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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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이 꿈꾼 문학세상이 담겨있는 책"



낯선 작가, 낯선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한참 고심했다. 짧게 끄적인 메모를 살짝 엿본듯한 단편들을 어떤 글이나 설명으로 풀어내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책은 줄거리는 생략하고 내가 전반적으로 느낀 느낌들을 전하고자 한다. 실상 줄거리라고 표현하기에도 다소 애매한 이야기들이 많아 직접 책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라는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인 벤야민이 조각조각 써 내려간 꿈, 설화, 우화, 비유담, 수수께끼에 대해 엮은 책으로 환상과 이성의 영역을 넘나드는 소설들이 주를 이룬다.


개인적으로 느낀 전반적인 분위기는 밍밍 혹은 담백한 감성으로, 특별히 자극적인 느낌은 받지 못했다. 더불어 끝맺음에 있어서도 명확하게 정리되거나 구분되는 느낌은 없다.


그저 그때그때 느끼거나 꾼 꿈에 대해 기록처럼 남긴 메모를 엿보는 느낌의 감상 정도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저자가 다룬 주제들을 보면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범주가 넓고 다양한데, 그래서인지 꿈을 꾸듯 혹은 상상 속을 노닐듯 이야기를 따라가는 형태로 읽어나가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어른 버전의 동화책을 읽는듯한 느낌도 든다.


각 장은 파울 클레의 회화 작품으로 포문을 여는데, 이 또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들로, 저자의 주제와 연관 지어 감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저자의 소설들을 살펴보면 위와 같이 다짜고짜 시작된다. 그리고 텍스트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읽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끝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쓴 미지의 세계를 떠돌다 파울 클레어의 그림을 통해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그러다가 새로운 주제로 옮겨가는 일들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파울 클레의 그림



저자인 벤야민이 써 내려간 42편의 글이 나에게는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는데, 이색적인 소설을 만나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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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뇌 - 일상에서 발견하는 좌우 편향의 뇌과학
로린 J. 엘리아스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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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문득 궁금할 때가 있었다. 왜 오른손이어야만 할까? 왜 아기를 안을 때는 왼쪽이 더 편할까? 사진을 찍을 때는 왜 왼쪽 얼굴이 더 예쁘게 나온다고 이야기할까? 등등.


어찌 보면 편향적인 시각과 사고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이 진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그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생각들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가 된 듯하다.


물론 이 책에서 거론되는 내용들이 전 인류에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더불어 이것이 정답도 아니다. 그저 가설과 확률적 부분에 기댄 이론이자 인구군에 기댄 내용일 뿐이다. 하지만 한 번쯤 생각해 봄직한 내용이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론임은 틀림없는듯하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좌우 편향의 행동이 나타나는 상황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발견하며 읽어나가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왜 인간의 행동은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칠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과연 뇌과학과 관련이 있는지, 좌뇌와 우뇌의 기능적 차이가 우리가 선호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제별로 살펴보며 가설과 실험 결과를 함께 전달한다.


이 과정을 살펴보다 보면,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때론 모르고 한 행동이 사실은 모두 연결된 하나의 동작이었음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무의식 속에 자리한 견해, 경향성, 태도들이 모두 함께 한 방향으로 형성된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어느 쪽으로든 모두 치우친 '기울어진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내가 자주 쓰는 손, 턴을 할 때 주로 도는 방향, 오른쪽과 왼쪽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 자주 앉는 좌석 방향 등 나의 평소 습관과 태도를 살펴보며 나의 뇌는 어느 쪽으로 더 기울어져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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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들어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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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전반에서 소개할 행동의 편향성은 좌뇌와 우뇌의 차이와 관련이 있다. 모든 뇌는 고유하다. 머리 바깥에 있는 얼굴이 사람마다 고유한 것처럼 두개골 안에 있는 뇌도 제각기 다르다.


다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좌뇌와 우뇌의 차이는 '인구군 수준'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 설명하는 행동의 편향성은 대다수에서 나타나지만, 인구군을 구성하는 개개인 모두에게 무조건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을 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항은 꼭 주의해서 읽기를 바란다. 첫째, 이 책의 주제는 이렇듯 인구군 수준에서 집단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성에 관한 것이지 개개인을 진단하거나 분석한 결과가 아니다.


둘째, 이 책에서 소개하는 좌우 차이에 관한 연구 결과는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행동의 편향성은 서로 연관된 경우가 많은데, 장별로 한 가지씩 살펴본 다음 나의 일상에 대입해 보면 실질적으로 뇌의 좌우 편향성이 나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이를 어떻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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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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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편향성: 열에 아홉은 오른손잡이인 이유


손의 편측성은 이 책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다른 편측성과 관련이 있다. 원인이 된다는 말이 아니라, 주로 쓰는 손이 다른 편측성에도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손의 편측성이 주는 영향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서, 다른 행동의 편향성을 설명할 때도 언급할 수밖에 없다.


전체 인구 중 오른손잡이는 얼마나 될까? 간단히 답하자면 전체의 약 90퍼센트가 오른손잡이다.


전체 인구 중에 오른손잡이의 비율이 훨씬 큰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전 세계적으로 오른손잡이가 일반적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거 어느 때도, 어디에서도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많았던 시기나 지역은 없었다. 주로 사용하는 손은 가족 내력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왼손잡이가 되는 이유를 단순히 유전학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발달 과정, 환경과 관련된 메커니즘도 주로 사용하는 손에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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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왼쪽을 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왼손잡이로 태어난 아이들도 사회적 훈련을 통해 오른손잡이가 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통념이나 훈련 등에 대한 이슈를 제외하고서라도 대체적으로 오른손잡이가 더 많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왜 오른손잡이가 더 많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 답을 명확히 얻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로 사용하는 손이 다른 편측성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일 것이다.



■의미의 편향성: 왼쪽은 나쁘고 오른쪽은 좋은 방향일까?


왼쪽과 오른쪽을 지칭하는 표현에는 다양한 가치가 담긴 경우가 많다. 왼쪽을 뜻하는 표현은 거의 다 굉장히 부정적이고 심한 경우 경멸의 의미를 갖기도 하는 반면 오른쪽과 관련된 표현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이러한 편향성은 문화나 시대와 상관없이 매우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 일반적인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가 정치다. 프랑스 혁명 이후 왼쪽과 오른쪽은 정치적으로 아주 독특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좌익과 우익 중 어느 쪽이 긍정적이고 어느 쪽이 부정적인지는 대체로 개개인의 정치 성향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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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왼쪽이 나쁠 이유도, 오른쪽이 굳이 좋을 이유도 없는데 우리는 왜 무의식적으로 오른쪽은 긍정적, 왼쪽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걸까?


문화나 시대와 상관없이 꽤 오랫동안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을 보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은연중에 굳어진 편파적 생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반면, 유일하게 이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정치라는 점은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개개인의 정치 성향에 따라 나뉘는 정치 세상을 삼자 관점에서 보면, 어느 쪽도 좋다 나쁘다로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상상이상으로 활활 타오르는 무법지대라는 점은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지 않을까?



■아기를 안는 방향의 편향성: 아기를 한쪽으로만 안아 드는 이유


기원전 300년이라는 먼 옛날의 예술품에서도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편향성이 나타났는데, 이쯤 되면 정말 궁금해진다. 왜 이런 편향성이 나타날까?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편향성이 나타나는 이유에 관해 지금까지 나온 설명 중에 가장 명확한 내용부터 살펴보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주인공 포르티아의 하녀 중 하나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 중에 "사랑이 자라나는 곳은 어디인가, 가슴속? 아니면 머릿속?"이라는 가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가사 내용은 현대 심리학자들이 '심장 중심 가설'이라고 부르는 이론과 일치한다. 지성과 감정은 뇌가 아니라 심장에서 생긴다는 이 심장 중심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도 지지했다고 널리 인정받는다.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편향성은 개개인이 주로 사용하는 손이나 문화, 인종과는 무관하게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모든 결과를 종합하면,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것은 아기와 부모 사이에 형성된 애착과 긍정적인 관계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자연적인 지표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장에서 살펴본 연구 결과를 통해, 아기나 새끼를 왼쪽으로 안는 편향성이 개개인의 문화적 배경은 물론 종의 경계를 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학습되는 행동은 아닌 듯하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큰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확실한 건 아기를 왼쪽으로 안으면 부모와 아기 사이에 친밀감과 애착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몸이 왼쪽을 향하는 자세일 때 오른쪽을 향한 자세일 때보다 감정이 더 풍부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암말이 새끼를 보호할 때 특히 위협을 느끼는 상황일 때 자기 왼쪽에 새끼를 두려는 이유, 우울증이 있는 엄마들은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경향성이 약한 이유, 그리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아기와의 신체 접촉을 통해 느끼는 친근감과 애정이 덜할 수 있는 사람들도 아기를 왼쪽으로 안을 가능성이 적은 이유도 이 가설로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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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안을 때 무의식적으로 왼쪽으로 안는 경향성이 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왼쪽 심장이 있는 부분으로 안는 것이 편하다.


기원전 300년 전에도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편향성이 나타났다는 것을 보면 헤아릴 수 없이 꽤 오랜 시간 아기를 왼쪽으로 안아왔음을 알 수 있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학습된 행동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안는 경우에 대한 상황이다. 종과 상관없이 오른쪽으로 아기를 안는 행동은 애정의 부족, 우울 등과 같은 문제, 장애 등이 있을 때 대체적으로 오른쪽으로 아기를 안는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통해 보호자의 상황을 역으로 캐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진 포즈의 편향성: 왜 매번 똑같은 방향으로 찍을까?


감정을 드러내고 다가가기 편한 친근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다면 왼쪽 얼굴이 더 앞으로 나오는 포즈가 적절하다. 반대로 냉정하고 객관적이며 다소 초연한 인상을 주고 싶다면 정면을 응시하거나 오른쪽 얼굴이 더 앞을 향하도록 포즈를 취해야 한다. 때로는 왼쪽 얼굴을 내민 포즈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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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 무의식적으로 왼쪽 방향으로 트는 경우가 많은데, 상황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얼굴을 적절히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이를테면, 면접에 사용할 사진이라던가 아니면 직업적인 면에서 나를 드러내야 할 때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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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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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상황에 편향성을 대입시켜 서술한 내용들을 읽다 보니 흥미로운 사실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편향성과 행동들이 사실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또 이렇듯 자주 사용하는 방향이 다른 쪽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나를 객관화시켜 살펴보게 된다.


어떤 손을 더 자주 쓰는지, 사진을 찍을 때는 어떤 얼굴을 더 앞으로 내미는지, 아기를 안을 때는 어느 쪽으로 안는지, 광고를 볼 때 어떤 쪽의 광원을 더 선호하는지 등등.


큰 기준을 가지고 선택하거나 사용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모두 연결되어 있었고, 또 이에 따라 나의 취향과 성향이 반영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을 포함한 모든 종이 어느 쪽으로든 기울여져 있는듯하다.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편향'이라는 말이 이전에는 부정적 이미지로만 느껴졌는데, 이 책을 통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추후에는 이런 '편향'을 잘 활용해 특정 이미지가 필요하거나 나의 장점을 어필하고 싶을 때 적절히 사용해 보면 어떨까? 그럼 '편향'이 조금은 더 긍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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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채근담 - 인생의 고비마다 답을 주는
홍자성 지음, 유키 아코 엮음, 박재현 옮김 / 부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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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와 통찰!"



과거에는 '고전'이라고 하면 어딘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요즘은 '고전'을 현대적 시각에 맞게 잘 해석한 책들이 많아선지 지루하다거나 어렵다기보다 오히려 흥미가 돋는다.


이 책 역시 그런 책 중 하나였는데, 처음에 책 제목만 봐서는 살짝 거리 두기하고 싶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들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특히 요즘같이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는 불안과 초조에 휩싸여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많이 품게 되는데, 그럴 때 이 책에서 지혜와 통찰을 얻어보면 어떨까 한다.



총 8부로 구성된 이 책은, 삶의 태도, 마음가짐, 자기 통제, 인간관계, 일상생활, 세상을 보는 관점, 인간, 행복이라는 삶에서 마주치게 되는 8가지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중국의 오래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역시 지혜를 구할 수 있는 내용들이 아주 많이 담겨 있어 마음이 위태로운 순간마다 펼쳐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특히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장문 형태의 긴 글은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데,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은 대체로 짧은 단문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읽고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삶은 매 순간 고난의 연속이다. 특히 일, 인간관계, 돈, 나이 듦은 일상의 고민이자 우리를 불행으로 이끄는 주요 쟁점들이다. 그리고 이 쟁점들은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아마도 과거에도 동일하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문제들이었던 듯하다.


이처럼 오래도록 사람들을 괴롭혀온 인생 문제들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보며, 평온하고 지혜롭게 넘길 수 있는 방법들을 배워보자. 그리고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평온한 일상을 이어 나갈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체득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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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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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풀뿌리를 씹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에서 제목을 딴 <채근담>은 험한 세상을 견디고 자신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지혜를 담은 잠언집으로, 냉혹한 현실에 매몰되거나 좌절하여 포기하지 말고, 자기중심을 잡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원전은 전집 225편과 후집 134편을 합하여 총 359편의 글로 이루어졌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220편을 엄선하여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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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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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사람에 알맞게 처신하라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 나가려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상대를 분별하여 행동하라.


평화롭고 안정된 시대라면

자신만의 의지와 신념을 갖고 일관된 태도로 살아가고,

규칙과 질서가 다소 흐트러진 시대라면

고지식하게 행동하기보다 유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규칙도 질서도 다 무너진 시대라면

일관된 의지와 신념을 가지면서도 유연성을 잃지 말고

양쪽을 오갈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선인에게는 관대한 태도로

악인에게는 엄격한 태도로 대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할 때는

관용과 엄격함 두 가지를 아울러 지녀야 한다.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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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세상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나름의 유연함이 필요한듯하다. 분명 일관된 나만의 중심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나만 생각하며 살 수 없기에 변화하는 세상과 다른 속성을 지닌 사람들에 따라 다른 태도와 행동양식을 가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이것은 내면은 굳건한 상태에서 외형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을듯하다.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전략이라 생각하고, 시대의 흐름과 상대를 분별할 수 있는 식견을 넓히고 이에 따라 행동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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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라



하늘이 행복을 내려 주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을 갈고닦아 행복을 구하라.


하늘이 내 몸을 괴롭게 한다면

마음을 편히 하여 고통을 줄이라.


하늘이 내가 갈 길을 방해한다면

힘써 노력하여 뚫고 나아가라.


그러면 하늘도 어찌할 방도가 없을 것이다.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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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는듯하다. 세상이 나를 버리고, 하늘이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 내면을 다지고 행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 보자. 그럼 결국 하늘도 어쩔 도리 없이 물러날 것이다.


이 끝에는 아마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이 붙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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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다웅하느라 인생을 허비하지 마라



순식간에 타올랐다 꺼지는 불꽃같은 인생에서

누가 더 길고 짧은지 다퉈 봤자

그것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달팽이 뿔 위처럼 좁디좁은 세상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지 소란을 떨어 봤자

그것이 또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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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는 생각 중 하나라 옮겨본다. 쓸데없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굳이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그리고 이기고 지는 문제에 굳이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들.


내 삶을 살기에도 벅차고 부족하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주어진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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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가 곧 행복이다



즐거운 일이 있다고 기뻐하자마자 곧 문제가 생기고,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하자마자 금세 불운이 닥치지

인생이란 결국 이런 것이다.


그저 평범한 한 끼 식사와

흔해 빠진 일상 가운데

평온하고 안락한 인생의 정수가 담겨 있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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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간 이어진 내 하루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딱 위에 언급된 세 줄과 같다. 매일이 오르락내리락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평온한 일상이 너무나 그립고 또 소중하게 느껴진다. 흔해 빠진 것, 반복되는 일상을 이제는 되돌려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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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삶에서 덜어 내야 할 것



인생에서 무언가를 덜어 내면

그만큼 불필요한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줄이면 성가신 일에 덜 휘말리고,

말수를 줄이면 실수할 일이 줄어든다.

생각을 줄이면 정신적으로 소모되지 않고.

똑똑한 척하는 것을 줄이면

타고난 본성을 회복할 수 있다.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늘리려고만 하는 사람은

온갖 것에 자신을 옭아매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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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작업을 감행 중이다. 몇 년 전 1차전에 이어, 다시 시작된 2차전에는 조금 더 디테일이 반영되어 있다.


물건은 물론, 사람, 그리고 나의 태도와 말수, 행동 등을 조금 더 다듬고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들을 덜어내는 작업을 통해 나를 가두고 나를 불행으로 이끄는 것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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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 수 없는 일로 고민하지 마라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일의 행방에 대하여

이러니저러니 고민하기보다는

이미 궤도에 오른 일을 어떻게 진행할지 궁리한다.


과거의 실패를 곱씹으며 후회하기보다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방법을 모색한다.

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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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기고 또 실천하려 노력하는 일들 중 하나다. 물론 쉽지는 않다. 막상 현실에 닥치면 고민을 접어두기 어렵고, 또 때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보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횟수가 줄었고, 또 지속적으로 행방을 모르는 일들에 대해서는 고민을 털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조금은 가뿐해진 느낌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은 내려놓고, 이미 진행 중인 일에 더 마음을 기울이는 일. 현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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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도 기쁨도 영원하지 않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근심하지 말고,

생각처럼 되었다고 날 듯이 기뻐하지 말라.


지금의 행복이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생각해선 안 되며,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서

금세 도망쳐서는 안 된다.

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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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행복이든 불행이든 계속 쭉 이어지는 건 아니더라. 때론 롤러코스터처럼 행복과 불행이 뒤섞여 정신 차리지 못할 만큼 뒤섞이기도 한다.


그래서 든든한 마음 챙김과 불행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 행복 앞에서 무덤덤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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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평온해지는 법



물은 파도가 일지 않으면 본래 평온하고

거울은 먼지가 끼지 않으면 저절로 빛난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아서,

억지로 맑게 하지 않아도

탁한 것을 없애면 저절로 맑고 깨끗해진다.

또한 즐거움을 무리하여 찾지 않아도

괴로움을 없애면 자연히 즐거운 기분이 살아난다.

1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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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좇기보다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기, 억지로 착한 사람이 되려 노력하기보다 주변의 불행을 야기하는 사람을 끊어내기와 같은 것들만 시도해도 우리는 있는 그대로 행복해질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본래 있는 그대로 평온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 사람, 환경, 돈 등과 같은 요소들과 결합하며 불행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행복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과 조금 거리를 두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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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사람을 구한다



생활에 여유가 없어 돈이나 물건으로 도울 수 없더라도

말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

고민하는 사람이나 곤란에 처한 사람에게

현명하고 친절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

그들을 고민과 고통에서 건질 수 있으니.

이 또한 큰 선행이다.

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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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돕는 일에 반드시 큰 무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아니, 어쩌면 그 말 한마디가 가장 큰 선행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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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이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을 던졌는데

뜻밖에 큰 기러기가 걸릴 때가 있다.

또한 먹잇감을 노리는 사마귀를

그 뒤에서 참새가 노릴 때도 있다.


이처럼 계략 속에 계략이 숨어 있고,

뜻하지 않은 일로 가득한 것이 세상이다.

그러니 사람의 얕은 지혜나 계략 따위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1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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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세상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어쩔때는 생각지 못한 큰 수확을 얻을 때도 있고,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불행이 삶에 끼어들 때도 있다. 그러니 항상 대비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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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약간의 여유를 둔다



매사에 완벽하기보다 약간의 여유를 남겨 두어야 한다.

능력을 발휘할 때도, 이익을 추구할 때도

'다소 부족한' 정도가 안성맞춤이다.

그러면 안팎으로 근심을 불러들일 일이 없다.

1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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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최고 이런 말들이 성행하던 때도 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잠시 잠깐 지나가는 한때다. 인생 전반적으로는 '다소 부족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쩌면 삶을 사는 최고의 처세술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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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을 굽혀 남을 기쁘게 하지 마라



자신의 뜻을 굽히면서까지

타인의 마음에 들려고 하지 마라.

비록 남에게 미움받더라도, 내 신념을 지키는 게 낫다.


특별히 잘한 일도 없으면서 칭찬받으려고 하지 마라.

그보다는 잘못한 일도 없이 비난받는 것이 차라리 낫다.

2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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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고 싶은 기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기분을 이해한다. 그런데 거기에 올인하다 보면 결국 '나'는 사라진다. 그러니 어느 정도 타협점은 가지되, 인생 전반의 방향성이나 가치관을 변경할 만큼 타인에게 맞추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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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둬야 할 것은 당장 그만둬라



무언가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들면

결심한 그 순간 단호히 멈춰라.

고민하거나, 조만간 그만두겠다며 뭉그적거리면

시기를 놓치고 평생 그만두지 못한다.

2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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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하고 또 명심하면 좋을 메시지라 옮겨와봤다. 그만둬야겠다고 스스로 생각한 일은 분명 좋지 않은 일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미루기보다 지금 당장 그만두자. 지금 한 단호한 선택과 결심의 결괏값은 바뀌는 미래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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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은 나를 성장시키는 약이다



역경에 처해 있을 때는

주위의 모든 것이 나를 단련시키는 약이다.

역경을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인간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게 된다.


일이 수월하게 흘러갈 때는

눈앞의 모든 것이 나를 망치는 칼이다.

그 상황에 안심하고 노력과 단련을 게을리하여

자신도 모르게 성장이 멈춘다.

2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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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몇 달간 이어진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결국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리라 믿는다.


안온하게 머무는 것이 지금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인생그래프에서는 나의 성장을 저해하고 멈추게 만드는 요소이기에, 지금 나는 이 기회를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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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넘치지 않는다



보름달도 때가 되면 기울고

물도 가득 차면 넘친다.

높은 명예나 막대한 재산도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현명한 사람은 채우기보다 비우려 하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부족한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

2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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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을 바라볼 때 가져야 하는 핵심 가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채우기보다 비우려 하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부족한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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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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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고 속 시끄러운 와중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펼쳐 든 책인데,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때때로 상념에 빠져 자꾸만 책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집중력이 흩트려지기도 했지만, 이 책 속에 담긴 문장들을 읽으며 다시 현실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무언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 이 책 속의 문장들을 꺼내읽고 싶어 손수 타이핑을 치며 남겨본다. 더불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이 문장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탄하지 않은 인생길에 함께 어깨동무하며 행복을 향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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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신하영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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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이 내 마음 같았던 이야기!"



제목부터 어쩐지 내 이야기 같아 눈길을 끌었던 책을 붙들고 읽고 또 읽었다. 예전 같으면 그냥 흘려버렸을 시간을 쪼개서 읽고, 자기 전에 읽고, 영상을 보기보다 책을 읽는 건데 더 집중하려 노력했다.


그렇게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 속에서 나의 모습을 만났다. 새삼 나는 꽤 강인한 존재였구나 느끼는 동시에, 그런 불행쯤 겪지 않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하지만 이미 경험한 것들을 무를 수는 없기에,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회와 발전을 도모해 보고자 한다. 덕분에 남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고, 또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으니 말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겪은 삶의 이야기를 통해 발견한 삶의 진실과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통 속에 이리저리 부딪치고 몸부림치다 멍투성이가 되었을지언정, 저자는 거기에서 주저앉지 않는다. 오히려 그 경험을 통해 체득한 삶의 교훈을 통해 스스로가 얼마나 강인한 존재인지 깨닫는 동시에, 행복으로 가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에는 이처럼 저자 자신이 버텨온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는 비단, 저자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너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읽으면서, 나를 더 다독이고 격려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

친구야, 나는 가끔 세상 물정을 모르고 살고 싶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게 아니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며 토마토를 베어 물고, 어딘가에 누워 하늘을 보고 싶어.

(...)

그냥, 가지고 있는 돈과 내가 가진 시간을 소모하며 적당히 하루를 살아가는 거지. 분명 여백이 가득할 거야. 나를 괴롭히던 강박에서 벗어났으니 말이야.

16페이지 中

=====


내 속마음을 누군가 들여다보고 쓴 것 같은 문장이라 남겨본다. 어떨 때는 정말 세상 물정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가진 것들을 적당히 소모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나 보다.



=====

너는 그간 어떤 경험을 하고 살았어? 각자의 취향을 마구 공유했던 때가 기억나? 아직 늦지 않았어.

(...)

나는 우리가 더는 단면적으로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세상은 넓고 마음속에 일말의 순수함이 남아 있으니 말이야. 너무나 빠른 세상에 뒤처지는 것 같다고 한탄하기보단 떠날 수 있음에도 떠나지 못한 내 나약함을 탓하자. 사계절은 다시 돌아오고 우리에게 기회는 다시 올 거야. 그땐 더 고민하지 않겠다고 나랑 약속해.


우린 아직 뭐든지 할 수 있어.

20페이지 中

=====


사람들은 어쩐 일인지 나이를 먹어갈수록 다채로운 삶에서 단면적인 삶으로 변해간다. 세상은 변해가는데 나는 멈춰 서서 변하는 세상과 사람들을 보고만 있다. 너무 이르게 모든 것을 포기하지 말자.


우린 아직 뭐든 할 수 있다!



=====

잃어버린 궤도를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하려고 했던 운동, 옷 정리, 창문 열고 청소기 밀기, 읽고 싶었던 책 프롤로그를 읽거나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고 화분에 물을 주는 일 등. 하나라도 나를 위한 일을 하면 우울이 말끔히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소하다고 미루지 말길. 그 작은 행동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30페이지 中

=====


공감 갔던 말 중 하나다. 어느 날 마음이 싱숭생숭하거나 불안한 기분이 들면 일단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가장 쉬운 일부터 찾아 해보자.


설거지, 이불 정리, 세수하기 등등. 그런 작고 사소한 일들을 하나 둘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도 평온이 찾아올 것이다. 나 역시 하루의 시작과 끝에는 작고 사소한 일상이 늘 함께 한다.



=====

나는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태도를 갖기로 했다. 그래야만 내가 당신에게 사력을 다할 수 있다. 가슴이 원하는 일을 미루거나 해야 할 말을 두고 침묵하지도 않겠다. 나는 삶의 모든 것을 진심으로 대하고 싶어졌다. 만나지 못하고 하지 않는 건 온전히 선택의 영역이다. 오늘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면 시선을 당신에게 두고 온 마음을 다하고 싶다. 더는 내가 미룬 것으로 태산을 만들고 싶지 않다. 훗날 땅을 치고 후회하며 울지 않을 거다. 오늘을 사는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누리고 나누며 표현하고 사랑한다. 내일은 미래의 내가 느낄 테니 기약하며 사는 건 이쯤에서 멈추는 거다.

(...)

삶의 행복은 늘 오늘에 있었다. 내일 웃는 건 내일의 몫일 뿐. 정해진 인생 안에서 부디 안일해지지 않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기를.

48~49페이지 中

=====


나 역시 이와 같은 태도로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 그래서 어제를 떠올렸을 때 후회되는 일은 크게 없다. 물론 과거에는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지 않기로 결심한 뒤부터는 매일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사소하다며 미룬 일들이 산처럼 쌓여 숙제처럼 느끼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하루도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해내려 노력 중이다.



=====

내 집안은 신구의 조화. 새로운 것도 많지만 늘 집게 되는 건 내게 오래 머물던 것이다.

(...)

나이가 들어서도 새것을 탐하지 않고 낡아가는 것에 마음을 둘 수 있길 바란다. 내 손에 쥐어진 물건에 부디 서사가 가득하길 바라며.

69페이지 中

=====


우리 집도 마찬가지다. 신구의 조화가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오래된 것은 나의 일평생을 함께 한 것부터 아주 최근에 새로 들여온 것까지. 내 소유의 물건들은 그렇게 크고 작은 서사가 있고, 여전히 쌓여가고 있다.



=====

어쩌면 우리에겐 생각하는 시간보단 일시 정지가 필요한 걸지도 모른다.

(...)

아무것도 아닌 것에 쉽게 예민해지고 평온한 일상이 무너질까 불안한 요즘, 우리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며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다. 열심히 사는 건 좋다만 가끔은 나에게 여백을 주자. 그것이 여행이라면 더 좋고.

89페이지 中

=====


나를 너무 몰아붙이면 될 일도 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하던 일을 잠시 내려두고 나에게 여백을 주자. 산책을 잠시 다녀와도 좋고, 아니면 며칠 여행을 다녀와도 좋다.


지금 하던 일에서 완전히 멀어져 나를 온전히 비워주는 시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님을 기억하자. 더불어 바쁠 때일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님을 명심하자.



=====

조금 지쳐 보이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전에 그어놓은 그 선, 이젠 희미해서 보이지도 않는다고.


이제는 새로운 선을 그을 때가 왔다. 저 멀리 시야를 던지고 그곳을 향해 나아가자. 속도는 상관없다. 인생에 늦은 것은 없고 방향만 맞다면 언젠가 도달할 수 있으니까. 멈추지만 않는다면 당신의 인생은 유의미하다.


당신의 열정이 당신의 결정. 그것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103페이지 中

=====


내가 나 자신에게 긋는 선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러니 부디 과거에 그어놓은 선에 연연하기보다 더 멀리, 더 넓게 세상을 보며 살아가자.


이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다. 방향만 잘 맞춰 나가면 된다. 내 페이스에 맞게 완급조절을 하며 나아가면 된다. 가끔 흔들리는 때도 있겠지만 굳건히 내 결정에 따라 나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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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낙관적인 사람을 만나세요. 친구 연인 동료 등 주변에 긍정적인 사람을 두세요. 그런 사람들은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고 염세주의자가 뿜어내는 부정에 절대 휘둘리지 않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걸 아시나요? 크고 작은 시련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한숨 푹푹 쉬며 한탄하는 것부터 멈춰야 합니다. 그게 힘들다면 밝은 사람 곁에 머무세요. 그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을 보고 배우세요. 힘들어도 잘 웃고 긍정적인 사람이 결국 잘됩니다.

1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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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든, 어른이든 우리는 모두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만약 내가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스스로 낙관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주변에 좋은 사람을 많이 두는 것으로 대신해 보자.


그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그들을 따라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될 테니까.



=====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맑은 개울을 흙탕물로 만드니 더는 관계 정리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 대한 기대가 가장 대책 없다. 소중한 사람과 인연을 끊는 일은 여전히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무뎌지고 괜찮아진다. 그렇게 '진짜'만 남게 되면 그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하면 된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비난하는 게 아니다. 대신 그전에 자기애가 충분해야 한다.

134페이지 中

=====


나이가 들어갈수록 중요한 것은 관계 정리다.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수는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내 삶에 나 자신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진짜'만을 남겨야 한다. 그래야 내가 행복하고, 내 주변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



=====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인간관계가 걸러지는 순간이 한 번쯤 오는데 그땐 딱 2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하나, 결국 나는 평생 나와 살아가니 셀프 투자를 아끼지 말 것.

둘, 내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에게만큼은 부족함 없이 사랑을 줄 것.


쓸데없는 인간관계에 쓰는 감정 소모가 사라지면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가 인생을 평화롭게 만든다. 자기애가 넘치고 일당백 하는 사람만 있으면 우린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사랑이 필요하다면 무모한 용기를 낼 줄 알아야 한다. 다가가야만 열리는 문이 있기 때문이다.

(...)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돌한 태도로 가능성을 열었을 때 기회는 찾아온다. 우리도 누군가의 취향이 아닐 수도 있고, 이유 없이 미움받을 수 있으니 넉넉한 마음으로 결과를 수긍하면 또 멀쩡히 웃고 있는 당신을 보게 될 테다.

(...)

더는 작은 생채기에 왈가왈부하지 않는다면 당신에게는 '연륜'이 생긴 것이다. 요란한 사람에게 귀중한 감정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틀 안에 갇혀 부식되는 믿음을 옹호하지도 말아라. 남은 사람이 없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고, 상대가 나에게 실망했다고 낙심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인연을 함부로 대하지 않은 당신의 마음이며 그것으로 이미 사랑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172~17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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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정리에 있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두려움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정리야말로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일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관계 정리는 나를 더 여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에너지를 줄여주고 좋은 사람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준다.


그렇게 나는 사랑받고 사랑하며 매일을 보낼 수 있다. 그러니 부디 관계 정리에 용기를 가져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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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가 안 된 책상처럼 일상이 흐트러져도 절대 이성을 잃지 마라. 집중할 수 있는 일엔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없는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이 둘을 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선구안을 가지면 그리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너저분한 일상을 정리할 수 있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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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평온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이만한 해법이 또 있을까 싶다. 살다 보면 때때로 흐트러진 책상처럼 일상이 망가지는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는 용기를 가져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리된 책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행복을 위해선 숫자적인 데이터는 빼는 것이 좋다.

(...)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축적에 환호하는 것. 새로운 경험을 통해 쓸모 있는 능력을 얻고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 이것이 행복의 지름길 아닐까. 무언가 시작할 때는 아주 얇은 A4용지가 하루라고 생각하고, 무리하지 않으며 조금씩 쌓아가는 게 좋다.

(...)

그렇게 일주일, 한 달, 세 달이 쌓이면 반듯하게 쌓인 하루들이 기술과 성과를 만들어준다. 당신이 하는 일이 생계가 아니라면 조급하지 않은 게 우선이다. 조금씩 하는 게 보잘것없이 보여도 그 하루가 100번 모이면 보이지 않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것은 아는 사람만 아는 '행복의 영역'이다.

2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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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도전할 수 있지만, 또 아무나 끝을 볼 수 없는 영역이 바로 이 '행복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대체적으로 숫자에 의존하게 되고, 그러다가 서서히 지쳐 포기하게 되는 흔하디흔한 서사구조를 살펴봤을 때,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시간인듯하다.



=====

철없는 이상주의를 멈추고 내가 살아온 울타리 안에서 인정받고 만족한다면 정말이지 그것으로 된 거다. 잘하지 못해도 응원받을 수 있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해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까먹은 채 살고 있다. 타인의 야망이, 타인의 능력이 삶을 재단하는 도구가 되지 않아야 한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내게 없고 당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내가 가지고 있기에 우리는 이 글 안에서 상생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당신은 이미 고유한 사람이다. 만물에 필요한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만 필요한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 기준이 세상이 된다면 우린 그 무엇도 될 수 없다.

2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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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중요한 핵심 가치지만, 또 그만큼 쉽게 잊어버리는 부분이 바로 '나는 이미 고유한 사람이다'라는 부분인듯하다. 나는 내가 존재하는 그 자체로 이미 귀하고 소중하다. 무엇을 잘하든 잘하지 못하든, 또 능력이 있든 없든 나는 그냥 나 자체로 존귀하다.


그러니 특정 사람들에게만 인정받는다고 기죽을 필요도, 또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고 해서 불행하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건 무기력한 일상에 에너지를 심어준다. 모르는 걸 새로 배웠을 땐 게임 캐릭터 능력이 올라가듯 지력이 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모든 걸 안다고 생각했을 때 내리막은 시작됐다. 우리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 실낱같은 지식만 가지고 있을 뿐, 죽기 전까지 그 무엇도 알 수 없다는 말이 새삼 가깝게 느껴진다. 물어보는 사람은 3분만 바보가 되지만, 묻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바보가 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게 바로 아는 것이라 말했던 공자의 말처럼 나는 물음표를 꺼내는 것에 더는 자존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

세상을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산다면 삶에 도태는 없다. 호기심을 잃지 않는 한, 우리는 매일 조금씩 더 성장한다.

2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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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하거나 스스로 모른다는 것에 유난히 예민한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더 아는 척을 하며 으스대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지 말기를 바란다.


부족함은 어떤 식으로든 드러나기 마련이며 그런 행위가 결코 우리 삶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세상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삶은 매일 조금씩 더 성장함과 동시에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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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1순위는 무조건 나여야만 한다. 1순위라고 이기적인 게 아니다. 혼자서도 야무지게 시작을 잘 보낼 줄 알고, 인생이 고독해도 금방 소화해 내고, 맡은 일에 몰입해 끝까지 해내는 것. 이런 사람을 보면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거창한 인생을 바라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 매뉴얼이 있다. 남의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고 과거에 얽매어있지 않으며 자신을 위해 선물을 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그 마음으로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2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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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말이다. 인생의 1순위가 무조건 나여야만 한다고 이야기하면 간혹 이기적인 마음이라고 잘못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적확한 의미는 바로 위의 문장에 있다.


나만의 기준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삶. 어쩌면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 나의 삶에는 내 기준을 들이대자. 중요한 것은 내 삶이지 남의 과거나 삶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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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일상에 접어들게 되면 무엇이 정답이고 옳은 길인지 간혹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에 담겨있는 문장들을 읽어나가며 마음을 순화하고 다독여 보면 어떨까?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또 진짜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몸으로 직접 경험하고 체득한 것만큼 귀하고 진실한 것은 없으니 이건 분명 진짜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가 직접 경험을 통해 깨달은 진리가 진짜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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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신영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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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꿈꾸는 한달살기를 생각중이라면 이 책을 통해 미리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에게 맞는 취향, 성향, 먹거리, 물가, 교통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저자가 추천하는 한달살기 좋은 지역까지 함께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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