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의 시선 (반양장) -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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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깊은 관점으로 나와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들었던 율의 시선!"



읽는 내내 수십 개의 밑줄을 긋게 만들었던 소설!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사실 어른들이 읽어보면 더 좋을 소설!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하고 싶다.


깊은 상처를 받은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보통 겉치레식 위로와 인사는 건넬지언정 실상 그 아이가 가슴에 품은 생각에 대해서는 아무도 자세히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너도 나도 모두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같이 모두 똑같다. 공감과 이해에 앞서, '평범'과 '정상'의 범주 안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 차서 그것만을 강요하고 또 밀어붙인다.


그 속에서 상처는 아물기보다 오히려 덧나고 희망보다는 좌절에 가까워지며 진심은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는다. 그렇게 너도 나도 가면을 쓴 모습으로 타인을 대하고 의미 없는 관계만 지속할 뿐이다.


여기,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한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삶과 관계에 있어 깊은 무력감과 공허함에 빠져있다. 그리고 '정상인'처럼 살아야 한다는 주변의 압박에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숨기고 헛헛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소설은 그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타인에 대해 그리고 있는 소설로,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세계는 물론, 타인의 세계까지 이해할 수 있는 시선을 가지게 될 것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율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타인에 대해 그리고 있는 소설로, 상처를 입은 한 아이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봄과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진짜 세상에 대해서도 함께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율이가 세상의 시선과는 다른 눈으로 자신을 바라봐 주고 보듬어 주는 도해를 만나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은 매우 경이롭게 다가온다.


또 그 마음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자신만의 방법으로 되돌려주는 모습을 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생각하게 만든다.


남의 일에는 나몰라라하는 세상 속에서 마음을 다친 율이가 도해를 만나 다시 씩씩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며 당신도 힘을 냈으면 좋겠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 나의 세상이 온통 검게 물들여져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타인의 몰 이해에 나만 고립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 이 책을 꺼내 들어보자.


그렇게 율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세상이 새롭게 열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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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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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율

-열다섯 살(중학교 3학년)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음

-자신 대신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빠로 인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음

-서진욱/김민우/김동휘는 같은 반 친구이자 가장 친한 친구들

-율이는 네 명 중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애



■이도해

-열다섯 살

-반에서 왕따

-불행한 가정에서 어렵게 살고 있음

-율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 친구

-이도해라는 이름을 싫어하며, 북극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함(북극성이라고 불리면 나도 빛날 것 같아서)

-잠깐 시선을 떼면 영영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아이



■서진욱

-열다섯 살

-게임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한다.

-중1 때 전학 왔는데도 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음

-축구선수 지망생

-가난한 슈퍼집 아들이지만 남들에게는 비밀



■김민우

-열다섯 살

-공부를 잘하고 자존심이 세고 집이 부유함

-김지민을 짝사랑 중



■김동휘

-열다섯 살

-수다스럽고 언변이 좋음

-모든 소문은 김동휘를 거침(좋게 말하면 분위기 메이커, 나쁘게 말하면 입이 싼 놈)



■김지민

-서진욱한테 고백했다 차인 후 옥상에서 율과 마주치게 되면서 친해짐

-후에는 율의 짝꿍이 되면서 서로 토닥여주는 관계가 됨

-씩씩하고 캔디 같은 근성을 가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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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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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대신해 죽은 아버지에 대한 자괴감을 온 마음에 품고 사는 율이는 엄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의사는 2년이면 극복할 거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미 그 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나아지지 않는 상태로 인해 율이는 깊은 자책과 미안함,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 일 이후 율이는 타인과 시선을 마주하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쾌한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어느새 타인을 마주칠 때면 자꾸만 발로 시선을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새 습관처럼 굳어진다.


이뿐 아니라 율이는 또래 친구들의 힘자랑이나 외부의 그 어떤 것에도 흥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면서 속으로는 늘 시니컬한 태도를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정상'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겉으로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 친구들의 행동 패턴에 적당히 맞추며 티 나지 않는 일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다행히 1학년 때부터 가깝게 지내던 인기 있는 친구들 사이에 끼어있어 이런 율의 행동은 크게 주목받지 않은 채로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비 오던 날, 엄마의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에 이상한 피비린내와 함께 맨발에 죽은 고양이를 두 손에 들고 있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 소년은 '비밀'이라는 말만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는데, 빗줄기 너머로 같은 학교 교복 명찰에 노란색 3학년 명찰, 이름은 이도해라고 쓰여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진 그 소년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다른 반과 하는 합동 체육시간에서였다. 그리고 그 수업을 통해 율이는 그가 1반의 왕따일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비정상'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추가로 알게 된다.


하지만 어쩐지 율이는 그가 싫지 않았고 옥상에서 몇 번의 만남을 가지게 되면서 서서히 다른 사람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생경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한곳에 정착하고 머무르기를 바라는 율과 변화하고 떠나고 싶어 하는 이도해는 정반대되는 성향을 지녔지만 함께 있으면 어쩐지 편안해지는 기분을 율은 느낀다.


이도해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있는 그대로를 수용해 주고, 또 율이의 솔직한 속내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면서 율을 이끈다. 이에 율은 반응하게 되면서 서서히 자신 안의 뭔가가 변화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편 이도해는 결석하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어느 날은 그 기간이 길어지며 완전히 행적을 감추게 된다. 그러면서 율의 마음에도 파동이 일기 시작한다. 어딘가 모르게 톱니바퀴 하나가 빠져 모든 것들이 어그러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때쯤 율은 동네 슈퍼에 들렀다가 모든 것이 잘나서 그저 동경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서진욱이 사실은 가난한 슈퍼집 아들이라는 비밀을 알게 되고, 김지민이 서진욱에게 고백했다 차이면서 사총사의 관계가 서먹해지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여기에 더해 이도해를 찾아 옥상에 올랐다가 울고 있는 김지민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면서 어느새 묘한 친분을 쌓게 된다. 그러다가 마침 바꾼 자리의 짝꿍이 김지민이 되면서 둘은 남들 모르게 쪽지로 소통을 이어나가게 된다.


여기에 더해 서진욱의 비밀이 학교에 발각되며, 진욱은 유일하게 비밀을 알고 있는 율이를 의심해 주먹을 휘두르지만 결국 앞서 다친 다리로 인해 상황이 이상하게 꼬이며 둘은 오해를 풀고 금방 화해하기에 이른다.


이때 진욱은 자신 안에 꼭꼭 숨겨두었던 속 깊은 이야기를 율이에게 털어놓게 되는데, 율은 완벽한 진욱 또한 깊은 아픔을 가지고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병원에 함께 갔다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진욱의 아버지를 마주치게 되면서 진욱은 그 자리를 피해 도망가게 되고, 남아있던 율은 진욱의 아버지에게 따끔한 충고를 건네게 된다. 이 일로 두 부자의 사이가 달라지게 되면서 진욱은 율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이 와중에 율은 점점 극도의 감정에 내몰리게 되는데 그때쯤 또 죽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이도해를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다. 둘은 함께 새끼 고양이를 묻어주고, 다시 떠나가려는 도해의 등위에서 마치 둑이 무너지듯 율은 자신의 아픔을 토해내게 된다.


도해는 율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고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은 율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이로 인해 율은 오랜만에 진심으로 울고 웃으며 가장 깊은 곳에 외면하고 있던 것들을 다 꺼내놓게 된다.


그 후 율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처음으로 홀로 봉안당을 찾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마지막 인사를 건네게 되고, 이로써 마침내 꽉 막혀있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길로 엄마에게 가서 비로소 진심으로 사귄 친구가 있음을 밝힌다.


율은 그렇게 다시 일상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틈틈이 자신만의 소설을 써 내려가며 현재의 고통을 하나씩 털어내 간다. 마치 인생의 오답노트를 써 내려가듯이.


이도해는 또다시 오랫동안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그런 이도해의 흔적을 쫓던 율은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흔적들을 마침내 하나로 연결하게 된다. 그렇게 정체불명 이도해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게 된다.


늘 떠나고 싶다던 이도해의 말

엄마에게 버려진 새끼 고양이

상한 삼각김밥을 먹던 이도해

이들이 있다던 주정뱅이 아줌마

쓰레기 집에 산다는 우리 또래의 애


하지만 이도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고, 율은 도저히 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뉴스에서 한 소년이 쓰레기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신고자는 서진욱의 아버지로 쓰레기 집에서 기척이 없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신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특별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머뭇거리던 경찰은 쓰레기 장에서 쓰러진 이도해를 발견하게 되면서 마침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또다시 도해 없이 시작된 2학기, 도해는 가정 폭력 피해자로 밝혀지게 된다. 약 두어 달 동안 폐렴까지 번져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이제는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율은 마침내 자신만의 소설을 완결 짓고, 그 소설을 쓴 공책을 들고 도해의 병실을 찾게 된다. 첫 독자가 되어주겠다고 했던 도해에게 가져다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도해는 그 공책을 가지고 또다시 사라졌다. 이후 율은 사라진 도해가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고대하며 쓰레기로 가득 찬 도해의 집을 청소하고 전단지를 붙이는 등 도해의 공간을 다시 만들어 나간다. 이에 율의 엄마도 함께 동참한다.


시간은 흘러 어느새 중학교 졸업식을 맞이하게 되었고, 거기에 출석 일수가 부족했던 도해의 이름은 없었다.


중학교의 마지막 하굣길, 집에 들어가다가 우편함에서 율은 이도해의 병실에 두고 온 자신의 소설이 담긴 공책을 발견하게 된다. 도해가 이곳에 들렀다 간 것이다.


율은 공책을 펼쳐보았고 그 속에는 자신이 쓴 것이 아닌 문장 하나가 쓰여 있었다.


'그럼에도 새는 또다시 날아 보기로 했다'


율은 그 문장을 보는 순간 큰 소리로 웃었다. 이도해가 비로소 지구에서 나아가는 길을 선택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어느새 율은 변해있었다. 율의 시선이 발에서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상대의 눈을 편하게 쳐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았던 습관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자연스럽게 허물어져 버린 것이다.


율은 변했고, 그렇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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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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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간략한 줄거리로 내용을 파악하기보다, 본편을 통해 문장 하나하나의 맛을 제대로 살려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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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계인에 가까웠다. 옛날 영화에서 본, 인간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외계인.

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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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병원에서 의사는 율을 두고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한다. 율은 의사가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2년이면 충분하다 말했지만, 2년이 한참 지난 뒤에도 율은 자신의 상태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크게 낙담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율은 자신을 외계인에 가깝다고 말하며 인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하는데 얼마나 율이 고립되어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 어떤 사람도 율이의 이런 내면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더없이 아프게 다가왔던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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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관계란 참 이상하다. 내가 서진욱, 김민우, 김동휘와 친구가 된 지 벌써 삼 년째였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에다 자리가 가까웠던 것이 계기였다. 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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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으며 율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나 역시 어느 순간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이 맞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는데,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어쩌면 나는 친구에 대해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봐서 진짜 친구의 존재에 대해서는 몰랐거나 아니면 우리가 나눈 것은 진짜 우정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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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단순히 부르기 위해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있는 거지."

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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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은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의 이름 외에 다른 이들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율에게 도해는 이름은 부르기 위한 게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라 말한다.


나를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 그것이 진정한 이름의 존재 이유인가 보다.


생각해 보면, 기억하기 때문에 이름을 부를 수 있고, 부를 이름이 있기에 우리는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다. 새삼 이름이 갖는 중요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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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하늘은 파랗고, 저녁의 하늘은 붉고, 밤의 하늘은 검다. 하늘은 이 세 가지 색만을 띤다고 한다. 하지만 나만 아는 사실인데, 저녁이 밤으로 바뀌는 순간의 하늘은 녹색이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그 녹색이다. 녹색은 변화의 색, 변화는 고통을 가져온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

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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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나는 변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이도해는 고여 있다 보면 언젠가는 썩어 버릴 거라고 덧붙였다. 나는 흘러가기보다는 익숙한 곳에 고여 있고 싶었다.

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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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기억 속에 각인처럼 남아있는 그날의 녹색, 녹색은 변화의 색이다. 아름다운 저녁이 두려운 밤으로 변하는 시간.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던 고통을 대변하는 색인 녹색은 그래서 율에게 있어 두려움과 고통을 상징한다.


율은 아버지가 없어진 세상, 자신의 세상에 고립된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런 변화가 없었던 이전의 평화로운 세상에서 머물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이미 이만큼 흘러왔다.


율의 어두운 내면을 컬러감과 시각적 표현력으로 표현한 이 문장 덕분에 왜 율이 변화를 싫어하는지, 또 어떤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지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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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원래 자기 불리한 일은 안 하려고 한다. 그 말이 나를 사로잡았다. 엉켰던 의문의 실타래가 비로소 풀린 기분이었다.


도덕 같은 건 전부 거짓말이다. 사람들이 원래 이익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돕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것이다. 타인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러니 나도 쓸모없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울지도, 화를 내지도 누군가를 돕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인간다운 거니까.

(...)

무감각 해진다는 것은 정말 편리한 일이다.

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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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공감할 이야기가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한다. 무감각해지는 것이 편리하고, 나에게 쓸모없는 일은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인간다움으로 포장되는 사회.


중학생 율이는 아버지가 죽는 순간 도움을 주기는커녕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깊은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사람들은 원래 자기 불리한 일은 하지 않는다'는 구급 대원들의 말에 비로소 의문의 실타래가 풀린 기분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자기를 대신해 죽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에 더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사회적 고립 속에서 홀로 아픔을 삭히며 살았을 율이. 그런 율이에게 사람들은 비정상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정상'이 되어야 한다는 더한 압박감까지 주었다.


그래서 율이는 방어 기제로 감정과 이성을 분리한 다음 감정을 이성으로 설명하여 해소하려는 행위(주지화)를 하며 감정을 억누르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불쑥불쑥 올라와 율이를 괴롭혔다.


한 아이가 세상에 발 디디며 살기 위해 나 홀로 얼마나 고군분투했을까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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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주변이라는 것이 꺼려지기만 했다. 말주변은 공허하다. 어차피 잊힐 말들이 쭉 늘어설 뿐이다. 주변은 시끄러운데 나는 조금씩 침잠한다. 이렇게 많은 애들이랑 같이 있어도 나는 혼자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73페이지 中

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다. 의사는 그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이라고 했다. 미래가 단축된 느낌을 받는 것, 예를 들면 직업, 결혼 등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삶을 기대하지 않는 것.

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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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들어 있을 때는 가지고, 비어있을 때는 버린다. 잔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일까.

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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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문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은 시니컬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가 않다.


율이는 아버지를 잃고 겪는 PTSD 증상 중 하나라지만,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외상을 겪지 않고도 이미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을 겪고 있다.


이게 정상인 사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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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내게 평균치의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는데, 이도해는 손쉽게 내게서 평균의 잣대를 빼앗았다. 그러자 검열되지 않은 생각들이 일제히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날것 그대로의 상태로 '정상'이라는 수문을 넘어, 더 이상 쏟아지는 생각을 수용할 틈이 없도록 만들었다. 이도해는 늘 이런 식으로 사람을 뒤흔들었다. 적어도 나는 이도해 앞에서 매일 흔들렸으니.

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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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율이를 '정상'이나 '평균치'의 틀에 가두려고만 했다. 때문에 율이는 자신의 감정을 죽이고 세상에 맞춰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도해는 그 틀을 깨부쉈다. 도해와 함께 있을 때면 비일상적인 감각이 율이를 안일하게 만들었고 그 틈새로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 넘나들었다.


때문에 율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고, 심지어는 자신의 진짜 속마음까지 꺼내놓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새로운 희망을 품도록 유도함으로써 율은 정체되어 있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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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 눈앞에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할 거야?"

(...)

"잘 모르겠는데."

(...)

"아마 껴안아 줄 것 같아."

이도해의 목소리는 나를 소스라치게 할 정도로 강한 힘을 품고 있었다.

(...)

"떠나는 길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도록 안아 줄 거야."

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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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시궁창 같은 현실에 살지언정 도해는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 대답 한마디에 율은 어쩌면 평생 가슴에 그때의 그 순간을 후회로 남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보다, 차라리 떠나는 길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해지도록 꼭 안아줄걸 하고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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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각자 스스로 부여하는 이야기 속에 살아. 현실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 끔찍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은 180도 달라지는 거지."

119~1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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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할지 아니면 무언가를 해낼지는 전부 너한테 달렸으니까."

1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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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가 해줬던 이야기 속에 삶의 해답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적용할 것인가, 무언가를 해낼 것인가 그것은 온전히 내가 결정하기에 달렸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덕분에 오늘부터 새로운 페이지를 새롭게 써나가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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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주 어쩌면 말이지,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세계를 가진 외계인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외계인이라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헐뜯고, 그리고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을 찾아 평생을 헤매는 것이다.

1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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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율이는 자신은 인간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외계인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점차 친구들의 속 사정과 아픔을 마주한 뒤에는 이렇듯 서서히 생각이 변화한다.


나만 고립되고, 나만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어쩌면 우리 각자 모두가 각자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그래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평생을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을 찾아 헤매는 것은 아닐까 하고.


어쩌면 타인에게 이해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에 반대로 나만큼은 나를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다짐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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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게 무서워. 아버지는 날 살리려고 달리는 차에 몸을 던졌는데, 엄마는 나를 벌어 먹이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버리고 일만 하는데, 정작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

(...)

나를 위한 희생들이 너무 벅차. 제대로 된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결국 무엇도 되지 못했어. 나는 너무 부족한 인간이야.

1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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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말들이 날아들어 가슴을 후벼판다. 부모의 희생 아래 생존한 율이에게 거는 주변의 기대와 바람이 결국 아이를 짓누른다.


분명 그 사람들은 돌아서면 기억도 하지 못한 말들일 텐데, 당사자인 아이는 이토록 평생을 후회와 자책을 품에 안고 산다.


그렇기에 힘든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아무리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섣불리 아무 말이나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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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마. 타인의 기준은 상대적인 거야. 정말 중요한 건 너지. 절대적인 건 너 자신뿐이야. 그러니까 너를 봐. 네 마음을 봐."

1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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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와 율의 대화를 살펴보면 우리가 가슴에 새기면 좋을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다. 만약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에 휘둘리고 있다면, 도해의 이 말을 꼭 기억하기를 바란다. 절대적인 건 너 자신뿐이라는 말, 너의 마음을 보라는 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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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내가 이 년이면 치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미 이 년은 한참 지났고 나는 어느덧 열다섯을 넘겼다.


그러니까 어쩌면 이건 고통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뇌의 착각으로 고통을 느낄 뿐, 진짜 고통은 아닌 것이다. 마음의 고통이란 결국 허상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이건 절대 허구의 고통이 아니다.

(...)

"아파."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아프다.

169~1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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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게 익숙한 율은 의사가 말한 기한이 지났음에도 고통이 느껴지는 것을 보고 이건 허구라고, 진짜 고통은 아닐 거라고 스스로 되뇐다. 하지만, 도해를 만난 후로 이제는 그것이 진짜 고통임을 깨닫는다.


어떤 이들은 특정 상황으로 인해 이처럼 자신의 고통을 억누르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회복하려면 상처를 방치하기보다 제대로 마주 봐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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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큼은 너 자신을 떠나지 마."

(...)

"너는 의미 있는 사람이야."

(...)

그 말들은 내 마음에서 나왔다. 내 마음 깊숙한 곳에 묻혀 있다가 이도해의 입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1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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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방치했던 율. 하지만 어느새 도해의 입을 통해 율은 자신의 마음 깊숙이 숨겨두었던 마음의 소리를 꺼내 보이게 된다.


나는 이 말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너 자신만큼은 너를 포기하지 말라고. 너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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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건데."

(...)

나 사는 것도 힘드니까. 방관자가 당사자보다는 편하니까.

(...)

"넌 가족에게 사랑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냐?"

(...)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몰라 가족은 행복한 것이라고 믿어야 모두가 평화로우니까. 다들 쉽게 눈 감아 버리지."

(...)

"근데 가족이 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불행한 경우도 있어. 세상에는 자기밖에 모르는 부모도 있다고. 그런 부모에게 자식은 그저 부산물에 불과하지. 남남인 거야. 근데 진짜 불공평한 게 뭔지 알아?"

(...)

"자식에게 부모는 세계야. 싫어도 애정을 갈구하게 되는 세계."

193~1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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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이도 도해도 사람들에게 외면당한 후로 줄곧 나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왔다. 특히 세상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었던 도해는 더 했을 것이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오롯이 부모의 그늘 아래 기대야만 생존할 수 있는 아이에게 있어 그 세상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가정 폭력 속에 방치되어 있었기에 언제든 상황이 변하기를 바라던 혹은 떠날 날만을 꿈꾸던 도해의 마음이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되는 바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족이나 부부 문제에 있어 사람들은 쉽게 눈을 감아버린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폭력에 노출되거나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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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런 생각이 들어. 삶은 고난의 연속이 아니라 극복의 연속이라고. 우리는 극복하며 살아가는 거야. 그 끝에 기다리고 있을 더 멋진 나를 위해. 그러니까 포기하면 안 돼. 포기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206~2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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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율이에게 건넨 말이다. 단어 하나만 바꿨는데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느낌이다. '고난'의 연속이 아닌, '극복'의 연속! 이 말을 꼭 가슴에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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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고,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그 행복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은 아주 불행한 일이다.

2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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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론에 대입해 보면 모든 것은 동화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사람이 그 일반론에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고로, 그 범주에 속하지 못한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행복도, 불행도, 부모도, 가족도, 세상 그 무엇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 대게 불행하다 느낄 수밖에 없다.


도해에게는 자신을 사랑해 줄 부모도, 자신이 돌아갈 곳도 없었다. 그래서 홀로 그 모든 것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했다. 아이에게 있어 이것은 세상 불행한 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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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슬퍼하기보다 나아가기를 선택했다. 그러니까 나는 북극성이 되기로 했다. 북극성은 길잡이별, 비록 가장 밝고 큰 별은 아니어도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별이니까.

2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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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는 의미 없는 자신의 이름을 싫어했다. 대신 길잡이 역할을 하는 북극성으로 불리기를 원했다.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기에 선택할 수 있었던 이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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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나약하다. 너무 쉽게 부서지고 무너진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자신을 숨기며 끊임없이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그렇게 부서지고 무너지면서 강인해진다. 모순적이었다.


모순적이기에 인간은, 삶은 매력적인 것이었다.

2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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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이도 도해도 진욱이도 나약한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휘둘리고 부서지며 무너졌다.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거나, 자신의 비밀을 감추며 살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겪고 이겨내며 결국 강인해졌다. 앞으로 나아갈 힘을 길렀다. 모순적이지만, 그런 시련이 있었기에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마냥 온실 같은 곳에서 안락한 삶만을 산다면 우리는 더 강해질 결심을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넘어지고 부딪히는 시련을 겪었기에 어쩌면 위기로부터 방어하는 법, 중심을 잡는 법, 시련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노하우 같은 것들을 쌓아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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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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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아픔과 시련을 겪고 있음을 깨닫는다. 더불어 각자 자기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살아온 환경, 성향, 가치관, 부모, 가족 등 나를 이루는 모든 요소가 제각각이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온전히 세상에 하나뿐이고, 또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는 외롭고, 불안하고, 또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을 늘 찾게 된다. 나와 쌍둥이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렇게 인생을 살다가 어느 순간 각기 다른 성정, 환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부딪히고 깨지면서 변화와 성장을 겪게 되고, 또 한고비 한고비 넘기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 아닐까 한다.


물론 그 만남 속에는 상생이 좋지 않은 율과 동휘와 같은 관계도 있을 것이고 또 때로는 서로를 돕고 이끄는 율과 도해와 같은 인연을 만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세계를 잘 보존하는 것, 그리고 나와 완전히 다른 세계를 가진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삶이 조금은 더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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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지음, 제딧 그림 / 해결책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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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는 책"



작년, 배우 차인표 씨가 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라는 책이 옥스퍼드대 한국학 교재로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내심 궁금한 마음에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담아두었다가 이번에 꺼내어 읽어본다.


이 책은 과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로, 읽으면서 문득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을 떠올리게 했다.


공통 키워드로 살펴보자면, 일제강점기, 순박한 마을, 호랑이, 일본 군인들, 여성 등이 공통으로 등장하는데 아마도 사실에 근거한 내용에 픽션을 더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처음에는 동화 같은 느낌으로 시작하다가, 점차 끔찍한 이야기로 전개되는 형태를 띠고 있는데, 다 읽고 나면 어느새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게 된다.


더불어 '용서를 빌지 않는 상대를 어떻게 용서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백두산 기슭에 자리한 호랑이 마을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소설로, 특히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순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이 마을은 어느 날 들이닥친 사람들로 인해 몇 번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그 첫 번째는 아주 먼 옛날 호랑이 가죽을 구하기 위해 행차한 임금과 그 신하들로 인해 벌어졌고, 두 번째는 일제강점기에 군을 이끌고 당도한 이들에 의해 벌어지게 된다.


평화롭던 마을이 위기를 겪으며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또 그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를 돌이켜보며, 다시 되찾아야 하는 소중한 가치와 의미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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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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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강제 징용되어 캄보디아로 끌려가셨다가, 1997년 잠시 한국에 오셨던, 작은 키에 크고 고운 눈을 가진 훈 할머니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한 저자는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거기에서 착안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98년 여름, A4지 약 스무 장 분량의 초고를 완성한 것을 국어 선생님을 하셨던 장모님께 맞춤법 교정을 받았고, 이후 노트북에 저장한 초고를 노트북이 수명을 다하면서 날리게 된다. 동시에 이 글을 완성해서 출판하겠다던 의지도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006년 3월, 다시 글을 써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되고 제일 먼저 백두산을 찾는다. 이 소설의 주 무대인 백두산의 공기를 직접 마셔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007년 4월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고 계시는 '나눔의 집'에 다녀오기도 한다.


2008년 여름,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친 끝에 결국 탈고를 하게 되고 지루한 수정과정의 모니터링은 어머니가 도와주시게 된다. 완성된 원고를 제일 먼저 읽어준 첫 번째 독자는 당시 열한 살의 아들 정민이로, 그렇게 2009년 10년이나 품어 온 첫사랑 같은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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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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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언덕

-예부터 호랑이 마을 사람들이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모이는 작은 언덕

-잘가요 언덕 밑으로는 길이 세 갈래가 나있음

 ①넓은 길은 붉은 소나무 마을로 통하는 먼 길

 ②억새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길은 호랑이 산으로 올라가는 울퉁불퉁한 산길

 ③꼬불꼬불한 길은 호랑이 마을로 들어가는 작은 길

-언덕 위에는 꿀밤나무 한 그루가 있음


□호랑이 마을

-소설의 주가 되는 배경으로 삼사십여 가구가 모여살고 있는 작은 마을

-집집마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높디높은 울타리들을 쳐놓았는데 호랑이를 막기 위해서임


□붉은 소나무 마을

-호랑이 마을보다 훨씬 커다란 마을로 붉은 소나무 숲에 에워싸여 있음

-백두산으로 관광 오거나 사냥하러 오는 일본인들이 머물다 가는 곳


■새끼 제비

-높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호랑이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는 존재


■황 포수

-백호에게 아내와 아이를 잃은 후로 복수를 위해 백호를 찾아다니는 중

-황금빛 호랑이 가죽으로 만든 외투를 걸친 덩치가 큰 사내


■용이

-처음 호랑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나이가 열두 살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호랑이 사냥을 다님


■훌쩍이

-용이를 처음 만났을 때 나이가 열두 살

-호랑이 마을의 유일한 고아

-아빠는 오래전 이 마을에 방문했던 포수로 호랑이 잡으러 산에 갔다가 소식이 끊김

-엄마는 훌쩍이를 버리고 마을을 떠남

-또래인 엄대 패거리(엄대, 개똥이, 칠득이)에게 늘 놀림감이 됨

-용이가 온 후로 용이의 좋은 친구가 됨

-추후 나이가 들어 훌쩍이는 나무꾼이 됨


■촌장님

-호랑이 마을의 제일 큰 어른

-부인이 죽은 뒤 며느리도 병으로 죽고 아들은 머나먼 중국 상해로 독립운동을 떠난 후 연락 두절

-점차 시력을 잃어가고 있음

-현재 유일한 손녀딸과 단둘이 살고 있음


■박순이

-촌장님의 유일한 손녀딸

-용이와 만났던 때의 나이가 열한 살

-아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조숙함이 묻어남


■가즈오 마쯔에다(747부대 지휘관 대위)

-대일본제국의 젊은 일꾼으로 한몫을 다하고 싶어 스스로 입대함

-3년간만 복무하기로 했으나 연장되어 7년을 여전히 조선에 머물고 있음

-호랑이 마을에 파견되어 임무수행 중 순이에게 반하게 됨

-처음 생각과 달리 복무하면서 전쟁에 대한 회의감과 의문감으로 괴로워하는 중


■다케모노 중좌

-가즈오의 상사이며 백두산 전역에 파견된 모든 일본군 부대를 관할하는 700부대의 지휘관


■육발이(호랑이)

-어미 호랑이로 유일하게 남은 한 마리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함

-호랑이 마을에 나타나 짐승을 물어가거나 위협하는 행위로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듦


■샘물이

-행색이 초라한 한 부부가 호랑이 마을에 왔다가 아이만 남겨두고 떠남

-이후 그 아이를 거둬 순이가 키우고 있음(아이는 눈물샘이 없이 태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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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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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호랑이 마을은 한때는 호랑이들과도 잘 지냈던 평화롭던 마을이다. 그런데 이제는 가축을 놓아기르지도 못하고, 나그네들조차 아무리 고단해도 쉬어가지 않는다는 혹평이 뒤따르는 마을이 되어버렸다.


그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주 오랜 옛날에는 호랑이와 사람들이 사이좋게 지냈다고 한다. 평화롭던 그 시절, 호랑이 산은 마을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놀이터였고, 어른들에게는 나물이며 귀한 약초를 무한정 품은 고마운 곳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이 호랑이 사냥을 하러 많은 신하와 무관들을 거느리고 이곳 호랑이 마을에 행차했다. 사냥꾼들이 호랑이 가죽을 구하기 위해 산을 드나들면서부터, 호랑이와 마을 사람들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결국 세월이 흐를수록 호랑이는 사람을 무서워하게 되었고, 사람도 호랑이를 무서워하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 사람들은 호랑이 산에 함부로 오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호랑이 마을은 육발이라 불리는 호랑이 한 마리로 인해 매일 두려움에 떨며 살고 있다. 여섯 개의 발을 가지고 있어 육발이로 불리는 이 호랑이는 종종 마을에 나타나 가축을 물어가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어 사람들은 밤이면 문을 걸어 잠그고 항상 육발이를 주시하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황 포수와 그의 아들 용이가 나타나게 된다. 백호를 잡기 위해 남쪽에서부터 먼 길을 왔다는 이들 부자는 마을 촌장을 찾아 사정을 설명하며 며칠 묵을 수 있기를 간청한다.


더불어 백호를 잡지 못할 시 마을의 골칫덩이인 육발이를 잡아주겠다며 오로지 자신들의 목적은 백호뿐임을 강조한다. 이에 촌장은 생명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며, 마을에 머무는 것을 허락한다.


공터에 움막을 짓고 머물던 이들 부자는 때가 되자 백호를 잡기 위해 산을 오르며 백호 찾기에 열을 올리게 되는데, 사실 백호는 황 포수의 아내와 젖먹이 막내딸을 물어간 철천지원수였던 것이다.


촌장의 손녀딸 순이는 이들에게도 기꺼이 따뜻한 밥을 내어주며 용이와 친분, 그 이상을 쌓게 된다. 더불어 항상 엄대 패거리의 놀림감이 되었던 훌쩍이는 용이 곁에서 자리를 지키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호랑이 산에 백호를 찾으러 갔다 내려온 이들 부자가 육발이를 사냥해 내려오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이들을 급격히 반김과 동시에 마을도 활기를 띠게 된다.


그동안 그들에게 공포를 안겨주었던 대상이 마침내 사라지게 되면서 집과 집 사이를 가로막았던 높은 울타리도 사라지고, 아이들은 저녁 무렵까지 밖에서 뛰어놀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산기슭 층계 논에서 마음 놓고 농사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일로 인해 마을에서 대장 노릇을 즐기며 살던 엄대 패거리는 용이와 비교하는 말들을 많이 듣게 되고 이로 인해 심통이 났던 그들은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움막이 빈 사이 그곳에 있던 용이의 총을 훔쳐 호랑이 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걱정하며 모여있던 마을 사람들을 발견한 황 포수는 사실을 전해 듣고 홀로 호랑이 산에 들어갔다가 아이들의 피 묻은 옷가지와 신발을 가지고 내려오게 된다. 이에 격분한 마을 사람들은 황 포수 움막에 불을 지르게 된다.


그 길로 마을에서 쫓기듯 벗어난 부자는 호랑이 산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로부터 7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게 된다.


이제, 열아홉이 된 순이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샘물이를 키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 아이는 어느 날 초라한 몰골로 나타난 한 부부가 버리고 떠난 아기로, 언젠가 나타날 날을 고대하며 정성껏 보살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호랑이 마을에 대위 가즈오 마쯔에다가 이끄는 군인들이 쳐들어 오게 된다. 이들은 조선 사람들을 지켜주겠다는 명목으로 인구조사를 실시하고, 마을에 머물며 온갖 정보를 수집하기에 이른다. 한편 가즈오는 촌장 댁에서 순이를 마주한 순간 첫눈에 반하게 되면서 마음에 품게 된다.


그리고 처음 우려와는 다리 가즈오 부대가 머문 지 한 달쯤 지난 뒤부터는 서로 눈인사를 할 만큼 서로 친해지게 된다. 이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지냈으며, 마을에 어려움에 닥쳤을 때 발 벗고 나서게 되면서 더 마음으로 가까워지게 된다.


그즈음 가즈오는 공문을 하나 받게 되는데 거기에는 위안부 강제 징집에 대한 내용이 쓰여있었다. 그리고 호랑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적용되는 사람은 바로 순이 단 한 명이었다.


가즈오는 한 인간으로서 이런 야만적이고 부도덕한 일을 저지르는 것에 치가 떨렸으나 상부의 지시이기에 거부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조선인 여자 인력 동원 명령서'를 보낸 다케모노 중좌가 호랑이 마을에 도착하게 되고 그때부터 또다시 끔찍한 날들이 시작된다.


그들은 생산되는 곡물의 절반을 강제적으로 군량미로 공출하라는 명령과 함께 위안부에 동참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된다. 하지만 첩첩산중 호랑이 산기슭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곳에서 산 마을 사람들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하나뿐인 손녀딸을 데려간다는 말에 촌장은 무릎을 꿇고 사정하게 되고, 이를 함께 저지하던 훌쩍이는 결국 다케모노가 쏜 총에 맞이 죽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훌쩍이가 좋아하던 잘가요 언덕에 그를 묻어주고 장례를 치러준다.


그렇게 일본군들이 철수한 후 호랑이 마을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또다시 방문을 걸어 잠그고 죽은 듯 지내게 된다. 그때 사정을 모두 알게 된 용이가 호랑이 산에서 내려오게 되고 친구인 훌쩍이의 복수를 결심함과 동시에 촌장님을 찾아가 순이를 구해서 도망가겠다는 말을 전한다.


한편 느슨한 경계를 서던 가즈오는 직위해제와 함께 대기발령된 상태에서 순이를 탈출시킬 계획을 짜고, 마침내 디데이에 순이를 탈출시키던 순간, 용이가 순이를 낚아채면서 상황은 계속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된다.


용맹한 용이와 짝사랑하는 순이를 쟁취하기 위한 두 사내의 쫓고 쫓기는 상황은 지속되고, 그 속에서 한 사내에게 역습을 당한 다케모노 중좌는 그를 잡기 위해 온 군대를 총동원해 호랑이 산으로 집결하게 된다.


해피엔딩을 바라는 독자의 마음과는 달리, 이들의 추격은 턱밑까지 다다르게 되고 그 속에서 각기 다른 속내로 마주하게 된 이들의 '최후의 이야기'와 '뒷이야기'는 책을 통해 직접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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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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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는 꼭 기억했으면 하네. 호랑이들은 우리가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정착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이 산에서 살고 있었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생각해 보게나. 사람에게 해가 된다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고, 혹은 조금 이득이 생긴다고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네. 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이야."

26~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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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장님은 백호에게 복수하기 위해 멀리까지 온 황 포수가 보답으로 마을에 해를 끼치는 육발이를 제거해 주겠다고 이야기하자,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며 생명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말을 전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을에 해를 끼치는 육발이를 왜 두고만 보고 있을까 내심 궁금한 마음이었는데, 추후 육발이를 죽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촌장님의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육발이는 유일하게 남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마을에 내려온 엄마 호랑이로, 어쩌면 새끼를 먹일 먹이를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을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한국 호랑이는 멸종되었다고 한다. 이제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는 호랑이는 어쩌면 인간 중심사상이 불러온 최대의 폐해이자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잃어버린 생명존중 사상과 더불어 연대의식을 다시 되찾아야 할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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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씨는 어떤 이름으로 죽고 싶습니까?"

(...)

"전 엄마라는 이름으로 죽고 싶어요. 한 아이가 아닌 여러 아이들의 엄마."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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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을 받은 가즈오는 문득 순이에게 어떤 이름으로 죽고 싶은지를 묻는다. 그리고 순이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죽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결혼과 출산이 너무 자연스러웠던 시대였기에 순이의 이러한 바람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뜻한다.


하지만 일제의 강압과 폭동, 강제 징집으로 인해 한 소녀는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리게 된다. 훈 할머니가 그러했고, 수많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사과는커녕, 그런 일은 없었다며 발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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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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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언급되는 몇 가지 키워드들은 애틋함과 사라짐에 대한 것들을 상징한다. 몇 가지를 살펴보면, 순이가 말하는 '엄마별'이 그러하고 '엄마'라는 단어, '호랑이'가 이에 해당된다.


순이는 가장 따뜻하게 빛나는 별을 보며 매일 엄마를 떠올린다. 하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복수를 꿈꾸는 용이는 그 별을 찾을 수 없다.


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 모두는 엄마가 없다. 순이도 그렇고, 용이도 그러하며, 훌쩍이도 그렇다. 심지어 샘물이도 부모에게 버림받으면서 현재는 엄마가 없다. 여기에 더해 육발이의 새끼도 엄마를 잃었다.


호랑이는 인간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이 땅에서 사라졌다. 이제는 그래서 전설로만 전해진다.


순이와 용이는 서로 돌봄을 주고받으며 어느새 연대의식이 싹튼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새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커진다. 하지만 상황과 시대적 불행으로 그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되고 애틋한 마음만 남게 된다.


촌장님은 외부에서 어떤 이들이 와도 마음으로 품어준다. 이를 통해 요즘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넉넉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마음 덕분에 황 포수와 용이, 행색이 초라한 부부, 심지어 일본 군인까지 호랑이 마을에 머무는 동안 이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평화롭던 그 마을은 일본군이 다녀간 뒤 변했고, 이내 사라지게 된다.


처음에 동화처럼 등장하는 새끼 제비는 이 모든 것들을 가장 높은 곳에서 지켜본다. 그리고 마음으로 빌고 또 응원하며 이들에게 다시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뿐이다. 아주 멀리에서 지켜보는 엄마별처럼 새끼 제비 역시 더 이상의 어떤 도움이나 물리적인 행위는 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엄마별과 새끼 제비는 그냥 존재함으로써 힘과 위안을 주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됐다.


엄마와 동생을 물어간 백호의 복수를 꿈꾸는 용이에게 순이는 이제 그만 용서해 주라는 말을 건네는데, 용이는 용서를 빌지 않는 상대를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이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도 겪고 있는 딜레마로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삶의 여러 방면에서 정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다.


세상에서 사라진 백호, 그리고 그런 백호를 쫓으며 용서와 복수를 하고 싶은 용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과와 보상은커녕, 배째라는 식의 허무맹랑한 주장만 하고 있는 일본. 이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며 실체는 사라지고 아픔만 남았다.


과거에만 메어서는 오늘을 살아갈 수 없으니 피해자들은 나름의 용서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기는 하나, 과연 진정한 사과와 화해가 없이 과연 이 상처가 아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랑이 마을을 지켜보며 드는 생각은, 과거에는 조금 부족해도 연대와 포용으로 마음만은 넉넉히 살아갔던 것 같다. 그런데 그보다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로워진 현대사회는 오히려 더 결핍과 각박함에 더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물질만을 쫓는 풍조, 내 것만 챙기는 이기심, 베풂이나 아량의 부재가 불러온 결과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제목처럼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그때야말로 진정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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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자존감여행 - 2025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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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생각보다 막막할 수 있다. 관광은 물론 교육적 의미에 더해 재미까지 누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럴때 이 책을 참고해 계획을 짜보면 어떨까? 자녀와 함께 고민하고 계획한 일정은 생각보다 더 기억에 남을것이다. 다음에 또 가고 싶다고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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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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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위험한 책이 될 수도 있는 책!"



군주론을 대표하는 42개의 명제와 두 가지 해석을 함께 담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며, 진심으로 위험한 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특히 혼란한 현 시국에서 만약 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누군가가 이 책을 곧이곧대로 해석하고 그대로 실현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같은 내용인데, 어쩌면 이렇게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하기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또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대표되는 42가지 명제를 선정해 그것에 대한 예시와 해석을 담고 있는데, 극명한 해석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맛이 있다.


한 꼭지당 명제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방식의 예시를 들려준 후에는 오늘날 어떻게 이 명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함으로써 고전이 고전으로서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저자가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부분으로 삶의 교훈과 영감이 필요한 순간 꺼내볼 수 있도록 잘 정리가 되어 있다.


만약 아직까지 군주론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맛보기 형태로 군주론이 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확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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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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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정치 철학의 고전으로, 정치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중심으로 국가 통치의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작품이다.


<군주론>은 군주가 어떻게 권력을 잡고 유지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군주는 도덕적일 필요가 없으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본래 이기적이고 변덕스럽다는 전제하에, 군주는 그들의 본성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통해, 권력 유지와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라면 비도덕적 행위도 용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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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배경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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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작성한 후 정치적 복귀를 노리고 메디치 가문에게 헌정했지만, 결국 받아주지 않아 복귀에 실패하고 만다. 이후 그는 남은 생을 은둔 속에서 보내다 생을 마감한다.


마키아벨리는 정치적으로 소외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사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는 1513년 <군주론>을 작성했지만 생전에 출간되지 않는다.


사후 5년 뒤 1532년 친구 안토니오 블라도에 의해 로마에서 <군주론> 초판이 발간된다. 이를 통해 <군주론>은 공식적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정치철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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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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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이탈리아판 초판 원문에서 군주론을 대표하는 42개 명제를 선정하여, 이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각 꼭지는 하나의 명제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독자가 그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를 먼저 제시한다. 사례를 통해 명제의 실제적 의미를 체감하게 한 후, 이어서 그 명제에 대한 심층적인 해석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각 장의 끝에는 해당 명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을 제시한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지혜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통찰과 영감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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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게 다가왔던 명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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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군주론》 15장~17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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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는 통치자가 이상적인 도덕성과 현실 정치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 국가의 이익과 안정성을 위해 비도덕적인 수단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국가의 안정을 위해 거짓말이나 배신, 폭력 등 비윤리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중요 질문

"목적이 정말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어떤 목적이든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정당화될 수 있는 수단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 딜레마를 그대로 반영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할 때, 의료 연구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동물 실험이 필요할 때 이것들이 모두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든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그 판단과 책임은 사회 전체의 도덕적, 윤리적 기준에 따라 장기적이고 다층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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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국가의 이익이나 안정성을 위해 소수가 희생되거나, 비도덕적 수단을 정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소수 안에 내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으며, 이런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는 결국 '국가, 권력, 부유한 자'와 같은 어느 쪽이든 막강한 힘이 있는 자들의 논리가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약 그런 상황에 도래하게 된다면 도덕적, 윤리적 기준은 물론 다방면의 심도 있는 논의와 고민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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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에게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을 받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두려움을 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


-《군주론》 17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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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며,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보았다. 따라서 군주는 군중의 감정에 의존하기보다는, 두려움을 통해 군중이 군주의 명령을 따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두려움을 주는 군주라도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의할 점

현대 사회에서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두려움에 기반한 리더십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 내 불신과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좋은 리더는 단호함과 유연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통치자는 군중의 사랑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했듯이, 현대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방의 감정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연민을 느끼는 것은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의 원칙과 목표를 포기하는 대가로 상대의 감정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즉 사랑과 두려움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마키아벨리 교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


있는 그대로의 해석을 읽었을 때는 요즘 시대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문장을 읽으니, 공감과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대상과 주체를 바꾸니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해석하기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명제였다.


저자가 내놓은 해석처럼, 감정에 호소하거나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기보다, 나만의 중심을 잡고 관계를 탄탄하게 만들어가는 것으로 관계를 형성해 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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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래시계에서 더 많은 모래가 빠져나갈수록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군주론》 전체 맥락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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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통치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현명하게 통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군주가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더 성숙해지고,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양한 상황과 도전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얻은 지혜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경험을 통한 성장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역사를 공부하고 과거의 실수를 돌아보며 배우는 것은 미래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꼭 필요한 가르침이다.


역사의 교훈을 통해 우리는 전쟁, 경제에 위기, 사회적 불평등 등 과거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경험과 교육을 통한 지혜의 전승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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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통해 얻는 성장과 지혜, 깨달음이다. 아마 과거 어르신들을 우대했던 이유는 바로 이런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지혜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런데 현대사회를 들여다보면, 과거보다 경험치는 몇 배나 상승했는데, 어쩐지 그 뒤에 따라와야 할 지혜와 성장, 깨달음은 부재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토록 불통과 절벽이 난무하는 시대가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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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대담함은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덕목이다."


-《군주론》 6장/25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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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대담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운이나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 경영은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데,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화, 경쟁자의 움직임, 경제적 변동 등 여러 요인이 리더의 결단을 요구한다. 이때 과감한 선택은 성공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개인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있어 과거의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대담한 결심은 때때로 꼭 필요하다. 우리의 삶에서 인간관계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관계가 더 이상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목표나 도전을 위해서는 과거의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할 때도 있다.


대담함은 오늘날 개인, 비즈니스, 조직의 성공을 이끄는 필수 요소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대담하고 과감한 결정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는 용기를 갖춘다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으며, 결국 이를 통해 성공에 이를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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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담함을 '추진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 과거 삼성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을 한 뒤 삼성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바꿔놓았다.


하나의 기업을 이끄는 오너의 이런 대담한 선택으로 삼성은 오랫동안 반도체와 전자 부문에서 승승장구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런 담대함은 비단 비즈니스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개인이나 조직을 이끄는 리더, 가장에게도 이런 담대함은 필수 덕목이다.


살다 보면 벽에 가로막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불확실함 속에서 그 벽을 뚫고 길을 찾아 나서야 할 때, 담대함은 큰 힘을 발휘한다.


때문에 담대함은 기회 창출, 혁신, 변화의 키워드와도 꽤 친밀하다. 만약 인생의 큰 변곡점이 생기는 지점이 있다면 아마도 관계와 성장에 담대함이 추가된 시기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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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황에서 선을 행하려는 사람은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파멸된다."


-《군주론》 15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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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항상 도덕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면 현실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그는 세상이 도덕적으로 완전하지 않으며, 군주가 모든 상황에서 선을 행하려 한다면, 결국 비도덕적이고 냉혹한 사람들로 인해 파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마키아벨리의 이번 명제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선을 행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실의 냉혹함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그에 맞는 전략과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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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지만, '선'만 추구하며 산다고 해서 세상이 항상 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선만 추구해서는 이 세상을 온전히 살아갈 수 없다.


그러니 선하게 살겠다고 이상만 좇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직시하며 균형을 맞춰나가는 삶을 살아가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때로 '선'한 삶을 위해 현실의 문제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결코 선한 삶이 아니다. 그것은 방관이며 회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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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은 초기에는 치료하기 쉽지만 진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진단하기는 쉽지만 치료는 어려워진다."


-《군주론》 3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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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군주가 직면하는 문제와 위기가 초기에는 미미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 단계에서 신속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해결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경고한다. 그는 초기 단계에서 문제를 감지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더 큰 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마키아벨리는 우리가 문제를 초기에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명제를 통해 강조한다. 어떤 문제든, 실로 아주 간단한 문제처럼 보일지라도 초기에 어떤 신호를 포착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미리미리 신중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더 큰 위기를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안정을 이루는 데 필수 요소다.



*****


사소한 문제를 사소하게 보지 않고, 초기에 조치를 취하는 부분은 나 역시 깊이 새기며 실천하고 있는 덕목 중 하나다. 초기에 진압하면 여러 면에서 훨씬 이득임을 직, 간접 경험을 통해서 확실히 깨달은 후로, 이제는 굳이 일을 키우지 않는다.


더불어 이것은 어느 부분에 대입해도 성립하는 확실한 명제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통증, 업무, 관계 등) 사회나 국가에 대입해 봐도 확실히 장점이라 할만하다.


여기에 더해 예방과 빠른 조치까지 챙길 수 있어 다방면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판단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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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은 평온을, 평온은 무질서를, 무질서는 파멸을 낳지만, 파멸 속에서 다시 질서와 덕이 생기며, 영광과 행운이 따른다."


-《군주론》 3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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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국가와 권력의 흥망성쇠를 덕과 안일함의 순환 과정이라 설명하며, 번영과 쇠퇴, 그리고 다시 번영으로 이어지는 주기를 이야기한다.


이는 개인의 삶, 조직의 성장, 국가의 흥망성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적용될 수 있는 통찰이다. 이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현실주의와 역사적 순환론을 보여주며, 국가의 흥망성쇠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점이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마키아벨리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설명하며 제시한 순환론은 개인의 인생사에 그대로 빗댈 수 있다. 우리의 삶에도 시기마다 상승과 하강의 주기가 있으며, 고난과 시련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좋은 시기가 지속될 때 점차 안일함을 경계하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순환의 법칙을 이해하고 삶의 교훈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다시금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마키아 벨리의 순환론은 어려움은 결코 인생의 끝이 아니라,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정임을 시사하고 있다. 즉 인생은 한 번의 직선적 여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순환하며 성장과 쇠퇴가 반복되는 반복스러운 흐름 속에 존재함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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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제를 읽으며 어쩐지 현재 우리의 상황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번영과 쇠퇴, 그리고 다시 번영이 주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쇠퇴에서 다시 번영으로 갈 순서인 걸까? 아니면 번영에서 쇠퇴로 가고 있는 중인 걸까?


아무쪼록 빨리 쇠퇴가 종결되고, 번영으로 가는 상승곡선에 접어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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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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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명제에 따른 다른 해석, 그리고 여러 사례를 통해 만나본 역사적 사건과 기업의 전략 등은 흥미로움과 새로운 관점을 선사했다.


특히 극과 극을 달리는 해석을 살펴보며, 그동안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고전 읽기의 어려움에 대해 제대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같은 주제를 놓고도 확연히 차이 나는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지 신기하면서도 놀라웠다.


그러면서 고전이라고 해서 매 시대, 모두에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니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예컨대, 잘못된 방식으로 해석을 하거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해석일 경우 오히려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거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주론>의 경우 국가 위기까지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하고 막강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 독자나 해석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정치 철학의 고전으로 불릴 만큼 유명세까지 치르고 있어, 잘못된 방식으로 가르치거나 받아들이게 된다면 추후 나라를 말아먹는 정치인 불순 불자를 길러내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염려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기도 했다.


이런 해석의 차이에 더해 또 한 가지 흥미롭게 다가왔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사례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짤막한 역사나 기업에 대한 이야기다. 군주론이 쓰일 당시 상황과 이 명제를 설명하기 위해 함께 곁들인 이야기를 통해 몰랐던 역사도 배우고, 또 확장된 의미의 개념까지 그려볼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했다.


최근 우리는 꽤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연일 이어지던 물가 상승, 사건사고, 자연재해,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계엄 선포까지.


똘똘 뭉쳐서 시련을 극복하는 것에 올인해도 부족한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계속 겹치면서 상황은 갈수록 더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군주(현재는 대통령 혹은 총리)가 필요하다. 고로 군주의 부재는 국가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올바르지 못한 군주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하루빨리 불안정한 상황이 정리되고 다시 안정기에 접어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래야 사람들이 정체에서 벗어나 그 너머를 바라보며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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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처방합니다 - 나를 알고 사랑하는 이들을 이해하는 심리 카드 29
노우유어셀프 지음, 최인애 옮김 / 마음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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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상담 심리서!"



선물 받은 책을 묵혀두다 이제야 읽어본다. 순서에 밀리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속 쳐다보고만 있었는데 드디어 목적을 이뤘다.


이 책은 노우유어셀프라는 집단에서 상담 심리를 하면서 의뢰받은 고민들 중 특별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의뢰한 고민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나와 타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까지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보통의 심리 책들은 어떤 것의 사례나 심리분석 등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특정 심리에 대한 원인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대처방안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 그다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막연히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너머를 생각해 당황스러운 상황이나 불필요한 심리전을 피할 수 있고, 또 사람마다 성향과 기질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표현하는 점을 이해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총 29가지의 심리와 처방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에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타인이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또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를 통해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근본적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그런 심리를 제대로 수용하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들의 심리를 이해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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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노우유어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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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유어셀프는 해외 유수 대학교에서 임상 심리, 사회복지, 정신건강의학을 배운 전공자들과 중국의 유력 매체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일컫는다.


이들은 청년들의 자아탐색을 돕고자 상담 심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유익한 사업도 펼치는데 <심리를 처방합니다>는 그 사업의 일환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29개 심리 주제는 내담자들이 노우유어셀프를 통해 상담한 수많은 내용 중에 가장 많이 의뢰한 고민들을 선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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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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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유형------



◎심리


■상대방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틀, 애착 유형의 종류


▷안정애착형

안정애착형은 가장 이상적이며 건강한 애착 유형이다. 안정애착형 사람은 상대방에게 적당히 기대면서도 각자 더 큰 세상을 탐색할 수 있도록 서로의 독립성을 존중한다. 또한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잘 전달하는 편이며, 마찬가지로 상대의 필요에 즉시 부응한다.


▷몰입애착형

몰입애착형 사람은 늘 '감정적 목마름'을 호소한다. 이들은 상대방에게 상당히 의존하며 약속에 집착하는 편이다. 또한 상대를 잃을까 봐 과도하게 걱정하며, 자신이 필요한 때에 상대가 곁에 있지 않거나 즉시 응답해 주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


▷공포-회피애착형

공포-회피애착형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버려지고 거절당할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을 솔직히 표현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멀어지고 주로 냉담해지는 쪽을 선택한다.


냉담함을 선택하는 것은 냉담함 이외의 다른 감정을 드러내는 자체를 수치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드라마틱 하고 기복이 심하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관계에 빠지기 쉽다.


▷거부-회피애착형

거부-회피애착형 사람은 상대에게 자기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으며, 상대도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거나 정서적 위안을 구하지 않기를 바란다.


상대와 더 깊은 관계가 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데도 인색하고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 탓에 이들은 불성실하고 친밀도가 떨어지는 연인으로 평가되며, 표면적 친밀관계를 맺을 확률이 높다.



■애착 유형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

애착 유형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어린 시절 경험한 양육자의 태도다.


▷안정애착형

주양육자, 주로 부모가 영유가기부터 아이의 필요에 민감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하며 일관된 양육 태도를 보인 경우 '안정애착형'의 사람이 된다.


▷몰입애착형

주 양육자의 양육 태도가 일관적이지 않고 변덕스러울수록 몰입애착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포-회피애착형

어렸을 때 주 양육자에게 적절한 반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무시와 냉대를 당한 사람은 타인과 가까워지거나 친밀해지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거부-회피애착형

똑같이 주 양육자에게 무시와 냉대를 받았어도 자신이 아닌 부모에게서 원인을 찾을 때 거부-회피애착형이 형성된다. 즉, 자신이 무시당한 것을 모두 부모의 잘못으로 돌리고 이 경험을 '분노'의 감정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남긴 불안정감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심리학자들은 '쟁취한 안정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쟁취한 안정감'이란 어린 시절 부모와의 상호작용에서 안정애착을 얻지 못한 사람이 성인이 된 후 스스로 노력해서 안정애착형이 된 경우를 이른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기 노력으로 안정감을 쟁취한 사람은 친밀한 관계에서 느끼는 만족도가 어려서부터 안정애착형이었던 사람 못지않게 높았다.



■애착 유형을 바꾸기 전에 해야 할 일


▷자신의 애착 유형 파악하기

먼저 자신이 어느 애착 유형에 속하는지, 혹은 어떤 애착 유형들의 교차점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자기 진단 계속하기

일상생활에서 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을 계속 진단한다. 일단 자신이 어떤 애착 유형인지 이해하고 나면 자기 진단을 통해 스스로가 친밀한 관계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을 바라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의 진짜 욕구를 발견하는 것이다.


단, 자기 점검 과정에서 자신에게 충분한 '자기자비'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자기 점검은 자기 비난이 아니다. 그러니 만약 내 안에서 상대에게 반복적으로 사랑을 확인받으려는 욕구가 발견된다면, 자괴감에 빠지는 대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괜찮아. 이 욕구는 예전에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얻지 못한 탓에 생긴 것일 뿐, 결코 내 잘못이 아니야."




◎처방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안정적으로 바꾸는 데는 다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안정애착형 사람을 찾아서 친밀한 관계 맺기

안정애착형 사람과 장기간 안정된 친밀 관계를 맺는 것은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려면 특히 2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상대의 애착 유형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자신의 욕구를 솔직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연애 초기에 자신의 진짜 감정과 욕구를 자꾸 숨기고 최대한 감춘다. 이유는 단순하다. 상대가 떠날까 봐 두려워서다. 그러나 오히려 숨긴 탓에 두려움이 현실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차라리 처음부터 서로의 감정과 욕구를 솔직하게 밝히고 소통하는 편이 훨씬 낫다.


나보다 안정된 애착 유형에 속하는 상대는 매우 훌륭한 본보기다. 이런 사람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으면서 좋은 영향을 받고 진실한 상호작용을 경험하다 보면 점차 자신을 보는 시각이 바뀐다. 더 나은 상호작용 방식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배우며 실천할 수 있게 된다.



2. 상담심리사에게 정기적으로 상담받기

좋은 상담심리사와의 관계는 그 자체로 안정되고 유익한 애착 관계의 모범이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안정되고 신뢰감 넘치는 인간관계를 체험하고 좀 더 나은 소통 방식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심리 치료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온전히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일단 근본적으로 나와 타인의 상태를 먼저 알아두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아 29가지의 심리 중 첫 번째로 '애착유형'을 꼽아보았다.


이 애착유형은 아주 미묘하지만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심리적인 나의 상태, 어쩌면 그것부터 알아가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이를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비롯해, 나의 부모는 어떤 사람인가까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또 나의 애착유형을 이해함으로써 그동안 나를 공허하게 했던 감정이나, 연인,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부딪혔던 일들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와 타인을 이해했다면, 다음은 처방전에 따라 더 나은 나를 위한 대안을 찾아 노력하면 된다.



------감정------


◎심리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사랑은?

유창한 감정 표현이란 정서적 언어를 써서 자신의 감정과 내적 상태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유창한 감정 표현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진짜 감정을 비판 없이 느끼고 표현하며, 의식적이고 창조적으로 감정을 다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순간은 그리 자주 있지 않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친밀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를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추상적인 감정을 구체적인 언어로 전환할 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감정의 언어화'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단어나 문장 역시 모호하고 불분명하며 짧고 두루뭉술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내면의 다층적인 감정을 좀 더 정확하게 포착할수록 사용하는 언어도 점차 풍부하고 명료해진다.


또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실행 능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므로 여러모로 키우면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유창한 감정 표현이 잘 안된다고?

유창한 감정 표현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먼저 사회적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자신의 감정, 특히 나약함, 좌절, 분노 등 '좋지 않은'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는 일을 권장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개인은 자신의 감정을 긍정하기보다는 부인하는 법을 먼저 배운다.


더욱이 남성은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금기시되기 때문에 감정 표현만큼은 확실히 열세다.


유창한 감정 표현을 막는 것은 사회뿐만이 아니다. 우리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그것이 부정적인 감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감정 표현을 억누르는 이유>


▷첫째, 솔직한 감정 표현은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소통하면서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다투면 다툴수록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점점 알 수 없어진다면, 서로 다른 외국어로 대화하는 사람들처럼 각자 다른 맥락에서 상상 속의 상대와 대화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셋째, 상대를 동맹이 아닌 적으로 여긴다.



■진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다음 3가지 유형 중 하나가 될 경향이 높다.


▷분노형 관계

입만 열면 상대방 탓을 한다. 또한 '나는 옳고 상대는 그르다'고 생각한다.


▷위축형 관계

좀처럼 다투지 않는다. 다툴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 다툼을 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대에게 불만이 있어도 직접 말로 표현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그 대신 상대의 눈길을 피하거나 오랫동안 대화를 거부하는 등, 행동에서 부정적 감정이 배어난다.


▷접근-회피형 관계

애착 유형으로 봤을 때 '몰입애착형'과 '거부-회피애착형'이 만나면 '접근-회피형' 관계가 된다. 한 사람은 계속 다가가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계속 도망치려 하는 것이 이 관계의 특징이다. 문제는 각자의 반응이 상대를 더욱 자극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접근-회피형 관계에서는 한 사람이 화를 내며 상대를 비난하면 다른 사람은 '방어모드'로 반박, 부정하다가 결국 아예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그런데 위의 3가지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은 두 사람 모두 극도로 외로워진다는 것이다.



◎처방


●상처 입을까 두려워 머뭇거릴 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공격'과 '회피', '토로'가 있다. 그런데 앞에서의 유형들은 원활한 감정 교류를 촉진하는 '토로'보다 감정 교류를 차단하는 '공격'과 '회피'를 선택하는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토로란 상대에게 나의 내밀한 감정과 생각을 과장하거나 숨기지 않고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다. 토로는 감정 전달의 핵심으로, 부정적 감정이든 긍정적 감정이든 모두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유 모를 불편함이 느껴질 때

때로 우리는 친밀한 관계에서 이유 모를 불편함이나 피로감을 느낀다. 하지만 내가 왜 이런지, 나의 내면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독하고 파악해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일단은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그 감정을 책임지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더 나아가 상대에게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았다면, 상대에게 그 감정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서 표현하고 설명한다. 내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상대가 제대로 이해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로는 다 표현이 안 될 때

감정 표현의 주된 수단은 언어다. 그런데 여기에 따뜻한 눈빛이나 다정한 신체 접촉 등이 더해지면 감정을 훨씬 잘 전달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응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누군가를 응시한다는 것은 그에게 모든 관심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언어가 감당할 수 있는 소통의 범위는 제한적이다. 말로는 복잡다단한 감정의 일부밖에 표현할 수 없다. 가끔은 따뜻한 눈빛이나 손길처럼 소리 없는 소통 수단이 더 많은 감정과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바로 '감정'으로,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절대 이것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함께 알아보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까지 나누고 싶어 가져와봤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그렇기에 감정은 그 어떤 것들보다 우선시 되며, 이것으로 말미암아 은혜를 갚기도 하고 또 원수지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감정 표현에 서툴다 보니 보통은 원수지간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듯 중요한 감정을 사람들이 잘 표현하지 못하면서 결국 의사전달은 물론 의미까지 왜곡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의 감정을 잘 주고받기 위해, 친밀한 관계를 위해 우리는 감정을 나누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다.


감정 표현에 서툴다면,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 보면 어떨까 한다. 나와 너,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내향성------


◎심리


칼 융의 이론에 따르면 내향성과 외향성을 가르는 기준은 마음의 에너지가 향하는 방향이다. 에너지가 내면으로 향하면 내향적 사람, 외부로 향하면 외향적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내향적 사람은 외부 세계보다 자기 내면세계에 관심이 더 많으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대인기피증이나 사회불안장애는 전혀 아니다. 이들이 혼자 있는 것은 자발적인 선택이며, 혼자 있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단순히 성격 특성에 불과하기에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일상적인 사교 생활에서는 내향적인 사람이 더 많이 고민하며 더 큰 불편함을 겪는다. 특히 사교 생활 숙취는 이들에게 신체적 불편함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감까지 안긴다.



■내향적인 사람이 사교 생활하면서 흔하게 겪는 상황이나 어려움


▷신나는 분위기라고 무조건 신나지 않아

외향적인 사람은 외부 자극에서 긍정적 감정과 에너지를 얻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보상이 많다면 오래 걸려도 기다릴 수 있어

대뇌가 외부 자극, 특히 보상에 보이는 반응은 2가지다. '즉각적 만족'을 추구하거나 '지연된 만족'을 기다린다.


어떤 사람의 대뇌는 즉각적 만족을 선호하기 때문에 당장 손에 넣을 수 있는 보상을 더 좋아한다. 그에 비해 어떤 사람은 눈앞에 보상이 있어도 충동을 억제하고, 더 나은 보상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편을 선택한다. 이를 가리켜 '만족 지연 능력'이라고 하는데, 개인의 자기통제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혼자 차 마시며 책 읽을 때가 가장 좋아

내향적인 사람이 자극에 더 민감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이 때문에 똑같은 수준의 외부 자극을 받아도 내향적 사람은 외향적 사람보다 훨씬 쉽게 주의가 분산되고 집중력을 잃는다.


특히 내향적 사람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에서 음악의 방해를 많이 받았다. 그만큼 외부 자극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내향적인 사람은 사교적 환경에서 낯선 자극이 많으면 많을수록 에너지가 빨리 떨어진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혼자 지내면서 스스로를 충전하는 시간이 주기적으로 필요하다.


▷성과를 말하는 게 잘난 척하는 것 같아

내향적 사람은 자신의 장점이나 성과를 남들에게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아니다. 자기 자랑을 하는 것 같고 다른 사람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한담이나 불필요한 대화는 피곤해

내향적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가벼운 대화나 한담 나누기를 어려워한다. 심지어 얼굴만 아는 사람과 인사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일부러 돌아서 가거나 못 본 척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내향적인 사람이 사교에 참여하는 목적은 타인과 심도 이는 관계를 맺는 것이지, 단순히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가벼운 한담보다는 질적이고 깊이 있게, 자신이 진짜 관심이 이는 화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향적 사람만이 가진 장점


▷감정은 객관적으로, 설명은 구체적으로

내향적 사람은 좀 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을 쓰고 설명을 잘한다. 자신의 주관적 감정보다 객관적 사실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상황을 최대한 고려한 뒤 의견을 내는 성격 특성 때문에 내향적 사람은 남을 오해하게 만드는 일이 적다.


또한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성찰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의 약점과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런 만큼 사교 활동에서 스스로를 과장되게 부풀리지 않고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자신과 맞는 상대를 좀 더 쉽게 찾아낸다.


▷교류는 깊이 있게, 이야기는 풍부하게

내향적인 사람은 형식적인 대화와 한담을 즐기지 않으며 깊이 있는 교류를 선호한다. 그래서 비록 친구가 많지는 않지만 한번 사귀는 깊게 사귀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또한 내향적 사람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만큼 관찰력 또한 뛰어나서,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한 부분까지 잘 알아차린다.


이렇듯 디테일을 포착하는 능력 덕분에 내향적 사람은 사교 활동에 필요한 이야깃거리를 좀 더 풍부하게 얻는 편이다.



◎처방

내향성은 성격 특성이기 때문에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이미 정해진 성향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장점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사교 활동 방법을 찾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


●새로운 인연은 말보다 글로 소통

내향적 사람 중에는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잘하고 또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만약 새로운 인연을 만들 때 말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어색하다면 문자나 편지로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야깃거리는 공통 화제로, 미리 준비

내향적인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그럴 때는 굳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사교적 만남에 앞서 이야깃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구라고 상상하고 한두 사람에게 집중

수십 명이 참여한 모임에서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당황하지 말고 소수의 몇 사람과 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눈앞의 낯선 이를 친구라고 가정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 홍보는 필수, 방법은 꾸준한 연습

먼저 자기 홍보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극복해야 한다. 사실, 자기 장점이나 성과를 내보이는 것은 전혀 이상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사교 활동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자신과 관련된 일은 자기 자신이 가장 진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부끄럽고 어색하겠지만 가까운 사람, 가족이나 친구를 대상으로 자기 홍보를 연습해 보자. 자꾸 시도하다 보면 낯선 이에게도 자기 장점을 자연스레 어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충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

내향적 사람에게 '에너지 충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사교 생활 숙취가 엄습했을 때는 마음을 어지럽히는 상황을 떠나 혼자만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물리적으로 반드시 혼자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람이 북적이는 카페 구석에 앉아 귀에 이어폰을 꽂기만 해도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법, 애초에 숙취에 빠지지 않도록 사교 생활도 계획적으로 하는 편이 좋다.


낯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중 누군가는 반드시 조용함 뒤에 숨겨진 당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테니 말이다.



*****


마지막으로 꼽은 '내향성'은 나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파악해 보자는 취지와 함께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바로잡아 보고자 정리해 보았다.


심리적인 부분들을 읽으면서 내내 '맞아맞아'를 속으로 연발했는데, 하나같이 다 내 이야기 같아 더 공감이 많이 갔던 것 같다.


시끄러운 곳, 사람 많은 곳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쩐지 금방 지치고 기가 빨리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혼자 책 읽고 차 마시는 시간은 나에게 일상이자 힐링의 시간이다.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이 심해서 가급적 책을 읽거나 무언가 골몰할 때는 음악도 켜지 않는다. 확실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오래 기다리는 것도 잘하고, 사사로운 이야기보다 질적인 이야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음)


디테일적인 부분에 대한 캐치도 잘한다. 남들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눈에 확 들어와 때로 보완해야 할 점들이나 수정해야 할 점들이 눈앞에 아른거릴 때도 있다.


무엇을 하든 나만의 에너지 충전시간은 필수고, 말보다 글로 쓰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 요즘은 대면하는 것, 통화하는 시간도 꽤 불편해졌다. 자기 PR이나 사교모임 같은 경우는 사회생활하면서 많이 단련되어서 연습이 되었는지 이제는 어느 정도 편하게 구사할 정도는 되었다.


이런 상황들을 두고 어떤 이들은 오해하거나 피곤함을 유발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신나는 분위기에선 모두 다 신날 거라고 생각하고 초대를 하거나 억지로 데려가려 한다.


낯선 자극에 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를 잘 모르고 그저 민감한 사람 취급한다. 또 낯선 사람을 불편해하는 것을 두고 간혹 사람 자체를 싫어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런 나의 성향을 잘 파악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그런 상황이나 사람 정리를 많이 했다. 불필요한 요소들을 걸러내고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 나를 놓아둠으로써 스트레스 지수를 많이 낮췄다. 덕분에 만족감이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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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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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살 때는 잘 몰랐던 것들이 어느 순간 탁! 하고 걸리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 나의 상태, 나의 심리를 제대로 마주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럴 때야말로 나를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이렇듯 살아가다 문득 탁! 하고 걸리는 29가지 심리와 그에 대한 처방전을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내가 그때 왜 그런 생각과 행동을 했는지, 또 왜 상대방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순서 상관없이 관심이 가는 주제나 혹은 현재 나의 상황과 비슷한 주제를 먼저 선택해 읽어보자. 그러면 나의 상태를 진단함과 동시에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는 맞춤 처방을 통해 현재 나를 불안 혹은 불편하게 만드는 심리를 극복할 수 있는 행동지침을 따르면 된다.


이와 같이 이 책은 나와 타인의 심리를 제대로 파헤쳐 근본적인 원인과 이유를 알 수 있게 도와주고, 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맞춤 처방까지 연계해 줌으로써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추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를 바로잡아주는 역할까지 더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통상적인 사회적 시선이나 전통적 가치관의 사슬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져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부분은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고 있는 '결혼', '원가족', '아버지', '모성', '모자관계', '독립과 자립'에 관한 주제들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너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사회적 통념을 깨부수고 잘못된 편견에서 탈피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문득 '왜 이럴까?'하는 의문이 든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멈춰서 제대로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여보자. 그렇게 나를 제대로 알고 발견하다 보면 이해되지 않았던 나 자신은 물론, 가족, 친구, 더 나아가 대면하는 이들의 심리까지 제대로 알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만약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타인까지 이해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면 타인은 차지하더라도, 평생 함께 살아가야 할 나 자신만이라도 제대로 알면 조금은 더 감정적으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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