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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나무 과자점 (가을 리커버)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6
김지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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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과자점>은 김지안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입니다. 전작 <호랭면>을 읽으며 음식에 대한 작가님의 상상력,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에 감탄했던 터라 이름을 기억해 두었어요. 이번 책도 읽기 전부터 매우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가족과 함께 가을 숲으로 캠핑을 온 주인공 소년이 숲속을 바쁘게 달려가는 다람쥐를 따라가서 우연히 '계수나무 과자점'을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계수나무 과자점은 긴 겨울잠에 들기 전 숲속 동물들이 맛있는 빵과 케이크로 배를 든든히 채우는 공간이에요. 소년은 뱀, 다람쥐, 곰, 고슴도치와 어울려 갖가지 달콤한 디저트를 즐깁니다. 그런데 갑자기 과자점의 파티시에가 나타나 디저트 값을 요구합니다. 과연 주인공은 과자값을 낼 수 있을까요?


    앞서 소개한 <쫌 이상한 사람들>처럼 여백을 살린 간결한 그림도 매력적이지만, <계수나무 과자점>처럼 페이지마다 다채롭고 풍성하게 채워진 그림은 눈을 가득 즐겁게 해주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과자점 내부를 묘사한 장면에서는 아기자기한 케이크와 과자 디자인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늦가을 숲의 포근한 색감을 담아낸 풍경에서는 여러 꽃과 나무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특히 겉표지에는 과자점의 풍경이 정겹게 담겨 있는데, 표지를 벗기면 선물 상자 모양의 속표지가 등장합니다. 겉표지 안쪽에는 직접 색칠해 볼 수 있는 과자점 도안도 포함되어 있어 책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에 들어간 작가님과 출판사의 세심한 정성이 느껴집니다.


    가을날 계수나무 근처를 지나면 달콤한 향이 풍겨서 영어로는 계수나무를 '캐러멜 트리(Caramel Tree)'라 부른다고 합니다. 동요 '반달'에만 등장하는 상상 속의 나무인 줄 알았는데, 작가의 말에서 이런 내용을 접하고 무척 놀라우면서도 반가웠습니다. 이제 가을 숲에서 달콤한 향기가 느껴질 때면, 저도 모르게 근처에 계수나무 과자점이 숨어있는지 주변을 살피게 될 것 같습니다.


    귀여운 그림과 디저트, 그리고 따스한 상상력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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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이상한 사람들
미겔 탕코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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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쫌 이상한 사람들>은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작가 미겔 탕코가 쓰고 그린 그림책입니다. 분량이 짧아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으면서도,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어느새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를 띠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에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쫌 이상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길가의 작은 개미 한 마리를 피해 돌아 걸어가고, 자기 편이 져도 상대에게 축하를 건네며, 나무에 고마워할 줄 알고, 손을 잡고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 온 마음을 쏟을 줄 알고, 삶의 여유를 즐기며, 자그마한 온기로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들어가는 이들이지요.


    그런 사람들을 묘사하는 미겔 탕코의 그림 역시 인상적입니다. 단순한 선과 파란색, 갈색의 두 가지 색조만을 사용해 여백의 미를 살려냈습니다. 덕분에 구석구석 천천히 살펴 읽어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그림을 느긋하게 음미할 수 있습니다. 독자를 향한 작가의 이러한 배려도 '쫌 이상하게' 느껴져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책이 말하는 '쫌 이상한 사람들'은, 실은 세상을 한 뼘 더 따뜻하고 다정하게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잊은 독자에게, 이 그림책은 슬쩍 제안하는 듯합니다. "여러분도 오늘만은 쫌 이상한 사람이 되어보세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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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크를 부르면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5
정달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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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달리 작가의 그림책 <내가 행크를 부르면>은 아이가 사랑하는 반려견 '행크'를 떠나보낸 후 기적처럼 돌아온 행크와 함께 특별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하고 그림체도 복잡하지 않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리며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표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표지와 면지에서는 행크와 아이의 행복했던 나날을 보여주고, 다음 장을 넘기면 행크를 잃은 아이의 슬픔이 "엉엉엉!"이라는 허공을 날아가는 글자들로 강렬하게 시각화됩니다. 이런 페이지 구성 덕분에 독자는 아이가 품은 상실감의 깊이를 헤아려보게 되고 뒤이어 돌아온 행크를 품에 안는 반가움과 애틋함에 깊이 이입하게 됩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는 단숨에 깊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어도, 이 책은 마음을 두드리는 깊은 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어떤 존재에게 온 시간과 마음을 온전히 쏟아 본 경험이 있지요. 이 책은 존재의 상실이 가져오는 허전함을 다독이면서도 마음을 다했던 그 소중한 시간과 추억만큼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안에 영원히 남는다는 온기 어린 메시지를 건넵니다. 


    쉽게 읽히지만 결고 쉽게 잊히지 않는 그림책입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적 있거나, 가슴 한구석에 간직한 소중한 추억을 보듬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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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
마리야 이바시키나 지음, 벨랴코프 일리야 옮김 / 윌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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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주말에 친구들과 공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민천 주변의 골목길을 산책하다 '오래된 질문'이라는 가게에 들렀어요.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철학과 관련된 책을 소개하고 맛있는 커피도 판매하는 매력적인 책방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마리야 이바시키나의 <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는 바로 그곳에서 만난 책입니다. 책을 살펴보니 끌리는 부분이 많아 학생들에게도 소개하려고 구매하게 되었어요.


    <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는 전 세계의 멋진 서점 스물다섯 곳을 다채로운 삽화와 함께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Bookstores Around the World'로 내용 그대로를 직관적으로 담아낸 반면,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은 기분 좋은 설렘과 낭만을 선사하는 느낌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출판사가 이 책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실제 존재하는 명소들을 소개하면서도 사진을 단 한 장도 싣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인상주의 화가의 화폭처럼 부드럽고 아련하게 흩어지는 삽화입니다. "순간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느낌을 포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림책 작가"라는 저자 소개처럼,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작가가 그 공간을 향해 보낸 다정한 시선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운 좋게도 책에 소개된 서점 중 몇 곳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어요. 책 속 따스한 삽화 덕분에 그곳에서의 추억들이 선명하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올해 제가 만나는 학생들은 학기 중에도 가족과 여행을 자주 떠나는 편입니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코스를 수동적으로 따라다니기보다, 장소를 직접 제안하고 가 보는 경험을 한다면 여행의 기억이 더 입체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책이 학생들에게 '나만의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맛'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어주길 기대하며, 학생들에게 권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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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365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2
장-뤽 프로망탈 지음, 조엘 졸리베 그림, 홍경기 옮김 / 보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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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 365>는 제가 어린이책에 입문하면서 가장 먼저 모았던 그림책 중에 하나이고, 수업에서도 많이 활용한 책입니다. 단순하면서도 재미있고, 시의성이 있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아 학습에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의 눈길을 끄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도 깔끔합니다. 새해 첫날부터 주인공네 가족의 집에 펭귄이 하루에 한 마리씩 배달되는 것으로 시작이 되어요. 1년이 지나 펭귄은 모두 365마리가 되고 마지막에 펭귄을 보낸 범인(?)이 등장해 그 이유를 밝히는 형식이지요.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주인공 가족은 펭귄을 정리하는 방식을 고민하며 수학적 사고를 경험하기도 하고 펭귄과 함께하는 규칙을 만들며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살짝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에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까지 전달하여 다방면으로 생각해 보고 활용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예전에 소개했던 같은 작가의 그림책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과 마찬가지로 적은 수의 색을 이용한 삽화도 눈에 띕니다. 주황색, 하늘색, 검은색의 세 가지 색을 주로 사용해 깔끔하게 떨어지는 그림과 글의 조화가 돋보이며, 오래 감상해도 눈이 피곤하지 않습니다. 삽화 속 여러 마리의 펭귄들 사이에 작가가 숨겨둔 귀여운 숨은 그림 찾기도 할 수 있어 여러 번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점점 더 더워지는 여름, 에어컨 밑으로 피신해서 열기를 가라앉히면서도 창밖의 동물들이 걱정되는 계절입니다. <펭귄 365>를 읽으면서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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