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채근담 - 인생의 고비마다 답을 주는
홍자성 지음, 유키 아코 엮음, 박재현 옮김 / 부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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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와 통찰!"



과거에는 '고전'이라고 하면 어딘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요즘은 '고전'을 현대적 시각에 맞게 잘 해석한 책들이 많아선지 지루하다거나 어렵다기보다 오히려 흥미가 돋는다.


이 책 역시 그런 책 중 하나였는데, 처음에 책 제목만 봐서는 살짝 거리 두기하고 싶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들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특히 요즘같이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는 불안과 초조에 휩싸여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많이 품게 되는데, 그럴 때 이 책에서 지혜와 통찰을 얻어보면 어떨까 한다.



총 8부로 구성된 이 책은, 삶의 태도, 마음가짐, 자기 통제, 인간관계, 일상생활, 세상을 보는 관점, 인간, 행복이라는 삶에서 마주치게 되는 8가지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중국의 오래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역시 지혜를 구할 수 있는 내용들이 아주 많이 담겨 있어 마음이 위태로운 순간마다 펼쳐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특히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장문 형태의 긴 글은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데,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은 대체로 짧은 단문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읽고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삶은 매 순간 고난의 연속이다. 특히 일, 인간관계, 돈, 나이 듦은 일상의 고민이자 우리를 불행으로 이끄는 주요 쟁점들이다. 그리고 이 쟁점들은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아마도 과거에도 동일하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문제들이었던 듯하다.


이처럼 오래도록 사람들을 괴롭혀온 인생 문제들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보며, 평온하고 지혜롭게 넘길 수 있는 방법들을 배워보자. 그리고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평온한 일상을 이어 나갈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체득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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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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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풀뿌리를 씹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에서 제목을 딴 <채근담>은 험한 세상을 견디고 자신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지혜를 담은 잠언집으로, 냉혹한 현실에 매몰되거나 좌절하여 포기하지 말고, 자기중심을 잡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원전은 전집 225편과 후집 134편을 합하여 총 359편의 글로 이루어졌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220편을 엄선하여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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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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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사람에 알맞게 처신하라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 나가려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상대를 분별하여 행동하라.


평화롭고 안정된 시대라면

자신만의 의지와 신념을 갖고 일관된 태도로 살아가고,

규칙과 질서가 다소 흐트러진 시대라면

고지식하게 행동하기보다 유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규칙도 질서도 다 무너진 시대라면

일관된 의지와 신념을 가지면서도 유연성을 잃지 말고

양쪽을 오갈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선인에게는 관대한 태도로

악인에게는 엄격한 태도로 대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할 때는

관용과 엄격함 두 가지를 아울러 지녀야 한다.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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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세상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나름의 유연함이 필요한듯하다. 분명 일관된 나만의 중심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나만 생각하며 살 수 없기에 변화하는 세상과 다른 속성을 지닌 사람들에 따라 다른 태도와 행동양식을 가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이것은 내면은 굳건한 상태에서 외형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을듯하다.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전략이라 생각하고, 시대의 흐름과 상대를 분별할 수 있는 식견을 넓히고 이에 따라 행동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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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라



하늘이 행복을 내려 주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을 갈고닦아 행복을 구하라.


하늘이 내 몸을 괴롭게 한다면

마음을 편히 하여 고통을 줄이라.


하늘이 내가 갈 길을 방해한다면

힘써 노력하여 뚫고 나아가라.


그러면 하늘도 어찌할 방도가 없을 것이다.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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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는듯하다. 세상이 나를 버리고, 하늘이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 내면을 다지고 행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 보자. 그럼 결국 하늘도 어쩔 도리 없이 물러날 것이다.


이 끝에는 아마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이 붙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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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다웅하느라 인생을 허비하지 마라



순식간에 타올랐다 꺼지는 불꽃같은 인생에서

누가 더 길고 짧은지 다퉈 봤자

그것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달팽이 뿔 위처럼 좁디좁은 세상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지 소란을 떨어 봤자

그것이 또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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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는 생각 중 하나라 옮겨본다. 쓸데없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굳이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그리고 이기고 지는 문제에 굳이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들.


내 삶을 살기에도 벅차고 부족하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주어진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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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가 곧 행복이다



즐거운 일이 있다고 기뻐하자마자 곧 문제가 생기고,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하자마자 금세 불운이 닥치지

인생이란 결국 이런 것이다.


그저 평범한 한 끼 식사와

흔해 빠진 일상 가운데

평온하고 안락한 인생의 정수가 담겨 있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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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간 이어진 내 하루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딱 위에 언급된 세 줄과 같다. 매일이 오르락내리락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평온한 일상이 너무나 그립고 또 소중하게 느껴진다. 흔해 빠진 것, 반복되는 일상을 이제는 되돌려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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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삶에서 덜어 내야 할 것



인생에서 무언가를 덜어 내면

그만큼 불필요한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줄이면 성가신 일에 덜 휘말리고,

말수를 줄이면 실수할 일이 줄어든다.

생각을 줄이면 정신적으로 소모되지 않고.

똑똑한 척하는 것을 줄이면

타고난 본성을 회복할 수 있다.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늘리려고만 하는 사람은

온갖 것에 자신을 옭아매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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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작업을 감행 중이다. 몇 년 전 1차전에 이어, 다시 시작된 2차전에는 조금 더 디테일이 반영되어 있다.


물건은 물론, 사람, 그리고 나의 태도와 말수, 행동 등을 조금 더 다듬고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들을 덜어내는 작업을 통해 나를 가두고 나를 불행으로 이끄는 것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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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 수 없는 일로 고민하지 마라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일의 행방에 대하여

이러니저러니 고민하기보다는

이미 궤도에 오른 일을 어떻게 진행할지 궁리한다.


과거의 실패를 곱씹으며 후회하기보다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방법을 모색한다.

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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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기고 또 실천하려 노력하는 일들 중 하나다. 물론 쉽지는 않다. 막상 현실에 닥치면 고민을 접어두기 어렵고, 또 때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보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횟수가 줄었고, 또 지속적으로 행방을 모르는 일들에 대해서는 고민을 털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조금은 가뿐해진 느낌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은 내려놓고, 이미 진행 중인 일에 더 마음을 기울이는 일. 현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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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도 기쁨도 영원하지 않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근심하지 말고,

생각처럼 되었다고 날 듯이 기뻐하지 말라.


지금의 행복이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생각해선 안 되며,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서

금세 도망쳐서는 안 된다.

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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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행복이든 불행이든 계속 쭉 이어지는 건 아니더라. 때론 롤러코스터처럼 행복과 불행이 뒤섞여 정신 차리지 못할 만큼 뒤섞이기도 한다.


그래서 든든한 마음 챙김과 불행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 행복 앞에서 무덤덤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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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평온해지는 법



물은 파도가 일지 않으면 본래 평온하고

거울은 먼지가 끼지 않으면 저절로 빛난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아서,

억지로 맑게 하지 않아도

탁한 것을 없애면 저절로 맑고 깨끗해진다.

또한 즐거움을 무리하여 찾지 않아도

괴로움을 없애면 자연히 즐거운 기분이 살아난다.

1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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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좇기보다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기, 억지로 착한 사람이 되려 노력하기보다 주변의 불행을 야기하는 사람을 끊어내기와 같은 것들만 시도해도 우리는 있는 그대로 행복해질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본래 있는 그대로 평온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 사람, 환경, 돈 등과 같은 요소들과 결합하며 불행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행복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과 조금 거리를 두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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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사람을 구한다



생활에 여유가 없어 돈이나 물건으로 도울 수 없더라도

말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

고민하는 사람이나 곤란에 처한 사람에게

현명하고 친절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

그들을 고민과 고통에서 건질 수 있으니.

이 또한 큰 선행이다.

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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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돕는 일에 반드시 큰 무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아니, 어쩌면 그 말 한마디가 가장 큰 선행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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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이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을 던졌는데

뜻밖에 큰 기러기가 걸릴 때가 있다.

또한 먹잇감을 노리는 사마귀를

그 뒤에서 참새가 노릴 때도 있다.


이처럼 계략 속에 계략이 숨어 있고,

뜻하지 않은 일로 가득한 것이 세상이다.

그러니 사람의 얕은 지혜나 계략 따위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1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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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세상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어쩔때는 생각지 못한 큰 수확을 얻을 때도 있고,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불행이 삶에 끼어들 때도 있다. 그러니 항상 대비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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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약간의 여유를 둔다



매사에 완벽하기보다 약간의 여유를 남겨 두어야 한다.

능력을 발휘할 때도, 이익을 추구할 때도

'다소 부족한' 정도가 안성맞춤이다.

그러면 안팎으로 근심을 불러들일 일이 없다.

1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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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최고 이런 말들이 성행하던 때도 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잠시 잠깐 지나가는 한때다. 인생 전반적으로는 '다소 부족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쩌면 삶을 사는 최고의 처세술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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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을 굽혀 남을 기쁘게 하지 마라



자신의 뜻을 굽히면서까지

타인의 마음에 들려고 하지 마라.

비록 남에게 미움받더라도, 내 신념을 지키는 게 낫다.


특별히 잘한 일도 없으면서 칭찬받으려고 하지 마라.

그보다는 잘못한 일도 없이 비난받는 것이 차라리 낫다.

2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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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고 싶은 기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기분을 이해한다. 그런데 거기에 올인하다 보면 결국 '나'는 사라진다. 그러니 어느 정도 타협점은 가지되, 인생 전반의 방향성이나 가치관을 변경할 만큼 타인에게 맞추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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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둬야 할 것은 당장 그만둬라



무언가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들면

결심한 그 순간 단호히 멈춰라.

고민하거나, 조만간 그만두겠다며 뭉그적거리면

시기를 놓치고 평생 그만두지 못한다.

2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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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하고 또 명심하면 좋을 메시지라 옮겨와봤다. 그만둬야겠다고 스스로 생각한 일은 분명 좋지 않은 일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미루기보다 지금 당장 그만두자. 지금 한 단호한 선택과 결심의 결괏값은 바뀌는 미래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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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은 나를 성장시키는 약이다



역경에 처해 있을 때는

주위의 모든 것이 나를 단련시키는 약이다.

역경을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인간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게 된다.


일이 수월하게 흘러갈 때는

눈앞의 모든 것이 나를 망치는 칼이다.

그 상황에 안심하고 노력과 단련을 게을리하여

자신도 모르게 성장이 멈춘다.

2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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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몇 달간 이어진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결국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리라 믿는다.


안온하게 머무는 것이 지금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인생그래프에서는 나의 성장을 저해하고 멈추게 만드는 요소이기에, 지금 나는 이 기회를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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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넘치지 않는다



보름달도 때가 되면 기울고

물도 가득 차면 넘친다.

높은 명예나 막대한 재산도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현명한 사람은 채우기보다 비우려 하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부족한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

2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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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을 바라볼 때 가져야 하는 핵심 가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채우기보다 비우려 하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부족한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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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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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고 속 시끄러운 와중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펼쳐 든 책인데,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때때로 상념에 빠져 자꾸만 책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집중력이 흩트려지기도 했지만, 이 책 속에 담긴 문장들을 읽으며 다시 현실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무언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 이 책 속의 문장들을 꺼내읽고 싶어 손수 타이핑을 치며 남겨본다. 더불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이 문장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탄하지 않은 인생길에 함께 어깨동무하며 행복을 향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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