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3 세트 - 전3권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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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기가 되어 5학년은 역사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재미있게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지만, 여전히 '나와는 관계없는 오래전의 이야기'로만 생각하는 학생들도 보여요. 역사 과목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시대를 다시 한번 배우기에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가볍게 들어도 좋다'라고 이야기하긴 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만 흘려보내기엔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역사를 알아야 할까요? 교사인 저는 왜 역사를 가르치고 있을까요?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를 읽으며 그 답을 새롭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최태성 선생님은 쉽지만 깊은 역사 강의로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역사 교사입니다. 방송과 강연, 유튜브에서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분이죠. 저 역시 최태성 선생님의 팬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유튜브 영상을 듣고 한국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어요. 어른을 위해 쓰인 <역사의 쓸모>도 너무 잘 읽었기에 이 책을 더욱 유심히 읽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적 사실에서 무엇을, 왜 배워야 하는가에 집중한 책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역사 기초 지식이 필요하고, 삽화도 적어 어린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소개할 때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려고 하지 마라'라고 말합니다. 한 가지 역사적 주제를 배운 뒤, 그에 해당하는 꼭지를 찾아 읽는 방식이 읽기에도 더 편하고, 더 많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신라의 삼국 통일에 대해 배웠다면, 1권 9장 '신라는 어떻게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나요?'를 읽는 것이지요.


    이 책은 화려한 사진이나 만화, 유물의 그림 대신, 꼭지마다 최소한의 추상적 삽화만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이유에 대해, 저자 최태성 선생님은 "책을 읽으며 상상하기 위해서"라는 의도로 이런 구성을 택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동화를 읽으며 인물의 마음을 헤아리듯, 이 책을 읽으며 옛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함께 상상하는 것이지요.


    이 책은 역사를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내 삶에 쓸모 있는 힘'으로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어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역사 지식을 가진 고학년 학생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역사가 더 이상 그저 먼 이야기나 외워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내 삶의 관점과 생각을 넓혀 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임을 느끼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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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수 기계 사용 금지!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63
제이콥 크레이머 지음,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 꿈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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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를 좋아하시나요? 면 요리를 사랑하는 어린이책 독자라면 <오늘부터 국수 기계 사용 금지>의 표지와 제목에 금세 호기심이 생길 거예요. 푸짐한 국수 이야기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맛있는 국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트럭에 열심히 상자를 싣고 있지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 코끼리와 파리, 조수석에서 무언가 메모 중인 캥거루, 또 어딘가 불길하게 연기를 내뿜는 트럭 뒤의 굴뚝까지. 이 그림책은 국수라는 소재를 통해 더욱 깊은 주제를 전달합니다. 


    <오늘부터 국수 기계 사용 금지>는 국수광코끼리가 만든, 무엇이든 국수로 만들어주는 '척척 만능 국수 기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행복마을에 사는 국수광코끼리는 친구들과 함께 '척척 만능 국수 기계'를 발명해 마을 사람 모두가 자유롭게 쓰도록 기증합니다. 국수 기계로 행복 마을에 여행객이 찾아오자 코끼리는 자신도 국수로 유명한 나라들로 여행을 떠나보기로 해요. 


    코끼리가 여행을 떠나던 그날, 행복마을에 돈 욕심이 많은 오카피가 도착합니다. 오카피는 행복 마을의 캥거루 시장에게 돈을 주고 국수 기계를 사들여 국수 공장을 세웁니다. 그리고 행복 마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공유하던 것들을 가져다가 국수로 만들어 팔기 시작합니다. 중국과 일본을 여행하던 코끼리는 이 소식을 듣고 황급히 행복마을로 돌아갑니다. 과연 국수 기계는 다시 행복 마을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은 국수라는 친근한 소재와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통해, 공공재의 개념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 줍니다. 동시에, 이런 사회적 주제에 아직 관심이 적은 저학년이나 취학 전 아이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합니다. 행복 마을의 개성 넘치는 동물들을 구경하거나, 코끼리의 세계 여행에 맞춰 세계의 다양한 면 요리를 찾아보아도 재미있거든요. (코끼리가 중국과 일본을 여행하면서 한국은 빼놓았다는 점이 아쉽기는 합니다. 잔치국수와 냉면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무엇보다 눈길을 끈 점은 '무엇이든 국수로 바꿀 수 있는 국수 기계'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였습니다. 표지의 제목만 봤을 때는 밀가루를 넣으면 국수로 만들어주는 기계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 속에서는 베개를 넣으면 라비올리가 되고, 신발 끈을 넣으면 스파게티가 되는 식으로 상상력이 가득 펼쳐집니다. 이런 설정을 표현하기 위해 앞쪽 면지에는 다양한 물건 그림이, 뒤쪽 면지에는 그 물건으로 만들어낸 각양각색의 국수 그림이 그려져 있어 책을 여러 번 앞뒤로 넘겨보게 되는 재미도 있답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오카피 같은 인물이 우리 마을에도 있을지 모른다'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행복 마을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공동체의 소중함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각자가 어떤 마음과 행동을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신선한 소재와 개성 있는 그림,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함께 전하는 그림책, <오늘부터 국수 기계 사용 금지>를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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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후의 선택 -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70
김태호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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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 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은 한 편 한 편의 길이가 짧고 낱말도 어렵지 않아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독해력을 갖춘 독자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어요.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난 후, 이야기의 의미를 곱씹기 시작하면 다시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제후의 선택>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 이미 알고 있던 개념들을 조금씩 비틀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이 책담화의 제목을 '비틀린 이야기'라고 지어 보았어요.


    첫 번째 이야기인 '남주부전'과 표제작 '제후의 선택'은 우리가 잘 아는 <별주부전>과 쥐 둔갑 설화를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창 안의 아이들'과 '나목이'는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머리를 띵하게 만들고, '게임 중',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 '나리꽃은 지지 않는다', '꽃지뢰'에서는 익숙한 존재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또한 '구멍 난 손'은 가족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결말을 이끌어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표제작인 '제후의 선택'과 '창 안의 아이들'입니다. '제후의 선택'은 쥐가 손톱을 먹고 사람으로 둔갑한다는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동화에요. 김우경 작가의 <수일이와 수일이>와 같은 소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두 작품을 비교하며 읽게 되는데, 같은 옛이야기로부터 완전히 다른 결말을 이끌어낸 이야기들을 읽으며 "작가들의 상상력이란 참 대단하구나!"싶어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창 안의 아이들'은 약간의 '서술 트릭'이 담겨 있는 이야기입니다. 서술 트릭이란 작가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제한하거나 왜곡하는 기법을 의미합니다. 서술 트릭을 쓴 이야기를 읽고 나면 '낚였다!'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그 트릭을 알고 나서 다시 읽으면 또 다른 재미가 있어 여러 번 읽게 됩니다. 이 작품 역시 서술 트릭을 모르고 한 번, 알고 나서 한 번, 이렇게 연이어 두 번을 읽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마다 다른 분위기로 그려진 노인경 작가의 삽화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곰씨의 의자>나 <책청소부 소소>와 같은 노인경 작가의 그림책을 이미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작가의 매력적인 그림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노인경 작가 특유의 개성 넘치는 그림은 각 단편의 분위기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고, 독서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동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도 노인경 작가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후의 선택>은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독자, 반전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익숙하게 생각했던 주변의 이야기들을 다시금 새롭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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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듣는 건 어려워 풀빛 그림 아이
마수드 가레바기 지음, 이정은 옮김 / 풀빛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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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학년 2학기 국어 첫 단원의 학습 주제는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며 대화하기'입니다. 교과서에서는 공감의 첫 단계로 '경청'을 제안하고 있어요.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려면 우선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을 수 있을까요? <남의 말을 듣는 건 어려워>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남의 말을 듣는 건 어려워>는 이란 출신의 작가 마수드 가레바기의 그림책으로, 어린 수다쟁이 물총새의 이야기입니다. 이란 작가의 그림책은 흔하지 않아서 더욱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물총새는 말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남의 말을 듣는 것을 지루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물총새에게 아빠는 이런 조언을 하지요.


    "네가 말을 하면, 남의 말을 들을 수 없어. 남의 말을 듣지 못하면, 배울 수도 없단다."


    하지만 물총새는 아빠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고, 마음껏 수다를 떨 수 있는 앵무새 무리를 찾아가 버립니다. 앵무새들과 신나게 떠들다 사냥꾼이 오는 것도 몰랐고, 결국 모두 함께 커다란 새장에 갇히게 돼요. 새장에 갇힌 물총새는 앵무새들과 탈출 방법을 이야기해 보려 하지만 앵무새들은 새장 밖에서처럼 쉬지 않고 떠드느라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물총새는 아빠의 조언을 떠올리고 조용히 앵무새들의 말을 듣기 시작합니다.


    과연 어린 물총새는 무사히 새장을 탈출해 아빠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남의 말을 듣는 건 어려워>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말을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을 잠시 참고, 다른 사람의 말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자는 것이죠. 이 책은 이런 당연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앵무새들의 수다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방식입니다. 앵무새들이 하는 여러 말들이 삐뚤빼뚤한 글씨가 되어 그림책의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갑니다. 한 줄씩 읽어 보면 앵무새들이 제법 흥미로운 말을 하고 있어 재미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정신이 없게 느껴집니다. 굳이 이야기를 읽어 보지 않아도 앵무새들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요.


    앞서 말했던 국어 1단원에서 좋은 학습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단원을 마친 후에야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경청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꼭 함께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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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둑 일공일삼 3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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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혹은 '고전'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예술 작품을 떠올리게 됩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진짜 도둑> 역시 동화의 클래식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에요. 1973년에 출간되었지만, 지금 읽어도 여전히 독자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정한 명작의 힘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세요.

 

    <진짜 도둑>의 이야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왕궁의 보물 창고에 있던 귀중한 보물이 사라지면서, 성실하게 보물을 지켜 온 거위 가윈은 억울하게 범인으로 의심받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없는 현실에 상처받아 결국 재판장을 뛰쳐나갑니다. 둘째, 진짜 도둑의 정체가 드러나고,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가윈이 떠난 뒤 진짜 도둑과 다른 인물들에게 찾아온 변화를 그립니다. 마지막은 가윈이 돌아오고, 숨겨졌던 진실이 모두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아름답게 마무리됩니다. 


    50년 전 작품이라 책의 삽화나 설정, 분위기에서 다소 오래된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과 주제의 깊이 덕분에 지금 읽어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다가옵니다. 이 책 속에는 권선징악이라는 동화적 전통, 그리고 정의로움을 지켜낸 주인공에게 찾아오는 행복한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열린 결말이나 애매한 결말을 선호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깔끔하게 해소해줄 작품이기도 하지요.  


    분량은 100쪽도 되지 않지만 인물들의 감정 묘사는 결코 얕지 않습니다. 보물 창고를 지키는 가윈의 자부심, 갑작스러운 의혹 앞에서 느끼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도둑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때 느끼는 후회의 마음까지. 짧은 글 속에서도 인물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살아 있습니다. 특히 도둑이 후회하는 장면을 읽다 보면, 독자도 그 마음에 함께 흔들려 어느새 그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복잡한 인물과 관계, 난해한 결말의 책에 지쳤거나 '선한 사람이 따뜻한 결말을 만나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면, <진짜 도둑>을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언제든 꺼내 읽을 수 있는 동화의 고전이자,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어 계속해서 사랑받을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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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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