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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한국사 - 5천 년 역사가 단숨에 이해되는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6월
평점 :
저자는 역사를 '이 시대에 갖추어야 할 교양과 상식'으로 보고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한 역사가 필요하기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단군왕검의 고조선 건국 BC.2333부터 김대중 정부까지
5천 년의 역사가 350여 쪽에 걸쳐서 펼쳐진다.
긴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풀어놓으면서도 술술 읽히고
귀여운 그림과 지도는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짚어주어서
한국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모처럼 5천 년 역사를 살펴보고 나니 갑자기 오래 산 기분.
삼국유사에 실렸던 '만파식적'의 이야기가 그때는 그냥 그랬는데
지금은 '만파식적이 꼭 필요한 순간'이라 외치고 싶어졌다.
'만파식적' 찾으러 모험을 떠나야 할 것 같은 마음으로 파티 모집합니다?
(어린이용 모험담을 열심이 읽은 후유증인 듯.)
역사를 파편으로 외우신 분,
한국사의 맥락을 꿰고 싶은 분들에게 권합니다.
대한민국 역사를 흔히들 반만년의 역사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 시작점은 어디일까요?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 출발한 기원전 2333년입니다. - P17
단군 이야기에서 놓치면 안 될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천신족‘에게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점입니다. 환인은 하늘나라의 사람, 즉 천신입니다. 그의 후손이 하늘에서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는 것은 고조선 사람들이 하늘로부터 선택받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 P20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30년이 흐른 뒤, 옛 고구려 땅에는 발해가 건국됐습니다. 과거에는 이 시기를 통일신라시대라고 불렀지만, 남북국시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남쪽에는 신라, 북쪽에는 발해가 있었으니까요. …… 남국북시대라는 용어를 처음 언급한 사람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유득공입니다. 유득공은 <발해고>라는 저서에서 발해가 우리의 역사임을 주장했어요. 오랜 시간 잊혀 있던 발해의 역사를 되살린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P89
해룡이 된 문무왕과 천신이 된 김유신이 신문왕에게 나라를 지킬 보배를 주었는데 그 보배가 대나무였다고 합니다. 신문왕은 이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만파식적입니다. ‘만개의 파도를 가라앉히는 피리‘라는 이름으로 온갖 근심을 없애주고 평안을 불러온다는 뜻이지요. 만파식적을 불면 적이 물러가고, 병이 사라졌다고 전해집니다. - P101
세종 이전까지는 우리는 시간에 대한 주권이 없었어요. 중국 역법을 그대로 받아 와서 썼거든요. 중국이랑 우리나라 사이에 시차가 있으니까 이 달력도 당연히 오차가 있었어요. …… 사실 지금도 우리는 우리 시간을 쓰지 못하고 있어요. 동경시를 쓰고 있잖아요. - P192
경제 분야에서 숙종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화폐를 유통시킨 일입니다. 이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화폐가 실질적으로 유통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화폐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가치가 없었어요. 화폐를 신뢰할 수 없으니 사용하지 못한 거예요. 그래서 계속 옷감이나 쌀과 같은 현물로 교환을 하다가 숙종 때 와서야 금속화폐인 상평통보가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히 상품화폐 경제가 발달하게 되었지요. - P231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많은 일을 했어요. 1943년 열렸던 카이로회담에서 미국, 영국, 중국의 대표들이 우리나라의 독립을 약속했던 것도 임시정부의 외교 활동 덕분이었습니다. 독립 약속이 명문화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었어요. - P317
1970년에는 전태일 분신사건이 발생합니다.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전태일이 요구한 것은 대단한 게 아니었습니다. 하루 10~12시간만 일하게 해달라는 것, 일주일에 한 번만 쉬게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지금 보면 말도 안 될 정도로 소박한 요구예요. - P335
현재를 사는 우리 역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역사가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나요?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추운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기다리던 안중근처럼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역사의 교훈들을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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