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책과 서점을 통해 얻는 위안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


한동안 에세이에 몰입했는데, 이제 리스트에 묵혀둔 소설을 하나씩 꺼내 읽어볼 예정이다. 도서관에 예약해둔 소설책도 속속 도착하고 있어 어쩐지 신나는 기분이다.

더군다나 최근 초이스 해서 읽는 책들 모두 너무 좋아서, 마치 부스터를 장착한 듯 더 독서에 탄력을 받고 있는듯하다. 앞서 읽은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시작으로, 앞으로 어떤 소설들이 나를 찾아와 마음을 울릴지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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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해요. 책, 동네 서점, 책에서 읽은 좋은 문구, 생각, 성찰, 배려와 친절, 거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들끼리의 우정과 느슨한 연대, 성장, 진솔하고 깊이 있는 대화, 그리고 좋은 사람들."
저자 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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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페이지를 보면 이런 문장이 눈길을 끈다. 읽으면서 '어랏 내가 좋아하는 것들인데?'하는 마음에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샘솟는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삶을 담고 있는 소설로, 실제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책에 등장하는 추천도서나 언급되는 책들을 자꾸만 리스트에 추가하며 또 다른 책을 통해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이 불쑥불쑥 든다.

등장인물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휴남동 서점을 통해 이들이 만들어 가는 건강한 관계들을 통해 '사는 맛'을 함께 느껴보기를 바란다.


동네 서점을 운영하며 겪게 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서점 사장인 영주를 중심으로 서점을 방문하는 이들과의 관계와 각자가 갖고 있는 현실적 고충이 하나씩 오픈되며 서술되는 방식을 취한다.

마치 제각각 자기만의 문제로 고민하고 애쓰는 우리의 모습처럼, 어느 날 휴남동에 생긴 동네 서점에 방문하는 이들의 모습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장인 영주를 비롯해, 바리스타 민준, 서점 오픈 당시부터 자주 드나들었던 민철 엄마 희주, 세상 사는 것에 아무런 의욕이 없는 민철, 로스팅 업체 '고트빈'의 대표 지미까지 이들이 서점을 중심으로 모이면서 어떤 휴(休)와, 연대를 꾸려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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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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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휴남동 서점의 대표
-서점은 어렸을 때부터의 '꿈'
-이전 삶을 모두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시작한 것이 '휴남동 서점'

■민준
-휴남동 서점의 유일한 바리스타
-처음엔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어느새 정직원으로 승격
-커피의 매력을 알아가며 자신의 삶도 마주 보게 됨

■지미
-로스팅 업체 '고트빈' 대표
-휴남동 서점에 원두를 공급하게 되면서 영주와 인연을 이어가게 됨
-영주와는 자주 왕래하며 서로의 사적인 부분도 공유하는 사이

■승우 작가
-블로그에 날카로운 문장력을 자랑하던 이가 작가가 되어 책을 내게 된다.
-그의 팬이었던 영주는 그의 첫 북토크를 '휴남동 서점'에서 할 것을 제안하게 되면서, 그와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창인
-영주의 전 남편
-영주와는 파트로서 서로 존중하고 잘 맞았지만 그뿐이었음
-영주와는 약 1년간 결혼생활을 했음

■태우
-창인의 친구이자 영주의 친구
-영주와 창인을 이어준 사람이자 둘의 관계에 제대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하는 사람

■영화평론가 윤성철
-바리스타 민준의 대학교 친구이자 영화평론가
-북토크로 인연을 맺게 되면서 영주와 인연을 맺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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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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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엄마(전희주)
-휴남동 서점 오픈 이후 자주 드나들며 영주와 마음을 나누는 손님 중 한 명
-휴남동 서점을 통해 아들은 물론 자신의 삶도 활력을 되찾게 됨

■부동산 사장
-중년 남성 손님으로 오후 1시 30분만 되면 서점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손님
-'식후 독서'를 즐기고 있는, 두 달 전 서점에서 5분 거리에 새로 문을 연 부동산 사장

■최우식
-여행사에 다니는 이 손님은 일주일에 두 세번 서점을 찾는다. 퇴근 후 방문하면 서점이 문을 닫을 때까지 책을 읽다가 갈 만큼 책을 좋아함
-점심때 허탕을 치고 간 것을 계기로 영주와는 농담도 나누는 사이

■수세미를 뜨는 여자 손님, 정서
-어느 날 서점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하루 종일 멍하니 있다가 어느 날부터 수세미를 뜨기 시작
-붙박이가 되면서 영주, 민준, 민철과는 어느새 당연한 듯 편안한 관계가 됨

■민철
-아들이 걱정되었던 엄마의 제안으로 조건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서점에 들러 책을 보기로 한 계기로 서점에 방문하게 됨
-삶에 아무런 욕구가 없었던 그가 서점에 머물며 사람과 책, 그리고 관계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음

■상수
-영주보다 더한 독서광이면서 독서클럽 리더
-서점이 발전함에 따라 영주를 도와주기 위해 자청해서 아르바이트 제안(주 6일, 하루 세 시간, 3개월)
-계산만 하기로 했지만 누군가 책 추천을 부탁해오면 귀찮은 척하면서도 책에 관한 지식을 대방출해 결국 손님 손에 책 두세 권은 쉽게 들려 보내는 능력자
-손님들에게 '퉁명스럽지만 아는 건 많은 아저씨 알바생'이라는 긴 별명으로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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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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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휴남동에 동네 서점 '휴남동 서점'을 열게 된 영주. 당시만 해도 피폐한 영주의 무기력한 모습에 서점은 손님 한 명 없는 그저 그런 서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에 동네 사람들도 서점을 그다지 거들떠보지 않았는데, 이때 민철의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주 드나들며 영주와 말을 섞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약 6개월이 지날 때쯤 정신을 차린 영주는 자신의 어릴 적 꿈이었던 서점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한다.

가장 먼저 커피를 내릴 아르바이트 생을 구하고, 이내 여러 가지 이벤트와 SNS를 통해 글을 올리면서 점차 서점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사실 동네 서점을 오픈하기 전 영주는 인생의 큰 사건을 연이어 겪게 되는데 그 계기는 번아웃과 무기력증이었다. 이로 인해 단순히 파트너로써 좋은 관계를 갖고 있던 남편과의 관계가 깨지는 것은 물론, 엄마와의 잦은 마찰, 그리고 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심한 상처를 받게 되면서 모든 것을 털어내고 홀로 낯선 휴남동에 동네 서점을 오픈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내 포근하고 다정한 이웃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이들만의 연대를 구축해 가기 시작하는데, 이 중심에는
'휴남동 서점'이 있다.

평범한 동네 서점이 이들과 만나 어떻게 어우러지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일해야 하고, 어떻게 상처를 회복해 가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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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남동 서점에 방문하는 이웃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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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남동 서점의 바리스타 민준
대학교까지는 나름대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민준은 취업을 앞두고 계속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서 문득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위해 준비하고 도전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한 그는 도전하기를 그만두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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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은 당분간은 과외를 할 생각도, 취업을 준비할 생각도 없었다. 취준생이란 타이틀을 벗어버리고 싶었다. 무언가를 준비하는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 끝없는 길을 걷는 기분, 굳건히 서 있는 벽을 두 팔로 망연히 밀고 있는 기분에 더는 휩쓸리기 싫었다.
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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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 바리스타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게 되면서 휴남동 서점에 합류하게 된다. 시간당 1만 2천 원, 주 5일 근무, 초과근무 시 수당까지 준다는 서점치고는 꽤 후한 근무조건에 어리둥절해 하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사장 영주의 말에 처음에는 초보 사장의 정의일지, 아니면 이 서점이 보기보다는 수입이 좋은 건지 의문을 가지고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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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민준이 반문한다.

"보통은 이렇게 많이 안 주세요."
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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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일하려면 충분히 쉬어야 하고, 쉬더라도 돈은 일정 금액 이상 받아야 생활이 가능하잖아요."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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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작업에 몰두하던 민준은 서점을 방문하는 이웃들을 하나 둘 만나면서 서서히 자신만의 삶의 가치와 방식을 찾아가게 된다.

거래처인 지미의 '고트빈'을 자주 방문하여 원두에 대해 공부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방법을 연구하며 후에는 당당한 직원으로 오랫동안 휴남동 서점에서 함께 하게 된다.


▶아무것도 할 의욕이 없던 민철의 이야기
때에 맞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 민철은 엄마와의 약속을 계기로 휴남동 서점을 방문하게 된다.

처음에는 주 1회 책을 읽는다는 조건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이내 영주는 민철에게 기다림을 주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하에 책보다는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한다.

이에 민철은 간간이 영주와 대화를 나누며 구석에서 뜨개질을 하는 정서를 보며 시간을 때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을 즐기게 되면서 이내 스스로 책을 찾아읽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싶다는 제안을 건네게 되면서 그 속에 자연스레 자리하게 된다.


▶뜨개질을 하며 힐링과 쉼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정서
계약직으로 열심히 일했으나 지속되는 정직원에 대한 희망고문과 심지어 자신의 작업물을 훔쳐 타인의 성과로 만들어 버리는 조직생활에 지쳐버린 정서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챙기기로 마음먹는다.

휴남동 서점의 음악과 분위기에 이끌린 정서는 그곳에서 하루 종일 명상과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덕분에 한 번씩 울컥 올라오던 화를 다스리는 것은 물론 뜨개질을 통해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점차 마음의 안정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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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에게 있어 '소설'이 가지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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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주를 자신만의 정서에서 벗어나 타인의 정서에 다가가게 해줘서 좋다.
(...)
타인의 정서를 흠뻑 받아들이고 나서 책을 덮으면 이 세상 누구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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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좋아하는 영주 덕에, 이 책에는 수많은 소설책이 소개된다. 영주는 타인의 정서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소설이 좋다고 말하며 소설에 흠뻑 빠지고 난 후에는 세상 누구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말한다.

소설을 좋아해서인지, 더 깊이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는데 현실적인 내용과 더불어 감정이 잘 맞는 소설이라 더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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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에게 좋은 소설이란 기대를 넘어서는 곳까지 그녀를 데려가는 소설이다.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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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좋은 소설이란 뭘까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문장을 읽으며 새삼 나에게 좋은 소설이란 뭘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나에게 좋은 소설이란, 나도 모르는 사이 소설 속 그 세상으로 데려가는 소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 번도 가본적 없는 곳,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설 속 그 세상에 빠져들어 상상 속에서 마음껏 그릴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좋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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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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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몸의 모든 감각이 이곳을 편안해함을 느낀다. 그녀는 더 이상 의지나 열정 같은 말에서 의미를 찾지 않기도 했다. 그녀가 기대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을 몰아붙이기 위해 반복해서 되뇌던 이런 말들이 아니라, 몸의 감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가 어느 공간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 의미가 되었다. 몸이 그 공간을 긍정하는가, 그 공간에선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소외시키지 않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 이곳, 이 서점이, 영주에겐 그런 공간이다.
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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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우리가 늘 기대는 것은 의지나 열정 같은 말이다. 그러다 이내 번아웃을 겪게 되면 무기력증에 빠져 허우적대다 또다시 의지나 열정에 기대 살아가곤 한다.

그러다 문득 그렇게 사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어쩌면 열정이나 의지보다 내 몸의 모든 감각을 더 활용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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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의 기준은 뭘까? 개인의 입장에선 자기가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주는 개인을 넘어 생각해야 한다.
(...)
삶을 이해한 작가가 쓴 책. 삶을 이해한 작가가 엄마와 딸에 관해 쓴 책, 엄마와 아들에 관해 쓴 책, 자기 자신에 관해 쓴 책, 세상에 관해 쓴 책, 인간에 관해 쓴 책. 작가의 깊은 이해가 독자의 마음을 건드린다면, 그 건드림이 독자가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그게 좋은 책 아닐까.
40~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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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뿐만 아니라, 서점을 운영하는 사장으로써 좋은 책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영주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서점은 각자 다른 기호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기에, 영주의 이런 고민은 '휴남동 서점'이 더 나은, 더 좋은 서점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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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도 처음에는 책만 팔 생각이었다. 하지만 차츰 책 판매만으론 수지가 맞지 않는 다는 걸 깨달았다.
(...)
그래서 우선, 매주 금요일 저녁에 신청만 하면 누구나 서점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북토크, 공연, 전시 다 가능하다. 이때 서점은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니 영주나 민준은 평소처럼 일하기만 하면 된다.
(...)
매달 둘째 주 수요일엔 북토크를, 넷째 주 수요일엔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
51~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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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감각이 돌아오면서 동네 서점을 오랫동안 잘 유지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처음에는 그냥 책만 팔며 약 2년간만 운영할 예정이었던 서점이 어느새 2년을 넘어 기대가 되는, 개성을 가진 서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장면은 점차 성장해 가는 과정 중에 있는 '휴남동 서점'의 한 장면을 그리고 있는 부분으로, 추후 더 발전한 휴남동 서점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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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니면 기억 너머의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기억나진 않는 어떤 문장이, 어떤 이야기가 선택 앞에 선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선택의 근거엔 제가 지금껏 읽은 책이 있는 거예요. 전 그 책들을 다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도 그 책들이 제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러니 기억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는 것 아닐까요?
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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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하게 공감이 가는 문장이자,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는 책의 영향력에 대한 부분이라 더 와닿았던 문장이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그 모든 책을 다 기억하진 못한다. 심지어 최근에 읽은 책일지라도 제목을 기억 못 하거나 내용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믿고 있는 건 기억에는 없을지라도 몸 어딘가에 스며들어 있다는 느낌은 강렬히 받는다. 삶의 순간에 문득문득 튀어나와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대화에서, 문장에서 영향을 주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온전히 나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도, 설명하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공감과 함께 위로가 되는 문장이다. 꼭 머리로 기억할 필요는 없다고, 몸에, 기억 너머에 남아있으면 그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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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시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민준도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았다. 이때 처음으로 민준은 자기가 꽤 오랫동안 혼자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사실 이상으로 받아들였다.
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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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자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으로 오히려 자기 이야기를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회로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고트빈'에 방문할 때마다 지미는 자신의 남편 욕을 지속적으로 한다. 좋은 얘기도 한두 번인데, 민준은 묵묵히 아무런 말 없이 지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렇듯 부정적인 이야기를 지속하는 사람은 보통 꺼리거나 피하기 마련인데, 민준은 오히려 내면의 나를 끄집어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묵묵히 들어준 것이다. 생각의 전환이 이렇게 삶을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새삼 느낄 수 있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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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일과 커피 내리는 일은 비슷한 점이 꽤 있는 것 같았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그렇고, 하면 할수록 더 빠져든다는 점이 그렇고, 한번 빠져들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점이 그렇고, 점점 더 섬세함이 요구된다는 점이 그렇고, 결국 독서의 질과 커피의 질을 좌우하는 건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점이 그렇다. 결국 독서가와 바리스타는 독서하는 그 자체, 커피 내리는 그 자체를 즐기게 되는 듯했다.
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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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와 바리스타의 공통점을 나열한 듯 보이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속성과 장점이 유달리 돋보이는 문장이었다. 깊이 탐구하고 내면을 들여다봐야만 보이는 내용이라 민준이 얼마나 커피에 진심인지, 얼마나 커피를 즐기게 되었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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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일 하나만을 두고 평가하기엔 복잡하고 총체적인 무엇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행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아닌 다른 무엇 때문에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 삶은 미묘하며 복합적이다. 삶의 중심에서 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삶의 행불행을 책임 지진 않는다.
2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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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일에 대해 깊이 고뇌하고 숙고한 후에 서술한 문장처럼 느껴지는 문장이다. 그냥 일이니깐 하는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삶에서 일이란 무엇인가 또 이것이 내 삶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가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동안 나에게도 일이 삶에서 여러모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삶에서 일이라는 부분을 재배치하여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삶에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우선순위와 중심은 사람마다 다르게 설정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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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후련해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야. 복잡하면 복잡한 대로, 답답하면 답답한 대로 그 상태를 감당하며 계속 생각을 해봐야 할 때도 있어."
2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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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찝찝한 것이 있으면 우리는 하루빨리 해결하고 털어내려고만 한다. 그런데 승우 작가는 때로 그 상태 그대로를 감당하며 지속적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말한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방황하던 민철은 승우 작가의 조언을 덕분에 그 시간을 감내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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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글을 제대로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아까 말했잖아. 솔직하게 쓰라고. 정성스럽게 쓰라고. 솔직하고 정성스럽게. 그렇게 쓴 글이 제대로 잘 쓴 글이야."
2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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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글을 제대로 잘 쓰는 걸까?'라는 물음은 글 쓰는 것이 어렵거나 글 쓰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늘 의문으로 남는 질문이 아닐까?

너무 당연한 답 같지만, 이에 승우 작가는 솔직하고 정성스럽게 쓰라고 말한다. 결국 글 쓰는 것에 정답은 없다는 말이 아닐까 하고 이해해 본다. 더불어 나의 이야기, 마음이 담긴 이야기야말로 제대로 잘 쓴 글이 아닐까 하고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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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거짓말이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게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어떨 땐 문제가 되기도 하니까요."
3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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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긍하게 되는 문장이다. 성철과 민준의 대화를 살펴보면 보면 우리가 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콕콕 짚어내는 성철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런 예리함이 그를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영주와 민철이 대화가 잘 통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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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는 삶이니 그렇게나 고민을 했을 수밖에. 처음 사는 삶이니 그렇게나 불안했을 수밖에. 처음 사는 삶이니 그렇게나 소중했을 수밖에. 처음 사는 삶이니 우리는 이 삶의 어떻게 끝을 맺을지도 알 수 없다. 처음 사는 삶이니 5분 후에 어떤 일을 맞닥뜨리게 될지도 알 수 없다.
3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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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는 모든 것이 '처음'임을 잊고 산다. 그래서 실패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를 다그치곤 한다.

기억하자! 처음이기에 우리는 고민하고, 불안해하고, 모든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처음이기에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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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주변에 많은 삶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 사회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지라도 매일매일 성공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 그 사람들 덕분에."
3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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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남동 서점을 살펴보면 딱 이 말이 떠오른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지언정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라는 말이.

성공적인 하루란 뭘까? 결국 행복한 삶이 아닐까? 좋은 사람이 주변에 많다는 것은 결국 행복한 삶을 보냈다는 말과 동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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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을 계단 같은 것으로 생각했어요. 제일 꼭대기에 도달하기 위해 밟고 올라가는 계단. 하지만 실제 일은 밥 같은 거였어요. 매일 먹는 밥. 내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에 영향을 끼치는 밥요. 세상에는 허겁지겁 먹는 밥이 있고 마음을 다해 정성스레 먹는 밥이 있어요. 나는 이제 소박한 밥을 정성스레 먹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를 위해서요.
3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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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하게 다가왔던 문장이다. 서정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어쩌면 일을 계단처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하나 밟고 올라가야 하는 계단. 명성을 위해 성공을 위해 말이다.

하지만 실은, 일은 매일 정성스레 먹는 밥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 나를 위해,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야 내가 건강해질 수 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나를 성장하게 해주는 밥. 일은 그래야 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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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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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이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전한다. 어떤 이야기를 읽고 싶었을까 가만히 살펴보면 현실 속에서 우리가 겪는 이야기들이 속속 담겨있다.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민하고 흔들리고 좌절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믿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애써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스스로 나를 포함해 나와 관계된 많은 것을 폄하하게 되는 세상에서 나의 작은 노력과 노동과 꾸준함을 옹호해 주는 이야기,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느라 일상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나의 어깨를 따뜻이 안아주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읽으면서 내심 판타지나 허구의 세상없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이야기라 조금 놀랐었는데, 저자는 어쩌면 이 책의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이 오히려 위로받고 격려를 받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랬기에 스스로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쓴 것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덕분에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실제 존재하는 책도 추천받고 동네 책방의 분위기도 한껏 느끼며, 세상 사는 삶의 고단함도 치유받는다.

소중한 순간들이 모인 '휴남동 서점' 덕에 힘들었던 일은 잠시 내려놓고 '그것으로 되었다'하며 쉼을 가져본다. 포근함과 다정함이 엿보였던 동네 서점 '휴남동 서점'에서 다른 이들도 쉼과 힐링을 맘껏 맛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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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이동해도 좋고, 배낭을 메고 뚜벅이 여행을 해도 좋다. 멋스러움과 자유분방함을 한껏 느끼며 여행하다보면, 곳곳에 숨겨진 역사와 문화도 만날 수 있을것이다. 더불어 유명 화가의 배경이 된 도시나 미술관을 방문해 나만의 명화 작품을 눈과 가슴에 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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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김지선 옮김 / 뜨인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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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헤르만 헤세가 뛰어난 것은 알았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새삼 '그'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작가의 모습 뒤에 있는 또 다른 헤세의 모습, 이를테면 독자, 서평가, 장서가로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그가 얼마나 문학과 책을 애정하고 깊이 탐구하는지, 또 얼마나 단단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내가 만약 나만의 책장을 꾸민다면 과연 헤세와 같은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을 거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작가로서의 헤르만 헤세도 좋지만, 그 이면에 탐서가로서 존재하는 헤세의 생각과 폭넓은 문학관을 엿볼 수 있어 한편으로는 또 다른 공부도 되었다.

책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통해 '책이라는 세계'를 깊이 탐구해 보면 어떨까?


이 책은 책과 문학에 대한 에세이를 모아 엮은 책으로, 헤르만 헤세의 애서가이자 탐서가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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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희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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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를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헤세의 시는 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진짜 '가치'를 일깨워 주는 듯하다.

내 안에 깃들어 있는 빛 찾는 길을 가만히 알려주는 독서 덕분에 지혜와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엄근진(엄격+근엄+진지)'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그만큼 날카롭고 진지하게 서술되고 있어 절대 농담 같은 것은 일절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헤세만의 원칙이 더해지며 나와 같이 그저 책을 애정 하는 정도로는 절대 여기에 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대로의 유머는 물론 너무 책을 사랑한 나머지 신나게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모습에서 좋아하는 장난감을 두고 자랑하는 어린아이가 떠올라 슬쩍 웃음이 나기도 한다.

다소 진지한 형태로 진행되지만, 그럼에도 책이라는 세계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
감히 주장한다. 남독은 결코 문학에 영예가 아닌 부당한 대접이라고 말이다.
(...)
책은 오직 삶으로 이끌어주고 삶에 이바지하고 소용이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독자들에게 불꽃 같은 에너지와 젊음을 맛보게 해주지 못하고 신선한 활력의 입김을 불어넣어 주지 못한다면, 독서에 바친 시간은 전부 허탕이다.

※남독
책의 내용이나 수준 따위를 가리지 아니하고 아무 책이나 닥치는 대로 마구 읽음.
12~13페이지 中
=====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닥치는 대로 읽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글로, 나 역시 이 글에 대해 공감하는 바이다. 다독 그 자체가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작가나 내용, 수준 따위는 따져보고 읽기를 권유하고 싶다.

특히 정보를 얻고 싶어 책 제목을 검색하다 보면 수백, 수천 권을 읽은 인플루언서나 게시물들이 확인되지만, 막상 내용을 살펴보면 無無다.

간략한 인용글 몇 자 끄적거린 내용으로 과연 이 사람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인지,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그저 목적을 의심하게 된다. 이만큼 읽었다는 과시를 하고 싶거나 혹은 광고를 위한 남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능력이 된다면 다독도 괜찮다. 하지만 독자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비판(비난이 아니다. 비판이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에 다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책은 몇 권 읽었다는 인증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스스로 깨닫는데 있기 때문이다. '다 좋아요~'라는 감상평으로 서평을 작성할 것 같으면 그냥 하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
우리는 자신과 일상을 잊고자 책을 읽어서도 안 된다. 이와는 반대로 더 의식적으로, 더 성숙하게 우리의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
만약에 정말 이럴 수만 있다면, 지금 읽는 것의 10분의 1가량만 읽는다고 해도, 우리 모두 열 배는 더 행복하고 풍족해 지리라.
15페이지 中
=====

책을 읽는 목적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장면인데, 이 문장을 읽으며 살짝 뜨끔한 기분이 들었다. 때로 일상에서 얻은 상처를 치유하고자, 혹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책으로 도망치던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도피나 치유의 목적 하나만 가지고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헤세의 글에서 풍기는 훈장님 같은 느낌 때문인지 무릎 꿇고 반성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나마 살짝 여지를 둘 수 있는 건 치유와 회피의 목적으로 책을 집어 들었을지언정, 책 덕분에 더 성숙하고 단단하게 삶을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었다는 점에 있어서만큼은 칭찬해 줄만하다고 생각한다.


=====
우리가 좀 더 세심하고 예민한 감각으로 더 직접적인 연관 속에서 읽을 줄 알게 되면, 그만큼 더 모든 사상과 문학을 그 일회성과 개별성, 엄밀한 제한성 속에서 파악하게 된다. 나아가 모든 미와 매력이란 바로 이러한 개별성과 일회성에 바탕을 둔다는 점도 알게 된다. 이와 동시에 더욱 뚜렷하게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온 세상 수백 수천의 목소리들이 결국 모두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며,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신들을 부르며, 동일한 소망을 꿈꾸며, 동일한 고통을 토로한다는 점이다.

눈이 밝은 독자라면 수천 년이 넘도록 무수히 많은 언어와 책들로 짜인 몇 천 겹의 직물에서 놀랍도록 고귀하고 초월적인 모습의 키메라를 찾아볼 수 있으리니, 이는 상반되는 수천의 특성을 지닌 채 합일을 꿈꾸는 인간의 모습이다.
32페이지 中
=====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무언가 말로 할 수 없는 구분표로 기준이 세워질 때가 있다. 그것을 헤세는 일회성, 개별성, 제한성으로 파악된다고 표현하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며 저자나 제목만 다를 뿐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이 있는데, 흔히 인간사의 모습에 대해 담고 있는 책들이다.

예컨대, 수백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장자, 공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책들을 읽으며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고 동일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한다.

이런 진리를 깨닫게 되면, 놀랍다는 생각과 함께 시간이 흘러도 인간사는 여전하구나 생각하게 된다.


=====
독자는 작품에 대해, 그리고 작가의 전문성에 대해 경의를 품어야 하며, 소재와 무관하게 작업의 질에 따라 작품을 평가해야 한다. 나는 언제나 그럴 용의가 있을뿐더러, 요즘 들어서는 심지어 그 어떤 이념이나 정서적 내용보다도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기술적인 작업에 점점 더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 왜냐하면 수십 년간 글쟁이로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이념이나 감정은 적당히 꾸미거나 따라 하기 쉽지만 기술적인 작업의 수준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45페이지 中
=====

헤르만 헤세의 작가로서의 생각과 독자, 그리고 서평가로서의 마음이 함께 어우러진 문장이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태도 혹은 마음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어쩌면 특정 부분에서 보여주는 이념이나 정서적 내용보다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기술적인 작업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
다른 것도 아니고 예술작품에서 진실성과 신의, 정확성과 치밀함이 중요하지 않다니!
(...)
아무튼 나는 예술가의 윤리에 관한 한 트집쟁이요, 구닥다리 돈키호테 노릇을 하련다.
49페이지 中
=====

꼬장꼬장한 노인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헤세의 이런 모습 덕에 문학과 책에 대해 그런 깊이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이 또한 응원하는 바이다.

수많은 사람 중에 누구 한 명쯤은 이런 구닥다리 같은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세상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왜 그걸 마치 영원을 두고 쓴 글인 양 읽으면서 공연히 까탈을 부리느냐고?
하지만 나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생각을 바꿀 수 없다. 큰일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소한 일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걸 당연시하는 태도는 쇠퇴의 시작이다. 인류를 존중한다면서 자기가 부리는 하인은 괴롭히는 것, 조국이나 교회나 당은 신성하게 받들면서 그날그날 자기 할 일은 엉터리로 대충 해치우는 데서 모든 타락이 시작된다. 이를 막는 교육적 방책은 오직 하나뿐이다.
(....)
이른바 거창하고 신성한 모든 것은 일단 제쳐두고, 대신 사소한 일, 당장에 맡은 일에 성심을 다하는 것이다.
(...)
어째서 예술작품이라고 불리는 작업만큼은 정확하지 않아도, 양심적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건가? 신념이 근사하면 '사소한' 기술적 실수 정도는 눈감아주어야 한다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이 창대는 오히려 거꾸로 들이댈 일이다. 그러잖아도 사실 거창한 신념과 태도나 강렬들이란  서슬이 퍼래도 막상 찬찬히 뜯어보면 종이호랑이에 불과해서 아연실색하는 일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종이호랑이
종이로 만든 호랑이라는 뜻으로, 겉보기에는 힘이 셀 것 같으나 사실은 아주 약한 것을 이르는 말.
50~51페이지 中
=====

격한 공감과 박수를 치게 만드는 문장이다. 나 역시 디테일을 중시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에, 큰 것은 신경 쓰면서 자잘하고 작은 것은 대충 넘어가려 하는 것을 보면 늘 못마땅하다 생각했었다.

거창한 것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사소한' 것이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고, 사소한 실수 하나가 때론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까다롭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그의 이런 태도가 매력적이게 다가오는 이유다.


=====
책을 통해 스스로를 도야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하는 데는 오직 하나의 원칙과 길이 있다. 그것은 읽는 글에 대한 경의, 이해하고자 하는 인내, 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이다. 그저 시간이나 때우려고 읽는 사람은 좋은 책을 아무리 많이 읽은들 읽고 돌아서면 곧 잊어버리니, 읽기 전이나 후나 그의 정신은 여전히 빈곤할 것이다. 하지만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 책을 읽는 사람에게 책들은 자신을 활짝 열어 온전히 그의 것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가 읽는 것은 흘러가거나 소실되지 않고, 그의 곁에 남고 그의 일부가 되어, 깊은 우정만이 줄 수 있는 기쁨과 위로를 전해주리라.
131페이지 中
=====

책을 읽는 태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으로, 마음을 활짝 열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비로소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말한다.

무엇이든 흘려들으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책도 그렇다. 내면에 무언가 남겨 쌓이기를 바란다면 적어도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책에 집중하자.


=====
수준 높은 '독서훈련'은 신문이나 떠나는 유행 문학들이 아닌, 오직 양서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런 작품들은 대개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책들만큼 달콤하지도 맛깔스럽지도 않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힘겹게 익혀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
걸작들의 가치를 검증하기 전에, 먼저 우리 스스로가 자격을 갖추어야 마땅하리라.
1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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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가치있게 여겨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시적으로는 달콤하게 느껴지거나 시선을 끌지는 않지만, 읽을수록 매력적인 풍미와 생각할 힘을 준다는 점에 있어 이것만 한 것도 없다고 본다.

더불어 고전을 읽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스스로의 자격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에게는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
최우수 도서나 최우수 작가 100선 같은 건 세상에 없다. 절대적으로 정확한 비평이란 것도 없다. 경박하고 피상적인 독자라면 어떤 책에 흠뻑 빠져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다가, 나중에 다시 보면 그랬던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서 부끄러운 침묵을 지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책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이라면, 그래서 그 책을 거듭 읽으면서 그때마다 새로운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면, 그는 오롯이 자신의 느낌을 믿을 것이며 어떤 비평으로도 자신의 그 기쁨을 망치지 않을 것이다.
(...)
정해진 규범이나 틀에 따르기보다 마음의 요구와 느낌을 따르는 사람이 늘 옳다.
20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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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도서 관련 사이트를 돌아보면 온갖 명예를 뒤집어쓴 책들이 즐비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에게 의미 있는 책, 나에게 마음으로 다가오는 책이 개인적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헤세도 정해진 규범이나 틀보다는 자신의 마음과 느낌을 따르라 말한다.



헤세의 문학과 책에 관한 소견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나니 어쩐지 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난 것 같아 불현듯 행복해진다.

책, 그 자체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 순수하게 무언가를 애정하고 그것에 흠뻑 빠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을 헤세를 통해 엿보면서 덩달아 자유로움을 느낀다.

더불어 사회적 권위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책을 읽고 사랑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더 애정이 샘솟는다.

누가 머라든(꼬장꼬장하다거나 까탈스럽다거나)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며 깊이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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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기 - 뭘 하든 내가 결정한 대로, 나답게 사는 방법
차이웨이 지음, 유연지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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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지만 내 맘대로 살 수 없는 시대! 그 속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것에 중점을 두면 좋을까?

이 책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주도권을 가지고 나답게 살 수 있는 51가지 방법을 전하며 마음가짐, 행동, 실천력, 관계 등의 내용에 대해 담고 있다.

거절을 못 해서 타인에 휘둘려 본 적이 있는가? 혹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누군가 정해줬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 나를 이용하는 것을 알면서도 당해준 적은 없는가? 만약 이 중에 하나라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면 이제 그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야 할 때다.

더불어 옳은 선택을 통해 내가 나를 다잡는 방법, 또 내가 타인에게 무심코 했던 행동들 속에서 피해야 할 행동들을 실제 에피소드를 통해 전하며 깨달음과 실행력을 북돋아 준다.


총 8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내가 나답게 살기 위해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력을 가져야 하는지 에피소드를 통해 쉽게 전한다.

타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응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나를 비롯해, 나의 유리 멘탈로 인해 어쩌지 못했던 삶에 대해 조언하며 인생의 변화를 위해 어떤 멘탈을 가져야 하는지, 이를 위해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 조언한다.

이를 통해 평소 나의 행동을 돌아보고,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변화를 주면 좋을지를 살펴보면 좋겠다. 특히 인생에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삶의 목표, 인간관계, 자아 관리, 직장 생활, 연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평소 자신이 취약하다 느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노력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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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는 방법

답을 찾는 기준은 하나다. 내가 그 일을 맡았을 때 일할 엄두가 안 나고, 하는 것마다 실수투성이였는지, 아니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척척 잘 해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뜨거운 열정, 높은 월급 이런 것들은 일단 제쳐두고 생각하라.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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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력하는 것에 비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먼저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에 엉뚱한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잘하는 것을 해야 더 잘할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못하는 것에 헛된 노력을 기울이느라 기운을 빼고 있다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나의 인생을 잘 풀어가기 위한 첫 시발점은 우선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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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눈앞의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보면 장기적인 전략이나 방향을 고민하고 수립하는 것을 등한시하게 된다. 학습, 직장 생활, 자아 인식을 할 때 깊이 사고 하는 능력을 갖춰야 자신의 업무와 삶을 능숙하고 여유롭게 꾸려 갈 수 있다.
(...)
용감하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노력하되, 무의미한 것에 노력을 허비하지 마라.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다 보면 그 노력은 허무한 환상으로 끝날 것이다.
40페이지 中
=====

깊게 생각한 후에 무언가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 '빨리빨리'에 젖어 급급하게 살기보다 전체를 보고 차근차근 방향과 전략을 수립한 후에 용감하고 과감하게 시도해 보자.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도 있지만, 너무 잦은 실패는 장기적으로 나를 무력감과 깊은 패배감에 떨어뜨릴 수도 있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깊게 생각하는 오늘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자신의 사적인 비밀을 경솔하게 말하는 행동은 자기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고, 그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상대 역시 나의 사적인 이야기를 듣기 불편해하고 전혀 공감하지 못할 수 있다.
(...)
친하지도 않은 이에게 나의 사생활을 말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이 두 가지만 기억해라. 만약 상대와 감정적으로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면, 입을 꾹 다물고 말을 아껴라. 또 만약 친한 사이가 아닌데 상대가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나에게 꺼내려 한다면 그 사람과 거리를 두면 된다.
65, 67페이지 中
=====

친하건, 친하지 않건 요즘은 나의 사생활을 말하는 것이 여러모로 손해일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불편하거나 피하고 싶다면 저자가 제안하는 두 가지 조언을 적용해 보자.

첫째, 말을 아껴라.
둘째, 사람과 거리를 두어라.


=====
우리가 타인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누구와 어울릴지는 선택할 수 있다.
(...)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멀어져라. 그리고 내 삶의 활력을 소모하는 일들로부터 멀어져라. 그 대신 내 삶에서 중요한 사람, 그리고 중요한 일에 시간을 투자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자. 찬란하게 빛날 나의 인생을 위해!
76페이지 中
=====

나에게 해를 입히는 사람들과 멀어지는 방법으로 저자의 이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보통 타인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 방법은 타인과 멀어지는 것에 부담감만 내려놔도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 실천하다 보면 생각보다 꽤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엉뚱한 사람들을 만나 기 빨리는 일들에 시간을 소비하기 보다 나를 더 빛나게 해주고 힘과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과 어울려보자. 어쩌면 좋은 관계는 무엇을 하지 않아도 그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느껴지는 게 맞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악의는 바로 자기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
'관계의 선'을 지킬 줄 아는 것은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배워야 할 지혜다. 타인이 다정하게 대해 주길 원한다면 먼저 진심을 다해라. 타인이 존중해 주길 원한다면 먼저 예의를 다해라. 타인의 호감을 얻고 싶다면 반드시 관계의 선을 지켜라.
93페이지 中
=====

'관계'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어쩌면 바로 이 '관계의 선'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친하다는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지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쉽게 선을 넘나든다.

덕분에 이내 관계는 곧 깨지고 만다. 나를 비롯한 타인들 모두 '선'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보자.


=====
"인간의 고질병은 바로 남을 가르치려는 습성이다."라고 맹자가 말했다. 사람은 남의 인생을 평가하고 지적하기를 좋아하고, 이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나쁜 습관이다. 함부로 타인을 평가해서도 안되지만, 제멋대로 타인의 인생에 간섭하는 것은 더욱 피해야 할 행동이다.

누구도 남의 인생에 끼어들 자격은 없다.

(...)
타인의 삶이 완벽하지 않듯이 나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 누군가가 웃음거리가 되었을 때 그런 일이 나한테는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 자신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타인의 삶에 함부로 관여하지 마라. 나 역시 누군가에게 간섭받기 싫은 것처럼.

(...)
다른 이의 삶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관객이 되어 보자. 제3의 시선으로 타인의 행복을 함께 기뻐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자세를 가져보자.
108~109페이지 中
=====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분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SNS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활발한 시대 속에서 사람들은 익명을 앞세워 너무 쉽게 타인의 삶을 간섭하고 가르치려 들며, 평가하고 지적 질한다.

왜 역지사지를 떠올리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은 평생 남에게 같은 상황을 되돌려 받지 않을 거라 확신하는 걸까?

타인의 삶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저 관객으로 지켜보자. 꼭 이해해 달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지켜보기만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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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자신이 노력해온 방향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재고해 봐야 한다. 노력의 방향이 잘못됐다면 적시에 방향을 조정하여 더 큰 손실을 막아야 한다. 어쩌면 그다음에는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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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노력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인생의 분기점임을 깨닫고 방향을 틀어보자. 제2의 인생, 제3의 인생은 그럴 때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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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긴 여정이다. 타인의 잣대에 위축되지 마라. 그 대신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아라. 타인의 기대는 타인의 몫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면 된다. 나답게 살자. 그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고 멋있는 일이다.
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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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참 열심히 산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인생을 타인의 기대에 기대어 살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내가 가치 있다 여기는 것, 내가 행복하게 느끼는 일에 더 힘을 쏟아 보자. 그것이야말로 나답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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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평온하다는 것은 어느 것에 편향되지 않고 주위에 휘둘리지 않는 중용의 태도와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 세상의 모든 불완전한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기억하자. 경험을 쌓으면 꾸준히 노력하되, 그 과정에서 평온한 마음 상태를 잃지 않아야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나로 성장할 수 있다.
20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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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편안한 마음 상태가 365일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노력으로 얻어내는 결실의 즐거움과 평온한 상태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

나만의 중심점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 모두는 내가 나로서 살기 위한 과정 중에 하나임을 잊지 말고 그 과정조차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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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자유롭게 시간을 지배할 수 있는 시간은 전체 생에 중 5분의 1에 불과하다. 휴대폰을 켜는 순간 당신이 소비하는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당신의 집중력, 가족과 친구에 대한 관심, 삶에 대한 열정 그리고 당신의 생명이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앞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자. 더는 휴대폰 속 가상 세계에서 허우적대지 말자.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실제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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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튜브나 숏츠를 보며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그만 핸드폰을 내려두고 현실의 내 삶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당신이 생각 없이 핸드폰을 쥐고 소비하는 시간이 어쩌면 당신이 눈 감는 순간 그토록 바라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가상세계에서 흩뿌리는 시간을 주워 담을 유일한 방법은 지금 당장 핸드폰에서 멀어지는 것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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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은 모든 좌절과 시련이 강인한 마음을 만들어 낸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점점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더는 현실을 피하지 않게 된다. 아울러 상처를 다독이는 법, 기분을 정리하는 법, 혼자서 길을 찾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삶의 고통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그러니 삶의 고통 속에서 에너지를 끌어내라. 자신이 강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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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끊임없는 고통을 야기한다. 피한다고 없어지지도 않을뿐더러 쌓아둘수록 상처만 더 커질 뿐이다.

만약 좌절과 시련이 다가왔을 때 어떻게 나를 다시 추스르고, 환기시키고, 치유할지를 스스로 배워나간다면 성장하는 나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갈 막강한 나만의 생존 키트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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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성공과 실패 사이의 거리는 언제나 단 한 발자국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눈앞의 어려움 때문에 지쳐 있다. 이럴 때는 아주 작은 장애물만 만나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이를 꽉 물고 조금만 더 버틴다면 결국 승리의 빛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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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성공의 목전에는 반드시 우리를 허망하게 무너뜨리는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럴 때 조금만 더 힘을 내면 결국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만약 오랜 시간 공들인 일을 목전에 두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이 말을 기억하자.

"단 한 발자국만 떼면 성공은 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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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삶을 사랑하자. 혼자 있는 시간은 자신을 성찰하고 가치를 향상시키는 소중한 기회다. 혼자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고, 혼자일 때 느끼는 감정을 잘 다스려 보자. 혼자서도 의미 있고 알찬 일상을 지내며 스스로 실수를 돌아보고 그로부터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나의 삶을 마음껏 즐겨보자. 그러다 보면 미래에 더 나은 자신을 만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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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을 의외로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사랑은 넘치고 또 넘치는데 정작 자신을 사랑할 줄 몰라 홀대하거나 방치한다.

'나'는 평생 내가 아껴주고 사랑해 주어야 할 존재다. 내가 있기에 타인도 있는 것이며, 내가 나를 사랑해야 타인도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자.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있어 가장 잘 보내야 하는 시간은 단연, 나 혼자 보내는 시간이다. 혼자 일 때 느끼는 감정을 다스리는 법, 알차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들을 통해 일상을 보다 즐겁고 풍요롭게 바꿔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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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은 누군가가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서 천천히 찾아보고 시간을 들여 서서히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지루하고, 단조롭고, 반복적이며, 낭만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천천히 자기 힘으로 행복을 만들어 가야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강인한 힘을 발견하고 진정으로 견고한 사랑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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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정답은 내 안에 있는데, 행복을 외부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늘 행복 찾기를 하느라 지치기 십상이다.

행복의 가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행복은 누군가가 줄 수 있는 것도, 또 타인에서 정답을 얻을 수도 없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즐거움을 느끼는지를 서서히 알아가며 찾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식물을 키우는 일은 집사에 의해 달라진다. 풍성하게 자랄 수도 있고, 큰 키를 자랑할 수도 있으며, 시들시들 죽어버릴 수도 있다.

나를 가꾸는 일도 마찬가지다. 일상에서 나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어떤 것에 노력을 기울이며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모든 것들이 결국 '나'를 만든다.

어렵다는 이유로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내 텃밭을, 내 식물을 타인의 손에 맡기지 말자. 내가 원하는 방향과 목표에 따라 키우다 보면, 때로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겠지만 그런 크고 작은 노력들이 모여 더 많은 노하우와 팁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남에 의해 성사되는 모든 것들은 결국 내 것이 되지 못한다. 오로지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것들을 책임지며 얻은 것들만이 진정한 내 것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나답게 사는 법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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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호텔 - 내 마음이 머무는 곳 작은 곰자리 72
리디아 브란코비치 지음, 장미란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2월
평점 :
품절


"오늘은 어떤 감정이 나의 감정 호텔에 머무르고 있나요?"


이 그림책을 쓴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재치 있는 그림과 글 덕분에,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감정'이라는 것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아 곤혹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새삼 감정에 대해 다시 보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수시로 수많은 감정을 경험한다. 기쁨, 슬픔, 두려움, 행복, 좌절, 분노, 놀람 등. 각 감정마다 대응방법도 달라 어떨 때는 실수를 연발할 때도 있다.

저자는 그런 우리의 수많은 감정들을 '감정 호텔'에 방문하는 손님들에 비유해, 색다른 재미와 관점을 제공한다.

호텔을 관리하는 유일무이한 지배인은 모든 감정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은 물론 머무는 동안 세심하게 관리하며 이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한다.

내 마음이지만 나조차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느껴질 때, 스스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싸일 때 <감정 호텔>을 통해 3자의 관점에서 내 마음을 바라보면 어떨까?

어쩌면 조금은 너그럽게 내 감정을 안아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손님처럼 불현듯 왔다가 떠나버리는 수많은 감정들을 그저 까다롭다고 치부하기보다 특성에 따라 대접해 주거나 그대로 끌어안아주면 어떨까?

<감정 호텔>에 등장하는 호텔 지배인의 행보를 지켜보며 나의 감정 호텔은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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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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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지배인은 이곳에 머무르는 다양한 감정들을 보살피는 일을 하지요. 감정 호텔은 하루하루가 새로워요. 오늘은 또 누가 찾아올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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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의 감정마다 주의할 점도 다 다른데, 까다로운 손님이 있는가 하면 도움을 주거나 기쁨을 주는 손님들도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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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찾아오면 조용히 기다려 줘야 해요.
슬픔은 목소리가 아주 작거든요.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슬픔이 하는 말이 잘 들리지 않아요.
그러면 슬픔은 쉬 떠나지 못하고 오래 머물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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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내 감정 호텔에 찾아왔을 때 나는 어떻게 맞이하는지를 떠올려보게 된다. 조용히 기다려 주었는지, 아니면 그 작은 목소리를 외면하고 쫓아내 버렸는지.

슬픔이라는 감정을 맞이하는 방법은 그저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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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분노는 엄청나게 시끄러워요.
벽이 흔들릴 정도로 소리를 질러 대지요.
분노에게는 넓은 방이 필요해서,
나는 늘 가장 큰 방을 내준답니다.
(...)
한번은 실수로 분노에게 작은 방을 준 적이 있어요.
(...)
하지만 분노는 가두어 놓으면 온갖 감정으로 변신해요.
분노는 마음껏 소리 지를 곳이 필요해요.
그러면 오히려 금방 훌훌 털고 떠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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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라는 감정을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두기보다 오히려 드러내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또 하나 배운다. 폭발하는 감정을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꾹꾹 누르거나 오히려 좁은 방에 가두려 노력한다.

하지만 분노에게는 오히려 큰 방을 내어주어 마음껏 분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훌훌 털고 다시 떠날 수 있음을 깨닫는다.



호텔 지배인의 말에 따르면, 감정은 온갖 크기와 모습으로 찾아온다고 한다. 심지어 잘 보이지 않는 감정도 있어 때론 모르고 지나칠 때도 있다고 하는데, 크게 드러나는 감정들뿐만 아니라 그런 감정들까지도 세세하게 관리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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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따로 시간을 내서 감정 하나하나를 만나려고 해요.
저마다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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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호텔 지배인처럼 이런 섬세함이 가장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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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정들을 재촉해서는 안돼요.
다들 오고 싶을 때 오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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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어쩌면 나의 감정 호텔에 머무는 감정들을 재촉한 적은 없는지 반성하게 된다. 가만히 기다려주면 감정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갈 텐데 손님을 대하는 나의 배려가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니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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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감정들이 한꺼번에 아우성치면 불안이 찾아와요. 불안은 늘 모습이 달라요.
두려움처럼 보일 때도 있고,
죄책감처럼 보일 때도 있어요.

불안은 주목받기를 좋아해요.
내가 자기만 봐 주었으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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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불안이 왜 그토록 그만을 주목하게 만드는지 새삼 이유를 알게 된 순간이다. 자기만 봐주기를 바랐기 때문에, 주목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토록 시선을 가로막았나 보다.

너무 많은 감정들이 몰려오는 순간, 불안이 다가올 수 있음을 미리 예견하고 그에게 오로지 집중하는 시간을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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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버거워지면 감사가 잘 있는지 보러 나가요.
감사는 뭘 해 달라고 조르는 법이 없어서 잊어버리기 쉬워요.
하지만 자연 속에 앉아 있자면, 감사가 찾아와 내 곁에 앉곤 해요.
그러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요.

우리는 함께 신선한 공기를 마셔요.
그러다 보면 내가 호텔을 정말 좋아하고,
세상 어떤 곳보다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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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자주 잊고 살지만, 실상 감사는 삶이 버거운 순간 살며시 나타나 나를 위로해 주고 살아갈 용기를 주곤 한다. 덕분에 리프레시 된 내 마음이 나를 더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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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감정들 때문에 혼자 호텔을 꾸려가기 힘들 것 같은가? 괜찮다. 가끔은 나를 도와주는 감정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신감은 늘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고,
자긍심은 지겨운 일도 즐겁게 해내도록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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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감정들에 자신감과 자긍심을 빼놓을 수 없다.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힘찬 격려와 이들의 응원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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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찾아오면 정말 뿌듯해요.
호텔은 어느새 빛과 웃음이 가득한 마법 같은 곳으로 바뀌어요.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찾아와 아름다운 우리 호텔을 보고 감탄도 하지요.

바로 그때 기쁨이 찾아온답니다.
기쁨은 친구들을 데려와 우리와 함께 즐겁게 지내요.

기쁨은 떠나갈 때도 친구들을 남겨둬요.
만족감, 안도감, 희망 같은 친구들이지요.

이 친구들은 함께 지내면 즐거워요.
우리는 둘러앉아 재미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요.
종종 감사도 함께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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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즐거움과 삶의 재미를 가져다주는 사랑, 기쁨, 만족감, 안도감, 희망 같은 감정들도 만날 수 있는데 이들 덕분에 우리는 수많은 날들을 감사 속에 이겨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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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호텔에서 지내면 지루할 틈이 없어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어떤 감정이 찾아오든 언젠가는 떠나기 마련이에요.

온 세상 많은 호텔의 많은 방에 감정들이 묵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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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수많은 호텔에 제각각 머물고 있는 감정들 덕분에 어쩌면 우리는 지루할 틈 없이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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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텔마다 나 같은 지배인이 있지요..
감정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고, 하고 싶은 말을 들어 주는 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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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수많은 호텔과 그리고 그곳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지배인은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나'를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새삼 어떤 호텔로 만들고 싶은지, 또 어떤 지배인이 되고 싶은지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조금 까다로운 감정 손님이 찾아오든, 아니면 시끄럽게 구는 손님이 찾아오든 모두 정중하게 맞이하며 따뜻하게 맞이해 주면 어떨까? 또 언제 왔다가 언제 떠나든 마음껏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 어떨까?

어떤 형태로 찾아오든 모두 나의 감정들이기에 끌어안아 준다면 조금은 더 평화로운 '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는 내 마음에 다다른 모든 순간의 감정들에 환영의 인사를 건네며, 환대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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