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내용은 표지와 같다.
그리고 제목과 같다.
끝.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에 많은 것들이 있다.
공동체의 믿음을 깨는 무차별 살인으로 시작해서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과 복수가 가득하다.
'해피 스마일 베어'에 빙의한 도하와
엄마를 잃고 가출팸에서 버티는 화영,
그런 아이들을 팔아서 돈을 버는 영진,
아이들을 사서 이런 나쁜 짓, 저런 흉악한 짓을 하는 어른들.
뉴스 사회기사에서 볼 법한 사건들이 나온다.
그래서 어쩌면 사회 비판 소설이기도 한.
피와 살이 튀고, 저수지의 시체와 청부 살인업자가 등장하고
악령이 활개치는 도시 야무시에서
화영을 구하기 위해 손도끼를 휘두르는 '해피 스마일 베어'는 든든하기만 하다.
잃은 기억과 몸을 찾으려는 곰 인형과 엄마의 복수를 위해 집념을 불태우는 화영의
미스터리 공포 로맨스.
덕분에 착잡한 공포로만 끝날 이야기가
말랑말랑한 청춘물이 되어버렸다는 게 이 책의 좋은 점이다.
역시 로맨스는 위기에서 피어나고, 고통 속에서도 풋사랑은 아름답다.
이웃님의 이 책 리뷰를 보고
'나를 위해 손도끼를 휘둘러줄 든든한 테ㄷㅣ 베어 공구'를 원했으나
아껴주고 눈알을 붙여주며 애정을 담아야
인형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나서주는 존재가 탄생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깨닫게 되고.
여름이 가기 전에 완독해서 다행이다.
조예은 작가, 기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