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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2
로버트 배리 글.그림,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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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배리의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는 친구가 "크리스마스에 관한 그림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추천해서 읽어 보았다가 저도 단숨에 사랑에 빠진 작품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Mr. Willowby's Christmas Tree(윌로비 씨의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1963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흑백 그림책이에요. 이후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 2000년에 색을 입힌 판본이 새로 나왔고, 국내에서는 이 색을 입힌 버전이 번역되어 소개되었어요.


    이야기는 커다란 저택에 사는 윌로비 씨가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려고 거대한 전나무를 들여오면서 시작합니다. 그 나무는 너무 커서 천장에 끝이 닿아 꼭대기가 휘어집니다. 윌로비 씨는 끝부분을 조금 잘라내고, 집사는 잘라낸 나무를 2층에서 일하는 애들레이드 양에게 선물해요. 애들레이드 양은 작은 테이블에 트리를 장식하려고 또다시 트리 끝을 잘라냅니다. 그 조각은 정원사 팀 아저씨의 집으로 가게 돼요. 또 조금 잘라낸 조각이 곰, 그다음 조각이 여우, 그다음 조각은 토끼, 그다음 조각은 생쥐 가족에게로 이어지며 결국 윌로비 씨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모두의 크리스마스를 장식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 반복적이고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어린아이들도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트리의 여정이 이어질수록 독자들은 동물과 인간 할 것 없이 모든 마을 구성원에게 크리스마스가 선물되는 따뜻함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그림은 고전 그림책 특유의 정감과 아날로그적인 매력이 살아 있고, 글과 그림의 배치가 안정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읽는 내내 편안하고 따스한 기분이 듭니다. 크리스마스답게 세대와 나이를 뛰어넘어 어른과 아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60년 전 미국에 살던 아이부터 오늘의 우리까지 두근거리게 만드는 힘이 바로 크리스마스와 그림책이 가진 마법이 아닐까요? 추운 겨울, 많은 분들이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즐기며 따뜻한 추억들을 새겨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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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정진호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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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는 이제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마침 이 문장을 쓰는 지금, 제 휴대폰에는 어제 주문한 물건이 배송 완료되었다는 반가운 문자가 와 있네요. 언제 행복한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택배 상자를 뜯을 때"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곤 하지요.


    그런데 그 택배를 새벽같이 배달하는 배달 기사의 출근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출근 전 배달 기사가 트럭에 기름을 넣으려면 주유소 직원은 언제 출근해야 할까요? 또 그 직원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야 한다면, 지하철이 출발하기 전 선로 정비는 언제 끝나야 할까요?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고 그 직업들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은 바로 그 연결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펼치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노란색, 검은색, 흰색 딱 세 가지 색으로만 이루어져 있거든요. 노란색과 검은색은 일상에서 위험이나 주의를 알릴 때 쓰이는 조합인 만큼 이 색을 사용한 삽화는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글씨는 큼직하고 단정한 서체를 사용했으며 문장도 간결해서 아직 긴 글 읽기가 서툰 초등학교 저학년도 쉽게 읽을 수 있어요. 


    하지만 글밥이 적다고 내용까지 가벼운 건 아닙니다. 인권이나 사회, 직업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은 이 책을 훨씬 깊이 있게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책 속에 등장하는 직업의 목록을 만들어 보거나 책 내용을 나의 하루 일과로 바꾸어 다시 써 보는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세상에는 눈에 띄는 화려한 직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업도 있음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의 평범한 일상이 순조롭게 흘러가도록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해, 책을 덮고 난 뒤 학생들이 한 번쯤 감사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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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도둑맞았어요! The Collection 14
장뤼크 프로망탈 지음, 조엘 졸리베 그림, 최정수 옮김 / 보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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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를 도둑맞았어요!>는 1,275명의 해골이 사는 도시 오스탕드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세탁소 아가씨를 시작으로 무려 백 명이 넘는 해골들이 자신의 뼈를 도둑맞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 골치 아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해골 탐정 셜록이 직접 나서요. 뼈를 잃은 해골들은 모두 털북숭이 야수가 뼈를 훔쳐 갔다고 주장합니다. 셜록은 뼈 도둑을 잡기 위해 자신의 뼈 하나를 미끼로 삼는 대담한 작전을 세웁니다. 과연 해골 탐정 셜록은 위험한 야수를 잡고 사건을 해결할까요?


    장뤼크 프로망탈과 조엘 졸리베 콤비의 책은 <펭귄 365>, <시계를 볼 줄 모르는 곰>에 이어 세 번째로 읽어보았습니다. 두 작가의 책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고 펼쳤고, 역시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개되는 점, 지식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앞선 두 권과 같았고, 무엇보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색감의 삽화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해골들이 사는 도시'라는 배경을 살려 삽화에 검은색과 파란색을 많이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흰 해골이 돋보이도록 굵은 선을 주로 활용해 삽화를 그린 점도 멋있었어요.


    탐정의 이름이 '셜록'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은 분이라면 책 속에서 반가운 이름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물론 셜록 홈즈 시리즈를 알지 못해도 귀엽고 개성 있는 해골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이야기, 독특한 그림 덕분에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미스터리와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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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쪽빛문고 13
가코 사토시 지음, 고연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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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공학 박사이자 어린이책 작가인 가코 사토시가 쓰고 그린 우주 그림책입니다. 우주에 관한 사실들을 알려주는 책인데 놀랍게도 사진을 한 장도 쓰지 않고 글쓴이가 직접 삽화를 그렸어요. 따뜻한 색감으로 채운 그림은 정감이 가고 눈을 편안하게 합니다. 큰 판형에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그린 그림이 가득 차 있어 한 장을 펼쳐두고 오랫동안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책의 첫 페이지는 고작 20cm를 뛰어오를 수 있는 벼룩으로부터 출발해요. 벼룩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높은 빌딩과 산, 그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와 우주선을 넘어 광활한 우주까지 나아갑니다. 마지막 페이지는 수십만 개의 은하를 이야기하며 마무리돼요. 이렇게 작은 것으로부터 점점 커지는 전개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글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제목에 '우주'가 들어가긴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우주뿐 아니라 다양한 높이에 사는 동식물, 여러 종류의 비행기, 높은 건물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지식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꼭 우주에 흥미가 있는 독자가 아니더라도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다만, 이 책은 우리나라에 2010년에 발간되었지만 원래는 1978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책이에요. 그래서 최고 기록에 관한 내용이 1978년까지의 정보로 기록되어 있고, 빌딩이나 산의 이름들이 대부분 일본에 있는 것들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관심이 있는 기록을 골라 1978년 이후 지금까지 기록이 어떻게 갱신되었는지, 또는 우리나라의 기록은 어떠한지 조사해 보는 활동을 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담화를 쓰려고 검색하다 보니 이 책이 절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심 최신 정보가 첨가된 개정판을 기대하기도 했는데 말이죠😅 다양한 지식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따뜻한 그림책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도서관이나 중고 서점을 통해 꼭 구해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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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원 화실 비룡소 창작그림책 35
이수지 글 그림 / 비룡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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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명원 화실>은 볼로냐 라가치 상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이수지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이수지 작가는 <파도야 놀자>나 <여름이 온다>등 글이 거의 없는 그림책으로 더 유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의 명원 화실>처럼 서사가 있는 책을 읽게 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그런 이유로 <나의 명원 화실>은 제가 이수지 작가님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나의 명원 화실>의 주인공 '나'는 그림을 잘 그려서 학교 선생님에게 늘 칭찬을 받고, 그림이 교실 뒤에 걸리는 아이입니다. 화가가 되기를 꿈꾸며 엄마를 졸라 동네에 있는 명원 화실에 가게 되죠. 화실을 운영하는 선생님은 주인공이 상상하던 '진짜 화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빼빼 마르고, 빵모자를 쓰고, 담배 파이프를 물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상상하던 그대로였죠. 


    하지만 진짜 화가는 주인공의 그림을 보고 학교 선생님처럼 칭찬을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렇게 그리라는 지시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세상을 뚫어지도록 열심히 살펴보고, 그것을 내 마음속에 옮기는" 법을 알려줍니다. 주인공은 진짜 화가로부터 단순히 그림을 그럴듯하게 그리는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관찰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 나갑니다.


    이 책은 글과 그림이 반복되는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만 있는 페이지가 먼저 나온 뒤, 그 이야기를 표현한 그림 페이지가 이어지는 형태에요. 이 형식은 읽는 이에게 두 가지의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첫 번째는 글을 읽는 페이지에는 오직 이야기에만 집중하고, 그림 페이지에서는 그림에만 집중함으로써 글 또는 그림에 몰입을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독자가 글 페이지를 읽으면서 앞으로 펼쳐질 그림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진짜 화가가 주인공에게 준 생일 축하 카드가 묘사된 글이 매우 인상적인데, 페이지를 넘겨 진짜 그림을 확인하는 순간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이야기의 결말은 보통의 그림책처럼 시원하고 깔끔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 반 학생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열린 결말에 가까워요. 하지만 이 책이 작가의 어릴 적 추억을 그린 자전적인 이야기임을 생각한다면, 꿈을 향해 나아가던 한 시절의 따뜻하고 솔직한 기록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림에 관심이 있거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보고 싶은 독자라면 <나의 명원 화실>을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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