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의 배드민턴 토토는 동화가 좋아 7
아카하네 준코 지음, 사카구치 마야 그림, 윤수정 옮김 / 토토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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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3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시간씩 강사님께 배드민턴을 배웁니다. 체육 시간에 잠깐씩 배우는 다른 스포츠 종목과는 달리 4년 동안 꾸준히 치다 보니 실력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나지 않습니다. 5학년쯤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느 정도 랠리를 주고받을 실력은 갖추게 돼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시합을 하니 부상 위험도 적고, 승패를 가르는 방법이 명확해 싸울 일도 적죠.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만 있으면 주말에 가족과도 즐길 수 있고요.

왜 학교에서 배드민턴 배우는 얘기를 이렇게 길게 했느냐 하면, 제가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린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빌린 이유 중 절반 정도는 '학교에서 배드민턴을 배우고 있으니 학생들한테 읽어보라고 영업하기가 쉽겠군!'이었고, 절반 정도는 예쁜 표지 그림과 삽화 때문입니다. 삽화를 그린 사카구치 마야는 (책날개의 소개를 읽어 보니) 만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책 속 삽화가 웹툰 같아서 그 부분도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학교를 배경으로 한 책은 학생들에게 읽어보라고 소개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배경지식이 적어 낯설게 느끼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직접적으로 학교생활을 주제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익숙한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하면서 학교생활은 아주 조금만 등장하기 때문에 그리 낯설지 않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책 속에서 사용한 낱말들을 보면, 어린 독자가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번역하신 분이 신경 써서 작업했구나를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표지에 등장하는 네 주인공 미유, 구루미, 나노, 리온은 각자의 특징이 뚜렷하고 성격이 제각기 달라요. 그래서 읽는 사람마다 감정이입을 하는 등장인물이 다를 것 같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읽고 자신이 누구와 가장 비슷한 것 같은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있는 독후활동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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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초능력 클럽 - 레벨 2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임지형 지음, 조승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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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임지형 작가의 <방과 후 초능력 클럽>입니다. 최근 읽은 어린이책들 중에서 순수하게 '재미'로는 제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죠? 개그 만화 같은 표지로 시작되는 이 책은 전체적인 분위기도 개그 만화 같습니다. 좌충우돌, 또는 천방지축 같은 사자성어가 잘 어울리는 책이었습니다.

2016년에 출간되었지만, 운동회를 걱정하는 모습이라든지, 마음이 맞는 몇 명이 같이 몰려다니며 사건을 겪는 등 이야기 속 아이들의 생활은 지금 초등학생들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아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UFO라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다루어진 뻔한 소재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UFO 얘기는 일종의 곁다리 또는 맥거핀으로 작용하고, 이야기의 대부분은 (초)능력 클럽을 결성한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다양한 사건사고를 펼치는 내용입니다. 사실 UFO 자체가 없었어도 동엽이는 어떻게든 아이들을 모았을 듯하기도 해요.

'사건사고'라고는 하지만, (초)능력 클럽 아이들이 벌이는 사건사고는 악의가 없어 그저 귀엽게만 보입니다. 하는 일이라고는 (빨간약으로) 혈서 쓰기, (뽑는 돈보다 상품이 더 비싼) 복권 팔아서 활동 자금 벌기, 선생님께 핸드폰을 빼앗겨 슬픈 친구들을 위해 (수제) 게임기 제공하기 등등이거든요. 특히 수제 게임기를 만들어서 같은 반 아이들에게 공짜로 제공하는 장면은 '혹시 저걸로 돈을 버는 건가?'라고 생각했던 저를 부끄럽게 할 정도로 웃기고 대견했습니다.

(초)능력 클럽의 대장이자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인물은 동엽이지만, 이야기의 서술자는 나(민성)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나'는 "맘에 들지 않으면 무시해야 하는데, 동엽이가 말하면 꼭 그대로 하고(13쪽)" 마는 스스로를 탓하면서도 공부도 운동도 놀이도 다 잘 하는 동엽이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어릴 때 주변에 꼭 동엽이 같은 친구가 한 명은 있었던 것 같아요. 공부도 운동도 다 잘 하는데 어른들에게 예쁨도 받고, 그러면서 성격도 좋아서 친구도 많은 그런 친구요. 어쩌면 작가가 동엽이의 시선이 아니라 민성이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펼쳐 나가면서 우리가 더욱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기 좋은 책이니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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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계단 - 제2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창비아동문고 303
전수경 지음, 소윤경 그림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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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것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과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것 중 무엇이 더 힘들까요? 물론 '쉬움'과 '어려움'은 상대적이기도 하고 쉬운 것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도 의외로 힘듭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을 가르쳐 온 제 입장에서는 당연하게도,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일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

오늘 소개할,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이기도 한 <우주로 가는 계단>은 복잡한 설정과 어려운 내용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주인공인 지수는 동화의 주인공으로서는 제법 만만치 않은 배경 설정을 가진 아이입니다. 폐소공포증이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어릴 적 아빠의 농담 때문에 우유를 마시지 못하며, 부모님과 동생이 사고로 죽어 삼촌과 둘이서 삽니다. 놀이터에서는 구석에 앉아 물리학 책을 읽죠.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있었던 케임브리지 대학교 물리학과에 진학하기를 꿈꾸는 지수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물리학에 대한 서술이 꽤 자주 등장합니다. 이야기 속 사건들도 보통의 초등학생이라면 겪기 힘든 일들입니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편입니다. 우리가 지수의 눈을 통해 책 속 사건들을 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은 복잡하지만 그 속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지수는 그 많은 사건들을 담하게 우리들에게 들려줍니다.

이야기의 후반부에서는 '평행우주'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평행우주는 다양한 의미를 가집니다. 지수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어딘가이고, 지수의 친구인 민아와 희찬이에게는 새롭게 맞이한 상황들이 그들의 새로운 우주가 되겠죠. 아니면 은서 언니처럼 "내 우주는 바로 너"일 수도 있겠습니다.

평소 물리학이나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읽고 난 후에 각자의 평행우주를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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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유전자 라임 어린이 문학 48
김혜정 지음, 인디고 그림 / 라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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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반짝이는 제목이 눈에 띄는 이 책은 제목에서 말해주듯 '시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에요.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은 간단합니다.

'당신은 돈을 받고 당신의 시간을 파시겠습니까?'

이야기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입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과 '시간 유전자'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시간 유전자'는 수명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야기 안에서 시간 유전자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시간을 사고파는 것이 가능해진 세상에서 어떤 사람들은 돈으로 시간을 사서 수명을 거의 무한대로 늘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시간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기도 합니다.

책 안에는 시간 유전자를 사고 파는 것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여줍니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내가 살아가는 시간이 더 중요한지, 아니면 그 시간을 조금 잃더라도 돈을 버는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죠.

이 책은 아직 저 혼자만 읽고 학생들에게는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에게 소개했을 때의 반응이 정말 궁금해요. 과연 학생들은 두 번은 없을 자신들의 소중한 인생의 가치를 얼마에 매길까요? 5학년 실과 과목에는 시간 관리에 대한 단원이 있습니다. 그 단원을 공부하면서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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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레인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2
은소홀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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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코로나 시국을 헤쳐나가며 (교실도서관의 시초가 되는) 어린이책 몇 권과 함께 겨우 석사과정 졸업논문을 쓰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하는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친구인 Y가 이 책을 선물해 주었어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직 내가 읽지 않은 재미있는 어린이책이 많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학생들과 함께 더 많은 책을 읽어볼 힘이 났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어린이책의 조건은 (1)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인 제가 읽어도 재미있어야 하고 (2)해피엔딩이어야 하며 (3)아이들을 너무 착하게만 그려서는 안 되며 (4)아이들을 너무 멍청하거나 너무 똑똑하게 그려서는 안 된다입니다(물론 반박은 언제든지 받습니다). 그리고 이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책의 주인공이 "멋진 여자 어린이"라면 저는 벌떡 일어나서 박수를 칩니다.

<5번 레인>은 마지막 조건까지 모두 동그라미를 치며 제 마음속에 다이빙을 했습니다.

복직 후 담임을 맡은 5학년 학생들에게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어 주었습니다. 하루에 한 챕터 정도 읽으면 한 달이 조금 덜 걸립니다.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너무 재미있게 들었고, 태양이가 나루에게 (스포일러)한 부분에서는 그 어떤 때보다도 집중력이 높았다고 저는 자부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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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서가: 어린이책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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