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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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와 찰나의 순간 지나가 버린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



의미심장한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제목만큼이나 내용 또한 심오해서 다 읽고 난 후에 한참을 지나간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내게서 사라진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그 시절을 지나며 놓쳐버린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이다.


더불어 새롭게 얻게 된 것들과 달라진 현재의 모습들을 함께 비교해 보면서 나는 과연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지나간 과거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며 유지하려는 쪽인지, 아니면 현재 주어진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책임감 있게 살다가 문득문득 지금 내가 사는 방식이 맞는지, 과거 내가 꿈꾸던 것들은 어디로 갔는지 되물으며 사는 쪽인지 말이다.



총 15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십 대 남성 화자의 일인칭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본인 혹은 상대방의 직업이 대체적으로 대학가나 예술계 쪽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젊은 날의 꿈과 연결되면서 지난날을 회상하는 형태로 전개되는데, 그러면서 잊혀진 것들, 사라진 것들이 하나씩 수면 위로 드러나는 방식이다.


사라진 것들을 살펴보면, 친구, 우정, 생활패턴, 옛 애인, 꿈 혹은 미래, 아이의 애정, 단골 식당 혹은 단골 메뉴, 이웃과 같은 것들인데, 과거에는 당연한 듯 누리던 것들이 세월이 덧입혀지며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찬란한 시기에 곁에 있던 것들은 어느새 잊혀지거나 희미해지고, 이제 그 자리에는 현실적인 다른 것들이 채워지면서 모든 것은 다 그렇게 과거에 자리하게 된다.


지나온 자리에 흔적만 겹겹이 남은 그것들을 바라보며, 지금의 나에게는 무엇이 남아있는지 또 이미 지나간 것들이 내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인생은 찰나의 순간이다. 이것을 두고 애도하며 슬퍼할 것인가 아니면 그렇기에 더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것인가는 개인 선택의 문제다.


지금까지는 사느라 바빠 미처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면, 이번 기회에 이 책에서 다루는 '사라진 것들'을 살펴보며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꽤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을 읽다 보면, 이미 지나간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아름답거나 흥미롭다기보다 오히려 회환과 후회와 같은 단어들이 더 많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고 겪는 '삶'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비슷한 감정과 공감대 형성은 확실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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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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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내가 오버랩되며 달라진 현실의 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여러 해 동안 만나지 못한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나는 어쩐지 그 속에 섞여들지 못한다.


주인공은 자신만 변한 것 같고 친구들은 여전히 과거의 시간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이질감이 느끼게 되면서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의 나는 늘 불안에 시달리며 그것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을 당연한 일과로 여기며 살아간다.


그들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면 나만 다른 나라로 이민한 사람처럼 멀리 동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친구들은 아직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데 나는 두툼한 허리와 넓적하고 편한 신발, 희끗희끗한 턱수염에 굴복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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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이렇게 익숙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지만 나는 그들에게 호응할 수가 없었다.

(...)

그들 대부분을 이십 년 가까이 알고 지냈는데도 그 순간엔 거의 모르는 사람들 같았다. 나는 술을 한 잔 따라 마신 뒤 누구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은 채 복도를 지나 현관 밖으로 걸어 나왔다.

14~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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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주인공은 꽤 오랜만에 옛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주제와 관심사를 드러내는 친구들을 보며 주인공은 되려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위 문장은 그러한 상실감이 잘 드러난 대목으로, 우리네 현실 속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혼자와 미혼자, 아이가 있는 집과 없는 집의 사정에 따라 만나는 횟수가 달라지고,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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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런 일이 의례처럼 되어버렸다. 밤중에 자다가 깨어 뒷마당을, 세탁실을, 차고를 확인하는 일, 이상한 소음의 정체를 알아보는 일, 창문을 단속하고 잠금장치를 더 단단히 채우는 이런 일. 이것이 우리가 들어온 새로운 세상, 우리가 꾸기 시작한 새로운 꿈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도 가끔은 그 꿈에 균열이 생기는 때가 있었다. 과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그 다른 삶이 살짝 윙크를 보내는 때가 있었다.

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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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주인공은 이제 매일 불안에 시달리며 가정을 지키는 것이 일과가 되어버렸다. 삶의 관점뿐만 아니라 패턴도 젊은 날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때때로 과거가 떠오를 때면 현재 삶에 작게 균열이 생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으로서 주인공은 현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음을 위 문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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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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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기 전과 된 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에 대해 다루고 있는 소설로 아이가 생겨남으로써 달라지고 잊혀진 자신의 일과와 삶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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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어? 그 모든 게 변한다는 것을. 그런 우리가 영원할 순 없다는 것을, 첫아이가 태어나면 담배가 영원히 사라지고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 와인과 심야의 여유도 사라진다는 것을. 이제 우리가 함께하는 인생은 더욱 풍부해지고, 사랑과 선의는 두 배가 되고, 집안에는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웃음과 더 많은 재미가 있겠지만 결국 우리는 줄어들겠지.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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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서 겪는 고충이자 애환, 혹은 완전히 달라지는 삶에 대해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태어남으로써 얻는 기쁨과 행복도 물론 있지만, 그 시간 속에 '나'라는 존재는 서서히 줄어들어 점차 사라져 가는 듯한 느낌은 비단 이 소설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현실 속 모든 부모가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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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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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옛 여자친구 마야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로, 이제는 그녀 인생의 3자인 주인공이 그녀의 삶을 회고하며 인생의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찬란한 청춘시절 주인공은 미술가인 여자친구 마야와 작은 차고 아파트에 세 들어 함께 살았다. 그러다 예술을 하며 특별한 삶을 살기를 원했던 마야는 결국 주인공을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마야는 그곳에서 예술가로서 승승장구하기는커녕 암과 사투를 벌이느라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그렇게 예술가와는 먼 삶을 살다가 결국 사망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그러한 마야의 삶을 떠올리며 회상하는 형태로 전개되는데, 원하던 장소에 도착했지만 암 투병으로 인해 그토록 바라던 미래는 펼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마야의 꿈과 미래를 살펴보다 보면, '인생무상'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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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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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연주자로서 승승장구하던 내털리는 어느 날 손떨림 증상과 함께 원인 모를 병에 걸리게 되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 직장, 일상을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


항상 탁월한 재능을 뽐내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던 그녀이지만 갑작스럽게 생긴 손의 이상으로 그녀는 큰 시련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는 그런 과정을 겪어나가며 하나 둘 이전의 영광을 내려놓는 내털리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누구나 갑작스럽게 겪을 수 있는 일이라 더 끔찍하게 다가왔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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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중증도가 낮고 진행성이 아닌 경우도 있으나 어쨌든 삶을 뒤바꾸는, 내털리처럼 손에 생계가 달린 사람에게는 특히 타격이 심한 질병이었다. 떨림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기도 하고, 그대로 유지되거나 거의 변화가 없기도 하고, 흔치 않은 경우 오히려 나아지기도 한다고 의사는 말했다. 다행히도 당장은 떨림이 손에 국한되어 있었고 주로 오른손에 나타났다.

(...)

내털리는 자신의 경력에 대해서, 그리고 이 상황이 연주자로서만이 아니라 음악과에 새로 임용된 교수로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

의사는 일상에서 받는 모든 유형의 신체적, 정서적 스트레스가 떨림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첼로 연주를 계속하고 싶다면 일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77~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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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람들에게는 큰 타격이 없는 일이었을지 모르나 첼로를 연주해야 하는 연주자로서는 타격이 컸던 이 질병으로 인해 내털리는 자신의 경력과 삶 등 많은 부분에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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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대학의 현악사중주단 공연을 취소했다.

(...)

그날 밤 내털리는 무너졌다. 진단을 받은 뒤로 그녀가 처음 운 날이었다.

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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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여태껏 힘껏 노력해 온 일들이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때 내털리는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현악사중주단 공연을 스스로 내려놓음으로써 내털리의 변화는 시작된다. 병의 진단이 내려졌을 때도 희망을 품었던 내털리는 그렇게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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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우리 아이들을, 그리고 그 애들이 십대가 되었을 때 우리의 삶이 어떠할지를, 특히 자신의 증상이 더 진행되어 지금보다 나빠진다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8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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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자신의 현실을 깨닫게 된 내털리는 누구보다 이성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려 노력한다.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며 대비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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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무대 위의 내털리를 보면서 위대함이란, 특출하고 탁월한 재능이란 이런 것임을 깨닫던 순간이다. 물 흐르듯 유연하게, 마치 몸의 연장인 양, 팔의 일부인 양 움직이던 활을 바라보던 기억, 공연 중 이따금 눈을 감고 자기 안으로 사라지는 듯하던 내털리, 오르내리는 박자에 맞춰 호흡도 빨라졌다가 느려지고, 어떤 순간에는 꿈이나 무아지경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환희 밝아지던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9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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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내털리는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이었다. 탁월한 재능까지 갖춘 인재 중의 인재였지만, 병으로 인해 이제 다시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마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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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색 지대를 부유하면서 어떤 미래가 올지 모르는 채로 모든 결과를 조마조마 걱정하고, 혼자 있는 순간에는 요즘 우리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는 어떤 느낌을 견디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의 몸이 엄청나게 허약하며, 갑작스럽고 불가해한 방식으로 우리를 배반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었다.

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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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감에 따라 나 역시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의 몸은 언제 어떤 식으로 우리를 배반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현재 아무리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현재, 지금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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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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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라인벡에 사는 이유는 이십 년 가까이 친하게 지낸 친구들 때문이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두어 달이 두어 해가 되고, 두어 해는 이십 년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친구들과 동떨어져 산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게 여겨질 무렵, 불현듯 친구들이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속에는 두 친구가 라인벡을 떠나 오스틴으로 이주한다는 계획이 숨어있었다. 주인공은 그것을 알게 된 후에 배신감, 슬픔, 불안감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이 유독 좋아하는 셋이 함께 찍은 오래된 사진을 볼 때면 늘 기분이 좋아지고는 했는데, 이제는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 것은 물론 그 앨범이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두려운 생각이 들 정도다.


그는 그 사진을 찍었을 당시의 많은 디테일들이 이제는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을 떠올리며 이와 같은 작고 사소한 것들이 수없이 지워진 것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지금 친구들과 헤어지는 일조차 언젠가는 기억 속에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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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앨범에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사진이 한 장 있다. 맥두걸 스트리트에 있던 내 아파트에서 셋이 함께 앉아 와인을 마시는 사진이다.

(...)

그 사진의 재미있는 점은 맥두걸 스트리스의 그 오래된 아파트가 겨울에 얼마나 추웠는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날이 언제였는지, 그 사진을 누가 찍어주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궁금해진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많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을지. 그런 사소한 기억들이 얼마나 많이 지워져버렸을지.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지 두 주가 지났고, 때로는 이 시간의 기억 역시 지워질지 궁금해진다. 라인벡에서 보내는 우리의 마지막 날들의 기억도 언젠가는 사라질지.

125~1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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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고는 한다. 좋았던 일도, 슬펐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기뻤던 일도.


지금 당장 어떤 감정에 사로잡혀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아도 막상 지나고 나면 또 그렇게 서서히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만다. 삶이란 이런 망각 때문에 살기도 하고 또 안타까워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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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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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어느 날 실종됐다. 그리고 이제는 사망처리가 되어 주인공은 그런 친구의 유품을 정리하러 그의 집에 들렀다.


친구가 소중히 했던 물건을 하나하나를 정리하며 그는 문득 친구의 마지막이 얼마나 외로웠을까를 떠올려보게 된다. 이와 더불어 모든 것들이 여기 이 자리에 있지만, 친구만 없다는 것에 깊은 슬픔과 그리움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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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을 떠올리며 그 친구가 벌써 얼마나 그리운지, 그의 얼굴을 얼마나 보고 싶은지, 대니얼이 없는 내 인생을 상상하기가 벌써 얼마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지 생각했다. 소중한 나의 친구. 인생의 다른 수많은 일에서는 그토록 운이 좋았으나 한 번의 지독한 일격을 당한, 소중하고 또 소중한 나의 친구. 대니얼이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이, 이렇게 아름다운 그의 수영장에 우리는 있는데 그는 없다는 것이 너무도 부당하게 느껴졌다.

3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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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함께 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더 이상 볼 수도, 함께 할 수도 없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주인공은 실종으로 인해 사망처리된 친구의 유품을 정리하며 깊은 애도와 슬픔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친구는 이제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수영장을 누빌 수도, 즐길 수도 없다. 모두가 예전과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친구만 그 자리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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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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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에게 있어 사라진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달라진 미래와 꿈, 그리고 물건, 사람, 관계 등등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시간이라는 열차를 거친 후 사라지거나 없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사라진 것만큼 새로 얻은 것들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는데, 그동안 너무 의식하지 않고 흘려보낸 것 같아 반성의 시간도 가져본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2배, 3배 더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고 하는데 지금부터라도 흩어지는 순간들을 더 '의식'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찰나에 사라지는 것들을 모두 붙잡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 실린 주인공들처럼 나중에 후회하거나 아쉬워하는 감정의 빈도나 강도는 좀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무렇지 않는 상태로 살 때는 잘 모르지만, 워낙 요즘은 사건사고가 예상치 못하는 순간에 많이 발생하고 있어 특히 하루하루를 더 귀하고 알차게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 멀리만 바라보기보다 오늘 그 자체를 온전히 꽉 채워 보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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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2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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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헌책방 거리에 있는 자그마한 서점.

여기에는 소소한 이야기가 가득 있다.

수많은 사람의 마음 또한, 이 서점에 담겨 있다.

2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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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었던 1편의 느낌이 좋아 연이어 2편까지 읽게 되었는데, 2편은 새로운 에피소드를 담았다기보다 1편의 후일담이 담긴 느낌이었다.


5년간 집을 나가 행방불명 되었다가 돌아온 외숙모, 여전히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사토루 외삼촌, 스보루 카페에서 만난 것을 인연으로 친해진 도모 짱, 도모짱을 짝사랑했던 다카노 군, 그리고 스보루 카페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게 된 와다 씨 외에도 모리사키 서점에 방문하는 여러 단골들과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2편에서 만나며 이제서야 뭔가 제대로 마침표를 찍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더해 감정을 전달하는 데 서툴렀던 다카코의 성장담까지 만나면서 책이 주는 위안과 헌책방만이 주는 분위기, 그리고 이웃 간에 나누는 정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항상 '빨리빨리'에 젖어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어쩐지 '느리지만 확실하게' 삶을 꾸려나가는 느낌이 들어 더 집중하며 읽게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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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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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진보초 거리에 있는 '모리사키 서점'

도쿄의 진보초. 거리에 있는 거의 모든 가게가 서점인 조금 독특한 거리다. 이곳의 서점을 전부 합치면 170곳이 넘는다고 하는데, 거리에 책방만 내리 이어지는 광경은 제법 장관이다.


큰길 하나만 건너면 오피스빌딩이 늘어선 거리인데, 이 일대만은 정취 있는 건물이 이어진다. 주변의 간섭에서도 멋들어지게 동떨어져 있는, 마치 다른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고즈넉한 분위기에 감싸여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장소는 바로 모리사키 서점으로, 일본 근대문학을 전문으로 다루는 헌책방이다.


외삼촌은 모리사키 서점의 3대째 주인으로, 다만 다이쇼 시대(1912~1926)에 외증조 할아버지가 시작한 초대 점포는 이미 사라졌고, 이 모리사키 서점은 40년쯤 전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이 모리사키 서점은 전통적인 목조로 된 2층 집에 딱 봐도 '헌책방'처럼 예스러운 정취를 풍기는 가게로 실내도 좁아서 한 번에 손님 다섯 명이 들어가면 꽉 찬다.


특이한 점을 꼽으라면, 모리사키 서점에서 다루는 특수한 서적 때문인지 손님도 조금 독특한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보통 말수가 적고, 오로지 열중해서 책을 찾다가 돌아간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다들 반드시 단독으로 행동한다.


선반에는 기본적으로 100엔부터 500엔짜리 저렴한 책이 꽂혀 있는데, 유명 작가의 초판본 같은 희귀 서적도 다룬다.



■스보루 카페

'스보루'는 모리사키 서점에서 걸어서 3분이면 가는 카페로, 이 카페는 남자친구인 와다 씨와 만나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와다 씨의 직장이 이 근처여서 거리상으로도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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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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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코

-스물여덟 살

-3년 전 모리사키 서점에 처음 찾은 후로 꾸준히 방문 중



●모리사키 사토루

-다카코의 외삼촌

-모리사키 서점의 3대째 주인



●모모코

-다카코의 외숙모이자 사토루의 아내

-어떤 사정으로 5년 정도 외삼촌과 떨어져서 살다가 한 달쯤 전에 무사히 돌아옴. 그 후로는 외삼촌과 함께 서점을 꾸리고 있다.



●와다씨

-1년 전 어느 날 밤, 스보루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 같이 커피를 마신 것을 계기로 가까워짐.

-원래 모리사키 서점 손님이어서 얼굴은 알았지만 제대로 대화한 건 그때가 처음

-여름 직전부터 사귀기 시작해 아직 석 달 밖에 되지 않음



●도모짱

-과거 스보루 카페에서 일하던 알바생

-다카코와는 절친이 됨



●다카노 군

-여전히 도모짱을 짝사랑 중

-현재도 '스보루' 카페에서 알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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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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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는 앞서 1편에서 다루었던 에피소드와 관계들이 진척되거나 정리되는 식으로 다뤄진다. 발랄하고 씩씩해 보였던 도모짱의 숨겨진 사연, 다시 암이 재발해 시한부 인생을 살다 사망하는 모모코 외숙모, 이에 큰 슬픔에 잠긴 외삼촌,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곁을 지키는 다카코, 그리고 응원과 힘을 보태주는 단골손님들과 주변 이웃들, 여전히 도모짱을 짝사랑하고 있지만 부담을 주지 않으며 그녀의 속도에 맞춰주고 있는 다카노군까지.


이들이 함께 연대하며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2편에서 다뤄지며 아픔과 슬픔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적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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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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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의외로 어렵구나.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대상이라면 더 그렇다.

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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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다. 소중한 사람이 대상이라면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는 것은 의외로 더 어렵게 느껴진다. 소중하기 때문에, 관계를 망칠까 봐 어쩌면 우리는 더 조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렇기에 더 내 마음을 똑바로 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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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 거리낌 없이 울었다. 같이 큰 소리를 내 엉엉 울었다. 외삼촌이 쓰러지듯이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얼굴을 감쌌다. 나는 그 옆에서 눈물이 바닥에 뚝뚝 떨어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삼촌의 등을 계속 쓰다듬었다.


우리의 오열이 한밤중의 서점에 메아리쳤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져 공기가 덜덜 떨렸다.


마치 이 서점이 하나가 되어 모모코 외숙모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 같았다. 외숙모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마음껏 울고 또 울었다.

아무리 울어도 눈물은 마를 줄 몰랐다.

그 목소리가 언제까지나 서점을 울렸다.

밤은 길고 깊고, 우리를, 모리사키 서점을 다정하게 안아주었다.

262~2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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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해 마지않던 아내 모모코가 암으로 사망한 이후 홀로 남은 외삼촌은 혼자 방에 틀어박혀 매일을 보낸다. 그토록 애정을 가지고 있던 모리사키 서점마저 문을 닫고 두문불출하게 된다.


다카코는 생전 외숙모의 부탁을 잊지 않고, 외삼촌을 찾아가 도움을 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서점 구석에서 외숙모가 남긴 유서와 메모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순간 서점으로 뛰어든 외삼촌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둘은 함께 외숙모가 남긴 마지막 글을 읽게 된다. 그리고 이내 둘은 펑펑 울면서 마지막 애도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위의 글을 그 시간에 대해 서술한 장면으로 이때만큼은 어둠 속에 잠식된 컴컴한 서점이 어쩐지 따뜻하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모두의 추억이 깊게 베여있는 그 공간이라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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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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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헌책방에 대한 추억을 이 책 덕분에 새삼 다시 꺼내보게 되었다. 어딘가 낡고 헤진 느낌이지만, 골목 구석구석 자그마한 가게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어 언제 들러도 허전하다 느껴지지 않던 골목의 풍경들.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쓰러질 듯 위태하게 쌓여있는 책들 사이를 오갈 때면 어김없이 나던 곰팡내들까지.


이제는 '그땐 그랬지'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어 더 아련하게 다가오는 추억담을 이렇게 소설을 통해 만나고 보니, 어쩌면 이런 시간이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구석진 어딘가 쭈그려 앉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양껏 책을 읽는 시간은 그 어디에서도 누릴 수 없는 최고의 호화 시간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는 시간이라고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만의 힐링과 위로의 시간을 가져야 비로소 다시 무언갈해볼 용기도 내보고, 앞으로 나아갈 힘도 낼 수 있을 텐데 한동안 그런 시간을 가지지 못해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상황이 조금 정리되면, 이들처럼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만들어 한동안은 책 속에 파묻혀 살아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그 속에서 마음껏 웃고 울고 화내고 짜증 부리며 감정을 털어낸 뒤에 다시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어보는 것이다.


다카코가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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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를 비춰 아름답고 오래도록 빛나게 한다
한미숙 지음 / 쿤스트포르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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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 걸까?"



처음 기대와는 다르게, 처음 몇 페이지를 읽고는 금세 책장을 덮었다. 모호한 말과 모호한 그림들. 처음에는 내 문제인 줄 알았다. 지속되는 소음에 노출된 탓에 집중하지 못해 발생한 오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연휴 기간 황금 같은 휴일. 적막으로 감싸인 그 기간 중 하루를 이 책에 올인했다.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까지 도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약 200쪽, 통상적인 페이지보다 적어 2~3시간 투자하면 금방 읽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도통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읽으면서 계속 분석을 해나갔다. 왜 이렇게 머릿속에 남는 게 없을까? 왜 이렇게 깊게 빠져들 수 없는 걸까?


다 읽고 난 후 내가 내린 결론은 나는 저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쓰고 그린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어떤 맥락이나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려운 내용들이다.


2006년부터 2024년의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기록과 51점의 드로잉을 담았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거기에 독자를 향한 메시지라던가 어떤 깨달음 같은 느낌은 전혀 없다.


그저 저자 자신만의 상념이나 기록들을 한 데 모아 엮은 책이라는 느낌밖에는 들지 않는다. 날짜도 뒤죽박죽이고 내용도 타인이 판단하기에는 '알 수 없음'으로 귀결되는 내용뿐이다.


그래서 그냥 계속 읽어나갔다. 까만 것은 글자, 하얀 것은 종이. 그리고 여기에 더해 간간이 배치된 드로잉도 그냥 보고 넘겼다.


간혹 작업이나 프로젝트 활동에 대한 두려움이나 어려움 등에 대해 기록한 것들이 발견되기는 했으나 이 역시 저자 자신의 상념들을 나열한 문자들이기에 타인에게 큰 감흥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멍 때리다 발견한 글자를 그냥 눈으로 읽듯이 그 역시 그냥 읽고 넘기게 된다.



일기 같기도, 메모 같기도 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그렇게 나에게는 '꽃'이 되지 못했다. 글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하는 나이지만 모호하게 쓴 누군가의 글과 그림은 생각보다 더 어렵게 다가왔다.


나는 저자가 아니고 저자도 내가 아니기에, 저자의 머릿속과 경험에 다가갈 수 없는 나는 그저 텍스트 주변을 빙빙 맴돌다 그렇게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런 의문만 남았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뭐였을까? 내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던 걸까? 내가 놓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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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을 부른다
조남선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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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저자는 이 책에서 삶 속에 스며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이야기하는데 읽다 보면 '삶이란 무엇인가?' 내지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자가면역질환에 걸리며 병마와 싸우게 된다. 그리고 20대에는 친구의 배신과 절망, 부모님의 투병과 죽음을 겪기도 하고, 결혼 이후에는 경제적인 시련도 겪게 된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마흔 때쯤에는 갑자기 찾아온 우울감으로 생에 처음 홀로 배낭을 짊어지고 세계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큰 테두리에서 살펴보면 누구나 살면서 겪는 질병, 사망, 배신, 우울, 좌절 등에 대한 내용이다. 하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를 나락으로 이끄는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이다.


여기서 핵심은 이런 문제들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뜨겁게 껴안고 헤쳐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저자는 후자의 선택을 통해 나를 돌보고,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돕는 손길로써 자신의 인생을 사랑으로 보듬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삶을 사랑으로 껴안은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살면서 갑자기 들이닥치는 시련 앞에서 나는 어떤 생각과 태도로 삶을 대할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각 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순서 상관없이 더 끌리는 장을 먼저 읽어봐도 무관하다.


●첫 번째 이야기: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의 여행기

●두 번째 이야기: 소박한 일상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사랑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 추억 속에서 길어올린 사랑 이야기와 부모님께 배운 삶의 지혜

●네 번째 이야기: 넉넉한 마음과 깊은 이해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삶의 가치


아래는 각 장마다 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이 글을 통해 그냥 흘려버렸거나 방치했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인 개입으로 나를 보듬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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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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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연애와 31년의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두 딸(큰 딸 채영과 둘째 딸 채원)을 포함한 네 가족이다. 사춘기 남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며, 한때 조약국 집 팔 남매 가족의 사연으로 방송을 탄 적도 있다.


20대에 친구의 배신과 절망, 부모님의 투병과 죽음을 겪으며 생각지 못한 굴곡을 겪게 된다. 결혼 이후에는 경제적인 시련 역시 겪게 된다.


특히 백혈병으로 오래 투병하시던 어머니, 치매로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한 채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며 저자는 남은 가족들의 고통을 실감하게 되었고, 그래서 오륙 년 전 남편과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를 작성해두었다.


저자는 희귀한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스틸병에 걸려 고생한 적도 있고, 마흔에는 갑자기 우울증에 걸려 일상을 살아가는데 버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 저자는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기보다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찾는 방법을 택하게 되고, 그렇게 다시 자신의 삶과 일상을 되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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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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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던 해 겨울부터 시작된 알 수 없는 열병으로 저자는 몸도 마음도 가라앉아 우울의 늪에 빠지게 된다. 비워낼 여유가 없어 아무도 포용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낯선 곳에서 알 수 없는 이 열병을 다스려 보기로 한다. 오롯이 나만을 돌아보는 시간, 그 일탈의 시간에서 돌파구를 찾길 바랐다.


그렇게 첫 배낭여행을 시작하게 되고 첫 여행지로는 인도를 선택하게 된다.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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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 일 없는 인도에서 그렇게 시간을 잊었고 혼란스러운 풍경 속에서 호리병에 갇힌 나를 잊었다. 내가 본 세상은 넓고 삶은 치열했다.

(...)

인도의 불볕 아래에서 다시 삶을 뜨겁게 끌어안을 에너지를 얻었으니, 뱀처럼 묵은 껍질을 벗고 새로운 마음으로 일상에 들어서려 한다.

19~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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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인도인들을 보며 저자는 삶과 죽음을 한 공간 안에서 마주해야 했다.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과 삶을 살아가고 있던 그들.


밑빠진 독처럼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던 에너지를 저자는 그 땅에서 비로소 채울 수 있었다.


인도 여행의 후기를 살펴보면 완전히 극과 극으로 나뉜다. 아마도 저자가 마주한 그 풍경과 삶의 방식 때문이 아닐까 한다.


완전 날것의 그것, 밑바닥의 그것을 체험한 후에야 비로소 묵은 껍질을 벗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다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때론 다른 환경, 다른 장소에 나를 놓아두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도차이나반도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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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울 거야.' 메콩강은 선물을 주었다. 향기로운 향수와 달콤한 사탕수수, 귀여운 아이들의 그림, 그리고 소년의 귀한 새틀까지.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한 것은 황톳빛 메콩강을 닮아 '슬로'의 삶을 사는 라오스인의 따스한 마음이다.


맑지 않다고 더러운 것은 아니다. 탁한 황토물이 오히려 더 순박하고 정겹다. 메콩강과 함께 흐르는 그들의 삶이 힘겨워 보이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듯이.

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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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어떤 것들은 우리의 시야를 가려, 깨끗한 것을 더럽게 만들고, 더러운 것을 깨끗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알맹이다. 빈국에 속하는 라오스지만, 저자는 이 여행을 통해 따뜻함을 맛봤다.


정으로 통하던 한국 사회지만,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만큼 요즘 우리 사회는 각박해졌다. 아마도 저자는 이처럼 사라진 '정'을 라오스 여행에서 맛봤던 것이 아닐까 한다.



■창녕 화왕산 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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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올랐다. 바위산 꼭대기에 이런 광활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짐작도 못 했다.

(...)

나는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홀로 앉아 표현할 수 없는 무념의 상태에 빠져 온 마음을 다 놓아 버렸다. 머리를 풀어 헤친 억새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제소리를 내고 있었다.


'서걱서걱' 같은 소리였다. 충분했다. 그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충분했다. 자신의 색을 띠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순리대로, 서로의 몸에 기대어 천천히 흔들리며 낼 수 있는 소리를 내면 그만이었다.

(...)

억새밭에서 지혜 하나를 얻는다. 물이 흐르는 대로, 바람이 부는 대로 순리를 따라 사는 삶.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맡긴 억새의 아름다운 몸짓에는 가식도 군더더기도 없다. 어떤 꾸밈음도, 변주도 필요 없는 담백한 소리가 가장 아름답다.

42~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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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에 올라 마주한 억세의 모습에서 저자는 지혜를 얻는다.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어떤 꾸밈음이나 변주도 필요 없는 담백한 소리를 내는 억새에게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얻는다.



■티베트 조장 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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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중에 <염쟁이 유씨>라는 작품이 있다. 평생 시신 염하는 일을 하며 살아온 염쟁이 유씨는 말한다.


"죽는 거 무서워들 말어. 잘 사는 게 더 어렵고 힘들어."


맞는 말이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은 잘 모르는 것 같다.

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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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게 죽음과 삶을 떨어뜨려놓고 생각한다. 그래서 삶은 귀하다 여기고, 죽음은 두려워하며 피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오히려 죽음 덕분에 삶을 더 귀하게 여기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유한한 삶이기에 지금 우리의 '생'은 더 가치 있고 빛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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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일상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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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어도 테니스를 그만둘 수 없다 말할 만큼 테니스를 좋아하던 그가 운동을 일 년간 끊은 적이 있다. 갑자기 내게 온몸의 장기를 침범하는 희귀한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스틸병이 발병했기 때문이다. 이불만 살짝 움직여도 통증이 느껴질 만큼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그는 침대 아래 바닥에 이불을 깔고 일 년을 지냈다.

8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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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목으로, 그토록 테니스를 좋아하던 남편이 운동을 그만두고, 침대 아래 바닥에서 일 년을 머물며 아내 곁을 지켰다. 꼭 말로 하지 않아도, 이런 태도나 행동에서 우리는 깊은 사랑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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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살아?"

(...)

아이의 뜬금없는 질문에 오랜만에 영양가 있는 생각 하나 한 것 같다. ' 왜 사는가?' 하는 철학적인 질문과 그것의 명쾌한 모범답안, '꿈이 있으니까', 그렇다. 나이에 상관없이 꿈은 살아있는 '이유'가 되고 '에너지'가 된다. 십 대와 오십 대, 다른 세상을 걷고 있는 아이와 나의 꿈이 같을 수는 없다.

(...)

꿈은 자기만의 것이니까. 그러니 너도 너만의 멋진 꿈을 품어보렴. 세상은 꿈꾸는 사람의 것이라잖니.

114, 1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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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들이 생각 없이 던지는 질문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저자 역시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 같다. 덕분에 오랜만에 '왜 사는가'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빠져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는 매 순간 크든 작든 꿈을 꾸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꿈은 에너지가 되고, 목표에 도달하는 동기가 되어 주기도 한다. 살다가 왜 사는지 이유를 모를 때는 '꿈'을 가져보자. 그러면 살아갈 나만의 이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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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서 길어 올린 사랑 이야기와 부모님께 배운 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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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망가진 뒤에 급히 바로잡으려 하면 이미 썩어버린 재목처럼 돌이키기 어렵지만, 작은 잘못을 알았을 때 고치기를 꺼리지 않으면 서둘러 수리 한 집처럼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의 한구석에 깨진 유리창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깨진 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몰아쳐 삶 전체를 흔들어 놓지 못하도록 살펴야 한다. 뒷골목에 세워 둔 자동차처럼, 흉물이 된 게시판의 시간표처럼, 제때 살피지 않아 못쓰게 된 집처럼 적절한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유리창이 조금 깨졌다고 전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 삶을 온전하게, 100으로 지키는 것도 좋지만 좀 부족한 99라도 내 삶임을 인정하고 쉽게 0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린 시절 내가 망친 그림처럼 말이다.

17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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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선지 저자가 말하는 바가 너무 강렬하게 다가왔다. 조금 망친 걸로 화가 나 전체를 망가뜨리는 우를 범했던 어리석은 나.


이제는 삶은 완벽한 것이 아니라, 계속 가꿔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저자가 말하는 두 가지만큼은 꼭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려 한다.


첫째, 항상 삶에 구멍 난 곳은 없는지 철저히 살펴 보강할 것, 중요한 것은 적절한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삶에 작은 흠집이 났다고 해서 쉽게 인생 전체를 포기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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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몰랐다. 바로 가는 길보다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할 때도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한다. 쉽고 빠른 길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살아 보니 알게 된다. 빠르게 가는 길이 능사가 아님을. 오히려 천천히 돌아가면서 얻는 많은 것을 지름길에서는 놓칠 수도 있다.

183~1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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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한때는 람보르기니를 타고 직선거리를 최대한 빨리 달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던 때도 있는데, 이제는 오히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돌아가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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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마음과 깊은 이해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삶의 가치

출처 입력

사람에게 힘이 나게 하는 것, 함께 버텨 나가는 힘, 그것은 결국 따뜻한 정이다.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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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움, 인정, 베풂, 돕는 것과 같은 단어로 통합되는 그 무엇. 살아보니 대단히 큰 일이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작은 선의가 진짜 큰 힘이 되더라.


저자의 가족들은 각자가 선택한 방법으로 각기 다른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게 작은 마음들이 모여 살맛 나는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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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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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삶의 여러 굴곡을 겪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그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어떨 때는 홀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또 어떨 때는 남편과 가족의 사랑으로,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이웃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어주고 작은 힘을 보태는 것으로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다.


어쩌면 그냥 멈춰있는 것으로,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내버려두어도 되었을 텐데 저자는 그러지 않았다.


살아가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저자와 같이 뜨겁게 나의 삶을 끌어안고 '사랑'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헤쳐나가 보면 어떨까 한다. 나의 가치 있는 삶을 위해,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그렇게 사랑이 가지고 있는 비밀스러운 힘을 믿고 나아가다 보면 조금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생이 풀릴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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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그리스 - 2025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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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통해서만 들어왔던 그리스로의 여행은 어쩐지 여러의미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파란바다, 드넓은 하늘, 뜨거운 태양, 고대도시, 에게해 라는 단어들만 들어도 자꾸만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그리스로의 여행을 지금부터 준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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