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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2 ㅣ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2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7월
평점 :
이 이야기는 <죽이고 싶은 아이>의 "Fact is Simple", 이 마지막 문장이 끝난 뒤 시작된다.
잘못을 돌이키려는, 자신의 의무를 다 한 경찰의 재수사로
진범이 잡히고 주인공 주연의 결백이 밝혀지고 난 후
주연과 주연을 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여전히 주연이를 비난하는 사람들과
세상과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모와
스스로를 책망하는 주연과
딸이 죽고 괴로워하는 서은이 엄마.
그들의 혼란과 고통을 각자의 관점에서 구구절절 늘어놓고
그들의 삶과 고통을 앎으로써 이해하게 하려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용서와 화해, 일상의 회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한 작가에게 박수를.
뉴스와 댓글과 커뮤니티, 유튜버가 등장해서
매우 있을 법한 일들을 벌이기에 읽는 동안 불편한데,
주연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대표적인 자기모순을 보여주어 좀 웃겼다.
경찰은 바보 아님, 언론사 사실만 보도함-->주연이가 살인자임-->뉴스에 진범 밝혀짐
-->뉴스는 사실 아님, 믿는 게 바보. 유튜브를 믿어라.-->사람들이 줏대가 없음
--> 무엇보다 아파트값이 중요. (38-39쪽)
이런 이야기가 두 페이지에 걸쳐 펼쳐진다.
후속편이라도 전편의 이야기와 걸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온전히 전편에 속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이야기는 후자다.
전편이 없으면 혼자 서기 어려운,
용서와 회복을 향한 에필로그 같은 소설.
또는 외전 정도.
하나씩 쌓아가는 일상을 응원한다.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죽이고 싶은 아이> 리뷰는 여기-->https://m.blog.naver.com/bookanddebate/223281104902
누구도 주연의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가족에게도 믿음을 받지 못한 채 버려지고 초라해진 작은 소녀 따위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욕을 받던 아이는, 누구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찢긴 채 오래된 꽃처럼 시들어 가고 있었다. - P34
그런데 내가 정말로 서은이를 괴롭혔나? 서은이를 가장 소중한 친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던가. 서은이가 좋았는데, 그랬는데 왜 내가 서은이를 힘들게 했던 거야. 왜 그랬지? 사람들 말처럼 내가 악마 같은 애라서, 그래서 그랬던 걸까. - P55
누군가는 어떻게 딸을 믿지 않을 수 있냐고 할지 모르지만, 주연 아빠에게 자식에 대한 사랑은 자식이 어떤 일을 했든 하지 않았든 그것을 믿고 안 믿고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믿음과는 별개로 주연을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킬 테니까. - P105
별일 아닌 하루가 계속되고 있었다. 무너진 삶을 회복하고 조각난 가족을 원래대로 맞추는데 필요한 것은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 그게 다였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들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언젠가 주연도 보통 아이들처럼 평범해질 수 있을지 몰랐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처럼.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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