번쩍이던 그 오후,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은 이후 말이다.  이 시리즈의 2권까지는 본격추리, 3권은 기괴환상이라던데, 아, 궁금하다! 

  에도가와 란포가 이 소설들을 지은 것은 1950년대 이전이고, 첫 단편들은 1920년대의 것들이니 이미 거의 한 세기가 지난 후에야 나는 란포를 발견했다. 이제 란포 읽기를 시작했으니 좀 더 읽어 나가면서 다른 매력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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