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나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울보 나무 내 친구는 그림책
카토 요코 지음,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장에 등장한 주인공을 보고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텍스트에 '돼지'로 적혀있고, 동그란 돼지코도 갖고 있지만 말라도 너무 마르지 않았는가. 이 울보 아기 돼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돼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 돼지에 어울리는 형용사를 고르려고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살찐'이 아닌가. (아래의 사진들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돼지는 비쩍 말랐으며, 토끼귀처럼 길고, 늑대귀처럼 뾰족한 귀를 가지고 있다.

작가가 일반적인 돼지의 이미지와 다른 이미지로 그린 데는 이유가 있으리라.

이 돼지는 보통 돼지가 아니라고, 먹을 것만 밝히는 돼지가 아니라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라고 말할 수도 있겠고,

둔하고 멍청해보이는 돼지도 다른 이들과 똑같이 상처 받고 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비쩍 말라 길어보이는 몸매는 나무의 이미지와 비슷해서 그 둘의 교감을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 듯 하다.

 

울보 아기 돼지는 속상한 일이 있으면 나무에게 달려간다. 왜 속상한지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도 없고, 나무의 위로나 조언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같이 울어주는 나무가 있어서 아팠던 마음이 다시 말랑말랑해진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깊이 공감할 부분일 것이다. 세상에 나를 위해 같이 울어줄 친구 하나만 있다면 두려운 것이 무엇이랴.

 

후반부에 자신을 희생해서 아기 돼지를 지키는 나무의 모습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연상시킨다. 어느 겨울날 나무가 떨어뜨려준 나뭇잎들이 덮어준 것은 차가워지는 아기돼지 몸이었을까, 상처받고 얼어붙은 마음이었을까. 아기돼지는 나뭇잎 더미 속에서 깨어나 실컷 울고 일어난다. 

 

봄이 오고 초록 이파리를 잔뜩 매단 후에도 나무는 다시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제 아기 돼지는 울보가 아니니까. 같이 울어주지 않아도 되니까. 그저 걸터 앉아 쉴 수 있도록 나뭇가지를 내어줄 뿐이다.

 

이 책의 그림작가인 미야니시 타츠야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로 유명한데,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서 검색하다보니 이 울보 아기 돼지가 등장하는 그림책이 또 있더라. 

 

몸매와 귀가 같은 것은 물론이고 바지도 똑같은 파란색 반바지인데, [울보나무]의 울보 돼지와 동일캐릭터인지 궁금하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을 소개하면 리뷰를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