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본능 어디에서 오는가
이수정 외 지음 / 학지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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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범죄, 사건, 사고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즐겨 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소개 페이지에서 익숙한 이름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바로 '이수정'이라는 이름이었는데, 대한민국 1세대 프로파일러로 다양한 방송에서 패널 혹은 게스트로 출연해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름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이 책을 통해 어떤 사건들을 소개해 줄지 기대되었다.

 

앞서 사건&사고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즐겨본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여기에는 예전부터 '이야기'를 좋아해서 장르 구분 없이 접하는 이유도 있지만, '나'를 지키기 위한 목적, 혹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한몫한다.

 

점점 더 흉흉해지는 사회 분위기나 날카롭게 곤두서 있는 사람들의 심리가 때론 따갑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사전에 파악해 미연에 방지하자는 목적도 은연중에 깔려있는 것이다.

 

과거 나의 어린 시절에는 나쁜 사람이라고 하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외모나 행동에서 나쁜 행동을 하거나 험상궂은 사람들을 말하곤 했는데, 사실은 외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평범한 사람도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제는 과거의 그러한 인식이 완전히 잘못된 정보임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는 방송, 유튜브, 책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이미 충분히 학습되었고, 또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회 속에서 실제로 겪는 현실감을 통해서도 체감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조심성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총 여섯 명의 범죄심리학자와 그들이 마주한 사건들이 각각 세 편씩, 총 열여덟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이 이야기들 중에는 너무 유명해서(나쁜 쪽으로) 방송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고 또 조금은 생소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다시금 사건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고, 또 사건의 회고록을 통해 당시 범죄자들의 심리가 어디서 기인했는지, 당시의 심리는 어떠했는지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유년 시절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에 수록된  사건과 범죄자들의 모습은 멀쩡한 모습으로(타인이 보기에 그저 선한 사람처럼 보이는 모습 혹은 선량해 보이는 모습) 아무렇지 않게 살해를 저지르고, 일상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케이스가 많은데, 끔찍한 것을 넘어서 인간이 이토록 사악한 존재였던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그래서 오히려 주변인들이 더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가 절로 이해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날로 괴상한 모양과 잔인해지는 범죄 수법, 그리고 양심 따위는 저버리는 비이성적인 형태로 진화하는 사건들을 통해 왜 이토록 날로 범죄가 늘어나는지, 새삼 우리 사회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정이 없어진 사회, 이기적이어야 살아남는 사회, 매일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버텨내며 살아야 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어쩌면 이러한 사회의 분위기가 이러한 범죄를 낳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도 해보게 된다.

 

어떤 방송에서 죄를 저질러도 이를 처분할 법이 없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못한 사례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 담긴 사건들을 접하면서 진화하는 범죄만큼 발 빠르게 법이 개정되고 시스템화하여 제대로 된 처벌은 물론, 더 이상 끔찍한 일을 당하면서 불안에 떠는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살인범죄, 소아성기호증, 청소년 중독범죄, 시체 강간, 연쇄살인, 토막살인, 스토킹, 아동학대, 그루밍,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존속폭행, 사이비 종교, 가스라이팅, 정신질환자 범죄, 변태성욕 등은 특히 더 약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법적으로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사건들로 심지어 과거에는 법제화가 되어 있지 않아 고스란히 피해자가 떠안고 살아야 하는 것들도 있었다. 현재는 법제화가 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이 밖에도 최근 불거진 데이트 폭력, 스토킹, 가정폭력, 아동학대, 가스라이팅 등에 대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다 강력한 처벌과 규정이 법제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발 위험이 높고, 어디로 도피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결국 남는 것은 죽임을 당하거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상을 늘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이들 모두가 부디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고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법이, 국회가,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모든 사람이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는 이 책을 읽으며 살짝 엿본 범죄자들의 심리와 상황, 그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알고 있으면 좋을 내용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직접 겪기 전까지는 남의 일로 치부한 일이 언제든 나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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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성기호증
어린아이를 성적(性的)인 대상으로만 파악하여 집착하는 병적인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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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관련된 범죄만큼 재범률이 높은 범죄가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이러한 성범죄자들을 묶어둘 명분이 지금은 사실상 없다. 그래서 이들은 만기출소후 세상에 나와 사람들 속에 섞여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사유로 한때 성범죄자가 특정 동네에 이사 온다는 이야기가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며 한참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아직도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우선시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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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04년도 만기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으로 수용하던 <사회보호법>에 대한 폐지 논의가 이루어졌고, 이후 2005년 결국 보호감호 제도가 폐지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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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책임론이 지배적이었던 우리나라에서는 성범죄를 형사범죄로조차 취급하지 않았었다. 따라서 너무나도 많은 성범죄가 암수 범죄화되었다.

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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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의 성범죄에 대한 규범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격변하여 왔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깊숙한 곳에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성범죄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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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강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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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이라는 말로도 뜨악할만한데, 시체 강간이라는 말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범죄에 대해 서술한 저자의 글을 빌어 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심리분석을 면밀히 살펴보았는데, 매우 비틀린 심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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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강간을 저질렀던 M은 자존감이 매우 낮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기대하는 인정 욕구는 상당히 높은 사람으로 평가되었다.
(...)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향이 존재하였고, 자신이 내세울 만한 제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대인관계를 철회하는 것처럼 행동하였으나, 내면에 과시욕이나 인정욕은 통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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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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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을 저지른 K는 전과도 없이 착실한 직장 생활을 이어 왔으며 모범적인 생활을 하여 주변 사람들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였다.
(...)
더구나 K의 범행은 전과 하나 없는 초범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잔혹하고 지독했으며, 처참함의 극치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인간의 사악한 본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범행이었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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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인 요소로 타인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사건이다. 착실하고 모범적이지만 실상은 초범이라 말할 수 없는 잔혹하고 처참한 범죄를 저지른 이가 가까이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피해자들은 이유도, 원인도 모르고 범죄자의 욕구와 쾌락에 따라 한순간에 삶의 저편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범죄자가 이렇게 끔찍한 일을 벌이게 된 원인을 아주 오랜 과거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이유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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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사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동생만 편애한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으며, 그로 인한 내재된 분노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
K가 밝힌 범행 동기는 너무도 단순하였다. 그는 카드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실행하게 되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
K의 범행에 있어 주변에 더욱 충격을 안겨 준 점은 K에게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이었고, 피해 여성들에게서 강취한 물건들을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였다는 점이었다. 이 모든 행동이 너무도 태연하게 평범한 일상처럼 이루어졌으며, 약 3개월간 이어진 범행 중에도 회사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평소처럼 엄부를 하는 등 철저하게 이중생활을 하였던 점에서 인간이 얼마나 더 악랄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64~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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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숨겨진 그의 본능과 가학적 측면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이는 그의 집을 수색한 결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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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이  K의 집을 수색한 결과 수십 건의 포르노 동영상이 발견되었고, 동영상에는 성적인 측면에서 가학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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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상대방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고의적으로 쫓아다니면서 집요하게 정신적?신체적으로 괴롭히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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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스토킹 범죄에 대한 내용을 뉴스를 통해 많이 접했는데, 이를 보면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이 매우 위험한 스토킹 범죄에 노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연인 사이를 비롯해 길거리를 지나가다 모르는 이들에게도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된 사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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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은 엄연히 피해자에게 심리적, 신체적 고통과 피해를 야기하고 심지어 생명을 앗아 가는 범죄 행위인데 마치 유령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치부되어 왔다.
(...)
이제라도 스토킹이 개인 간 해결해야 할 문제 혹은 누군가를 좋아해서 쫓아 다니는 구애 행위로 인식하던 것에서 벗어나 범죄로 인정되어 처벌법이 제정된 것에 안도해야 할지, 이제껏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해 버린 사회의 무책임함에 분노해야 할지 착잡한 심정이다.

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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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남성들 혹은 사람들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행위로 비친다는 점에서 아직도 위험요소가 다분히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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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스토킹이란 원치 않는 행동으로 인해 개인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반복적인 행동 패턴으로, 타인에게 괴롭힘 내지 위협, 공포를 느끼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스토킹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상대방에게 두려움을 야기하는 한 가지 이상의 복합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9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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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은 자신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여부를 떠나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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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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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이 높은 성인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공격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다. 그 공격성의 단초 중 하나가 아동기 학대 경험일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모든 상황에 적용 된다. 가정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가정 내에서 공격 행동이 더 쉽게 표출된다.

1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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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또 자주 보이는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아동학대 부분인데,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은 친부모부터, 친척, 도우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사 등 다양하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말을 듣지 않아서, 밥을 먹지 않아서, 잠을 자지 않아서라는 아주 사소한 이유들인데, 이를 통해 어른들의 비양심성과 '화'를 고스란히 아이에게 푸는 어른들의 공격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에 그 원인을 아동기의 학대 경험에서 발견하곤 하는데, 이를 통해 아이가 자라는 환경과 부모의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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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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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특정 연예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제는 비일비재하게 듣는 이야기 중 하나다. 용어로 정의 내리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겪었고 또 현재도 겪고 있는 일중에 하나로, 나도 모르는 사이 잠식 당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더 무섭다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가스라이팅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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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해자의 생각을 바꾸는 게 아닌 단절이다. 물리적,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다. 또한 상대의 지시에 "알았어, 그렇게 할게."보다는 "한번 생각은 해 볼게."라는 답변으로 판단의 주체를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
거절의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 하는 게 좋다.

2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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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해외의 한 사례를 통해 온 가족이 가스라이팅을 당해 전 재산을 빼앗겼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처럼 가스라이팅의 목표는 자신을 잃고 불안하게 만들어 오로지 상대하게 의지하게 만드는 행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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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의 목표는 현실 감각을 떨어뜨리고 불안하게 만들어서 중심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2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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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피해자의 특징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자존감과 자신감이 낮다.
■거절을 잘 못하고, 자기주장을 잘 하지 못한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대인관계 폭이 협소하고 폐쇄적인 성격이다.

 

만약 현재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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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스라이팅 피해자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얼마든지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선 피해자 스스로가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고 그렇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방에게 당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
(...)
이렇게 대처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채도로 나온다면 상대와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
(...)
다음에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심리 전문가, 신뢰할 수 있는 친구, 가족에게 그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늘 자신의 메타인지 능력, 즉 통찰력과 실행 능력을 조금씩 향상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260~2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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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자신의 성향이나 성격을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부분을 강화하고 방어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듯하다.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면, 꼭 약한 멘탈, 낮은 자존감, 좁은 대인관계나 폐쇄적인 성격에서만 당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언제나 약해지는 순간이 있고, 또 너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경우도 있기에 살면서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은연중에 반복적으로 하는 지시 행위나 말들에서도 힌트를 얻어보는 것도 좋은 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악한 본능처럼 여겨지는 악덕 범죄의 가해 형태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또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그런 한편 누구나 겪는 유년기의 환경과 부모의 태도 등이 중요하다는 점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또 특정 범죄를 예방하고 나를 지키기 위해 메타인지 능력(자기 객관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어서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약해지거나 좌절하는 순간을 분명 한 번쯤은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평소 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듯하다.

 

인간의 모든 본성과 심리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범죄에 연루되거나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여 검은 물이 든 사람은 멀리하고,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똑똑하게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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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뇌 장 혁명 - 깨끗한 장이 병을 치유한다 100세 건강시리즈 2
김나영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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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뇌라고 말할정도로 건강한 삶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손꼽히는 장건강! 여기에 더해 남성과 여성의 차이까지 꼬집어 장에 대한 지식을 가득 담고 있는 책을 만나보았다.

 

삶을 살아가는데 먹는것이 중요한만큼, 소화와 흡수, 배설까지 담당하고 있어 평소 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는데, 그 밖에 부족했던 의학지식은 물론, 잘못알고 있던 상식까지 꼼꼼히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장에서부터 유발되는 장질환의 원인과 치료방법, 또 남녀차이에서 오는 질환의 차이, 장건강의 중요성과 장건강을 해치는 요인, 음식에서 찾는 해답과 평소 생활습관에서 찾는 방법등을 통해 장에 대한 A부터 Z까지를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장건강만 챙겨도 왠만한 질병에서 피해갈 수 있다는 말을 절감할 수 있었다.

 

왜 이토록 장건강을 챙기는것이 중요한지는 총 9부로 구성된 각 주제를 통해 간단히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장이 중요한 이유를 시작으로 장 질환의 종류, 남녀의 병이 다른 이유와 질환차이, 장 질환이 만병으로 이어지는 이유, 장내세균, 장 건강 최대의 적, 식습관, 장과 뇌의 관계, 장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생활습관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아직까지도 연구가 지속되고 있고, 장속에 자리하고 있는 유익균과 유해균을 모두를 파악하고 있는것이 아니기에 명확하게 결론내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만병의 근원이 장질환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신체 중 유일하게 뇌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할만큼 독보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스스로 작동할만큼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장이기에 건강한 삶을 위해 더 공부가 필요한 분야가 아닐까 싶다.

 

또한 남성위주의 기존 질병 연구에서 벗어나 성차의학을 통해 보다 고차원적이고 디테일한 연구로의 발전은 고령화로 가는 사회에서 보다 더 적극적이고 심도있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제2의 뇌 장 혁명>을 통해 생활속에서 어떤 것들을 조심하고, 더 챙겨야 하는지를 파악해서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최대한 핵심이 되는 내용을 기준으로, 언제든 펼쳐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내용을 재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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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중요한 '기본적' 이유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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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장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책임지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둘째, 장이 우리 몸의 찌꺼기를 배설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셋째, 장이 인체의 면역력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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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중요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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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관련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과민성장증후군인데, 특별히 음식을 잘못 먹지 않았는데도 스트레스만 받으면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대장이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현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실제 실험과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 되었는데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을 가지고 있으면 소화불량과 과민성장증후군을 함께 호소하는 중복증후군 유병률이 상당히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중복증후군이 많은만큼 스트레스도 더 민감함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인체의 기관 중 정신과 영역의 대표적 기관이 신경계임에도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에는 물론 내장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흥미롭게도 인간의 뇌신경, 자율신경계 및 내장신경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대장'이 주도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장 건강은 우리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장건강을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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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은 건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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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을 알아보는 방법으로 대변의 모양을 통해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변의 모양, 횟수, 냄새 등은 음식 섭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참고는 할 수 있으나 절대적인 사안은 아님을 인지하자.

 

장 건강을 알아보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유해균이 일으키는 증상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혹시 변비나 설사가 자주 나타나고 대변을 볼 때 크게 불편함을 느끼며 대변과 방귀의 냄새가 지독한 현상이 나타나면 이는 장내 유해균이 많아졌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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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질환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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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와 설사, 복통 등은 일반적으로 장과 관련하여 흔히 겪는 증상들로 이 중 변비는 우리나라 사람의 16.5%에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 중 하나다.

 

1. 변비
이러한 변비는 그 원인이 있는 경우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변비를 기능성 또는 특발성 변비라고 한다.

 

▶기능성 변비의 원인
기능성 변비 증상은 여자가 남자보다 더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여성호르몬이 장의 운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생리적 차이가 여성에게서 변비가 더 강하게 나타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운동의 장애로, 어떤 이유로 대장운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변의 움직임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배변에도 장애를 주게 되는 것이다. 또 직장의 배출능력이 약해질 경우에도 배변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외에도 장내세균의 불균형 또한 기능성 변비의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변비 환자에게 유산균을 복용한 후 변비가 좋아졌다고 하는 경우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기능성 변비 치료방법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로,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에 변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수분 역시 변을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에 변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2. 설사
우리는 대개 묽은 변을 누게 될 때 이를 설사라고 하는데, 음식을 잘못 먹을 경우 하는 설사를 급성설사라 한다. 급성설사의 경우 대부분 하루 이틀 음식을 잘 조절하면 그치게 된다. 하지만 평소와 같이 음식을 먹는 데도 4주이상 설사를 계속 한다면 이를 만성 설사라고 하며 이는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설사의 원인
설사의 경우 세균감염이나 다른 질병이 원인이 아니라면 과민성장증후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도 아니라면 기능성 설사를 의심해볼 수 있다. 기능성 설사란 복통 없이 묽은 변이나 물 설사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설사 치료방법
사실 설사는 장내에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진 독소나 세균 등을 빠르게 내보내기 위한 인체의 방어기전 중 하나다. 인체는 이를 통해 장내 독소를 제거 하고 세균의 불균형을 재편성하여 건강을 유지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만성적으로 이루어질때는 약물 치료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3. 복통
복통은 배에서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뱃속에 뭔가 문제가 생겼음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복통의 원인
만약 복통이 잠깐 있다가 사라졌다면 아마도 장속의 가스 등의 영향일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복통의 치료방법
만약 복통이 3개월이상 지속되는 만성복통이라면 병원을 방문해서 상담을 받고 정밀검사를 받아보는것이 좋다. 이런 경우 특정 질병 때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종반되는 통증도 3일 이상 계속된다면 마찬가지로 다른 질병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4. 복부 팽만감
팽만감이란 흔히 가스가 찬 느낌이나 더부룩한 느낌이 드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증상이다.

 

▶복부 팽만감 원인
과민성장증후군이나 기능성 소화불량 등의 기능성 위장관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인정간의 차이 없이 일반 인구의 15~30%정도가 호소하는 증상이나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서는 80% 정도가 팽만감을 호소한다.

 

특히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팽만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더 높았는데 이는 여자의 내장신경이 좀 더 예민하고 월경 주기 등을 결정하는 호르몬의 영향이 그 원인중의 하나로 생각되어진다.

 

복부팽만감에 대한 가설은 다양한데, 장내 가스 이동과 배출의 문제, 지각의 이상, 심리사회적 요인등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며 여러가지 요인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팽만감이 생기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복부 팽만감 치료방법
포드맵(장내에서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음식)이 다량 함유된 음식 섭취는 팽만감을 유발하는 원인의 하나로 사과, 배, 수박, 우유, 아이스크림, 생양파, 콩류, 아보카도, 버섯 등은 우선적으로 주의할 음식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5. 장염
장 질환과 관련하여 가장 흔히 앓는 질환은 장염으로, 장염은 위장, 소장, 대장 등에 염증이 생겨 증상이 나타나는걸 말한다. 특히 가장 자주 발생하는 대장에 생긴 염증을 장염이라 부른다.

 

▶장염의 원인
장염은 주로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 나타나는데 의학적으로 세균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균형 장염은 주로 여름철에 상한 음식을 잘못 먹어 생기는 경우가 많고, 바이러스성 장염은 겨울철에 걸리기 쉬운데 이러한 바이러스성 장염은 사람 간에 전염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장염의 치료방법
급성 장염에 걸렸을 때는 병원 치료를 받는것이 우선이며, 개인적으로도 일단 첫날은 식사를 자제하는 것이 좋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물흡수를 도와주는 포도당이 들어간 음료를 먹는것도 도움이 된다. 이후 증상이 조금 나아지면 부드러운 음식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양을 늘리는 것이 좋다.

 

급성 장염은 예방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며 모든 조리기구도 충분히 살균하는 것은 물론 충분히 가열해서 먹어야 함을 명심하자.

 

6. 게실염
게실은 곁주머니라는 가명이 붙은 구조로 장벽 일부가 근육의 약해진 틈을 타서 장막 쪽으로 탈출하여 생긴 변형이다. 대부분은 몇 개 안되는 산발적인 게실이 흔하고 별 증상이 없어 의미가 적지만, 아주 드물게 다발성으로 많고 이곳에 염증이 생긴 것을 게실염이라고 한다.

 

▶게실염 원인
원인은 크게 선청성 게실과 후천성 게실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선청성 게실이 상행결장에 많고, 서양에서는 후천성 게실이 많으며 특히 하행결장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는 식이섬유가 부족한 식단으로 인한 장운동기능 이상과 장내 유해균의 증가, 그리고 비만과 운동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게실염 치료방법
게실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게실염'으로 주된 치료는 항생제 사용, 장 휴식, 복통 조절이다. 드물게 발생하는 합병증으로는 게실 천공으로 항생제, 농양 배액술, 수술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 게실 출혈이 있을 경우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항혈전제 복용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므로 게실 출혈이 의심되면 이러한 약제들을 중지해야 한다.

 

게실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것이 중요한데,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이는 재발성 급성 대장 게실 질환의 예방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7. 만성 염증성 장 질환
과거에는 결핵성 장염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결핵성 장염은 거의 없고 대신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소장 및 대장에서 발생하는 만성 재발성 염증 질환인데 면역반응 조절이상이 중요한 병인이다.

 

▶크론병 원인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발생할 수 있으며 깊은 궤양을 유발하는 만성 염증성 잘 질환이다. 주로 10~20대 젋은 연령에 발생하여 평생 지속되고, 장관 협착, 누공, 천공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크론병의 발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것으로 추정되나 그 병인이 명확하진 않다. 주로 서구 선진국에 흔한 질환으로 현재 동양권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궤양성 대장염 원인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원인불명의 만성 염증성 장 질환으로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혈성 설사와 대변 급박감 및 복통등이 주 증상이다.

 

유전,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북미와 북유럽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남유럽과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아시아 국가, 그리고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된 이유는 식단의 서구화로 생각되고 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방법
재발이 많고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어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질환으로, 현재 약제 개발이 많아지면서 적절한 약물 치료 등 병원 치료를 잘 받으면 증상이 완화되고 정상적 삶을 영위할 수 있다.

 

8. 과민성장증후군
장 질환 중 가장 괴로운 질병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과민성장증후군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수를 써도 낫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인간을 괴롭히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과민성장 증후군은 복통, 복부불편감,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6개월 이전에 발생했고 최근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받게 된다.

 

과민성장증후군의 병명 앞에 '과민성'이란 단어가 붙는 이유는 이 질환이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정신적 원인이나 불안정한 환경적 원인에 의해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과민성장증후군 원인
여러 가지 기전이 혼합되어 나타나는데, 그 근저에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중요하게 생각되는 병태생리로는 내장과민성, 뇌-장관 상호작용, 감염 후 과민성장증후군에서 관찰되는 저도의 염증 혹은 미생물 환경 변화와 연관된 면역반응 이상, 장내세균의 이상, 유전 소인 등이 있으며 또한 정신사회적 요인이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증상에 의존하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지고 그러다보니 원인에 대해서도 정확한 접근을 하기 힘들다. 치료가 어려운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과민성장증후군 치료방법
'프로바이오틱스'와 '위장관 기능 개선제'를 함께 4주간 투약하는 임상실험을 통해 50%대의 성공률을 보여 높은 기대치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결과를 통해 유산균 섭취와 장운동 기능 개선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이 질환은 정신적 작용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정신적 문제까지 함께 치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9. 대장암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는데, 검사를 받다보면 용종과 선종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다면 용종과 선종이란 대체 무엇일까?

 

먼저 용종은 대장 점막의 일부가 마치 혹처럼 툭 튀어나온 조직을 말하는 것으로 성인 세 명 가운데 한 명 정도 대장 혹이라 불리는 대장 용종이 생기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대장암의 80~95%가 바로 이 대장 선종성 용종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대장경을 하면서 용종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한편 용종 중 약 75~80%가 선종성 용종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하다가 선종 가능성이 높은 용종을 찾으면 즉시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용종은 조직학적 종류에 따라 선종성 용종, 염증성 용종, 증식성 용종, 지방종 등으 나뉜다.

 

지방종은 지방조직이 발달하면서 생기는 용종으로 굳이 제거가 필요없다. 염증성 용종은 장에 염증이 생겼다가 나아지는 과정에서 점막이 돌출되어 생긴것으로 단순한 염증성 용종이 확실하면 모두 제거할 필요는 없다. 증식성 용종은 세포가 자라고 죽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죽지 않고 오히려 과성숙 상태가 되어 혹처럼 남아 있는 용종으로 조직검사를 통해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종과 염증성 용종, 증식성 용종 등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선종성 용종은 다르다.

 

선종은 비정상적인 상피세포가 증식한 것으로 실제 대장암의 80~95%는 이 선종에서 발생하며 선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10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대장암에도 성별차이(성차)가 있는데, 전반적으로 남성에서 여성의 두 배가 발생하며 오른쪽 결장암은 여성과 남성이 거의 비슷하게 발생하고 왼쪽 결장암은 70~80%가 남성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장암 원인
대장암은 서구식 식생활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에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서구 음식의 특징인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 예방수칙
1) 과식하지 않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2) 백미보다 현미/잡곡밥, 흰빵보다 통밀빵이 좋다.
3) 채소, 버섯, 해조류의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을 보충한다.
4) 생과일을 매일 적당량 먹는다.
5) 고기류, 햄, 소시지를 과다 섭취하지 않는다.
6) 숯불로 고기 굽기를 피하고 타지 않게 주의한다.
7) 견과류는 매일 조금씩 먹는다.
8) 칼슘, 비타민 B, D 성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9) 몸을 가능한 많이 움직인다.
10) 음주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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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의 남녀차이(성차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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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차이에 관련된 의학을 '성차의학'(성별차이를 연구하는 의학)이라 하며 이는 실제 의료 행위를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성차의학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질병이라도 남녀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질병 원인 파악과 치료에 있어 다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차의학에서 남녀의 차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호르몬이나 유전자에 의해 차이가 나는 성적 측면
▶둘째, 남녀로 태어나 사회, 문화적 역할의 차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젠더적 측면

 

남녀는 각 질환의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또 치료에 대한 반응도 다른 경우가 많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나 과민성장증후군과 같은 기능성 위장관 질환들은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젠더에 대한 고려가 더욱 필요하다. 왜냐하면 남녀 간에 젠더적 차이에 의해 받는 스트레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1. 남녀에게 약의 부작용이 다른 이유
이러한 남녀 차이는 기본적인 생리적인 차이에서 기인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체내 지방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남녀의 심장 박동에도 차이가 있다.
▷여성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약물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신장의 크기에 따라 약물의 배출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체중 및 표면적에 따라 같은 용량의 약물도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남성보다 만성적인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는 여성의 경우 약물 간의 상호작용에도 더욱 자주 노출된다.

 

이러한 사유로 약의 사용에 있어 성차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노령으로 접어들수록 젠더의 차이가 훨씬 중요하므로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 더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이는 질환치료는 물론 건강수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것이다.

 

2. 대장암 및 각종 장 질환의 남녀차이



▶대장암과 진행성 선종 모두 남성이 여성보다 거의 두 배 더 많이 걸리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용체의 이상 발현이 확률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는데, 때문에 남성이 여성보다 대장암 발병 비율이 높에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폐경이 지나고 나면 여성에게도 대장암 발병 비율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대게 남성보다 여성이 젠더적으로 스트레스에 더 약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 과민성장증후군이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변비도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두 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변비가 나타나는 기간도 더 길고 복통이나 더부룩한 증상도 더 자주 나타난다. 변비에 있어 이런 남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장운동을 약화시키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효과와 함께 뇌활성화 차이가 보고되고 있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에서도 남녀의 차이가 나타난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크게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 질환에서의 성차는 크게 유병률과 합병증 차이로 나타난다.

 

크론병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소아연령층부터 남아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된다. 또한 이로 인한 합병증 역시 남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여성 크론병 환자에게서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아시아에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3. 알코올 분해의 남녀차이
여성이 경우 남성에 비해 체지방률은 높은 대신 체내 수분양은 남성보다 적다. 이 때문에 남성에서 알코올의 희석 효과가 있으나 여성에서는 상대적으로 이 희석 정도가 낮다. 따라서 혈중 에탄올 농도 또한 남성보다 많아지게 되며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역시 여성에게 더 많이 축적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여성에게 끼치는 나쁜 영향이 더 커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보다 술로 인한 질병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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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질환이 만병으로 이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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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부분의 질환이 장 건강과 관련있기 때문
대부분의 혈액 이상과 관련이 있는 대사증후군은 장내 환경이 개선되면 함께 좋아진다. 이것은 장내환경의 개선이 곧 혈액의 문제해결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혈액이 좋아지고 혈액순환만 원활히 이루어져도 우리 몸의 웬만한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다. 결국 장내환경 개선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 독소가 모이는 곳이 장이기 때문
장 속에서 음식물이 소화되는 과정에는 독소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는 트림이나 방귀, 배에 가스가 차는 현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장내 음식물의 처리과정에서의 가스 생성을 경험할 수 있다. 

 

음식물이 정상적으로 소화되지 못한 채 정체한다면 장내의 무수한 세균과 바이러스에게는 아주 좋은 배지와 영양분이 될 수 있다. 이때 유해한 세균과 바이러스의 증식까지 일어나 장내에는 가스가 다량 발생하게 되고 유해균에 의해 생성된 독소가 포함된 가스 발생으로 배에 가스가 차고 트림과 방귀가 잦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독소가 온몸으로 퍼지는 메커니즘>

 

▶첫째, 공기에 섞여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독소로 이는 폐를 통하여 혈액과 림프로 들어가게 된다.

▶둘째, 음식물을 통해 만들어지는 독소로 이는 위와 장 등의 소화기관을 통하여 혈액과 림프로 들어가게 된다.

▶셋째, 세제나 화장품, 연고 등의 형태로 피부를 통하여 들어오는 독소로 이 역시 피부 속 혈관을 통하여 혈액과 림프로 들어가게 된다.

 

이처럼 장에서 출발한 독소와 염증물질은 호흡기를 침범하며 천식, 비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또한 독소와 염증물질이 혈관의 죽상경화를 유발하여 협심증과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혈관 질환 등 다양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비대와 심근섬유화를 유발하여 심부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장 질환이 왜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지 이해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 건강을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프로바이오틱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장누수증후군이 유익균과 관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은 장누수현상을 호전시키고 이에 의해 아토피가 좋아질 수 있는 근거가 되며 또한 반대로 피부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으로 면역기전의 변화가 생기면 이는 다시 아토피 호전과 함께 장누수증후군의 개선에 도움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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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 최대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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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속에 커피 마시기
▷화장실에서 계속 핸드폰을 사용하는 행위
▷아침식사를 거르는 행위
▷배변의 신호가 왔음에도 그냥 지나가는 행위
▷불규칙한 식습관
▷야식을 먹는 행위
▷간식을 든 후에 곧바로 수면에 들어가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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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강! 음식에서 해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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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공식품 섭취는 최소한으로 하기

 

2. 서구화된 육식위주의 식습관 줄이기
붉은 육고기는 일주일에 700g 이하, 하루 100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흰색의 육고기는 하루 섭취량을 기준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3. 탄수화물 중독 주의
탄수화물 중독이란 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서도 계속하여 허기를 느끼며 먹고 싶은 증상으로, 단순당과 인슐린의 관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탄수화물 중독이 장에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지나친 과식을 불러오기 때문인데, 그냥 놔두면 장 건강은 물론 고혈압, 당뇨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니 즉시 교정할 필요가 있다. 

 

4. 튀긴 음식(트랜스지방)은 자제하기

식용 기름은 크게 포화지방, 불화지방, 트랜스지방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트랜스지방이다.

 

트랜스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의 보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소이온을 첨가하여 고체화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수소이온의 결합 위치가 바뀌면서 트랜스지방이 되기도 하고, 혹은 식용유가 높은 온도에서 산패되었을 때에도 트랜스지방이라고 표현한다.

 

산패된 기름이나 트랜스지방이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벤조피렌이나 알데히드 같은 발암물질을 발생시키는것은 물론 세포 구성요소들을 공격하는 독성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5. 올바른 식사법으로 건강한 장 만들기
올바른 식사법은 어떤 음식을, 얼만의 양만큼, 어떻게 먹을 것인가의 세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진다.

 

▶어떤 음식을 먹는가?
앞선 내용을 바탕으로 각 개인에게 맞는 판단으로 선택하면 된다.

 

▶얼마만큼의 양으로 먹는가?
연령이 증가할수록 대사량과 소화능력이 감소하기에 60세 이상이 되면 그 전에 비해 열량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 대체적으로 소식을 하는것이 좋은데, 소식이란 약간 모자란 느낌이 들 정도의 양까지만 먹는것을 말한다.

 

▶어떻게 먹는가?
장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식습관으로 밥을 먹을 때는 천천히 먹는 습관이 들도록 노력하는것이 좋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먹는것도 중요한데 이는 세끼를 먹는 시간이 일정한 것을 말한다.

 

6. 채식 위주의 식단
채식 위주의 식사는 육식에 비해 소화하는 데 시간도 덜 걸리고 장에 부담도 덜 주게 된다. 무엇보다 채식 위주의 식사가 장의 소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식이섬유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장벽을 자극하여 장의 운동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이렇게 불어난 식이섬유가 연동운동에 의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장내 유해물질들을 흡착하여 함께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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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제 2의 뇌라고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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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의 행동은 뇌신경계의 지령이 있어야 움직이지만, 뇌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인체의 신경계가 있으니 바로 내장신경계다. 유독 장만은 독립적인 신경계를 가지고 장의 생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은 어떻게 뇌와 독립적으로 신경계를 가지고 있는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이 제 2의 뇌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내장신경계가 뇌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까닭은 내장신경계 내에 뇌신경처럼 감각을 받아들이고 다시 내보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즉 내장신경계 내에 있는 감각신경이 장에서 이루어지는 감각을 받아들이고 이것이 다시 운동신경에게 전달되어 내장운동이 일어나게 한다. 그리고 이 둘을 서로 연결하는 연합신경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뇌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장이 작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 내장신경계의 다른 신경세포들의 작동에 의해 장에서는 아세틸콜린, 도파민, 세로토닌 등 30가지가 넘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이중 세로토닌은 인체 전체의 95%, 도파민은 50% 가량이 '장'에서 분비된다고 하니 놀랍다. 이러한 물질들은 인간의 정신에 깊이 관여하는 것들이므로 장을 제2의 뇌라고 하는 이유가 어쩐지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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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건강하게 하는 생활습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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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 마시는 습관들이기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하루에 약 2L의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음식에 포함된 물까지 포함하여 이르는 말인데, 사람은 음식을 통해서도 하루에 약 1L 내외의 수분을 섭취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을 기준으로 할 때 하루에 보충해줘야 할 물의 양은 900~1200ml 정도다. 그러나 변비가 있는 경우는 수분으로 2L 마실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편 장건강을 위해서는 물 마시는 시간도 중요한데, 빈속에 물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따라서 기상 직후라든지 식사 후 2~3시간이 지났을 때 마시면 더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 장에 좋은 음식과 장에 나쁜 음식 구분하기
음식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장 건강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더불어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김치, 요구르트 등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장 건강에 도움이 될것이다.

 

특히 장내에서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포드맵 지수가 높은 음식은 피하는게 좋은데, 저포드맵 식품을 섭취하면 장 트러블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 잘못된 장 건강상식 바로잡기

 

▶탄산음료를 마시면 소화가 잘된다?
탄산음료를 마실 때 위장 속에 차 있던 가스가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트림의 정체는 이산화탄소일 뿐이다. 이것으로 막혔던 위가 뚫리지는 않는다.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은 밥을 물이나 국에 말아먹으면 안된다?
이는 과학적 논리의 바탕위에 세워진 이론으로, 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을경우 위산과 소화효소의 농도가 묽어져 소화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또 국에 말아먹으면 잘 씹지 않고 넘기게 되므로 소화에 지장을 주게 된다.

 

▶우유를 마시면 속쓰림이 낫는다?
속쓰림에 우유를 마시는 것은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우유에는 단백질이 들어있는데 이 단백질이 소화액 분비를 자극하여 위산을 더 많이 분비시키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속쓰림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니 속쓰림에 우유는 절대 마셔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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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모든 비결(대국민건강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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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연하기
흡연은 만병의 근원이므로 건강한 삶을 위해 금연은 필수다.

 

2. 절주하기
우리나라 사람은 알코올 대사능력이 서양인보다 낮아서 음주에 약한 편이다.

 

3. 균형식 하기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편향된 식사습관이 건강위험을 일으키고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적절한 신체운동하기
규칙적인 운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5. 규칙적 수면 취하기
부족한 수면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건강한 수면습관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6. 긍정적 사고방식 갖기
긍정적 사고방식 갖기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7. 정기적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챙기기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한데, 질병 예방의 대족 사업으로 등장한 것이 국가건강검진사업 및 국가암검진사업 그리고 국가예방접종사업이다. 이 사업들을 잘 활용한다면 분명 질병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8. 스트레스 관리하기
과도한 스트레스가 신체적, 정신적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건강상식이 된 문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문제로 다가와 있다. 자신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복식호흡, 스트레칭, 명상과 같은 방법을 활용해 나만의 스트레스 대처법을 만들어보자.

 

9. 미세먼지, 신종 감염에 대해 관심갖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는것은 물론 손위생과 호흡기 예절 등을 철저히 지켜나감으로써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10. 모바일 기기와 거리두기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과식, 우울과 불안, 수면의 질 저하, 업무 및 대인관계 기능 저하, 안전사고 발생 등의 여러가지 문제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상식에서부터 꼭 알아둬야 할 중요한 핵심 포인트까지 장에 대한 모든것을 알아보았다. 가만히 살펴보면 언급된 내용들은 사람들이 알지만 실천하지 않고 있는 생활 습관들이 대부분이다. 아는것보다 중요한건 실천하는것이므로, 이제부터라도 작은 습관들부터 시작해 서서히 그 범주를 늘려보면 어떨까?

 

이 책에 쓰여 있는 습관 혹은 방법들은 따지고 보면 자기계발서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성공으로 가는 습관들에 항상 언급되는 내용들이기도 한데, 매번 언급되는만큼 한번의 실천으로 몸건강은 물론 성공까지 쟁취해보면 어떨까? 어쩐지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똑똑하고 현명한 습관으로 장건강을 챙겨보자. 건강하고 멋진 일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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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물 딱지 시리즈 5
유승환 옮김 / 두두 / 2023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에 딱지본 소설이라고 해서 어떤 걸까 궁금했는데, 이것저것 검색을 통해 알아보고, 또 이 책의 해설을 통해 궁금증을 풀게 되면서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

 

딱지본 소설은 20세기 초반 조선에 새로 도입된 활판 인쇄술을 통해 간행된 일련의 대중 소설로, 얇은 두께, 큰 활자, 저렴한 가격과 함께 독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화려하게 색칠한 표지가 유명하며, 특히 울긋불긋한 표지가 아이들 딱지를 닮았다고 하여 딱지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딱지본 소설을 검색해 보면 장르별로 구분되어 다양한 딱지본 소설이 1900년대 초반부터 1930년대까지 성행했음을 알 수 있는데, 대중들에게 얼마나 인기 있었는지 짐작게 한다. 

 

이 책은 딱지본 중 1936년 홍문 서관에서 펴낸 딱지본 소설로, 딱지 시리즈 5편 노동자 '하원근'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동자로 살아가는 원근이 겪게 되는 괴로움을 통해 일제강점기 노동자들의 실태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실제 1936년에 쓰인 소설을 현재의 '내'가 읽고 있다는 점이 어쩐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특히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경제 대공황 시기로, 우리나라는 일제의 식민 지배 아래 있던 시기다. 가뜩이나 일제의 핍박에 가난하게 살아가던 시민들이 경제 대공황으로 일자리를 잃고 삶이 더 곤궁해지던 시기의 이야기라 노동자로 사는 하원근의 삶이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더불어 시대가 변했음에도 달라지지 않은 노동자로서의 삶과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했다. 생계를 위해 반강제적으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적성과 관심, 흥미와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이 과연 행복으로 이어질지, 또 자본주의 최고라는 미명 아래 노동을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공포를 선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했다.

 

길지 않지만 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소설을 통해 시대만 달라진 적나라한 현실과 벽을 마주하면서 왜 당시 딱지본 소설이 대중들에게 인기 있었는지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노동자 하원근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1930년대, 하원근은 상해의 어느 제자 회사(인쇄용 활자를 만드는 회사)에서 십여 년 일하다 날로 달라지는 세파(모질고 거친 세상의 어려움)에 밀리며 그만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어린 처자를 데리고 할 수 없이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 한동안 백모님 댁에서 거쳐하며 일자리를 찾아다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적합한 곳을 찾지 못하게 되면서 넉넉하지 못한 백모님집에서 나와 서울 동촌에 조그마한 사글셋방을 하나 얻어 살림을 차리고 매일 사람을 구한다는 곳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이런 생활이 이삼 개월 지속되면서 전기도 끊기고, 전당포에 저당 잡힌 물건도 빼앗기도 만다. 

 

그러던 중 하원근은 구직 비서를 찾는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에서 윤충원이란 부호의 집 재정 고문을 맡고 있다는 최문섭을 만나게 된다. 그는 원근에게 경성에 일가가 많은지, 중국어를 잘하는지, 친구가 많은지 이것저것 이상한 것을 묻고는 단번에 채용한다. 

 

=====
"아- 내가 오늘부터는 이백 원에 봉급생활을 하게 되었구나. 아! 이것이 누구의 덕일까. 그리고 영자와 정선이가 알면 얼마나 기뻐서 뛸까."

28페이지 中
=====

 

덕분에 월급으로 생각보다 큰 금액인 이백원을 받기로 하면서 기쁜 마음에 그 길로 우체국에 들러 아내인 영자에게 이백원과 함께 즉시 채용되어 출장을 가게 되었다는 편지를 남긴 후 최문섭을 따라나선다.

 

=====
"응! 일은 다른 일이 아니라 -그런데- '하게' 한다구 어찌 알지 말게, 응!"

 

이렇게 수작이 변하는 그 신사는 원근을 아주 자기 수중에다 집어넣어 버리려고 그와 같은 수작을 꺼냈던 것이다.

31~32페이지 中
=====

 

채용후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묻는 원근에게 최문섭은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하면서 어느 순간 상대방을 보통으로 낮추는 격식 표현인 하게체로 이야기 하겠다는 것을 내포하며 말을 낮추면서 수작을 부리기 시작한다.

 

내막을 살펴보면, 최문섭이 삼청동 윤충원이란 부호의 집 재정 고문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 집의 사정을 알게 되는데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었고 여기에 전덕술과 닮은 하원근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용하기에 이른다.

 

윤충원의 집 사정을 들여다보면, 윤 씨의 미망인 황 씨가 그 집에 하나밖에 없는 딸 혜순과 대련에서 기자로 생활하고 있는 전덕술이라는 서른쯤 된 청년을 수양자 겸 사위로 데려오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찾는다. 그래서 그의 소식을 알아보던 최문섭은 그가 이달 초순 만주 어느 곳에서 행방불명되어 죽었다는 것을 알고 그와 닮은 사람을 면접을 통해 찾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러니까 자네가 얼굴이라든지 체격이라든지 조금도 그 사람과 다른 점이 없으니까, 오늘부터 성명을 전덕술이라고 하고서 나 하라는 대로 하란 말이야. 응, 알아듣겠나? 바로 말하자면 그 사람은 죽었단 말이야."

35페이지 中
=====

 

그렇게 최문섭은 황 씨 부인과 하원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원근에게 음흉한 말을 흘리며 서울 황 씨에게 거짓말로 자기는 만주로 전덕술을 찾아간다는 편지를 하고 하원근을 철저히 전덕술로 만들기 위해 교육하면서 한동안 시간을 번다.

 

하원근은 최문섭이 하는 일이 좀 이상하였으나 황 씨를 위하여 한다든지, 자기에게 하는 일이 고마운 생각에 '아무렴 어쩌랴' 하고 일단 시키는 대로 하게 된다.

 

그렇게 이 개월이 지난 후 황 씨 앞에 하원근을 전덕술로 위장시켜 데려가게 되고, 이후 원근은 전덕술을 대신하여 황 씨의 집에서 오륙 개월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보내면서 원근은 그리운 아내와 사랑하는 어린 아들이 보고 싶어 꿈에 그리지만, 주인 황 씨의 명령이 있고 또 어쨌든 자기를 먹여 살린 사람에게 대접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어찌할 수 없이 참아 오면서 전덕술의 행세를 해나간다.

 

그러던 중 자꾸만 최문섭이 황 씨의 딸 혜순과 자신을 엮어 결혼을 권하는 것은 물론 황 씨로부터 추가 금액을 빼돌리려 술수를 쓰는 말에 점차 반항심이 일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원근은 폭발하고 만다.

 

=====
"이것이 황 씨 부인의 부탁인 동시에 나의 명령이란 말이야. 응! 알겠나!"

 

그러나 하원근은 점점 반항심! 아니 이제까지 꾸던 악몽이나 깬 듯이,

"명령이오····· 이 명령이 어느 때까지나·····"
"아니, 이 사람이 미쳤나! 그게 무슨 소리야."
"미쳤어요. 내가 미쳤어요. 나를 왜 이 집의 양자를 만들었으며 처자가 분명히 있는 나를 혜순이와 왜 결혼을 자꾸 권하시오, 나는 이제는 다- 그만두겠어요."

51페이지 中
=====

 

그렇게 최문섭과 실랑이를 하던 중 분개하다 쓰러지게 된 원근은 마침내 집을 뛰쳐나갈 계획을 세운다.

 

한편 면접을 보러 나간 남편이 취직이 되어 즉시 출장을 간다는 전보와 이백원을 받은 후 오륙 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어 답답해 하던 중 서울 어느 신문사 기자로 있는 남편의 친구 김영근으로부터 만주에서 한 편지를 받게 되는데, 하원근이 만주에 출장을 왔다가 비적에게 총살을 당해 죽었다는 비보를 전해 듣게 된 것이다.

 

이는 하원근의 얼굴이 전덕술의 얼굴과 똑같음으로 김영근이도 한원근인줄 알고 그와 같은 편지를 보내게 된 것으로, 오해가 진실이 된 상황이다.

 

때문에 아내 영자는 남편이 죽은 줄 알고 김영근이 보낸 자기 남편의 시체를 경성까지 운반하여 안장한 후 살 수가 없어 마침내 친정으로 떠나게 된다. 한편 그 집을 뛰쳐나온 원근은 처자식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지만 춘천 친정으로 아주 갔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하게 된다.

 

이때 뒤쫓아온 최문섭에게 그만두겠다며 모든 사실을 황 씨에게 다 고백하겠다 말하는데, 이에 최문섭은 그만둘 거면 잠자코 그만두라며 진실을 밝히지 말라며 말하자 이에 흥분한 하원근은 버럭 소리를 부르짖고 떠난다.

 

=====
"무엇이 어쩌고 어째! 나는 너의 고용살이를 그만둔 이상 말하고 안 하고 내 자유가 아닌가? 여러 잔소리 말고 비켜라! 나는 이 악몽을 깨어 가지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사나이다!"

70페이지 中
=====

 

이후 하원근은 착실한 노동자가 되어 어린 아들과 사랑하는 처자를 데리고 재미있는 살림을 한다는 말로 끝맺음 되고, 한편 황 씨 부인의 집에서는 최문섭의 그간 모든 행동을 다 알고 재정 고문이라는 직함을 떼어버리게 된다.

 

 


이야기는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어쩐지 노동자로 사는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 있어서인지, 자꾸 씁쓸함이 감돈다. 당시는 시대적 상황(일제강점기+경제 대공황)이 워낙 강하게 사회를 뒤흔들던 시대다. 그런데 그런 강력한 시대적 배경을 걷어낸 현대사회(자본주의사회)에서 마저도 노동자들은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사회적 약자로서 노동자가 느끼는 비애와 공포는 여전하고 보통의 사람들이 겪는 차별은 여전하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일반적인 노동자 역시 하원근처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어렵게 취업을 해도 별로 마음에 없는 일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그뿐 아니라 매해 해고와 실업 때문에 불안정한 생활을 지속되고 어려움은 가중된다. 이 모습을 통해 대공황 시대라 말하는 그때의 노동자들과 지금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냉혹한 현실 또한 마찬가지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혼란과 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바득바득 살아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 소설에서 원근은 살아가기 위해, 살기 위해 자신과 닮은 전덕술의 행세를 하며 돈을 번다. 이것은 최문섭의 음모에서 비롯되는데, 점차 시간이 갈수록 남은 삶 모두를 저당잡혀 전덕술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살기 위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전덕술로 잠시 위장한 것이지만, 최문섭의 의도대로 황 씨의 딸 혜순과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이것은 이내 가족을 배신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되는 것은 물론 이는 곧 원근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또 다른 자기 상실의 공포를 불러오게 된다.

 

생각해 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함을 알 수 있는데, 취업을 위해 일을 시작하면서 원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영혼 없이 일한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해야 하니깐 하고, 시키니깐 하고, 먹고살기 위해서 일하면서 산다. 이렇듯 억지로라도 일을 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믿음은 어쩌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공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공포 속에서 어쩌면 갑을이 나누어지고, 계약서에 동의 혹은 사인했다는 이유만으로 또 '갑'들은 최문섭이 원근에게 그러했듯이 '명령'을 통해 우리를 회사 혹은 계약에 묶어두고, 우리는 그 '명령'에 따라 나를 잃어버린 채 특정한 목적지 없이 부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생존에 대한 두려움을 늘 껴안고 산다. 그렇기에 노동의 비애와 공포를 여전히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어쩌면 원근이 마지막 순간 보여준 '광기'와 급진적 '비약'을 통한 나만의 에너지를 발휘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옛말에 '산 입에 거미줄 치랴'라는 말이 있다.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게 된다는 뜻으로, 우물 안에서 벗어나면 조금 다른 나만의 길이 보일지도 모른다. 요즘 유행처럼 번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어쩌면 그것의 좋은 예시가 아닌가 싶다.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길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통해 내가 원하지 않는 노동자로서의 길을 벗어난 또 다른 길을 걸어가 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 길의 끝에 원근의 이야기처럼 행복한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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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박대겸 지음 / 호밀밭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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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제목부터 궁금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읽다 보면 미국 브루클린 골목 어딘가를 연상시킨다. 골목 가를 빽빽하게 채운 주택들 사이 자리한 작은 서점, 그리고 밤이면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펍. 길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 사이에서 어딘가 공허한 발걸음을 옮기는 주인공 필립의 모습까지!

 

하지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면, 이 작품을 쓴 작가는 한국인이고 한국소설이라는 점에 깜짝 놀란다. 소설 속 그 어디에서도 한국적 색채가 전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도, 배경도 모두 외국소설인듯하지만 막상 소설을 쓴 작가는 토종 한국인인 것이다.

 

작가 자신도 왜 배경을 뉴욕으로 삼고 외국인들을 잔뜩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했는지 모르겠다고 전하는 이 소설은 어쩌면 그래서 더 매력적이고 흡인력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2019년에 초고 완성 후 잊고 살다가 두세 달 이후 단숨에 써 내려간 것도 어쩌면 영향을 끼쳤는지도 모르겠다. 보통 오랜 시간 고민하면서 공들인 것보다 단숨에 써 내려간 글이나 음악 등이 더 끌리는 것을 보면 이 소설도 마땅히 사랑받지 않을까 싶다.

 

소설의 제목처럼 스토리는 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같은 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기적 같은 일이고, 또 다르게 보면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소설의 전반적인 흐름은 필립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데,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상황이 바뀌거나 내용이 휙휙 바뀌는 구간이 등장한다. 하지만 내용을 따라잡기 어렵거나 헷갈리는 정도는 아니다. 그저 잠시 상황이 바뀌거나 의식의 흐름이 과거로 돌아가는 형태로 전개될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스토리 단락을 필립의 성장 스토리로 보고 있는데, 어쩌면 본격적인 스토리의 '서막'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간된 건 이 책 한권이지만, 뒤에 무언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위한 초석을 깔아둔 느낌이 들어서 더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뒤에 작가 후기에도 언급되는데, 어쩌면 이 소설에서 파생된 이야기, 이를테면 필립 로커 웨이의 형의 이야기 혹은 히토미 남매의 아버지 이야기, 혹은 마리아 히토미의 이야기에서 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샘솟는다.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으로 형이 살던 아파트와 자동차를 물려받게 되면서 적어도 뉴욕에 살면서 월세나 일을 하고 사는 것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된 필립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레스토랑을 관두고 집으로 오는 길에 문득 소설을 쓰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히게 된다.

 

=====
이건 신의 계시야. 나는 어쩌면 신의 계시를 받은 건지도 몰라.
(...)
이건 뭐랄까, 허공을 떠돌던 영혼이 내 몸에 잠시 들어왔다가 빠져나간 듯한 기분이랄까, 그 영혼의 욕망이 나에게 이입된 느낌이랄까. 

9페이지 中
=====

 

그것은 불현듯 찾아왔고 욕망을 갈급하듯 강렬하게 다가왔다. 평소 소설을 즐겨읽었던 것도 아니고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째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그조차도 알 수 없었고 그래서 신의 계시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소설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 강한 만큼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기에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한다. 머릿속이 새하얘진 필립은 결국 인터넷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 구글링을 시작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소설을 쓰기 위해 먼저 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멋진 소설을 읽기 위해 '최고', '소설', '목록', '끝내주는', '문학', '훌륭한', '21세기' 등의 키워드를 조합하여 결국 눈에 띄는 책 제목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666, 페스트리카>라는 소설로 각종 수상 이력과 칭찬으로 가득해 검색할수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하여 읽고 소설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이 책이 무슨 내용의 소설인지 전혀 아는 바가 없어 검색을 이어나가게 되고, 마침내 그는 이 책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알게 된다. 이 작품은 독일 작가 마리아너 융게가 쓴 작품으로, 독일에서 2002년 발간된 소설이이며, 작가는 2001년, 48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간부전으로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또 이 작품은 그녀의 유고작이자, 미완성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소설을 쓰겠다는 욕망으로 소설을 쓰는 데 도움을 구할 도구로 <666, 페스트리카>라는 소설을 정하긴 했지만 막상 이런저런 일상을 이어가느라 그는 당장 책을 구입하거나 읽을 생각은 하지 못한다. 

 

알바를 그만둔 후라 계획 없이 길을 거닐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또 한 달에 두어 번 브리지 펍에서 학창 시절 친구인 드미트리 데이비스와 그레이엄 밀러를 만나 맥주를 마시며 당구를 치거나 야구팀들의 경기를 보기도 하는 등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대학 졸업 후 로펌 취업을 위해 보스턴으로 거주지를 옮긴 여자친구 마리아 히토미를 2주 만에 만나기도 하는데, 거주지를 옮긴 뒤로 어쩐지 멀어진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진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
나는 식어 가는 사랑의 고통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저 어떤 식으로든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1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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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연인이지만 그들의 모습에서는 어쩐지 무기력함이 느껴진다. 이는 필립이 꾼 꿈에서도 느껴지는데 멀어지는 마리아의 모습에서 그들의 마음 거리를 알 수 있었다. 

 

그런 와중 마리아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듣게 되면서 마리아는 즉시 일본으로 떠나게 되고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된 필립은 일상을 이어나가게 된다.

 

 


그렇게 일상을 이어가는 와중 필립은 소설을 쓰기 위해 필요한 <666, 페스트리카>를 찾기 위해 수많은 서점들을 방문하게 되지만 생각만큼 책을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방문한 한 서점이 독립서점임을 알게 되고 그곳을 운영하는 캐런 바우어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게 된다.

 

=====
문제는 1급 모방 작가냐 2급 모방 작가냐가 아니야 어째서 나는 소설이 쓰고 싶어졌는가 하는 점이지. 왜 하필 소설인가. 어째서? 왜? 답은 하나밖에 없어. 강력한 욕구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야.

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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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소설을 쓰겠다는 욕망은 줄어들지 않아 스스로에게 왜 소설을 쓰고 싶은지 자문하게 되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필립은 강력한 욕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666, 페스트리카>를 찾기 위해 서점을 헤매던 와중 우연히 한 서점에서 자신의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올리비아 후아레스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근황과 자신의 근황을 나누던 중 문득 소설을 좋아해서 소설을 쓰려고 한다는 거짓말을 늘어놓게 된다. 그 일로 독서모임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게 되면서 우연찮게 그녀가 속해있는 독서모임에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666, 페스트리카>을 손에 넣는 필립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마음처럼 집중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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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필립은 방금 자신이 어떤 문장을 읽었고 그 문장이 어떤 의미였는지 기억나지 않아 서너 문장 앞의 문장부터 다시 읽어야만 했다. 읽고 사라지고 읽고 사라지고 읽고 사라지고의 반복 속에서, 필립은 걸핏하면 졸음 속으로 빠져들었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수십 번, 어쩌면 백 번, 이상 졸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졸음의 파상 공격 앞에 필립은 매번 무릎 꿇고 좌절했지만 결코 소설 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칠 줄 모르는 인내심을 발휘한 끝에 필립은 3주에 걸쳐 <666, 페스트리카>를 다 읽을 수 있었고, 책을 덮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고 말았다.
(...)

3주에 걸쳐 읽었음에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내용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10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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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처음으로 독서 모임에도 참여하게 되는데, 원래 알고 있던 캐런 바우어와 올리비아 후아레스 외에도 낯익은 인물이 있어서 깜짝 놀라게 된다. 그 사람은 친구들과 들렸던 바로 브리지 펍 매니저인 레오 크로포드였다.

 

한편 아버지의 부고로 출국한지 3주가 넘도록 여자친구 마리아 히토미와는 연락이 끊겼고, 계속 연락이 닿지 않다가 마침내 낯선 나라의 우표가 붙어있는 두툼한 편지봉투가 도착하게 되면서 마리아의 소식을 듣게 된다.

 

이후부터는 필립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편지 내용과 독서모임 내용이 번갈아가며 왔다 갔다 하는 흐름으로 전개되는데 분격적인 필립 인생의 전환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독서모임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덕분에 필립은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게 되는데,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는 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고 비로소 왜 소설을 쓰고 싶은지 유의미한 이유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독서 모임에서 만나는 책들은 순차적으로 그의 자아를 깨우고, 의식의 변화를 불러오며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어떻게 쓰느냐'게 아니라, '무얼 쓰느냐'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독서모임 첫 번째 도서: 에두아르 르베의 <자화상>
<자화상>을 읽고 모방 글쓰기를 하면서 비로소 필립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독서모임 두 번째 도서: 조 브레이너드의 <나는 기억한다>
<나는 기억한다>를 읽고 난 후 모방 글쓰기를 통해 편지로 이별을 고한 마리아와의 기억을 하나하나 종이 위로 불러내면서 서서히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독서 모임 세 번째 도서: 조르주 페렉의 <임금 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임금 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을 읽고 모방 글쓰기를 하면서 자신이 무엇에 대해 써야 하는지 마침내 깨닫게 된다.

 

독서 모임이 끝날 때마다 필립은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들을 바탕으로 해당 작가의 문체를 모방한 방식으로 자신의 소설을 따라 써보면서 연습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언제까지 모방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666, 페스트리카>를 두 번이나 읽었지만 여전히 확실하게 소화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러다 마침내 필립은 자신이 왜 소설을 쓰고 싶은지 깨닫게 되고 무엇을 써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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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를 기록으로 보존하고 어떤 이야기를 기록에서 배제해야 하는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야.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해서 보존해야 해. 잘 알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잘 알고 있지만 굳이 꺼내 보려 하지 않는 나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야 해. 그러니까 나는 형에 대해 써야 해.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서.

17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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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늘 덮어두고 외면하려 했던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비로소 마주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어쩌면 불현듯 소설을 쓰고 싶어진 경위도 그런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생겨난 욕망이자 갈급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 한편 마리아가 보낸 두툼한 편지 속에는 처음 일본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 이야기, 그리고 어머니와 이혼 후 일본으로 돌아간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구구절절 담겨있었다. 또 새 가정을 이룬 아버지로 인해 생긴 남동생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었는데, 필립과의 이별을 고하며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는 이야기도 함께 담겨있었다. 그렇게 마리아와는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그는 무의미하게 흘려버렸던 시간 속에서 관계의 재정립을 하게 되고, 마리아와의 관계 청산을 시작으로 평소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주변과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배려라는 이름으로 서로 꽁꽁 숨겨두기만 했던 아픔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캐런 바우어'라는 새로운 인물과의 새 출발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게 되는데, 그 만남의 시작은 전 연인이었던 마리아에게는 함구했던 '형'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이는 전과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필립의 의지이자 다짐이 담긴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이야기의 마지막은 그렇게 캐런 바우어와 함께 형의 묘지가 있는 포드 포커스 그린우드 공동묘지로 향하면서 끝나는데, 그동안 내면에 공포심으로 내재되어 있던 형의 죽음을 마주하러 가는 길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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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서는, 그 공포심을 발생한 장소로 돌아가야 한다. 뭐 이런 조금은 덜 흔해 빠진 이야기였던 것 같다."

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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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독서 모임 이전에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기 전 필립의 상태는 공허하고 무의미한 삶의 연속이었다. 익숙한 것에 젖어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는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독서모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되면서 그는 마침내 주변의 사물을 인식하고 관계의 재정립을 시도한다.



마치 흑백에 컬러를 입힌 것처럼 관계에, 삶에, 인생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가장 소중하고 가까웠던 형을 갑작스레 잃음으로써 상실감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모든 것을 그저 뒤에 두고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래서 더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에 대한 사연이 궁금해진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인지, 형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비단 나만 이 다음의 이야기가 그토록 기다려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살다 보면 때로 필립처럼 삶의 관계가 어그러지고, 미로 속에 갇힌 듯 갑갑하고 회의감에 빠져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인지하지 못한 사이 매 순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뒤로 밀리면서 잊히고 가려지면서 무엇이 진짜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환한 빛을 마주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어쨌든 인생은 넘어지고 깨지면서 성숙되어가는 것이기에, 괴롭거나 두렵더라도 한 발 한 발 떼어보자. 그런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만들어질 것이다. 모든 것은 주체의 경험에 따라, 사유에 따라, 맥락 짓기와 의미 찾기에 따라 매 순간 다시 만들어진다. 

 

내가 오늘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지에 따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고, 부정이 긍정으로 바뀔 것이다. 세상 아무 가치 없는 이름들이 세상 가장 귀한, 가치 있는 것이 되는 것은 결국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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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인스타 핫플 국내여행 가이드북 - 에이든에서 엄선한 #인생프사 찍기 좋은 핫플레이스 1791개,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핫플레이스가 궁금하다면? 바로 요기!"

 

여행 지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타블라라사에서 이번에 '인스타 핫플 국내여행 가이드북'을 출시했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확인하게 되었다. 핫플을 즐겨 찾는 건 아니지만, 어딘가 가보자 마음먹으면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어쩐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스타그램에서 확인되는 몇몇 장소들은 생각지 못한 좋은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거나 감성적인 느낌들을 전해주는 경우가 있어 보다 알찬 내용이 담겨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취향과 목적을 반영해 만들어진듯했는데 지역별 지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핫플레이스들을 가득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나봤던 타블라라사 지도답게 구성은 우리나라 전 지역을 대상으로 꽉꽉 채워 있었고, 내용은 한눈에 파악이 쉽도록 요약되어 있었으며,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테마별 키워드에 따라 사진을 통해 감성과 분위기도 함께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또 해당 장소에서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팁과 장소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사전에 어떤 점에 소구점을 둘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보다 입체적으로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타블라라사 지도의 장점이라고 손꼽는 깔끔한 표기와 군더더기 없는 내용 전달이 이번에도 제대로 발휘되었는데, 1791개의 핫플레이스에 대한 내용이 풍성하게 담겨있음에도 어디 하나 어지럽거나 혼란스럽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헷갈려 할 사람들을 위해 사전에 <가이드북 사용법>도 함께 제시하고 있었는데, 꼭 이 방법을 따르지 않아도 자신이 편한 방법으로 이 책을 활용하면 된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테마 핫플레이스', 핫플레이스에 대한 사진 찍는 팁과 장소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지역별 정보', 그리고 지도를 통해 주변 장소를 확인해 볼 수 있는 '핫플레이스 MAP'까지! 어떤 정보를 활용해 어떤 순서로 확인할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 

 

이 책을 보면서 새삼 느꼈던 건 요즘은 네이버나 구글 지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방식의 MAP과 종이책을 활용해 확인하는 방식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어쩐지 인디아나 존스의 보물지도를 손에 들고 찾아가는 기분도 들어 색다른 재미를 연출했다.

 

우선 '핫플레이스 MAP'에서는 지도를 통해 각종 핫플레이스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카페부터 수목원, 바다 뷰, 빛 터널, 시티뷰, 폭포 등 아이콘을 통해 수많은 장소가 표기되어 있었다. 만약 특정지역을 가고자 한다면 MAP을 활용해 지역을 먼저 선별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듯하다.

 

그리고 지역별 자세한 핫플레이스의 정보를 확인해 보고 싶다면 지도에 표기된 페이지로 이동해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친절한 타블라라사)

 

가장 시선을 끌었던 부분은 '테마 핫플레이스' 부분이었는데, 인스타그램에 실제 업데이트된 사진을 통해 해당 장소의 분위기나 느낌을 알 수 있었고, 연출된 사진 컷을 통해 나만의 프레임이나 표정, 포즈, 촬영 방식을 사전에 가늠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도나 아이콘, 설명글로는 확인할 수 없는 그 장소만이 주는 느낌을 사진 한 장으로 단번에 확인이 가능했고, 그래서인지 유독 더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세 번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은 '지역별 정보'를 통해 텍스트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이었는데, 해당 지역 포인트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오는지, 또 사진 찍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이나 장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푸른 수목원 항동철길>의 경우 폐철길 위를 산책할 수 있는 장소로, 이에 대한 정보를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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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철로 위를 직접 걸을 수 있고 '항동철길역'이라고 쓰인 플랫폼과 표지판이 설치된 공간이 주요 포토존이다. 이 플랫폼 아래 서서 간판까지 잘 나오도록 살짝 멀리 떨어져서 인물 사진을 찍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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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장소를 직접 방문하는데 필요한 정보도 함께 표기하고 있는데, 지도에서 찾는 방법을 표기하고 주소와 인스타그램 업로드 시 참고하면 좋을 해시태그까지 알차게 담고 있었다.

 


좋은 장소를 찾고, 그곳에서 남긴 좋은 추억을 나만의 감성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이제 일상이다. 목적이 어떻든 취향 따라 느낌 따라 어디든 여행을 떠나보자! 만약 어디를 가야 할지 잘 모르거나 막막해서 동동거리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장소를 선정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남다른 경험과 감성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똥 손이라 사진 찍는 게 걱정이라면 장소별 맞춤 포토스팟과 뷰포인트 정보를 통해 따라 해보자. 색다른 정보도 얻고 나만의 포즈와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주말, 나들이겸 가까운 장소로 주말여행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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