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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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이 꿈꾼 문학세상이 담겨있는 책"



낯선 작가, 낯선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한참 고심했다. 짧게 끄적인 메모를 살짝 엿본듯한 단편들을 어떤 글이나 설명으로 풀어내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책은 줄거리는 생략하고 내가 전반적으로 느낀 느낌들을 전하고자 한다. 실상 줄거리라고 표현하기에도 다소 애매한 이야기들이 많아 직접 책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라는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인 벤야민이 조각조각 써 내려간 꿈, 설화, 우화, 비유담, 수수께끼에 대해 엮은 책으로 환상과 이성의 영역을 넘나드는 소설들이 주를 이룬다.


개인적으로 느낀 전반적인 분위기는 밍밍 혹은 담백한 감성으로, 특별히 자극적인 느낌은 받지 못했다. 더불어 끝맺음에 있어서도 명확하게 정리되거나 구분되는 느낌은 없다.


그저 그때그때 느끼거나 꾼 꿈에 대해 기록처럼 남긴 메모를 엿보는 느낌의 감상 정도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저자가 다룬 주제들을 보면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범주가 넓고 다양한데, 그래서인지 꿈을 꾸듯 혹은 상상 속을 노닐듯 이야기를 따라가는 형태로 읽어나가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어른 버전의 동화책을 읽는듯한 느낌도 든다.


각 장은 파울 클레의 회화 작품으로 포문을 여는데, 이 또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들로, 저자의 주제와 연관 지어 감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저자의 소설들을 살펴보면 위와 같이 다짜고짜 시작된다. 그리고 텍스트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읽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끝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쓴 미지의 세계를 떠돌다 파울 클레어의 그림을 통해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그러다가 새로운 주제로 옮겨가는 일들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파울 클레의 그림



저자인 벤야민이 써 내려간 42편의 글이 나에게는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는데, 이색적인 소설을 만나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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