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다니는 학원 하나 다니지 않는 6학년 용이, 여름방학 동안 학원 대신 100권의 '책을 읽으며' 보냈다.
책을 읽고 제목과 인상적인 구절 한 문장씩이라도 써보라는 엄마의 성화를 무시하던 녀석이, 올 여름에는 제목은 쓰는 정성(?)을 보여줬다. 고양이 스티커도 붙이고, 몇 권은 정성껏 독서록도 쓰고, 마인드맵도 그려보고 ... ^^
올 여름, 용이가 읽은 책을 살펴보았더니 ...
'세종 이야기'와 '충무공 이야기' 전시회에 가기 전에 읽고, 다녀와서 한 번 더 읽은 책들~.
고구려 초와 신라 말기의 이야기를 소설 책과 함께 읽고...
홍대용, 정약용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선 실학에 대해 배우고 ...
전봉준, 한용운, 김구 선생의 이야기를 읽으며 일제시대,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대해 생각해보고 ...
이 책들을 보며 우리나라의 근현대 역사현장에 '지하철을 타고' 가보고 싶다고 조르고 ...
매일 먹는 쌀에 대한 모든 것, '배'와 '집'에 숨은 우리 전통과학도 살펴보고 ...
이미 읽었던 고전들 다시 한 번 새겨가며 읽고~.
이런저런 종류의 소설들을 읽으며 성장, 자유, 우정, 꿈과 희망, 평화에 대해 생각하고 ... (중간중간 "괭이부리마을이 실존하는 마을이라면서요? 지금도 있다죠?" 등의 질문을 엄마에게 던져보기도 하고 ^^;)
자연사박물관에 다녀와서 지구와 생명의 역사, 식물과 동물의 생태와 행동에 대해 읽어보고 ... 엄마에게 "자동차가 지구를 병들게 한다"는 잔소리도 하고~.
초등과학뒤집기, 과학뒤집기, 앗시리즈 등등을 다시 읽으며 실생활 속에 숨은 과학, 수학 이야기를 찾아보고~.
우리 몸과 의학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알아보고~.
에버랜드에 가서 신나게 놀고, 다녀온 후에 책을 읽으며 놀이기구에 숨어있는 원리에 대해 살펴보고~.
동생 때문에 귀찮다면서도 같이 책도 읽고, 게임도 해주고~.
쉽게 쓴 음악 이야기, 리코더 이야기를 읽으며 리코더도 근사하게(!) 한 번 불어보고~.
놀이도감, 자유연구도감 보며 뭘 하고 놀지 궁리도 해 보고 ... ^^
엄마가 만든 음식에 뭐뭐가 들어갔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꼬치꼬치 캐물어보기도 하고 ...
주방 창틀에서 자라고 있는 고구마순이 그대로 고구마를 맺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며, 이 책에 있는대로 고구마순을 옮겨심어보자고 조르기도 하고 .... ^^
얀 아저씨처럼 하늘에서 지구 이곳 저곳을 본다면 재미있겠다며, 하늘을 나는 꿈도 꿔보고~.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 독일에 대한 책을 읽으며, 여행하고 싶다는 소원도 빌어보고~.
DK 시리즈의 쉬운 영어책도 읽고,
미술 전집 중 뭉크, 루벤스, 르누아르, 돌라크루아, 로댕, 피카소, 고야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림 감상도 하고 ...
이렇게 적고 보니, 골고루 많이 읽었구나.
방학 동안 책 속에서 충전한 에너지가 2학기, 아이의 힘이 되기를 비는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