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재발명하라 - 가부장제는 어떻게 우리의 사랑을 망가뜨리나
모나 숄레 지음, 백선희 옮김 / 책세상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한 관계, 그리고 사랑을 불필요하다고 여기게 된 것은 왜일까?이 책에서 그 해답을 발견해 보자!

 

--------------------
여자들은 수천 년째 말이 없다. 조심하느라 말이 없고, 정숙하느라 말이 없다. 모두가 머릿속에는 사랑의 세계를 하나씩 갖고 있지만, 물론 그것이 꼭 O의 세계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하나의 세계를 품고 있다. 입을 다물 뿐이다.

 

이제, 끝났다.
여자들은 말할 것이고, 말하고 있다.
317페이지 中
--------------------

 


처음에는 사랑에 관한 뭔가 획기적인 이야기거나, 쉽게 읽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집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첫 장부터 마주하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철학적이고, 꽤 깊이 있는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 <사랑을 재발명하라>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제목을 '가볍지 않은 여성의 존재' 내지는 '학습된 무의식에 숨겨진 진짜 사랑과 여성의 모습'이라고 짓고 싶다.

 

그만큼 이성 간의 사랑과 뿌리 깊이 이어져 온 여성의 존재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책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글들을 인용해 근본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깨달은 바가 많았는데, 현실 속에서 느꼈던 여성에 대한 이미지와 차별이 비단 우리나라나 아시아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 그리고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러한 전통적 여성상이 나도 모르는 사이 학습되어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에서 놀랍고 또 무섭게 느껴졌다.

 

또 가부장 제도라는 폐쇄적이고 수동적인 행태가 얼마나 많은 변화와 결과를 낳았는지를 살펴보게 되면서, 앞으로는 여성들이 이상한 자책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어야 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평등한 관계로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 존재함에 있어 우위가 없음을 이 책을 통해 함께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책과는 다르게 본문 4장과 프롤로그까지 포함한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모든 장을 심도 있게 보아야 제대로 파고들 수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사랑이 발휘되는 문화적 배경을 짚어보고, 1장에서는 우리의 낭만적 표상들이 어떻게 여성의 열등성을 승화하면서 구축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2장에서는 가정폭력의 메커니즘을 비정상이나 일탈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규범을 통해 남성과 여성에게 처방된 행동의 논리적 결과로서 살펴볼 수 있다.

 

3장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사랑에 부여하는 매우 상이한 가치, 여성이 관계에 쏟는 더 강력한 투자, 그것이 낳는 불균형과 오작동,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들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환상에 부합하는 정숙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아주 오래된 역할에서 벗어나 주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책에 쓰인 단어나 문장들이 조금 어렵게 쓰여있다. 저자가 처음부터 그렇게 쓴 것인지, 아니면 번역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해석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때때로 불필요하다 여겨지거나, 혹은 빙 둘러서 이야기하는 듯한 문장들을 만나기도 한다.

 

또 글자 크기가 작고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어 더 그렇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꼭꼭 씹어 읽으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을 쓰게 된 계기
=====

 

저자 개인의 뒤죽박죽인 개인의 감정에서 탄생한 책으로, 장애물들을 해체하고, 훨씬 성숙한 관계를 맺기 위한 구슬들을 모든 남녀에게 제공하려는 갈망에서 탄생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사랑에 대해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사랑의 취약성과 욕망, 약점과 의심 그리고 우리가 무시하고 검열하도록 배우는, 유감스럽게도 여성적인 특징인 감상벽까지도 담아내면서 여성의 입장이기보다 객관적 상황에서 서술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또 권력욕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지만, 사랑의 욕망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하고 비밀로 남아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거침없이 서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그것을 말로 표현하면 약자, 나약한 이로 분류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환상,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에서 도래하는 문제점을 살펴보고 평생 남성이 지배하는 세계 속에 젖어 지내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고유의 상상계를 어떻게 하면 되찾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
'사랑'과 '여성'에 대한 이미지
=====

 

■여성에 대한 이중적 이미지
패션계에서는 모델에게 평균보다 큰 키를 바라면서 다른 여러 매혹적 기준과 여성적 속성은 일종의 취약성과 장애 혹은 무능력을 나타낸다.

 

날씬한 몸매는 가능한 적은 자리를 차지할 책무를 드러내고, 치마와 하이힐은 움직임을 구속한다. 또 젊음은 진솔함이나 온순함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성적 매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이렇듯 남자는 강력할 때 아름답고, 여자는 약할 때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진다.

 

또 여성은 무능의 이상이 아무리 다른 형태를 취해도 보편적이라는 사실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사하라 서쪽의 유목민들이 결혼을 준비시키려고 딸들을 잘 먹이는 것은 그녀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중국인의 전족은 여자의 걸음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섬세함과 나약함을 암시하는 효과를 낸다.

 

그리고 이런 취약성은 목소리를 통해 표현되기도 한다.

 

 


■'제약/축소/제한/모순'의 여성 이미지

 

-----
'여성적'이라는 말은 대개 자기 능력의 표현에서 제약당하고, 축소되고, 제한된다는 의미로 여성은 날씬하고 탄탄한 몸을 갖기 위해 운동하도록 장려되지만 과도한 큰 힘을 암시하지 않게 근육을 조금만 키우도록 조심해야 한다.
79페이지 中
-----

 

일반적으로 매우 근육질인 여성을 거부하는 것이 지배적 취향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좋은 볼거리를 내놓도록 요구받는 여성에게 그런 근육이 미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우리가 우리의 취향을 결정짓는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아서 문제에 엉뚱한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닐까 하며, 오히려 여성 스스로가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철학자 폴 B. 프레시아도는,

 

"우리의 취향을 정치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갈망하는 것과 우리 취향의 자연스러움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
취향은 산물이며, 그것은 정치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그러니 당연히, 패권적인 취향이 있고, 우리가 패권적인 취향에 동의할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지고, 우리가 표준화되고 통제될수록 독자적인 삶의 미학을 세우기는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80페이지 中

-----

 

이처럼 미학을 구실로 여성의 힘에 가해지는 이 검열은 전문 운동선수에게조차 강요되는데, 그 강요가 그들이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명백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종별로 다른 판타지적 이미지
흑인 여성이나 아랍 여성은 일부 백인 남성들에게 성적 환상은 불러일으키지만, 인생 파트너로 그들이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반려자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아시아 여성은 '모범'적인 소수집단 출신으로 여겨지며 관능적일 뿐 아니라, 근면하고 순정적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서양 여성의 소위 방임주의'와 대조적으로 자식에게 엄격하고 극도로 경쟁적인 교육을 하는 중국인 '호랑이 어머니'에 대한 최근의 고정관념은 이상적인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아시아 여성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
여성 철학자 로빈 쟁은, "아시아 여성에게서 추정되는 성적 우월성이 그들을 온전한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서의 열등한 존재로 만든다. 그들은 하녀로 혹은 성적 대상으로만 가치 있는 존재로 축소되었다"로 말하고 있다.

 

또 그녀는 고정관념이 사람들이 개별화하는 집단에 무의식적으로 하나의 성별을 부여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하면서 "인종 집단으로서 아시아인(남성과 여성)은 과묵하고, 온순하고, 순종적으로 추정되는 그들의 '본질' 때문에 여성적이라고 고정 관념화되었으며 따라서 아시아 여성에게는 '이중적 여성화'가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반면 인종집단으로서 흑인은 공격적이라고 가정되는 그들의 '본질' 때문에 '남성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논리는 흑인 여성에게(남성화함으로써), 그리고 아시아 남성에게(남성성을 깎아내림으로써)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전하고 있다.
117~118페이지 中
-----

 

문제는 이러한 환상이 인격을 마멸시키고 일정한 유형의 행동을 기대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때 발생한다고 전하고 있다. 사람은 특정 인종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잘못된 환상은 그 사람을 자신이 바라는 대상으로 바꾸어 바라보게 만든다.

 

때문에 상대 여성이 가진 고유의 특성이나 인격은 무시당하고, 상대 남성이 원하는 행동을 강요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자신의 사랑과 성의 기호를 바꿀 수는 없지 않나.'라고 질문할지도 모른다.

 

과연 그것이 그렇게 확실할까?

 

-----
기호가 우리의 생각만큼 개인적이고 내밀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그 기회가 변하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취향은 변한다. 적어도 어느 정도는. 취향은 다듬어진다. 그것은 우리의 지적 여정이나 의견과 엄밀하게, 즉각적으로 일치하지는 않지만, 이것들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한다.

 

최소한 우리가 느끼는 끌림에 대해 혹은 반대로 우리의 고정관념, 거부감, 무관심의 이유에 대해 깊게 성찰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일 수 있다.
122페이지 中
-----

 

내가 느끼는 성에 대한 끌림,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이상향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취향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취향이 진짜 내 취향인지, 아니면 특정 거부감이나 고정관념 등에 의해 생겨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
우리의 사랑이 번번이 실패하는 근본적인 원인!
=====

 

1. 일정한 유형의 문화적 배경에 노출된 결과

 

■무의식중에 답습되는 각종 시나리오

 

-----
어떤 경우, 서로의 사랑을 인정한 이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관심 결핍은 관례적인 관점에서 비롯한다. 그 관점으로는 논의할 것이 하나도 없다. 두 주인공이 일단 결합만 하면 이상적인 결혼, 동거, 상호 간의 충절, 출산 등 보편적인 길을 따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요소들에 대해 거의 의문을 품지 않으며, 그것들이 모든 사람에게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8~39페이지 中
-----

 

다시 말해, 우리가 흔하게 보는 모든 시나리오에는(심지어 동화에서도 동일하다) 일단 주인공이 결합하면 그 이후의 모든 문제는 그저 논의할 것이 없는 것처럼 치부된다. 정작 현실 속에서는 그 이후가 시작인데, 우리가 문화적으로 흔하게 접하는 모든 요소에서는 이 모든 것이 당연한 듯 여겨지며 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곧 무의식중에 우리가 그렇게 해야만 하는, 그 행동에 부합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게 하고 학습되게 한다.

 

이 때문에 이런 환경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모델, 대중의 상식, 로맨틱 코미디, 매일 우리가 듣고 주변으로 퍼뜨리는 수천 가지 댓글로 정묘하게 작동하는 사회적 규제는 어느 정도 숨겨진 명령들을 내포하며, 행복의 클리셰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강화한다. 그 클리셰를 얼마나 충실하게 복제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삶의 성공을 가늠하게 만든다.

 

 


■문학작품으로 대신한 현실 회피

 

-----
다른 경우, 사랑이 경험되는 방식에 관심 기울이기를 거부하는 태도는 부부 생활을 비속하고 부르주아적이며 지루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멸시하는 데서 비롯한다. 이 멸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연애 이야기, 별안간 끝나거나 아니면 살인이나 자살 또는 둘 다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대단히 널리 퍼진 취향을 설명해 준다.
39페이지 中
-----

 

현실의 부부생활은 어쩌면 환상만 가지고는 살 수 없다. 그렇기에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은 멸시라는(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 살인, 자살 등) 요소를 추가해 환호하고 열광한다.

 

여기에 부합하는 것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젊은 베르테르의 이야기를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비극적 결말은 감정을 고스란히 표출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사랑을 실제로 체험하는 방식을 상상할 필요를 없애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자기 경험을 왜곡하게 되는 이유는 처음으로 열렬히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너무도 평범하고 사적이고 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이런 소재로는 보편적인 것에 이를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시 말해, 행복한 부부의 삶은 단조롭고 무미건조하며 '마음이 놓이고 관례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관례와 진부함은 행복하지 않은 것이고, 위험과 모험이 행복한 것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현실에 적용되면서, 현실을 회피하고 가상의 세계 속에서 '별도의 사랑'을 상상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한다.

 

 


■남성이 말하는 사랑 이야기는 ok

 

-----
반면 남성들(지식인, 소설가, 영화인 등)은 어둡고 고통받는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우스꽝스러움에 노출되거나 여성만큼 교태를 부려 타협할 위험 없이 '진지함'을 고수한 채 깊이 있어 보이는 착각까지 안기며 사랑에 대해 말할 수 있다.
40~41페이지 中
-----

 

사랑에 대해 말하는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됨을 알 수 있는데, 남성이 말하는 이야기들은 어떤 것이든 가장 이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인식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이렇듯 남자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은 여성성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진다. 자기 안의 여성적인 것, 즉 불명예스럽다고 해석되는 것의 희생을 통해, 경우에 따라서는 여성 인물의 희생을 통해, 우리의 도서관과 영화관을 가득 채운 '저주받은' 열정의 남성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여성 살해는 낭만적 아우라, 심지어 영웅적 아우라를 두르고 있다. 이것이 실제 여성 살해를 받아들이는 호의적 태도를 키운다.
(...)
이렇듯 우리의 사랑 문화는 순응주의적이면서 동시에 병적(여성 혐오적)이다.
41페이지 中
-----

 

각종 작품들에서조차 여성은 희생의 대상, 나약한 것, 불명예스러운 것으로 치부되며 남성을 돋보이는 존재로 각인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덕분에 이것이 마치 당연한 듯 여겨지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
여성은 일종의 여신으로, 내장도, 창자도 없고, 엉덩이 사이에 장미꽃 봉오리를 단 요정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건 "똥 가부장제"의 잘못이다.
46페이지 中
-----

 


2. 먹는 것으로 조련된 남녀의 우위
부르키나파소의 연구 현장에서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달라지는 현실 속 남녀의 위치가 어떻게 학습되는지 목격할 수 있었다.

 

부르키나파소의 연구 현장에서 아기가 젖을 달라고 요구할 때 어머니들은 그 아이가 남자아이면 즉각 젖을 주지만, 여자아이는 기다리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남자아이는 몸이 새빨개져서 당장 젖을 먹이지 않으면 분노를 터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여자아이에 대해서는 '생리적인 답변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대답을 내놓았는데, 여자아이에게는 '욕구불만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완전히 다른 기대를 하게 될 두 종류의 인간을 창조하고 있었는데, 한쪽은 자신의 모든 욕구와 충동에 대한 즉각적인 만족을 기다릴 테고, 다른 쪽은 누군가의 선한 의지를 기다려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음식을 이용한 특별한 조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논리는 유럽에서든 북미에서든 똑같다고 한다.

 

이를 통해 진화가 진행되면서 이 '체계적인 결핍'이 결국 여성들을 더 작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이 가설에 대해 반박하는 이들도 있다.

 

-----
수컷 고릴라의 경우 덩치 큰 녀석들이 생존에 유리하며 이는 암컷보다 큰 수컷의 크기를 설명해 준다고 전한다.

 

이와 같이 고고학 확인해 주듯이 인간 사이의 폭력은 태곳적부터 존재해서, 크기가 사회적 지배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여자들은 자기보다 큰 남자들을 선호한다고 전한다.
77페이지 中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위가 왜 '모든 커플 사이'에서 나타나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저자는 전하고 있다.

 


3. 부부관계를 '수직적, 힘의 관계'로 인식하는 사회 통념
여성의 열등성은 단지 신체적인 뿐 아니라, 직업적이고 경제적이기도 해서 어떤 어떤 토론그룹에서 한 남성은 '자신의 아내가 자기보다 나은 직업만 갖지 않으면 충격받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돈 문제와 특히 지위 문제 때문에 전쟁이 날 거라며 언쟁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아내는 우두머리로서 남편을 졸개로 볼 거라고 말한다. 반대의 경우라면 언쟁 때 남자는 "당신은 한낱 파출부라는 걸 잊지 말라고"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며 상처를 입힐 거라고 말한다.

 

이처럼 부부 관계가 수직 관계로, 힘의 관계로 생각되는 것을 어떻게 이보다 더 잘 말할 수 있을까? 문제는 이 논리는 모든 사회 계층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4. 남녀의 가치를 판단하는 다른 기준
보통의 여성들은 남편보다 연봉이 높거나 더 명망 높은 기관에서 제의를 받게 되면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의 성취를 감추고 실제 모습보다 덜 빛나는 척해야만 하는지 자문하거나 숨기는 현상들이 발생한다고 한다.

 

여기서 문제는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의 그런 성취나 성공에 대해 이성에게 말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성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한 연구를 통해서도 드러났는데, 2006년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대게 남자들은 자신보다 똑똑하거나 야심 많은 여자와 데이트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사회적 지위'가 '성적 지위'를 망쳤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의 가치가 지금도 여전히, 한편으로는 아주 명확한 미학적 기준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젊음에 따라 규정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남성의 매력은 나이와 무관하게 주로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통해 작동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그들에게 삼중의 특혜를 제공하는데, '먼저 그들의 성적 힘은 여성의 그것만큼 빨리 고갈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지어 증대되기도 한다. 게다가, 그들은 훨씬 대규모의 잠재적 파트너 유형에 접근할 수 있다. 동년배 여성과 훨씬 젊은 여성 모두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성적 힘은 그들의 사회적 힘과 구분되거나 상반되지 않으며, 둘은 서로 보완한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 성적 지위와 사회적 지위는 충돌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5. 남성 아래 종속되는 구조적 문제

 

-----
사회학자 진 던컴과 데니스 마스덴은 한 여성이 평등한 관계를 가질 준비가 실제로 되어 있는 한 남성과 만나더라도 "두 사람 모두 가부장제의 한계 안에서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지만, 그가 보기 드문 예외적 지위를 가진 남성이기 때문에, 그녀는 언제나 구조적으로 남성 아래 종속될 것이다"

 

전반적 사고방식의 변화만이 균형을 바로잡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전한다.
95~96페이지 中
-----

 

남녀가 만남을 가지는 데 있어 개인적인 부분에서 '가부장제의 한계'는 극복할 수 있어도, 사회에 구조적으로 자리 잡은 종속의 개념은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극복을 위해 전반적인 사고방식의 변화만이 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6. 가부장제의 기준에 따르지 않는 것을 '다름'으로 규제하는 사회 인식
어떤 식으로든 자기 검열을 하지 않은 여성은, 전통적인 여성상이 요구하는 바대로 자기 자신에게 크고 작은 변화를 실행하지 않아서 자신의 애정 생활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러한 통념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온다.

 

가부장제의 기준에 따르면 평등한 여성을 동반자로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우위에서 누릴 권리를 일부 포기하는 남성은 마조히스트로, 또는 괴짜로, 혹은 배신자로, 아니면 이 모든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가 선 자리는 불명예스러우며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고스란히 내주는 남성을 사랑하는 것은 여성에게는 가치를 드높이는 일로 판단되지만, 자신을 고스란히 내주는 여성을 사랑하는 것은 남성에게는 위험한 일로 판단된다고 말한다. 남자의 유혹은 잉여로 규정되지만, 여자의 유혹은 결핍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7. 가부장제 법칙에 따라 다르게 주어지는 무한 권한과 다른 기회
가부장제 법칙은 가해자에게 유리하며 피해자에게는 불이익을 준다. 이에 대해 마리 프랑스 이리고엔은 "여성이 부당한 관계에 걸려들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사회적 입지로 인해 이미 열세한 지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반려자에게 폭력을 당하는 남성은 자신이 '여성의' 지위에 놓이기 때문에 훨씬 더 큰 수치심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들은 외부에서는 여전히 남자로서 대접받는다."

 

생각해 보면 되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여성은 피해자이면서 안팎 어디에서도 발붙일 곳이 없다. 그러나 남성은 안에서는 폭력을 당해도 밖에서는 여전히 대접받는다.

 

폭력적인 남성 중 다수가 남편과 아버지의 자격으로 그렇게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여긴다. 마치 그 지위가 그들에게 전권을 부여해 주기라고 한 듯이 생각한다. 그들의 눈에는 아내와 자식들이 자신의 소유물로 보인다.

 

그런데도 여성들은 마땅히 취해야 할, 자기 이익조차 지키지 못하고 당연한 권리를 취하면서도 오히려 기이하게 자책을 느끼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이건 마치 자기 생명에 대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요컨대, 여성에게는 자신의 이득을 제외하고 지구 전체의 이득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만 허락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8. 감정적 약자를 야기한 여성의 조건화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로맨스를 쏟아붓고, 한 남자의 존재가 그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매력과 중요성을 떠들어대면서 그들이 돌봄의 제공자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받아들이도록 부추긴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또한 우리는 여성을 감정생활에서 약자의 위치에 세운다.

 

이를 통해 여성은 주는 기계가 되도록 교육받고, 남성은 받는 기계가 되도록 교육받는다.

 

성녀들과 여왕들의 시대가 지나고 나자 여성들은 사랑받거나 사랑에 빠진 존재로서 이야기되거나 그들 삶에 이야기의 대상이 될 권리를 획득한다. 이 현상은 소설과 더불어 나타난다. 게다가 소설은 여성적 문학 장르로 여겨진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릴 때부터 읽었던 동화와 소설 속에서도 쉽게 그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의 동화 속에 등장하는 공주들은 늘 나약하고 백마 탄 왕자가 구해주어야만 살아날 수 있는 전통적인 역할을 부여한다.

 

또 소설 역시 잠재적인 여성적 문학 장르로 인식되면서, 남성들에게 이 장르는 등한시해야 할 장르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여성의 조건화는 감정적으로 여성을 나약한 존재, 지켜줘야 할 존재, 돌봐줘야 할 존재, 사랑받거나 사랑에 빠진 존재로 강하게 인식시킴을 알 수 있다.

 


9. 남성과 여성에게 다르게 요구되는 사회적 선택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저항하지 않을까? 왜 가부장제는 여전히 제 규율을 모든 여자와 모든 남자에게 부과할까?

 

그 이유는 가부장제가 "수직 체계에 사랑을 희생하기를" 요구하면서 "사랑한다는 사실과 연계된 취약성에 맞서 요새처럼 우뚝 서있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적인 모든 것에 맞섬으로써 자신을 규정하는 법을 배운다. 그들은 남자가 된다는 것이 제 감정을 숨기고 자립을, 무관심을, 초연을 가장하는 일이라는 것을 배운다.

 

반면, 여성은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딜레마와 맞닥뜨린다. 자기 생각을 표현함으로써 '사귈 만하지 않은 여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동화되기 위해 자기 개성을 속일 것인가. 이처럼 사회는 그들에게 "목소리를 가질지, 관계를 가질지" 선택을 강요한다.

 

결국 "우리는 여성성을 거짓 관계와, 남성성은 거짓 자립과 연결 짓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무심함이 현대의 성과 연애 관계 속에서 왜 높이 평가되는 태도인지 이해할 수 있다.

 

 


=====
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하는가?
=====

 

-----
우리는 우리의 사랑을 고려하는 방식의 경기 규칙을 바로잡고, 강제된 도정이라는 부르주아적 굴레와 파괴적 열정이라는 관습적이고 제한적인 굴레를 동시에 분쇄하여 사랑에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51페이지 中
-----

 

어릴 적 당연한 듯 읽는 동화책부터 영화, 드라마, 연극 등 편하게 접하는 문화생활, 여성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소설책, 여기에 더해 가부장제는 남녀를 평등한 존재로 인식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허황된 이미지를 양산하고, 잘못된 인식과 사회 규범을 만들었으며 여성을 종속된 관계로 만들었다.

 

또 환상 속에 만들어진 사랑이라는 이미지는 인종차별과 이상한 자책감을 만듦으로써 자기 존재의 중요성과 위협에 대해 무딘 상황을 만들게 되면서 '여성'과 '사랑'은 현대사회에서 더 이상 욕망하지 않는 것이 되었다.

 

점점 더 작아지는 존재가 되면서 '내'가 없어지는 상황은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올바른 관계 회복과 사랑에 대한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고 교류하기 위해, '사랑'을 하기 위해 이런 밑그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여태껏 사랑을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했다. 그러나 사랑은 이토록 뿌리 깊이 박힌 가부장제와 잘못된 사회규범의 영향력 아래 자리하고 있었다. 다시 사랑하기 위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방안들을 이제는 적용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

 

 


=====
'여성'과 '사랑'에 대한 인식과 규범을 바로잡는 방법
=====

 

■'무엇'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받아들이기

 

-----
"우리가 열광할 구실이나 '응시 대상'으로가 아니라 자신과 함께할 독자적이고 비교 불가능한 존재로 선택한 어떤 대상을, 한정되고 실질적인 그 자체로 단호히 받아들이는 것은 능동적 사랑의 필수 조건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53페이지 中
-----

 

무엇의 도구, 어떤 것의 구실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비교 불가능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며, 그래야만 수동적 사랑이 아닌 능동적 사랑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전 점검을 통한 복병 제거하기

 

-----
이성 간의 사랑은 곳곳에 복병이 숨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 할 수 있는 한 넓은 행동반경을 확보하고 뛰어드는 편이 낫다. 그 사랑을 경험하는 좋은 방법에 관해 이미 짜인 도식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혹은 성숙과 공유에 대한 우리의 고귀하고 합법적인 욕망을 치명적인 개념이 파괴하지 않도록 피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71페이지 中
-----

 

상상과 현실은 차이가 크다. 꿈꾸는 이상보다 현실 속에 존재할 복병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서로 조율해 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개념이 파괴되지 않도록,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 말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는 것은 넓은 행동반경을 확보하는 것으로, 각자 독립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희망을 갖기

 

-----
점점 더 크게 말할 여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리라고 희망하자.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가 마침내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의 정의 속에 온전히 자리를 잡으리라고 희망하자.
318페이지 中
-----

 

희망조차 갖지 않는다면, 변화하리란 기대 자체를 가지기 어렵다. 조금씩 점점 더 크게 말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여성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제대로 된 사랑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믿고 바라보자.

 

 


=====
마무리
=====

 

유독 아시아의 나라들이 유교적인 영향을 받아 여성의 지위가 많이 낮은 거라고, 차별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전 세계적 공통적으로 적용받고 있는 뿌리 깊은 이유가 있다는 점에서 놀랍고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최근 몇 년 사이 여성이 주축이 되어 일어났던 여러 캠페인들이 그저 단순히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님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자기 세계, 자기 계획, 자기 견해, 자기 성공을 품은, 자신의 인격으로 존재하는 여성이 왜 그토록 강하게 억압당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알 수 있었으며,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환상 속에 여성을 인종에 따라 원래 존재와는 다르게 인식하고, 가부장적인 제도 안에서 소유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또 현실적인 측면에 있어서 경제적, 사회적 지위 등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에 있기를 바라는 이상 심리가 작동한다는 것, 설사 평등 관계에 부합하는 남성과 만남을 가지더라도 사회적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여성 스스로 가지는 쓸데없는 자책감, 스스로의 생명과 위협에 대해서는 무디면서 자식의 일에서는 움직이는 행동 패턴들은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들이었는데, 각성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여성비하가 표준화되고 익숙해져 남녀 모두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사항들도 많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제대로 인식하고 변화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또 우리 일상에 스며든 여성을 작아지게 만드는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것들을 어떻게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지 우리 모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지배자의 위치에서 습관적으로 내려다보려고 하는 남성의 시선, 여성을 제약하고 유해물로 보는 시선 또한 이제는 사라져야 할 유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여성들 또한 자존감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의식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모두가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본다.

 

'여성스러움'이 부정적 단어로 인식되지 않도록, 남성 또한 소설을 사랑하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여성스러운 남성이 소외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사랑하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리포터 마법 주문 대백과 - 해리포터 팬이라면 꼭 알아야 할 비공식 해리포터 가이드북
머글넷 지음, 공민희 옮김 / 폴더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찐팬이라면, 마법을 좋아한다면 탐나는 마법 세계 안내서로, 세계에서 가장 큰 해리포터 팬들의 모임인 머글넷이 쓴 〈비공식 해리포터 가이드〉다.


설사 마법을 좋아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마법 지팡이나 이런 마법 하나쯤 다룰 줄 알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해리포터 소설, 영화, 비디오게임, 카드게임뿐만 아니라 공식 해리포터 스핀 오프 및 그 외 여러 곳에 등장한 모든 주문, 약 240가지가 담겨 있는데, 따라 읽다 보면 마치 진짜 마법을 부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행복해진다.


각 마법 주문들은 아주 디테일하게 표기되어 있는데, 발음, 어원, 지팡이를 휘두르는 방향, 주의할 점, 등장했던 장면 등 꼼꼼히 기록한 내용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살면서 한 번쯤 마법의 주문이 필요한 날, 이 책을 펼쳐놓고 외쳐보자! 조금 엉뚱해 보여도, 가라앉아 있는 기분은 조금 업 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내가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마법사 중 한 명이라면?'이라는 가정하에 내가 원하는 지팡이와 마법 주문을 골라보았다. 실제로 이루어지거나 가질 수는 없지만, 주워 담으면서 어쩐지 진짜 가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럼 본격적으로 욕심 한껏 부린 장바구니에 쓸어 담고 싶은 마법 지팡이와 주문을 옮겨보겠다.


=====
지팡이용 나무
=====


마법 지팡이의 주 재료가 되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마법과 영향력, 범주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여러 나무 중 특히 눈길이 갔던 나무들 위주로 꼽아 보았다.


■아카시아 나무
소유자에게만 반응하는 선택적인 지팡이를 만든다. '생명의 나무'와 강력한 연관이 있다.


■오리나무
위험이 닥쳤을 때 보호하고 안전하게 지켜주는 상징적 존재다.


■전나무
변신 마법용으로 매우 좋다. 가장 어려운 변신술까지 모조리 터득했다.


■서어나무
평생 주인과 함께 한다. 주로 한 가지 목표를 가진 열정적인 주인을 고른다.


■서양 배나무
여러 문화권에서 장수와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서양 배나무는 가장 탄력이 좋은 나무 중 하나로, 현명하고 상냥한 주인을 고르는 편이다.


■미국삼나무
행운을 부른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나무로 만든 지팡이는 똑똑한 선택을 하는 주인을 고르는 재주가 있다.



<참고: 지팡이의 길이와 유연성>


▶길이
대부분의 지팡이는 23~36센티미터 길이로, 활발한 성격과 극적인 일을 좋아하는 인물일수록 긴 지팡이를 쓴다. 이와 반대로 짧은 지팡이일수록 좀 더 세련된 마법을 보이고 싶어 하는 마녀와 마법사를 고른다. 20센티미터 이하의 지팡이는 성격이 '급한' 사람을 고른다고 알려져 있다.


▶유연성
보통 나무 자체의 유연성과 고른 주인의 적응력을 나타내지만, 여러 구성요소가 합쳐져 지팡이마다 고유한 특색을 가진다.




=====
주문
=====


특히 눈 깜짝 사이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주문이 있다면 너무너무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순간 이동 주문(Apparition)
▷용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움직임
▷지팡이 움직임: 제자리에서 돌리기
▷주의사항: 신체 분리 사고를 조심해야 함


■레질리먼스(Legilimens)
▷발음: 레-질-리-먼스
▷용도: 상대의 머릿속을 들여다 봄
▷주의사항: 사람의 머릿속에 잘못된 목표를 심을 수도 있다.




=====
마법
=====


모두 행복해져라! 얍! "Cheering charm!"


■아씨오(Accio)
▷발음: 아-씨-오
▷용도: 물건을 소환함
▷주의사항: 이 주문은 물건이나 작은 동물에만 적용할 수 있다.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Cheering charm)
▷발음: 알 수 없음
▷용도: 대상을 행복하게 함


■피안토 듀리(Fianto Duri)
▷발음: 피-안-토-듀-리
▷용도: 한 주문을 유지한 상태로 다른 주문을 걸 수 있게 함


■레파로(Reparo)
▷발음: 레-파-로
▷용도: 고장 난 물건을 고침
▷주의사항: 인간이나 동물을 치료하는 데 이 주문을 써서는 안 된다.




=====
저주, 헥스, 징크스
(강도: 저주>헥스>징크스)
=====


조금 엉뚱한 것들을 골라보았다. 적당히 분위기를 띄우는 용도로 노래를 시켜보면 어떨까? 어떤 이들은 완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독감에 대한 저주는 현재 우리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 골라보았다.


■캔티스(Cantis)
▷유형: 징크스
▷발음: 캔-티스
▷용도: 대상이 노래를 부르게 함


■뮤커스 에드 노시움
▷유형: 저주
▷발음: 유-커스 에드-노-시-움
▷용도: 상대가 독감에 걸려 심한 콧물이 나게 함




=====
각종 마법 용품
=====


이 중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것은, '마법사의 돌'과 '타임 터너' 완전 막강 조합이다.


■투명 망토
▷설명: 거의 완벽에 가깝게 투명한 망토
▷용도: 걸친 사람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짐


■깃펜
▷설명: 끝이 뾰족한 깃털 펜
▷용도: 글 쓰는 도구
▷걸린 마법
-커닝 방지용 깃펜: 부정행위를 막음
-자동 정답 깃펜: 질문에 알아서 대답함
-자동 맞춤법 교정 깃펜: 틀린 철자를 알아서 고쳐준다.
-속기 깃펜: 사용자 대신 글을 써준다.


■스니코스코프
▷설명: 자이로스코프처럼 생긴 어둠의 감지기
▷용도: 믿을 수 없는 사람이 근처에 오면 빛을 내고 휘파람을 불며 돔


■마법사의 돌
▷설명: 마법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돌
▷용도: 어떤 금속이든 금으로 바꾸고 불로장생 약도 만듦


■타임 터너
▷설명: 작은 금색 모래시계로 보통 목걸이로 걸고 다님
▷용도: 1시간 단위로 시간을 되돌림



재미로 이것저것 살펴보며 내가 마법사라면 꼭 갖고 싶은 지팡이와 주문, 마법과 마법 용품들을 살펴보았다. 저주 같은 것들은 어쩌면 없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순간 이동 마법처럼 아주 유용한 것들이 없어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마법과 주문들을 외치며 잠시나마 기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언젠가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이 주문과 마법들을 떠올리며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든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 - 나의 생존과 운명, 배움에 관한 기록
임승남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야수에서 인간으로 바꾸어준 책 한 권의 기적!"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인간답게 사는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이제는 영화속에서나 볼법한 과거 소위 보릿고개 시절의 이야기를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만나보면서, 새삼 대한민국이 참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쟁고아가 넘쳐나던 시절, 굶주림으로 거지와 도둑이 판치던 시절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살아남기 위한 눈물겨운 우리의 아픈 역사이기도 한데, 그 속에서 쉽게 사는 방법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저자의 삶을 지켜보면서 현재의 나와 우리를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너무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홀로 삶을 감당해야 했던 저자. 그래서인지 세상의 이치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도덕이나 배움에 무지했던 그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앵벌이와 도둑질이 전부였다.

 

그러나 특별한 계기로 인해 배움에 대한 의지를 가지게 되면서, 홀로 독학하며 무수한 도전으로 이뤄낸 성과는 가히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결과다.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인생사 전반이 담겨있는 회고록이자 에세이집으로, 인간답게 사는 것이란 무엇이고, 또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 전하고 있다.

 

 


저자의 인생을 총 3부로 나누어 기록하고 있다. 1부 남대문 지하도의 유령들에서는 유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2부 펜보다 강했던 총칼에서는 제대로 살아보기로 마음먹으면서 출판사에 취직을 하고 이후 사회 속에서 저자가 새롭게 깨달은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3부 작별과 환송회에서는 성질을 죽이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묵묵히 견뎌온 시간들을 이겨내고 마침내 얻은 인간승리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필로그를 통해 15년간 함께 했던 출판사를 떠나기까지의 이야기와 이 책을 쓰게 된 과정을 짤막하게 만나볼 수 있다.

 


전쟁고아로 거리를 떠돌며 삶을 이어가던 그가 혼란하고 뜨거웠던 격동적인 시대까지 보내며, 마침내 인간승리를 이뤄낸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또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자세히 들여다보기
=====

 

-----
내가 나쁜 놈이라는 것, 이제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것, 내게는 그 두 가지 간절함이 있었다.
10페이지 中
-----

 

저자가 기억하는 아주 어릴 적 가족의 구성원은 이러했다. 청량리 시장에서 옷감 장사를 하던 아버지, 사진관을 운영하던 어머니, 큰형은 입대를 했고, 작은형은 집을 나갔다. 그리고 누나 둘과 자신, 그리고 젖먹이 남동생까지 총 6남매로 기억하고 있다. 저자는 새엄마가 데려온 아이로 형 혹은 누나들과 배다른 형제였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불행의 시작은 어느 날 하얀 가운을 입은 아저씨에 의해 죽임을 당한 어머니로부터 시작된다. 이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인 사람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게 되고 급격히 가세가 기울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저자는 개천 주변 판잣집 중 한곳에 팔려가듯 맡겨지지만 이내 버려지게 되고 울면서 찾은 파출소에 아버지가 찾아오게 되면서 둘은 가동되지 않는 콩나물 공장 안에서 지내기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날 아버지는 누워계시다가 그대로 돌아가시게 되면서 또다시 저자는 혼자가 된다.

 

그렇게 아버지까지 잃게 되면서 저자는 남대문 지하도에서 앵벌이, 도둑질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다가 한때 '고아들의 꿈'이라 불리는 5.8 보육원에 입소하기도 하지만 두 부대 간에 충돌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그곳에서 도망쳐 나오게 된다.

 

그러면서 다시 시작된 남대문 지하도의 앵벌이 생활을 하다 단속에 걸려 응암동에 있는 서울 시립 아동 보호소로 들어가게 되지만, 또다시 도망치게 된다. 그러다 다시 아동보호소로 잡혀 오게 되는데, 추운 날씨에 동상이 걸리고, 숨이 차서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되면서 치료를 받게 되고, 그때 그곳에서 '만화'라는 것을 처음 보게 된다.

 

그렇게 치료를 받은 후 병원에서 나온 뒤에 갈 곳이 없었던 저자는 결국 또 남대문 지하도로 돌아갔고, 남대문시장에서 들치기(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일)을 하는 사팔이, 까불이와 같이 생활하게 되면서 생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다 이 생활도 싫어져 홀로 을지 공원에 앉아 있던 그는 초티(초저녁 도둑질)를 보러 가는 10여 명의 도둑들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일원이 되고 후에는 도둑질 잘하는 놈으로 유명해진다.

 

1964년 봄, 종로경찰서 형사들이 하숙집을 덮치면서 소년원에 가게 되고 거기서 다시 트럭에 올라 불광동 소년원으로 향하게 된다.

 

이렇게 입소와 출소를 밥 먹듯 반복하던 어느 날 만화책 이후로 접할 일 없을 것만 같았던 '책'과 1966년에 소년수들이 머무는 감방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이때는 독서 목록을 방마다 배포하고 보름에 세 권씩 책을 의무적으로 신청하게 하던 시기라 어디에나 책이 굴러다녔는데, 평소에는 관심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가 영화로 본 적이 있는 칭기즈칸이 계림 문고의 '소년소녀 세계명작' 시리즈로 나온 게 눈에 들어와 읽게 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때부터 저자는 굴러다니는 책들, 특히 계림 문고판으로 나온 <나폴레옹>, <워싱턴>, <링컨>, <처칠> 등의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 치우게 된다.

 

어느 날은 발에 뭐가 툭 걸렸는데, <마음의 샘터>라는 책으로 파란색 표지에 길쭉하고 도톰한 양장본이었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격언을 엮어놓은 책인 것 같았다.

 

당시에는 왠지 좋은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짧은 만남이 훗날 새 인간이 되는 계기가 될 줄을 미처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1968년에는 포화상태였던 서울교도소에서 엿장수를 도와주게 되면서 그는 나름의 고마움에 대한 표시로 선물을 주고 싶어 했고, 그때 1966년 소년단에서 잠깐 들춰 봤다가 내려놓았던 <마음의 샘터>라는 책이 머릿속에 뜬금없이 떠올리게 된다.

 

예상치 못하게 딱 한 번 슬쩍 들여다본 그 책이 왜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에야 불쑥 떠올랐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라고 한다.

 

엿장수 어머님의 도움으로 당시 아나운서였던 임택근이 <새 마음의 샘터>라는 제목으로 다시 펴낸 책을 구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엿장수가 출소하고 난 뒤 단숨에 읽어나갔고, 그중 마음에 드는 명언에는 따로 동그라미 표시를 해두어 아침, 점심 식사 후, 잠들기 전 습관처럼 하루 세 번을 읽었다. 표시한 것이 적어도 80개 이상은 되었음에도 꾸준히 반복해서 읽어나가며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마음잡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실패해서 다시 교도소로 들어올 때마다 그는 <새 마음의 샘터>를 읽으며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반성과 참회로 지난 삶을 씻어 내렸다.

 

그러다 <새 마음의 샘터>에서 본 문장들이 마음속에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의정부 교도소로 이감을 가면서부터로, 조장이 면박을 주거나 꼴사나운 위세를 떨 때, 혹은 일이 고될 때면 하루에도 수십 번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와 같은 <새 마음의 샘터> 속 글귀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공부를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저자에게는 매우 이례적인 변화였다고 한다.

 

-----
어느 날 공부를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갑작스럽게.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 엄청난 사건이자 변화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스스로 기가 막혔다. 모든 게 <새 마음의 샘터> 때문인 것 같았다.
61페이지 中
-----

 


우선 연필을 멋있게 깎아 자신의 이름 '임승남' 석 자를 제대로 써보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연필을 깎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
손에 힘을 주지 말자.
종이와 친해지자.
연필과도 친해지자.

새삼 그런 노력부터 해야 했다.
62페이지 中
-----

 

그렇게 시간을 보낸 뒤 다시금 출소하는 날 교도관이 하는 말이 이번에는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아마 마음의 변화로 인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
"다시는 이런 곳에서 만나지 말고 좋은 곳에서 만납시다."

 

서로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앞날을 빌어주었다. 기분이 묘했다. 전에는 사실 출소 자체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
마음을 잡아볼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난생처음이었다.
65페이지 中
-----

 


마음을 다잡고 처음 시작한 일은 버스에서 책을 파는 일로, 처음에 한 권을 팔자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에게 한마디를 듣고 나자 얼이 빠져버리면서 그 뒤부터는 버스에 오를 수 없었다.

 

다음으로 평화시장에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구두 닦는 일도 해봤지만 손에 잡히지 않으면서 다시 도둑질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남의 집 담을 넘다 잡혀 영등포 구치소로 들어가게 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뭔가를 다시 깨닫기 위해선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구하겠다는 욕심에 나이를 속여 소년수 방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새 마음의 샘터>, <국어사전>, <영어 첫걸음>, <일본어 첫걸음>과 같은 방에 굴러다니는 책이란 책은 다 챙기게 된다.

 

이때쯤 저자는 자신의 태어난 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나이를 역산해 1949년 소띠라는 것을 알아냈고, 임승남이라는 이름 석 자의 한문을 스스로 짓게 된다.

 

이후 1년형을 받고 청주 교도소에 이감을 가면서 책 세 권만 허용되면서 <일반상식>, <영어 첫걸음>, <일본어 첫걸음>을 선택해 알파벳을 주로 익히면서 틈틈이 상식도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열과 함께 기침이 심하게 나기 시작하면서 새빨간 피를 토하게 되는데, 엑스레이를 통해 결핵으로 판명 나면서 격리실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반복되는 출소와 입소 상황은 마치 격변기처럼 그간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과 동시에 다시 허물어지는 생활이 반복되게 된다.

 

그러다 마침내 인간이 되기 위해서 그는 몇 가지 각오를 다지게 된다.

 

-----
일단 남들을 가볍게 보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나보다 한살이라도 많은 사람에게는 깍듯이 윗사람 대우를 해주는 것은 물론, 모든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또 돈을 가볍게 여기는 습관이 생긴 것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
나는 앞으로는 절대 잘난 척을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나는 삶의 새 각오 몇 가지를 정리했다. 그런 다음 종이에 적어서 책갈피로 끼워 넣었다.
80페이지 中
-----

 

참회와 실패가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와중에 저자는 틈틈이 문자와 상식들을 독학으로 익혀나갔으며, 또 인간이 되기 위해 스스로가 규칙을 정해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수시로 되돌아오는 야수성과 폭력성을 가라앉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며 점검했고, 책이야말로 마음의 양식이라는 생각에 여기저기 부탁해 책을 꾸준히 읽어나간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건 없었다. 출소한지 6개월 만에 결국 또 남의 집 담을 넘고 있었는데, 잘할 수 있는 것이 도둑질뿐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후 결핵이 다시 재발했고, 교도소 내 병실에서 반성과 참회를 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사실 이때 저자의 상태는 완치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이런저런 행운들이 겹치며 이곳을 출소할 때만큼은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아마도 그동안의 무모할 만큼 시도했던 수많은 도전들이 이제서야 빛을 발한 게 아닐까 싶다. 그는 사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모든 걸 내려놓게 되는데 덕분에 오히려 병이 나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완치 판정을 받게 된다.

 

또 우연히 고대 사학과 3학년을 다니다가 들어온 정 형을 알게 되면서 지금의 저자를 만드는 과정의 시작이 된다. 이것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삶에 큰 욕심이 없었기에 어쩌면 더 빠르게 상황의 반전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나 싶다.

 

 


우연히 만난 <새 마음의 샘터>라는 책은 저자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무지하며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느니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죽는 것이 더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 큰 욕심 없는, 그저 보통의 사람이 되기를 바라게 되면서 실패하면서도 계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교도소 인연으로 정 형 덕에 저자는 쉽게 갈 수 없는 인쇄 공장으로 출역 되게 되고, 덕분에 후에 인쇄 관련 업종에서 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1976년 8월 8일 다시 출소한 저자는 정 형을 찾아가게 되면서 출판사 취직 자리를 얻게 되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출판사 일에 몸을 담그게 된다.

 

처음 월급 3만 원으로 시작한 영업 배본사원 업무를 시작으로 그는 평민사, 과학과 인간사 등 여러 출판사를 거치며 후에는 부장 직급과 30만 원의 월급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매일이 신나면서, 힘들 줄도 모르고 즐겁게 일하는 경험도 하게 된다.

 

이런 실전 경험들을 통해 영업방식을 배우고 서점 사장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서, 저자는 그들을 통해 세상살이의 또 다른 면모도 배우게 된다.

 

그렇게 3년째가 되면서 최인훈의 <광장>, 황석영의 <객지>,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과 같은,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던 소설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책 읽는 분야도 점차 넓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인문 사회 쪽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인간쓰레기들은 자신처럼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부모의 사랑도 받고 교육도 정상적으로 받았지만 사람들을 노예나 머슴처럼 다루고 부려먹는 사람들도 포함된다는 엄청난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 이때 그는 허망함과 동시에 살아가는 보람과 긍지마저 사라졌다고 전한다.

 

-----
이 사회의 담장은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담장 자체가 아예 보이지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더 큰 절망에 빠뜨렸다.
145페이지 中
-----

 

그렇게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되고, 마침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도덕과 이치에 대해 알게 되면서, 주민등록증도 만들고 사람다운 삶에 조금씩 더 근접하게 된다.

 

하지만 그때쯤 박정희 대통령의 연임제, 군사정권과 반란 등 우리 사회가 대혼란과 격변의 시기에 도래하게 되면서 그는 수많은 고난과 고초를 겪게 된다.

 

그 와중에도 신기하게 인쇄소는 계속 돌아갔는데, 단순히 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폭발적으로 읽히는 책들도 생겨나게 된다. 아마 유일하게 서로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매체가 신문 혹은 책이 유일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와중에 노동 항거를 외치고 분신한 '전태일'의 이름을 듣게 되고, 후에 그는 <전태일 평전>을 내는 출판사 사장이 된다.

 

출판사를 통해 예민한 책들이 출간되고, 유명 인사들이 그와 얽히면서 국가기관에 여러 번 불려 다니며 고문을 당했던 그는 후에 간첩으로 몰려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염려해 '자전소설'이라고 이름을 붙인 <걸밥>의 출간을 결심하게 된다.

 

당시 시대적으로 간첩으로 몰리는 것만큼 두려운 것이 없었는데, 고아 출신에 교도소를 수십 번 드나들었던 그야말로 거기에 엮어 들어갈 위험이 매우 높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자신의 신분을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함정의 그물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렇게 <걸밥>은 전쟁고아 양아치, 전과 7범 인문사회과학 돌베개 출판사 사장 임승남, 인간승리!라는 타이틀로 신문에도 소개된다.

 

겨우 그렇게 상황을 모면하고 또다시 닥친 위기 속에서 이번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자진해서 마지막 구치소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구치소 생활을 끝내고 나오면서 그는 두 가지를 꼭 하기로 결심한다.

 

첫째, 글을 쓴다.
둘째, 돌베개 출판사를 떠나야 한다.

 


이제 정상적인 궤도에서 수익이 잘 나오고 있는 출판사를 돌연 그만두겠다고 하는 그의 말에 오히려 주변에서 저지하지만, 그는 굳건히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붙인다.

 

그리고 마침내 1993년 4월 돌베개 출판사를 떠나게 된다. 아내와 아들, 딸, 그리고 아직 젖먹이 막내가 있었지만, 신념대로 파란만장한 삶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이후 그는 끙끙 거리면서도 글을 써 내려갔고, 마침내 이 책이 출간되게 된다. 가정에도 더 충실하게 되었으며, 부모님의 제사도 모시게 된다.

 

 


=====
감상평
=====

 

네 다섯 살 때 전쟁고아로 홀로 내던져진 작은 아이가, 어느새 이만큼 자라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어엿한 출판사의 사장님이 되어 주변을 챙기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기까지 얼마나 힘겨웠을까?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배움도 얻지 못해 그저 앵벌이와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던 당시의 상황은 어쩌면 무지했기에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는 '책 한 권'을 계기로 스스로 변화하기를 선택했고, 노력했으며, 수없는 도전을 통해 마침내 달라진 삶을 살게 된다. 어쩌면 원래 살던 방식대로 사는, 더 쉬운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일찍이 책이 주는 깨우침과 사람답게 사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독학으로 한글과 한자, 영어를 깨우쳤고 기회가 될 때마다 책을 찾아 읽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되돌아보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본 바탕에는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여유가 생겼을 때는 여전히 어려운 주변 사람들과 감방에서 만난 지인조차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데, 후에 이것에 대해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전한다.

 

-----
"여보, 나는 내가 신부나 스님, 목사 같은 부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253페이지 中
-----

 

이에 아내는 이제야 알았냐며 말하는 대목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한 기분에 휩싸였는데, 어쩌면 이런 면모가 바로 저자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자는 사람답게 사는 게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음먹었음에도 그저 생각만으로 그치는 경우도 부지기순데, 저자는 끝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병실에서도, 실패를 거듭해도 끈을 놓지 않고 무한 반복의 굴레 속에서 마침내 성공을 이뤄낸다.

 

이를 통해 새삼 책 한 권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자신을 무식한데다가 폭력성을 갖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나운 짐승이라고 칭했는데, 이때의 저자는 무지했던 본능만 앞섰던 상태의 존재였다.

 

그러다 이내 한 권의 책을 통해 각성하게 되면서, 문자를 배우고, 세상의 이치에 눈을 뜨게 되면서 문명사회의 일원이 된다. 이 밖에도 주민등록증을 만들고, 결혼을 통해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다운 삶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며 야생에 버려져 늑대 속에서 산 소년의 이야기가 떠올랐는데, 그러면서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이고, 인간답게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가 '인간다움'을 지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앞서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부모의 사랑도 받고 교육도 정상적으로 받았어도 태도나 행동이 쓰레기 같다면, 과연 그 사람을 '인간다운 사람'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한때 저자는 인간의 길을 걷다가 그렇게 죽는 것도 보람 있다고 생각할 만큼 절실함과 맹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토록 그를 사람답게 사는 것에 집착하게 만든 것일까?

 

-----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인간답게 사는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도전하는 정신이야 말로 본능대로 살아가는 야수와 다른,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니겠는가.
(...)
나는 새삼 물질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
눈을 가리는 욕심과 야망을 내려놓고 나면 사물도, 세상도 다시 밝게 보이기 마련인데 남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하는 삶에 묶여 살고 있다. 그런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이 자연스레 내게 밀려온다.
254페이지 中
-----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 인간다움이란 무엇이고, 인간답게 사는 것은 무엇일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어쩌면 아주 시의적절한 시기에 꼭 필요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
책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내가 우연히 만난 한 권의 책을 통해 인생을 바꾸었듯이 독자들의 인생도 바뀔 것이라 믿고 싶다.
254페이지 中
-----

 

더불어 저자가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바뀌었듯, 많은 사람들 역시 새해에는 다양한 책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송비 절약 문고 세트 - 전12권 배송비 절약 문고
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레카 팝송 영어회화책과 함께 받은 <배송비 절약 문고세트>는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책이었는데, 아주 얇은 두께와 재미있는 내용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영어 공부법 MBTI>는 유용하면서도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악어 현대영어 약어사전>과 <엄마표 영어>는 실질적인 영어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담겨 있어 눈여겨 보게 되었다.

 

어떤 책들인지 간단한 소개와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들을 함께 소개해보고자 한다.

 


=====
용 영어문법 용어사전 300
=====

 

영어공부 할때 가장 어려워 하는 것중 하나를 꼽으라면 '문법'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영어문법의 사전정의를 하나로 집대성하여 아주 기본적인 용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법용어를 아무리 이야기해도 해당 용어에 대한 뜻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그 다음을 기약하는것은 무리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어딘가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주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
악어 현대영어 약어사전 530
=====

 

이 책은 줄임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정말 유용한 책으로, 어쩌면 다섯권 중 일상 생활영어를 구현하는 데 가장 활용도가 높은 책이 아닐까 싶다.

 

문자/채팅/편지/온라인/일상 등에서 쉽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어 영어를 활용해 자주 텍스트를 주고 받는다면 이 책을 활용해보자.

 

개인적으로는 줄임말을 크게 좋아하거나 선호하지는 않지만 텍스트를 쓰는데 글자 제한이 있거나, 빨리 주고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간단한 약어를 사용해 유용하게 사용해 보는것도 좋다고 본다.

 

약어 중 재미있거나 활용도 높은 것들을 몇가지 선정해 보았다. 2NITE는 스펠링도 줄이고, 누구나 읽었을 때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듯 하다.

 

DND는 일상이나 메일, 문자등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어라고 생각하여 꼽아보았다.

 

Bro는 너무 익숙하고 많이 쓰는 단어고, MIL은 줄임말인데 줄여놓고 보니 왠지 새로운 단어처럼 느껴져 재밌게 다가왔다.

 

BF나 BFF 또한 일상에서 많이 쓸 수 있는 약어인것 같아 꼽아보았다. 이처럼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단어들이라면 약어를 활용해 시간과 효율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
엄마표 영어
=====

 

'엄마'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우리에게는 '잔소리'로 들리는 유용한 핵심 정보를 담고 있는 책으로, 평소 영어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이 속시원히 담겨있다.

 

특히 영어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 말하기와 듣기를 먼저 해야 하는 이유, 나쁜 학원에 2년간 다녔을 때, 영화 한 편으로 공부했다가 실패하는 이유, 영어가 안들리는 이유, 프리토킹의 함정, 영어를 잘하게 되는 유일한 방법 등등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확인할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하다.

 

물어볼 곳이 마땅히 않아 속끓이고 있던 학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우리아이 영어공부의 방향을 어느정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영어 공부법 MBTI + 수준별 영어책 추천
=====

 

수준별 영어 맞춤 교육을 원한다면 재미있는 영어 MBTI를 통해 스스로를 진단해 보고 영어책을 추천받아보면 어떨까? 이 책에서는 저자의 책을 대상으로 수준별 맞춤 영어책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 영어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나에게 안맞는 이유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상담교사에게 상담을 받는 느낌도 들었다.

 

Q. 영어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이유는?
A. 설명이 어렵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Q. 영어가 안 들리는 이유는?
A. 본인이 알고 있는 발음이 실제로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경우를 직접 경험 해보지 않으면 들을 수 없다.

 

Q. 영어를 잘하게 되는 유일한 방법은?
A. 초급 수준에서는 공부할 재료의 양은 줄이고 반복해야 한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반복한 것'이다. 반복하는 데에는 '기술'이 필요하며, 영어는 구조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구조를 통해 말하는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

 

Q. 영어를 자유롭게 말하려면 걸리는 시간?
A. 원하는 말을 자유롭게 하기까지, '옳은 방법으로 했을 때' 짧게는 3개월이지만, 보통 6개월~2년이 걸린다. 이 기간동안 하루 1~2시간 이상 꾸준히 공부하려면 '계기나 목적'이 있어야 한다. 계기가 없다면 꾸준히 자극을 받아야 한다. 학원도 좋고 유튜브 영상도 좋다. 전화영어나 영어 스터디도 좋다.

 

Q. 좋은 책 고르는 법?
A. 시중의 영어 책들을 보면 대부분은 '학원용 책'이다. 때문에 이런 책들은 독학은 불가능하다. 가능한 학습자 수준보다는 쉬운 책으로 고르고, 직접 익혀보거나 가르쳐 본다. 잘 안되면 빨리 다른 책으로 시도를 하며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야 한다.

 

Q.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비결은?
A. 책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꾸준히 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야 한다. 본인이 흥미있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더 알고 싶어서 꾸준히 공부하게 된다.

 

 


=====
30분에 끝내는 영어 필기체
=====

 

이 책은 영국이나 호주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참고하기 좋은 책이다. 알파벳을 하나하나 따라쓰고, 이것이 익숙해지면 명언을 따라쓰며 필기체를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필기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취미로 필기체를 익히는데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필기체를 익혀서 자신만의 명언을 직접 써보는 취미생활도 제법 멋질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사람들은 유독 영어에 약하고, 또 영어에 집착한다. 그래서인지 영어는 마음속 한칸을 늘 차지하고 앉아 덜어낼수도, 덜어지지 않는 상태로 계속 이어진다. 이런 상태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또 그 방법을 활용해 나만의 익숙해 반복 패턴을 찾는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이런저런 영어공부 방식을 채택해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나의 상황을 점검해보자.

 

일상속에서 큰 부담감없이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수준은 어느정도 인지, 어떻게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레카 팝송 영어회화 200 - 유튜브 레슨과 카톡으로 익히는 팝송영어
Mike Hwang.챗GPT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 시절부터 현재까지 줄곧 '해결해야 할 무엇'으로 남아있는 영어 공부는 마음처럼 쑥쑥 실력이 늘거나 실천이 잘 따라와 주지 않아 쉽지 않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다.

 

아무리 AI의 시대고, 좋은 기기들 덕에 영어를 잘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직접 소통하지 못하는 답답함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이런저런 방법들을 시도해 보거나 살펴보면서 나에게 잘 맞는 방법을 모색하고는 하는데, 이번에 팝송을 통해 공부할 수 있는 책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다.


사실 처음에 책을 제대로 보기 전에는 앞서 출간된 여러 팝송 책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꼼꼼히 살펴본 결과 생각보다 디테일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이것은 영어와 작곡을 복수 전공한 저자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의 구성만 봐도 복잡하게 설명되어 있을 만큼, 한 권에 많은 것을 담아냈는데, 처음에 이것만 봤을 때는 '대체 무슨 소리야?'라는 생각을 했는데,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면서 보니 저자의 마음이 한껏 담긴 이정표 같은 페이지였다.

 

더불어 마구 퍼준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공부 잘하는 친구의 노트를 빌려보는 느낌처럼 여겨져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빼곡한 글씨로 눈 돌아갈 것처럼 수많은 리스트를 보다 보면 행복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생각보다 다양한 페이지 구성으로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팝송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총 210곡 구성된 이 책은 숨겨진 히든 페이지가 존재하는데, 책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적극 활용한 QR코드 덕에 더 많은 정보와 팝송을 만나볼 수 있다.

 

▶본책 17곡: 저작권 허락을 받아 전체 가사가 수록되어 있다.

▶추가 10곡: 책에 싣지는 못했지만, QR코드로 접속하면 위의 17곡과 같은 구성으로 된 PDF 파일로 받을 수 있다.

▶추가 책 3곡: 본책과는 별도로 이벤트 참여시 받을 수 있는 책으로, 17곡과 같은 구성이며 저자의 취향을 담은 곡들이다.

▶180곡: 저작권을 허락받지 못하여 책에는 가사를 제외한 단어와 뜻만 확인해 볼 수 있는데, 곡 시간별로 등장하는 단어들을 통해 가사의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QR코드로 들어가면 앞선 곡들과 마찬가지로 전체 가사와 해석, 뮤직비디오를 만나볼 수 있다.

 

17곡+10곡+3곡+180곡=210곡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곡: 총 197곡+별도 다운로드 10곡)

 

곡 선정은 MBC 라디오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200을 뽑아 선정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익숙한 곡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귀에 쏙쏙 들어와 신나게 듣고 따라 부르며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신나서 흥얼흥얼 거리기만 했지 제대로 가사를 음미하거나 살펴보지는 못했던 곡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품성/대중성/재미/영어난이도/노래난이도와 같은 수준별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어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곡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금 더 재미있고 자신 있게 부를 수 있는 곡을 선택한다면, 영어 공부가 약간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좌우 페이지를 살펴보면 영어 빈칸 채우기와 한글 영어 발음, 한글 뜻과 영어 단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곡을 잘 안다면 그대로 빈칸을 채워봐도 좋지만, 제대로 된 가사를 잘 알지 못한다면, QR코드를 통해 곡을 먼저 들어보자!

 

개인적으로는 빈칸 채우기보다 QR코드를 통해 해당 곡과 관련된 배경지식, 뮤직비디오, 영어 가사와 한글 가사 등을 미리 충분히 습득한 뒤에 빈칸 채우기를 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모처럼 뮤직비디오를 보며 음악도 즐기고, 배경지식도 알고, 영문 가사와 영어 발음, 한글 가사를 통해 뜻과 음까지 알면 일석삼조가 아닐까?

 




나 역시 처음에 무턱대고 빈칸 채우기를 해보려고 하니 조금 막막했는데, 음악을 듣고 흥얼흥얼 따라 하고 난 뒤 다시 책으로 돌아왔더니 쉽게 빈칸을 채울 수 있었다.

 



또 해당 곡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문장들의 사용 패턴과 응용 문장들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예시문을 통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작문 방법과 활용방법도 알 수 있었다.

 



저작권을 허락받지 못한 180곡은 위와 같이 곡의 타임라인에 따라 등장하는 단어와 뜻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QR코드를 통해 아래와 같이 곡의 자료와 뮤직비디오, 영어 가사, 한글 발음 등 동일한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받은 미니 책자 역시 본 책자와 같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팝송 책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을 꼼꼼히 살펴보니 꽤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제대로만 공부한다면 꽤 좋은 영어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들을 무의식적으로 눈으로 좇고, 귀로 들으며, 입으로 나온다는 것은 꽤 좋은 학습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제대로 한 곡을 마스터해보니 1시간은 너끈히 지나갔다. 곡의 배경지식을 알고, 뮤직비디오를 보고 영어 가사와 한글 가사들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빈칸도 채워보고, 단어도 외우고, 자료도 이것저것 보다 보니 그냥 곡 전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영어 공부가 절로 되는 느낌이었다.

 

후에 만약 어디선가 그렇게 공부한 곡이 흘러나온다면 왠지 발걸음을 멈춰 서서 듣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