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전을 어린이에게 소개하겠다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겠지만,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여기 있다.  

 

  시작은 좋았다. 배경과 여정에 대한 짦은 설명. 사건을 따라가는 발췌도 좋았다. 사건의 전후를 잘 살필 수 있었으니.  

  그러나 각 장의 뒤에 나오는 설명은 산만하고 삽화는 글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공을 들이다 만 느낌으로 별 세개. ★★★ 

 

 

 

  앞의 책이 너무 미진해서 나름 또 찾아 본 어린이용 표해록. 설명이 좀 더 깔끔하고 어린이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말투라 더 쉽게 느껴질 수 있었다.  

  이해를 쉽게 하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사건이 있는 날들의 이야기가 모두 발췌되지 않아 여정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별 세개반.★★★☆ 

 

   이 시리즈에도 표해록이 있어 잠시 들춰보았다. 정말, 원작을 이렇게 훼손해도 되는 것일까?  전형적인 제갈량 스타일의 최부와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시리즈의 다른 것들도 얼마나 비틀었을지.   

  정말 궁금한데, 이런 책으로 공부하면 한자가 쑥쑥 느는지? 원작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못하면서 한자를 가르친다고 하는 이런 책들을 보면, 참, 별 하나도 아깝다. 

   

  어린이에게 우리 고전을 읽게 하고 가르쳐주는 일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원작을 훼손하고 이리저리 짜깁기 해가며 가르치는 일이 좋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동감할 수 없다. 글은 나타난 것뿐만 아니라 행간을 읽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 글 전체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직 어려서 고전이라 하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기다리면 될 일이다.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자란다. 요즘 강조되는 '적기 교육'은 '적기 독서'라는 말과 같을 터이다.  

  

 아이가 자라서 이런 글을 함께 읽을 날을 기다려본다.  

 (이 책은 추천만 받았다. 아직 읽지 않은 관계로 별을 매길 수 없지만, 곧, 빠른 시일 안에 별을 매기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약만은 굳게 한다….) 

 

 

 

  

꼬리 : 쓰고 났더니 꽤나 불친절한 글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살짝 설명 들어간다.

  최부의 『표해록』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엔닌(일본 승려)의 『입당구법순례행기』와 함께 세계 3대 중국 여행기에 꼽힌다. 육로로만 중국여행이 허용되던 조선 시대에 열하를 거쳐 가는 여행기는 몇몇 있다지만 이렇게 물길 따라(정확히 말하면 바다에서 떠돌다) 중국의 남쪽지역을 여행하게 된 여행기는 없다. 그래서 이 글이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조선 선비, 사림학파 사대부의 눈으로 본 중국의 운하, 풍물, 사람들의 이야기가 꼼꼼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그러나 어린이용 『표해록』들은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이리저리 편집이 되어 그 가치를 온전히 살필 수 없다. 비슷한 이름의 사람들과 비슷한 지명의 지방을 지나면서 사건만 나열될 뿐이다. 원작의 가치를 잘 살피려면 지루하더라도 지역 풍물에 대한 글을 함께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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