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비문학 독해력을 높여주는 신문어휘 수업
류윤환 지음 / 글담출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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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비문학 독해력을 높여주는 신문어휘 수업>(이하 <신문어휘 수업>)은 과학·환경·문화·사회·경제·정치 분야에서 어린 독자들이 낯설어할, 하지만 알고 나면 글의 의미를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어휘 250개를 모아 소개하는 책입니다. 평소 학생들이 읽는 일반적인 책에 비해 두께가 꽤 두툼한 편이라 처음 보면 다소 당황할 수 있지만 책 속을 들여다보면 어린 독자들이 지치지 않고 차근차근 완독할 수 있도록 돕는 세심한 장치들이 가득합니다.


    어휘를 소개하는 각 꼭지는 매우 직관적이고 규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낱말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먼저 짚어주고, 사전적 정의를 명확히 제시합니다. 이어 해당 어휘가 실제로 활용된 짧은 신문 기사를 보여준 뒤 간단한 퀴즈를 통해 내용을 확인하고 그 기사 속의 또 다른 주요 어휘들까지 한 번 더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꼭지의 첫 번째 페이지 상단에는 읽은 날짜를 기록할 수 있는 칸이 있어 스스로의 독서 습관을 점검하기에도 좋습니다. 단순히 낱말을 외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시사 기사라는 살아있는 맥락 속에서 어휘의 쓰임새를 익히도록 이끄는 점이 특히 매력적입니다.


    다만 권말에 가나다순으로 정리된 색인(찾아보기)이 빠져 있는 점은 아쉽습니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어 나가는 방식도 좋지만, 궁금한 낱말을 그때그때 색인에서 찾아 읽는 것도 좋은 독서 방식이 되니까요. 추후 개정판이 나온다면 이런 점이 보완되어 더욱 활용도 높은 책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평소 시사에 호기심을 느끼지만 생소한 낱말에 걸려 주춤했던 어린 독자들, 그리고 비문학 독해의 기본기인 어휘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은 독자 모두에게 든든한 학습 길잡이가 되어줄 책으로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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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렁이 구조대 ㅣ 이야기친구
유인근 지음, 메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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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렁이 구조대>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교실에서 아이들과 실제로 펼쳤던 의미 있는 경험을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동화입니다. 책을 읽기 전 관련 뉴스를 먼저 찾아보았는데, 작은 생명을 향한 아이들과 선생님의 진심 어린 실천이 무척이나 감동적이고 뜻깊게 다가왔습니다.


    이야기는 초등학생 우성이의 시선으로 펼쳐집니다. 담임 선생님이 지렁이를 소개하는 순간부터, 선생님과 아이들이 여러 가지 지렁이 구조 활동을 펼치고 나아가 더 많은 사람에게 이 활동을 알리는 과정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실제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람은 선생님이지만 이야기의 화자를 어린이로 설정함으로써 동화의 주 독자인 아이들이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중심인물인 우성이와 영우가 처음에는 지렁이 구조에 소극적이다가 점차 마음을 열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재미와 공감을 선사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답게 문제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현실적이라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등교 후 공원으로 나가기 전 교장 선생님의 허락을 구하는 과정이나, 공원에 구조 도구 보관함을 설치하기 위해 공원 관리팀을 찾아가 설득하는 장면 등에서는 '실제로 아이들과 발로 뛰어본 사람만이 담아낼 수 있는' 섬세한 디테일들이 빛납니다.


    각 챕터 사이에는 지렁이에 관한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들이 알차게 소개된 짧은 글이 실려 있습니다. 찰스 다윈이 45년 동안이나 지렁이를 연구했다는 대목이 유독 인상적이었습니다. 진화론으로만 익숙했던 위대한 과학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면서도 지렁이라는 작은 동물을 오랫동안 탐구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책의 맨 뒤에는 실제로 지렁이 구조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부록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라면 누구라도 '나도 지렁이를 구해야지!'라는 다짐을 하게 될 테니, 그 어떤 것보다도 잘 어울리고 실용적인 부록입니다. 작고 흔한 생명을 새롭고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경험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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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고봉 ㅣ 큰곰자리 저학년 14
김유 지음, 최미란 그림 / 책읽는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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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고봉>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겁보 만보'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선 세 권의 작품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방식의 성장 서사를 선보이며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 '최고봉'은 이름처럼 뭐든 잘 먹고, 잘 이해하는 '최고 중의 최고'입니다. 하지만 고집이 아주 세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요.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남들이 뭐라 해도 굽히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고봉이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멋있게 보던 친구들도 고집에 지쳐 하나둘 떠나게 되어요. 쓸쓸함을 느끼던 고봉이는 얼마 전 숲속 오솔길에 다녀온 뒤 달라진 친구 고미(<백점 백곰>의 주인공)를 떠올리며 길을 떠납니다.


    작품 특유의 맛깔나는 사투리, 그리고 아이들이 누군가의 가르침이나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은 이번 책에서도 변함없이 빛납니다. 여기에 '미래의 최고봉'을 경험하며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보여준다는 신선한 전개가 펼쳐져요. 이는 시리즈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남의 말을 쉽게 듣지 않는 고봉이의 고집스러운 성격을 고려했을 때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전개라고 느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작품이 고봉이의 '고집'을 그저 고쳐야 할 단점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단점 뒤에 숨은 고집의 긍정적인 면을 함께 살펴보면서,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도 자신의 단점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따뜻한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구불구불 이어진 고갯길처럼 이 시리즈는 늘 책의 막바지에서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과 사건을 자연스럽게 암시하곤 합니다. <최고 고봉> 역시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부터 다음 책이 궁금해지게 만들어요. 아직 긴 이야기책이 낯선 독자부터, 스스로 읽는 힘을 차근차근 기르는 독자 모두에게 기쁜 마음으로 시리즈의 새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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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이상한 이야기 클럽 1 - 피아노와 괴조와 흡혈귀
허교범 지음, 변우재 그림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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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과 이상한 이야기 클럽>은 창비 출판사에서 출간된 허교범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물입니다. 허교범 작가의 작품들은 저희 반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요. 특히 인물 간의 갈등에 중점을 둔 이야기들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이 유독 자주 찾아 읽곤 합니다. <어린 변호사>나 '스무 고개 탐정' 시리즈 같은 책들이 두뇌를 자극하고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듯한 명쾌한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베토벤과 이상한 이야기 클럽> 역시 그 특유의 흥미로운 결을 고스란히 잇는 책입니다. 마을 한구석에서 피아노 교실을 운영하는 선생님 '베토벤'이 '텅스텐', '잔 다르크', '긍지'라는 이름의 아이들에게 젊은 시절 겪은 기묘한 일들을 이야기해 주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권에는 '피아노와 묵주의 모험', '열기구와 괴조의 모험', '창문과 벽장의 모험'까지 충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베토벤이 젊었을 적 생활했던 유럽의 어느 나라들로, 책을 읽는 우리의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어요. 하지만 이야기 중간중간 베토벤의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일상이 슬그머니 등장해 분위기를 환기합니다.


    특히 매 에피소드가 끝난 뒤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해설편'이라는 이름으로 짧게 실려 있는데, 독자를 신경 쓰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해설편'이 <베토벤과 이상한 이야기 클럽>의 백미라고 느꼈습니다. 에피소드 자체만 두고 보면 기존의 기묘한 이야기들을 변주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해설편'에서 아이들의 현실적인 반응이 더해지면서 이야기가 좀 더 입체적으로 변해갑니다. 또 '해설편'을 통해 독자도 "나라면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할까?" 하며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여보게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 허구의 이야기의 나만의 현실적인 해석을 덧붙이기를 즐기는 독자 모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읽고 나만의 '해설편'을 나누어 보는 것도 즐거운 독서 활동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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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
마리야 이바시키나 지음, 벨랴코프 일리야 옮김 / 윌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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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주말에 친구들과 공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민천 주변의 골목길을 산책하다 '오래된 질문'이라는 가게에 들렀어요.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철학과 관련된 책을 소개하고 맛있는 커피도 판매하는 매력적인 책방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마리야 이바시키나의 <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는 바로 그곳에서 만난 책입니다. 책을 살펴보니 끌리는 부분이 많아 학생들에게도 소개하려고 구매하게 되었어요.


    <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는 전 세계의 멋진 서점 스물다섯 곳을 다채로운 삽화와 함께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Bookstores Around the World'로 내용 그대로를 직관적으로 담아낸 반면,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은 기분 좋은 설렘과 낭만을 선사하는 느낌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출판사가 이 책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실제 존재하는 명소들을 소개하면서도 사진을 단 한 장도 싣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인상주의 화가의 화폭처럼 부드럽고 아련하게 흩어지는 삽화입니다. "순간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느낌을 포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림책 작가"라는 저자 소개처럼,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작가가 그 공간을 향해 보낸 다정한 시선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운 좋게도 책에 소개된 서점 중 몇 곳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어요. 책 속 따스한 삽화 덕분에 그곳에서의 추억들이 선명하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올해 제가 만나는 학생들은 학기 중에도 가족과 여행을 자주 떠나는 편입니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코스를 수동적으로 따라다니기보다, 장소를 직접 제안하고 가 보는 경험을 한다면 여행의 기억이 더 입체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책이 학생들에게 '나만의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맛'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어주길 기대하며, 학생들에게 권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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