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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 - 예술 취향 스타터팩
팀통조림 지음 / 팀통조림 / 2024년 9월
평점 :
"클래식 음악, 미술, 희곡, 국악 네 장르에서 취향을 찾고 즐기는 법!"
4가지 예술(클래식 음악, 미술, 희곡, 국악) 장르를 한 캔에 압축시켜 전해준다는 재미있는 발상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인데, 솔직히 처음에 이 책을 마주했을 때는 기대보다 훅 떨어지는 표지 디자인에 실망스러웠다.
예술을 논한다면서 정작 그 예술을 담고 있는 모양새가 어째 대학교재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냥 보기에는 재미없고 지루해 보이는 공부를 위한 딱 그런 교재 느낌이었다.
스르륵 넘겨보니 내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요즘 책 디자인에 신경 쓰는 출판사들이 많아 특히 더 눈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일단 페이지를 넘겨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은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다.
다만, 역시나 편집이나 구성이 딱 교재 느낌이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4가지 명확한 주제가 있고 그에 따라 디자인이나 편집을 다채롭게 채웠으면 훨씬 더 시선도 끌고 재미는 배가 되었을 것 같은데 텍스트로만 꽉꽉 채운 것은 많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쉽게 풀어쓴 내용과 또 평소 궁금하지만 미처 누군가에게 물어보기 애매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 집중하며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클래식 음악, 미술, 희곡, 국악 예술에 대한 기초지식과 더불어 기본 용어, 입문 시 유의사항, 자주 묻는 질문 외에 흥미 있어 할 만한 내용들을 함께 담고 있다.
특히 해당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비전공자나 비직종자가 취향이나 취미를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쉽고 알차게 내용이 채워져 있었다.
1장 클래식 파트에서는 16~19세기 서양 예술 음악에 한정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그 내용에 대해 확인해 볼 수 있다.
2장 미술 파트에서는 전시 감상에 초점을 맞춰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3장 희곡 파트에서는 독립적인 문학작품으로서의 희곡과 그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
4장 국악 파트에서는 우리와 밀접하지만 동시에 멀게도 느껴지는 국악에 관한 쉬운 설명서를 담고 있었다.
4가지 장르 중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미술 분야였는데, 전반적인 미술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예시들을 시각적으로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더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반면, 국악분야는 낯설어서인지 조금 지루하게 다가왔는데, 역사적인 내용들에 대한 비중이 많았고 텍스트로만 서술되어 있어 명확히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그럼에도 몰랐던 히스토리를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상식이나 인상 깊었던 몇몇 내용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혹여 예술에 관심이 있거나, 이색 취미를 가지고 싶다면 맛보기용으로 발을 담가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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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클래식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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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이란?
클래식의 정식 명칭은 영어로 Classical Music. 사실 이것도 정식으로는 고전음악으로 번역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은 보통 서양 예술음악 전체를 말하는 것이지만, 학술권에서는 특정 사조에 기반한 당시의 음악만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음악가들 사이에선 보통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중심으로 하는 18세기 무렵의 곡들을 '고전주의 시대' 음악이라고 한다.
당시의 '고전', 쉽게 말해 교과서와 같다고 생각되었던 작품들이 시대를 계승해 오늘날까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고전'이라고 불릴만하거나 옛 서양에서 만들어진 음악 작품들이 통틀어 클래식 음악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 외에도 14세기나 20세기 할 것 없이 서양 예술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음악을 통틀어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는 것이다.
■음악 형식 톺아보기(소나타, 협주곡, 연습 곡)
음악 형식 용어들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쉽게 이해되지도 않아서 모두를 열거하긴 어렵다.
크게 짜임새에 따라, 악기 구성과 편성에 따라, 성격과 용도에 따라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짜임새는 음악의 요소들이 곡 안에서 어떤 형식을 가졌는지를 말하고, 악기 구성과 편성은 말 그대로 어떤 악기가 연주하는지를, 성격과 용도는 그 곡의 특성이나 캐릭터를 말한다.
클래식 음악은 제목만 보고도 음악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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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다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
■도레미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음이름과 음계)
우리가 아는 '도레미파솔라시도'는 11세기 경인 중세 때의 유럽에서 탄생했다. 사람들은 '도레미'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노래의 음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 대충 "우리 이 음에선 이 정도의 높이로 부르는 거다? 그렇게 합의하는 거다?" 하고 맞춰본 뒤, 노래 가사 위에다 기준점 몇 개만 적어둘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노래 하나를 배우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들어서, 성가 전체를 배우려면 10년이라는 기간을 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귀도 다레초라고 하는 수도자가 수많은 음들의 기준을 설정하는 기준선을 한두 개에서 4개로 늘리고, 각 음에는 이름을 붙이자는 새로운 제안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들은 모두 성가에서 부르는 여섯 소절의 첫 음절로 따오게 된다.
웃, 레, 미, 파, 솔, 라가 가사로 붙는 각 소절의 시작음이 차례대로 올라갔기 때문에 그 음의 이름이 곧 그 가사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우리가 아는 '도레미파솔라시'랑은 조금 거리가 있다. 우선 첫 음이 '도'가 아니라, '웃'이라서, '도레미' 대신 '웃레미'가 된 것이다. '웃'이라는 발음 때문에 이름을 말하기 어려워서, 17세기에 이르러서는 하느님이라는 뜻의 'Dominus'에서 따온 '도'로 바뀌게 된다.
또, 맨 처음엔 '도레미파솔라'까지만 있었던 반면 17세기가 되어선 맨 마지막 음인 '시'가 추가된다. 이로써 11세기에는 6개의 음이었고, 17세기에는 7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음 세트를 뜻하는 '음계'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음악을 더 쉽고 빠르게 공유하기 위해 음의 높이를 각각의 계이름으로 부르는데, 귀도 다레초가 음이름을 만들어 내기 전엔 성가를 익히는 데에 무려 10년이 걸렸다면, 그 이후엔 5개월로 단축됐다고 하는 걸 보면 더 실감 나게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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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미술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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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우리를 기다리는 곳
1. 미술관
보통 1년 단위로 어젠다를 계획한다. 연간 전시 중에는 시기와 상관없이 늘 볼 수 있는 상설전시, 소장품 및 대여를 통해 구성된 기획 전시, 혹은 다른 미술관의 전시 기획과 내용을 가져와 이루어지는 순회 전시가 있다.
2. 갤러리
보통 화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갤러리는 사업성을 띠는 공간이다. 오늘날엔 비영리적 성격의 전시도 열리곤 하지만 미술관과는 달리 작품을 사고파는 영리성이 목적이다.
3. 아트페어
다양한 갤러리를 압축적으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혹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갤러리들이 자신의 미술품을 들고 와 각자의 부스를 운영하며 판매하는 대규모 행사라고 말할 수 있다.
4. 비엔날레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행사로 비엔날레가 열리는 지역의 다양한 크고 작은 전시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시가 진행된다.
국가관에서 그 해에 선발된 각 국가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게 주 행사다. 비엔날레의 전시는 굉장히 동시대적이고 때로는 어려운 이슈를 다루기도 한다.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논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때문에 전 세계적인 관심사이며, 국가의 경계를 넘어 미술계를 연결하는 장이 된다.
5. 그 외 새로운 대안
을지로, 홍대 용산 등에 새로운 공간을 모색하기도 한다. 또 다양한 문화 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오래된 공장이나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등 건축적으로 새로운 시도와 함께 공연, 쇼핑, 식사, 독서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복합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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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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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이란?
누군가 읽고 즐길 수 있는 장르이자 연극의 원문이 되는 글이고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무대 위의 배우들이 한 명의 인물이 되기 위한 기초 자료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곡은 연극 상연을 위한 텍스트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삶과 세계를 담고 있는 서사 장르이므로 그 자체로 고유한 문학이다.
대신, 희곡의 3요소라는 '대사', '지문', '해설'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타문학과 큰 타이점이라고 꼽을 수 있다.
■희곡의 대사, 지문을 다 읽어야 할까?
대답을 먼저 하자면, '네 다 읽어야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느냐고? 희곡은 대사의 발화자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으니, 대사만 읽으면 될 것 같고 나머지 지문, 해설, 그리고 주석은 그저 넘겨도 될 것 같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희곡의 구성은 대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극의 배경과 시공간의 흐름, 변화를 묘사하는 기능은 대사뿐만 아니라 지문, 해설도 갖고 있다. 희곡의 텍스트는 극의 형상화, 상연, 서사의 전개를 개진할 수 있도록 촘촘히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사만 휘릭- 읽고 지나가기보다 지문, 해설, 인물의 이름까지 모두 중요한 구성 요소임을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독서 습관과 경향은 다르므로, 희곡도 다른 문학을 읽을 때의 습관으로 만나면 된다.
어느 이론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희곡에 쓸모없는 문장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희곡에서 내 마음에 쏙 드는 글자나 문장을 발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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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국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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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이 뭘까?
국악은 나라의 음악이라는 의미다. 오늘날 우리가 '국악'이라는 용어로 우리의 음악을 부르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국악이라는 용어는 조선시대에도 사용된 적은 있으나, 우리의 음악을 지칭할 때는 주로 음악의 용도에 따라 제례 음악은 아악, 중국에서 유래된 음악이면 당악, 조선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음악은 향악으로 구분하며 불렀다.
반면, 일본은 자국의 음악을 국악(일본어로는 고쿠가쿠)이라 지칭했는데, 일제의 식민지가 된 조선의 음악도 이 안에 속하게 되었다. 더불어, 당시에는 서양음악을 의미하는 양악이라는 용어도 존재하였는데, 양악과 대조하는 용어로서 국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 두 가지 이유가 대표적으로 '국악'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이유로 보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국악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광복 이후에도 이어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으로 알려진 서울대에서도 1959년에 음악대학 안에 국악과라는 이름으로 과를 설립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부터는 국악과라는 학과명 대신에 한국음악과라는 명칭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국악이라는 용어가 일제의 잔재라는 연구와 용어 자체가 20세기 후반까지의 전통음악만 지칭할 수 있는 한정된 용어라는 의견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새로운 창작곡도 포괄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한국음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오늘날 국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국악 들을 때의 팁! 호흡을 느껴보자!
공연장뿐만 아니라, 음원을 들을 때도 이 팁은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 바로 연주자의 호흡을 느끼는 것이다.
호흡을 느끼는 첫 번째 순서는 바로 연주자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연주자의 긴장과 이완을 함께 따라가면, 그 호흡을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호흡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자를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국악에서 박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단을 먼저 이해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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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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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으로 완벽하게 각 장르를 단시간에 모두 섭렵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각 장르가 지금에 이르게 된 경위와 또 잘 몰랐던 이야기들과 용어, 누군가에게 물어보기 애매했던 질문들을 만나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 보통 특별히 궁금해하지 않고 그냥 그렇다고 하니깐 그렇다고 알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알 수 있기란 의외로 쉽지 않은데, 그런 것들을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예컨대, '도레미파솔라시'에 대한 기원과 국악이라는 용어가 지금에 이르까지의 이야기 같은 것들은 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또 국악이 의외로 역사, 정치, 종교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은 놀라웠다. 희곡은 문학작품 중에서도 유독 관심에서 멀리 있는 장르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 더 가까이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미술은 최근 들어 무료 전시도 많이 늘어났고, 찾아보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는데, 기회가 닿는 대로 더 자주 방문해서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직접 작품을 보고 경험하는 것만큼 내 취향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보다 폭넓게 취향을 알아가는 데에는 나름대로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도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선뜻 다가서기 어려워하는 작은 에티켓이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전해주고 있어 미지의 예술 영역으로 한 발 뗄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준다.
예술 그까짓 거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일단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다 보면, 내 취향을 찾는 것은 물론 즐기는 수준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