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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학의 - 완역정본
박제가 지음, 안대회 옮김 / 돌베개 / 2013년 7월
평점 :
이 책은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가 청나라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책이다.
구구절절 조선 백성의 생활이 곤궁하고 국가 재정이 궁핍한 데다
보고 듣는 것조차 조선땅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물건이 없어서 못 쓰는 것을 검소하다고 한다며 자조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배움은 과거 시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아
책을 읽지 않음도 여기 포함되어 놀라울 따름.
요즘도 팔리는 책은 시험을 위한 교재뿐이니
예나 지금이나 교재만 읽는 뿅뿅뿅 세상.
정조시대 실학자의 대표 박제가의 이 책, <북학의>는
교과서에 실려 누구나 이름을 들어보았지만 많이 읽지는 않는 고전이다.
시험을 위해 교과서와 교재에 나온 책을 읽어보자.
내용 암기가 아니라 내용 이해가 되어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다.
진짜다!
이용과 후생은 둘 중 하나라도 갖추어지지 않으면 위로 정덕을 해친다. 따라서 공자께서 "인구를 불리고 풍족하게 해 주며 그다음에 백성에게 교화를 베풀어라!"라고 말씀하셨고 관중은 "의식이 풍족해진 다음에 예절을 차리는 법이다"라고 말했다. - P28
재물은 비유하자면 우물이다. 우물에서 물을 퍼내면 물이 가득 차지만 길어 내지 않으면 물이 말라 버린다. 마찬가지로 비단옷을 입지 않으므로 나라에는 비단을 짜는 사람이 없고 그 결과로 여성의 기술이 피폐해졌다. - P135
꽃에서 자란 벌레는 그 날개와 더듬이조차도 향기가 나지만 똥구덩이에서 자란 벌레는 구물거리고 숨을 쉬는 것조차 몹시 추악하다. 사물이 본래가 이러하므로 사람이야 당연히 그렇다. 빛나고 화려한 환경에서 나서 성장한 사람은 먼지 구덕의 누추한 처지에서 헤어나지 못한 자들과는 틀림없이 다른 데가 있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의 더듬이와 날개에서 향기가 나지 않을까봐 염려한다. - P178
내가 한번 유리창의 서사 한 군데를 들어가 보았다. 서사의 주인이 피곤에 지쳐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 문서를 뒤적이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쾌가 책 한종을 옆구리에 끼고 사대부 집을 두루 돌지만 어떤 때는 여러 달 걸려도 팔지 못한다. 나는 이 일을 통해서 중국이 문명의 숲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 P179
재물을 잘 불리는 사람은 위로는 하늘이 준 때를 놓치지 않고, 아래로는 지리적 이점을 놓치지 않으며, 가운데로는 사람이 할 일을 놓치지 않는다 - P248
저 놀고먹는 자들은 나라의 큰 좀벌레입니다. 놀고먹는 자가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이유는 사대부가 날로 번성하는 데 있습니다. - P279
한나라의 신공은 "정치를 행하는 자의 능력은 말을 많이 하는 데 달려있지 않습니다. 힘써 행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을 뿐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실천에 옮긴다면 근일의 상소문이 지당한 말 아닌 것이 없을 테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오늘날 조정 뜰을 가득 메운 진언이, 나오면 나올수록 내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겉치레가 번드르르한 글에 불과할 뿐입니다. - P286
제가 원하는 바는 이 고을의 백성이 편안히 살면서 자기 생업에 즐겁게 종사하고, 붓도랑과 밭도랑을 제도에 맞게 수리하고, 가옥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백성들의 용모가 단정하고, 말에 신의가 있으며, 기물과 의복이 견고하고 단정하며, 수목이 무성하게 자라며, 가축이 잘 번식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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