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읽고 싶은 책, 관심도 없던 책들... 책, 책, 책

여행자의 독서 - 책을 읽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다 ㅣ 여행자의 독서 1
이희인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1월

  여행을 떠날 때 책을 고르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한번 읽은 책을 고르는 건 안전하지만 지루할 수도 있고, 읽지 않은 책을 고르는 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다른 여행이니 발길이 어디에 닿을지 모른다. 여행과 책읽기는 같은 부류의 행동이다. 지금의 이곳과 나를 떠나 다른 곳,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찾아 일탈을,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 두 가지의 여행이 담겨있다. 여행지의 풍광과 사람들, 그리고 책들. 내가 읽은 책, 읽고 싶은 책, 관심도 없던 책들, 그 많은 책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여행지는 그다지 눈을 사로잡지 못했다. 요즘 나오는 많디 많은 여행기에 불과하다. 사진들은 그곳에 가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지 않았다.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책들. 오직 책들.
  여행과 함께 하는 책 이야기를 읽는 순간, 나도 책과 함께 여행지로 날아가고 있다. 아, 나는 지루해 죽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감동적이었나? 다시 생각해 보고 곱씹어 보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저자가 나와 같은 감상을 가진 책을 발견한다는 건 여간 흐뭇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중에서도 『크눌프』, 내가 사랑한 크눌프. 여행과 고독에 헌신한 삶! 눈 내리는 그 숲이, 추위가 눈앞에 떠오른다. 그 많은 목록 가운데 크눌프를 제일로 치는 건 내게도 방랑자의 피가 흐르기 때문일까?
  아직 읽지 않은 책들에 와서는 이런 책은 이렇고, 저런 책은 저렇고, 이 책은 읽으려고 몇 년째 목록에만 있고…….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 중에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책들로, 내 목록에 올라있지만 충동적인 나의 독서 편향에 따라 계속 뒤로 밀리는 책들을 꼽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읽고 싶은 책들도. 올해가 가기 전에 모두 읽을 수 있기를! 

  1. 인듀어런스, 캐롤라인 알렉산더
  2.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3. 자정의 아이들, 살만 루시디
  4. 오래된 미래, 헬렌나 노르베리 호지
  5.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6. 파이 이야기, 얀 마텔
  7.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8.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9. 인간의 대지, 생 텍쥐베리
 10. 천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11. 불볕속의 사람들, 가산 카나파니
 12.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
 13. 말랑말랑한 힘, 함민복
 14. 크눌프, 헤르만 헤세 
  

“인생은 알 수 없기만 한데 사는 동안 흘려야 할 눈물은 끝이 없다.” 왜 사는지 알고 싶어 떠나왔지만 여행을 떠나온다고 삶을 알게 되는 건 아닌 모양이다.” - 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