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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답지 않은 세계 - MZ에 파묻혀 버린 진짜 우리의 이름
홍정수 지음 / 부키 / 2022년 10월
평점 :
개인적으로 어떤 것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00답게'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어렸을 때 많이 들었던 성차별적인 발언들은 지금도 어디선가 들으면 거의 경기를 일으킬 만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인데, 그래서인지 '00답지 않은 세계'라는 제목은 그냥 보는 순간 끌렸다.
이 책은 '00답게'를 강요하고 묶어두기를 좋아하는 기성세대들에게 전하는 포효이자, 그저 한 사람으로 봐달라는 외침과도 같이 느껴졌는데, 읽으면서 속 시원한 사이다를 들이켜는 느낌이 들어 상쾌함마저 느껴졌다. 그래선지 사실 이 책의 서평을 작성하기 전 고민이 많았다. 마음 같아서는 책 자체를 그냥 그대로 옮겨오고 싶을 만큼 조목조목 나열되어 있는 문장 자체가 다 주옥같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붙어있는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 혹은 젊은이들을 뭉뚱그려 지칭하는 00세대라는 통칭! 때론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불쾌하게도 느껴졌던 이 명칭에 대한 속 시원한 해설과 인식, 차이점, 피로감. 누구에게 말을 하기도 애매했던, '나'는 없는 젊은 세대들을 묶어 하나의 덩어리화했던 이 명칭과 더불어 그 속에 자리한 '진짜' 모습들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무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MZ 세대의 속내는 이것임을 가장 근접하게 속살을 보여준 속 시원한 외침이자 진실임을 말하고 싶다.
더 이상 매일 듣는 뉴스에서 00세대라는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나는 나이고, 특정 집단으로 묶어 떨이 취급당할 이유가 없는 한 명의 사람이다. <__답지 않은 세계>에서 부르짖는 외침을 부디 귀 기울여 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이 책에는 총 4가지의 주제를 바탕으로, 소제목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큰 이슈화가 되었던 소재도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상 속에 깊이 침투되어 있는 다양한 삶의 키워드들도 실려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MZ 세대의 취향
두 번째 이야기. MZ 세대의 고민
세 번째 이야기. 갈등과 차이점
네 번째 이야기. 젊은이들의 분투
마지막의 부록같이 담겨있던 "각자 우리의 이야기"에는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 대생들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들은 각자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 더 가까이에서 엿볼 수 있는 인터뷰였다.
유행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아선지, 관심이 없어선지 00세대로 지칭하는 단어들 속에 일부 모르는 단어들도 있었는데, 점점 더 빨라지는 유행과 그 속에서 피고 지는 언어표현에서 약간의 괴리감도 일부 느낀다. 그러나 그것 또한 상관없다고 느낀다. '나'는 나일뿐이고, 사람마다 가지는 가치와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기에,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사회적 변화가 가져오는 모든 것을 다 수용할 수도 없다. 이 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누군가도 나와 같은 불편함을 느낄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 사전에 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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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모순적이다. 애초부터 한 덩어리가 아닌 '30년 범위의 젊은이들'을 한 데 납작하게 눌러 버렸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정작 우리가 공유하는 속내와 생각들은 감춰지고, 우리의 차이점은 흐려졌다.
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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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그나마 격차가 많이 벌어지지 않는 X세대, Y 세대라는 이름으로 지칭하더니 어느 순간 MZ 세대라는 이상한 덩어리로 '우리'를 지칭하기 시작했다. 같은 나이, 같은 세대에도 너와 나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순간이 있는데, 하물며 30년 범위의 젊은이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버린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닐까?
<첫 번째 이야기. MZ 세대의 취향>
1. MB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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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구체적으로, 또 재미있게 알아가고, 결과적으로 예전보다 스스로를 더 사랑할 수 있다면 "MBTI, why not?" 아닐까 싶다.
MBTI 검사는 완벽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그러나 얼마나 예쁘고 잘생겼는지와 같은 기준으로 사람을 규정하는 것보다는, MBTI를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편이 한결 '본질적 대화'에 가깝지 않은가.
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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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다. 그래서인지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각자의 본질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것을 대변하는 요즘 사람들의 취향 중 하나가 바로 MBTI인데, 그래서인지 MBTI는 일상화되어 있다. 이는 과거 혈액형으로 성격이나 취향을 단정적으로 집단화시키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MBTI는 상대방을 단정 짓고 규정짓기보다, 사전에 미리 성향과 취향을 파악하여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하나의 소통의 도구이다.
2. 복고패션 할매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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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연상시키는 것들이 트렌드를 이루는 이유는 우리가 구수함과 다정함 그리고 여유 있는 따뜻함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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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 안도감, 할머니가 우리에게 주었던 사랑에 대한 그리움, 그것이 할매니얼 유행의 본질적인 이유다.
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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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한다는 아이유의 노래에서도 엿보이는 자신만의 취향, 복고패션은 과거에는 할머니 패션으로 불렸다. 그러나 2022년 현재 다시 돌아온 복고패션은 요즘 사람들에게 같은 이름 다른 느낌의 또 다른 '취향'으로 다가왔다. 단순한 꽃무늬 패션만을 상징하는 게 아닌, 편안함과 안도감, 그리움이 스며든 정서적 감성의 유행템이라고 볼 수 있다.
3.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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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향수를 갖춘 M들에게는 아날로그는 일종의 '고급스러운 빈티지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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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Z들에게 아날로그는 '신선함'이 크다.
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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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에 대한 열광은 어쩌면 내가 더 아끼는 것을 가려내는 작업이자 가려낸 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다시 묻는 작업이다. 아날로그 콘텐츠에는 널리고 널린, 흔하디 흔한 느낌 대신, 퍼스널하고 절제된 신비로움이 담겨 있다.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의 손길'도 함께 말이다.
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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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를 바라보는 M과 Z의 차이점은 극명하게 나뉜다. M 세대들에게는 이미 겪어본 과거의 추억 아이템이자 나만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드러내는 아이템이지만, Z세대들에게는 처음 접해보는 '신선함' 그 자체다. 비슷한 듯 다른 취향을 누리는 M과 Z. 같은 아날로그라도 각자가 누리는 취향은 분명히 다름을 '아날로그'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MZ 세대의 고민>
1.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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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한 회사에서 오래 버티라거나 조직 생활을 잘해서 내부 승진하는 것이 최고라는 식의 조언은 '꼰대의 정석'에 불과하다. 현실은 정반대다. 가능하면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만 한다. 회사는 문제가 생기면 나부터 잘라 낼 수는 있어도, 날 위한 방패가 되어 줄 가능성은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 유리할 때도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퇴사를 받아들이는 맥락이다.
82~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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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세대 차이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퇴사'에 대한 개념이 아닐까 싶다.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직장은 평생직장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현 세대에게 직장은 평생 개척해야 하는 불모지이자, 언제든 떠나야 하는 불안함을 안고 있는,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잠시 거쳐가는 임시 거쳐 일뿐이다. 그래서 퇴사를 받아들이는 마인드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2. 내가 원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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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가 N 잡에 나서는 이유가 꼭 지금의 수입이 너무 적어서만은 아니다. 무엇이든 돈이 될 수 있는 세상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놀고 있는 나의 능력과 시간을 조금씩 굴리면 1년에 수십, 수백만 원은 벌 수 있다. 대출금을 갚는 데 조금이나마 보낼 수도 있고, 기념일에 좋은 식당에 가는 것이 덜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다. 돈에 덜 얽매이고, 하고 싶은 것을 하나라도 더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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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라는 하나의 틀을 벗어나, 방법도 방향도 스케일도 모두 다른 자기만의 길을 찾는 것이다.
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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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것은 현 세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쩌면 이제 너무 익숙해진 말일지도 모르겠다. 현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내가 원하는 삶,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N잡 이라는 것은 잡(job)과 취미 어디쯤의 확장형의 삶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갈등과 차이점>
1. “나 벌써 꼰대인가 봐”라는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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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얼마나 많든 상관없이 내게 진심 어린 "왜"를 건네주는 사람에게 나는 마음을 깊이 열었다.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고, 그 노력이 눈에 보였다. 아마 건방진 표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꼰대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 무언가를 내게 말해주고 싶을 때 혹여 내가 불쾌해하거나 상처받지 않게끔 하기 위해 들이는 그 노력이 "미안, 나도 벌써 나이 들고 꼰대가 돼 버려서 어쩔 수가 없어"라는 무관심한 태도보다 훨씬 치열하고 젊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어쩌면 후배들에게 "방금 그 말씀은 좀 꼰대 같았어요" "그런 조언은 자칫하면 오해받을 수 있어요" 같은 '역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선배가 된다는 것 자체가 축복받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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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그런 대화는 오직 서로를 '소통할 수 있는 상대'로서 존중할 때만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135~1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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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 보면, 미리 나서서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선언하는 사람 중에 스스로의 생각이나 관념을 바꾸려는 사람을 만나보진 못한 것 같다.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자기 다짐이자 선언. 여기에서부터 소통의 단절이 시작된 것은 아닐까? '왜'라는 말이 사라진 현시대를 대변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2. 프로 손절러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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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내 세계를 거대하고 복잡하게 뒤흔드는 일이다. 시시때때로 주고 받아야 하는 연락은 대체로 쓸데 없는 내용이고, 만나자는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 귀찮음이 불쑥불쑥 고개 든다. 사소한 일로 매번 서로 서운해하다 결국 화해하는 것도 다 품이 드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얻는 것은 결속감이다. 누군가가 나의 안부와 근황을 궁금해하고 있다는 느낌, '우리'라는 이름으로 무언가가 실재한다는 느낌, 내가 누군가와 약하게 나마 연결되어 있다는 그 느낌 자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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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걸음마를 떼자마자 경쟁 속에 부대끼며 살았으면서도 친구와 형제는 부족했던 MZ 세대는 사실 가장 외로운 세대일지도 모른다. 손쉽고 맘 편해서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손절을 택한 것일 수도 있다.
152~1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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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은 때로 분명히 정답이다. 하지만 때론 분명한 오답이다.
1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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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고 적절한 이별은 만남보다 중요하지만 그걸 위해선 우선 나와 당신의 솔직하고 끈질긴 대화가 필요하다.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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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계'와 '손절'에 대한 직관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부모님 세대는 대가족이 부대끼며 살던 세대로, 핵가족화가 되면서 소규모의 가족으로 구성되어 살아온 MZ 세대에게 인간관계는 겪어보지 못한 불안하고 예측불가한 스트레스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자라면서 학원과 같은 딱딱한 관계를 제외하고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해 보지 못해 관계를 형성하는데 미숙할 뿐만 아니라, 사랑으로 보듬어주거나 오랫동안 무언가 감정적으로 나누는 대상이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MZ 세대에게 관계는 어렵고, 불안하고,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면서 스스로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가 '손절'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의 분투>
1. “-답다”가 지배하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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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은 분명 때때로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세대론이 매번 이렇게까지 붐인 이유는 그냥 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나이'이기 때문에. "__답다"라는 표현이 너무나 공고한 사회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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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우리의 언어와 생각에서 '답게'를 조금만 덜어 내본다면 어떨까. 한 명의 개인을 어떤 '나이'의 사람이나 어떤 '세대'의 일원으로 규정하고 짐작하기보다 '그냥 한 사람'으로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MZ 세대에게 "MZ라서 역시…"라고 말을 시작하기보다는, 000이라는 한 명의 사람으로, 그냥 그렇게 봐주면 안 될까?
2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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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애들은 그렇다'는 색안경과 '요즘 젊은 애들답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차츰차츰 알아 가 주었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무언가에 열정을 가진, 한 명의 특별하고 젊은 사람의 세계를.
2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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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나이'는 무엇을 하든 가장 앞에 자리한다. 오죽하면 '나이'를 주제로 한 노래도 수없이 많다. 그런데 정말 이것이 정답일까? 나이가 많다고 모두 대접받아야 할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하찮게 여기는 게 맞을까? '00답게'에 과연 정답이 있을까?
'여자답게, 젊은 세대답게, 신입사원답게' 사실 '00답게'라는 말이 쓰이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의미보다 특정 부류를 묶어서 원하는 바대로 규정짓기 위한 단어의 의미 전달로 많이 쓰임을 알 수 있다.
'00답다'라는 말 말고, 그냥 한 사람의 '000'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20세 김영희가 아니라 그냥 김영희로, 음악을 좋아하고 열정을 가진 단 한 명의 특별한 한 사람으로.
짓눌리고 억압받으며, 어리다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젊다는 이유로, 기성세대의 판단과 생각에 맡겨져 이리저리 휘둘려온 젊은 세대들의 통탄과 외침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같은 세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겪는 동질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왜 우리는 무엇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규정되고, 판단되어야 하는 걸까?
그동안 답답하고 불편하게 여겨왔던 MZ 세대라는 굴레 아래 규정되어온 것들이 그동안은 그저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보다 명확한 정의, 취향, 고민, 갈등&차이점, 고군분투의 흔적들을 면면히 살펴볼 수 있었다. 현 세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것들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 사람이 사람 그 자체로 존중받고 이해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MZ 세대를 디테일하게 살펴보면서 어딘가 짠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느 누구 못지않게 참 열심히 산다는 생각도 새삼 들었다. 추후에는 원하는 것을 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그런 사회가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램과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