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 - 마키아벨리에서 조조까지, 이천년의 지혜 한 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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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질문에 여러 철학자들의 답을 얻을 수 있는 책!"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씩 슬럼프를 겪기 마련이다. 그럴 때 누군가는 운동을 해서 해소한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하는 등 잠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슬럼프를 극복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거나 아니면 시간이 허락해야 가능한 일들로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 짤막한 명언들을 통해 내 마음을 다스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구해보면 어떨까 한다.


특별히 긴 시간을 할애할 필요 없이 출퇴근 길이나 잠자기 전에 한두 페이지를 펼쳐보다가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들을 발견하면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아니면 메모지에 적어 두었다가 틈날 때마다 읽는 것이다.


그런 시간을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삶에 대한 통찰은 물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자연스럽게 얻게 되지 않을까 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동서양의 유명 철학자들의 명언이 가득 담겨있다. 이천년의 시간 동안 삶과 사람,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변화하려 노력한 철학자들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해답은 물론, 좋은 에너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인간의 본성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앞서 우리보다 먼저 이 모든 것을 겪고, 깊이 고민한 철학자들을 지혜를 빌려 생각을 전환하고 삶을 보다 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워보면 어떨까 한다.


아래는 내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들을 선별한 것으로 두고두고 보고 싶어 따로 기록으로 남겨본다. 삶에 회의감이 느껴지거나 벽이 느껴지는 순간을 위해 저장해 둔 일종의 '처방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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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두려움을 동시에 줄 수 없다면 두려움을 주는 것이 낫다.

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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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이 말을 군주가 아닌 현대 시대에 적용해 보면 사랑은 '애정' 혹은 '포용', 두려움은 '냉정함' 혹은 '철칙'으로 대체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조금 풀어서 이야기하면 확실하게 모두를 포용할 수 없다면 명확하게 맺고 끊는 방식으로 규칙을 정해 운영하는 게 훨씬 낫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조직사회에서 팀을 이끌거나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어쩌면 '두려움'을 확실히 팀원들에게 인지시키는 게 운영에 훨씬 더 이득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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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가난도 걱정도 병도 아니다. 그것은 생에 대한 권태이다.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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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이 말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닌듯하다. 돈과 명예를 모두 가진 사람들조차 생에 대한 권태가 찾아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생을 저버린다.


반대로 말하면,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은 어쩌면 생에 대한 간절함이 아닐까 한다.



■세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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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를 아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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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백 번을 말해도 부족할 만큼 훌륭한 명언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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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할 게 없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생각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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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 문장이 이토록 마음 깊이 다가왔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평소에는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인지하면 부탁할 게 없다는 것이 결국 나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기에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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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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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문장처럼 행동하며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불평하기 이전에,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먼저 깨달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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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결정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 것이다.

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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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말하고 싶다. 더 이상 망설이느라 시간과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중립이 항상 좋은 결정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라도 깨닫길 바란다.



■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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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공부터 시작하라. 성공에 익숙해지면 무슨 목표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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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문장이다. 우리는 대단한 성공을 바라지만, 그 성공의 시작은 작은 성공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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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한 번 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신용과 체면도 중요하지만 약속을 어기는 그만큼의 믿음이 약해진다.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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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신뢰만큼 중요한 것도 없더라. 그래서 진짜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약속한 것은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떤 이들은 기분에 따라, 내 상황에 따라 너무 쉽게 약속을 깨고 변경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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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바닷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말라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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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바라보며 살 때는 벌어도 벌어도 부족하다 느낀다. 하지만 돈이라는 목적을 버리면 생각보다 안온해질 것이다. 어떤 것들은 간절히, 그리고 절실히 바라는 마음이 좋은 효과를 발휘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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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잘못을 고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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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백번 맞는 말이다. 그러니 그냥 수용하거나 포기하자.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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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위해서는 절대 다른 사람들을 너무 의식해서는 안 된다.

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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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행복을 놓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을 너무 의식해서다. 내 인생인데 정작 내 눈치는 보지 않고 왜 타인만 의식하는가? 그러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나를 놓치게 된다는 점을 명심 또 명심하자.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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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몰라도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모르면 불행해진다.

1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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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내 마음을 알아채는 일'이다. 지금 내가 행복한지 아니면 불행한지, 지금 이 일을 하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무엇이 하고 싶은지 꾸준히 물어보고 또 점검하면서 행복해지려 노력 중이다.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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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란 티끌과 같은 시간이라고 말하지 말고, 그동안이라도 티끌과 같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1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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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분이라도 내가 무언가를 집중해서 하면 그 5분은 가치 있는 시간으로 남는다. 하지만 티끌의 시간이라고 쉬 넘기면 그 시간은 버려진 시간으로 남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시간을 어떻게 가치있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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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남기고 간 뒤를 보라!

고난이 지나면 반드시 기쁨이 스며든다.

1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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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지나는 중에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뒤돌아 보면 그 흔적 속에는 풍부한 경험과 성취와 같은 기쁨이 남아 있더라.


그러니 고통을 고통의 기억으로만 남겨두지 말고 가끔 한 번쯤은 뒤돌아 고통이 남기고 간 흔적을 돌아보면 어떨까 한다.



■생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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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관한 한 그대의 할 일은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1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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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말 그대로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을 지칭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가능하게도 불가능하게도 만들 수 있다. 그저 예견하고 예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행'한다면 어떤 미래든 가능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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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의 활동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모든 것은 실패를 맞도록 되어 있다.

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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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실패는 모든 활동에 디폴트 값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들은 실패를 비껴가겠다고 발버둥을 치니 좌절과 패배를 맛보는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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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1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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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새해나 매달 첫날과 같은 날에 수많은 약속을 하고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바람'으로만 남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약속에 '행동'이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와의 약속이든, 타인과의 약속이든 제대로 지키고 싶다면 '행동'으로 이행하자! 그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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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탄생)와 D(죽음) 사이의 C(선택)이다.

1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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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널리 알려진 문장이지만, 단순한 한 문장 안에 우리 삶을 그대로 박제한 기가 막힌 문장이라 다시 한번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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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떤 선험적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은 바로 당신에게 달렸다. 그리고 가치란 당신이 선택하는 의미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1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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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문장은 왜 태어났는지, 삶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물으며 복잡한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해주고픈 말이다.


삶에 어떤 의미가 있고 또 그것에 어떤 가치가 있느냐는 결국 내 선택이고 내 결정이다. 더불어 내가 선택한 가치와 의미는 타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음이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는 결국 내가 내 삶에 어떤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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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가지는 것은 소유다. 많이 가지는 것은 혼란이다.

2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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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명언이다!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만 가지는 것,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가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소유다. 그 외에 불필요한 것을 많이 가지는 것은 그저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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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며, 평온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

20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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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태를 점검해 보면 바로 답은 나올 것 같다. 나는 우울한 사람인가, 아니면 불안한 사람인가, 그것도 아니면 평온한 사람인가?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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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결은 우선 자기 자신으로부터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일에 있다. 사람이 마음 편하게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하지 않은지 크게 나누어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려면 자기를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을 멍들게 하는 분수 밖의 소유욕에 사로잡히게 되면, 그 소유의 좁은 골방에 갇혀 드넓은 정신세계를 보지 못한다.

2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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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움을 실천하는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불필요한 것들이 내 주변에 너무 많으면 나는 행복하고 싶어도 행복하기 어렵다.


그러니 물건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나를 불행으로 이끄는 것들에서 멀어지자. 이것이 익숙해지면 비워진 자리에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무엇'이 채워질 것이다.



***


책 한 권으로 다양한 철학자들의 명언을 만나다 보니,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다. 느슨해졌던 신경줄이 다시 바짝 조여들며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해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미 행복의 조건을 모두 갖췄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먼 곳만 바라보느라 현재의 행복을 놓치고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된다면, 지금 내가 해야 할 아주 작은 일부터 당장 실행하고, 꼭 필요한 것들만 소유하며, 내가 가치 있다 여기는 것에 집중하며 살아보자.


그렇게 5분, 하루, 한 달의 시간들을 켜켜이 쌓다 보면 내가 바라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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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느슨함 -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와다 히데키 지음, 박여원 옮김 / 윌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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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느슨한 인생 미학'에 대해 알려주는 책!"



우리가 흔히 지혜로운 어른, 닮고 싶은 어른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일, 관계, 돈 등.


그래서인지 그냥 그 자체로 편안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것은 물론, 닮고 싶은 마음까지 절로 든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 그런 마음을 가짐을 가지게 된 것일까?


이 책에서는 이들과 같은 여유로운 태도를 기르기 위해 방법과 삶에 약간의 여백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누구와도 무엇과도 얽매이지 않는 방법에 대해 전해준다.


이를 통해 여유로우면서 품위 있는 인생 후반전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불필요한 것에 낭비하는 에너지는 줄이고 필요한 곳에 적당한 에너지를 써가며 느슨하게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우리는 무조건 1등 혹은 100점을 맞으려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는데, 저자는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말하며, 80%만 써도 충분하다고 전한다.


그리고 남은 20%로는 여유와 느긋함을 만끽하며 잃어버린 생기와 나다운 삶에 시간을 할애하다 보면 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빨리빨리와 강한 압박감을 가지고 매일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힘을 주어야 할 때와 내려놓아야 할 때를 구분해서 내 삶을 조금 더 유연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다.



=====

'이렇게 해야만 해', '지금 상황을 잠자코 따라야지'라는 고정관념에서 살짝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만으로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편해질 것입니다. 제가 권하는 느슨한 삶은 바로 이런 사소한 발상의 전환입니다.


자신을 엄격하게 통제하며 규범이나 매너를 필요 이상으로 깐깐하게 지키려는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생긴 고지식함과 성실함이 낳은 결과입니다. 앞으로는 그런 엄격한 가치관을 내려놓고 더 편해져야겠죠.

(...)

그런데 도대체 어디까지가 꼭 지켜야 할 법일까요? 암묵적인 규칙이나 습관처럼 어느새 지켜야 한다고 여기게 된 것도 있지 않나요? 수많은 규범과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꽉 막힌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편해질 수 없습니다.

28~29페이지 中

=====


느슨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먼저 사회적 규범이나 암묵적 규칙에서 조금 벗어나 보면 어떨까? 어찌 보면 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특정한 고정관념 때문에 우리는 더 힘들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수많은 규범과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꽉 막힌 가치관에서 벗어나 시대에 따라 생략하거나 조금 가볍게 생각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

느슨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은 매사를 승부로 여깁니다. '여전보다 사회적 위치가 낮아졌어', '수입이 줄었어'라며 자신을 패배자로 만듭니다.

(...)

실컷 일한 후에는 '여유로워서 좋다', '매일 부담 없어서 기뻐'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노후의 느슨한 삶으로 이어집니다. 정년은 인생의 끝이 아닙니다. 60세를 기점으로 넉넉히 20년이나 30년은 새로운 인생이 계속될 테니까요.

48페이지 中

=====


한창 뭔가를 배우고 습득할 시점에는 잠시 승부욕을 가지고 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매일 매 순간 그렇게 살다 보면 누구든지 지쳐서 나동그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어느 기점이 지난 후부터는 작든 크든 성과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인정해 주고 다독여주면 어떨까? 그렇게 꽉 조여있던 나사들을 조금씩 풀어주다 보면 다음에 다시 무언가를 새롭게 할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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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 현실을 마주하세요. 열심히 하면 무조건 됐던 과거의 자신과 비교하는 일은 그만두세요. 더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쇠약해진 자신을 인정해야 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빨리 인정하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그런 다음 할 수 있는 것을 늘려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기자', '편리한 기구의 도움을 더 많이 받자'라며 느슨하고 유연하게 생각한다면 세상이 더 넓어질 것입니다.

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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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너끈히 하던 일들도 나이가 들다 보면 점차 속도나 행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결국 나만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 때는 고집 피우기 보다, 최대한 빨리 나의 상황을 인정하고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 유연하게 대처해 보자. 그러다 보면 '지금'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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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상대방의 사정을 추측해서 '이건 안 돼', '저건 안 돼'라고 단정 짓는 것은 쓸데없는 참견일 뿐 그렇게까지 자신에게 엄격할 필요는 없습니다.

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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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추측해서 하는 배려나 행동이 되려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더 나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만약 타인과 관련된 상황이라면, 지레짐작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냥 직접적으로 묻는 방법을 택하자.


그러면 상황은 더 쉽고 빠르게 해결될 것이다. 굳이 쓸데없이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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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하게 살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일은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대신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적절히 사과하고 타인의 치명적인 '약점'만큼은 절대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항상 누군가에게 밉보일까 봐 긴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상처받을 만한 말은 하지 않고, 진심으로 원망할 만한 일도 하지 않으며,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때는 제대로 사과하는 등 완급 조절을 해야 합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확실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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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일을 너무 걱정하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타인에게 심한 모욕감을 주거나 상처 준 일에 대해서 만큼은 확실하게 사과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반대의 경우를 더 자주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아 좀 씁쓸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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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고만고만한 에너지로 해내기보다 완급 조절을 통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포인트만 열심히 하는 것이 제대로 대충 하는 비결입니다.

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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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그런데 강강강강, 약약약약으로 사용하면 어떤 식으로든 고갈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한정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에 제대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아껴서 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

느슨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 앞으로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 단위의 이야기가 되면 자신과는 관계없는 먼 이야기라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체면을 중시한 나머지 힘들어지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기 잘못을 깨달았을 때, 다른 방식이 나았다고 도중에 알아차렸을 때, 손톱만 한 자존심에 연연해하지 않고 제대로 궤도 수정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미안하네, 지금까지의 방식은 잘못됐어"라고 깔끔하게 인정하면 자기 마음도 편해지고 주변 사람들도 쉽게 이해해 줍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이 잘 풀리게 될 것입니다.

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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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제시하는 느슨하게 사는 방법들을 살펴보면,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즉각적으로 해결하는 방안들에 대해 많이 제시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위의 내용 역시 그중 하나다.


사람들은 잘못을 해놓고도 자신의 체면이 구겨질 것을 우려해 계속 에너지를 쓰며 미루고 또 미룬다. 계속 미룬다고 해서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저자는 그럴 때는 깔끔하게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으라고 권하며, 그래야 필요한 곳에 제대로 에너지를 쓰고, 또 길게 봤을 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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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를 머리로만 믿고 거액을 지불하면 실패했을 때 속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할뿐더러 수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실험에는 실패가 따르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2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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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에 대해 맹목적인 한 가지 신념만 가지고 도전하다 보면 다른 경우의 수를 맞닥뜨렸을 때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니 생각을 유연하게 가지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자. 그래야 나중에 스스로를 위험에서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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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으면 계속하고, 싫으면 그만둔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안 가도 된다. 그런 식으로 느슨하게 생각하며 새로운 생활을 즐겨보세요. 누구와 친하게 지내야 한다든지 사람이 말한 것은 지켜야 한다든지 자기 자신에게 그런 족쇄를 채울 필요도 없습니다. 법에 저촉되지만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행동하면 됩니다.

224~2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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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팍팍하게 살아갈 때는 몰랐는데, 잠시 멈춰서 돌아보니 꼭 한 가지 길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으면 나아가고 아니면 돌아서 가도 된다. 혹은 멈추거나 남들은 예상치 못한 길로 가도 된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법에 저촉되는 것만 아니라면 내 인생은 충분히 내가 원하는 방식과 방향대로 움직여도 된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꼭 이래야만 해!'라고 말하는 신념 혹은 사회적 규범, 그리고 타인의 이야기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즐겨보면 어떨까?



***


팽팽한 줄은 언제든 끊어질 수 있다. 그리고 꼿꼿하게 서 있는 막대기 또한 단번에 부러질 수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너무 긴장감을 가지고 밀어붙이면 언젠가는 쓰러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조금은 내 삶에 여유를 주자.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을 몰아서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 전체를 그렇게 살 수는 없다.


한순간 몰아서 집중하는 시기가 있다면, 잠시 풀어놓고 쉬는 타임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렇듯 집중과 선택을 통해 '진짜 내 삶'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그때부터는 느슨함을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된다.


나를 둘러싼 너무 많은 것들에 얽매이기 보다, 그냥 현재의 내 삶에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고 또 당장 처리해야 할 것들을 해결해 나가며 그렇게 살면 된다. 그러다 보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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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태오 지음 / 부크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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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에너지가 바닥나 고갈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내용은 어렵지 않으면서 위로와 힘을 주는 책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다시 에너지가 차오르고는 한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로,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삶에 지쳐 허덕이고 있을 때 조용히 펼쳐들고 읽어보면 어떨까?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아주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어쩌면 지금까지 나를 버티게 한 '행복의 요소'와 '가치 있는 시간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주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때때로 일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충분히 잘해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껴안아주면 어떨까 싶다.


폭풍이 몰아치고 세상이 뒤집어질 것 같은 날들이 다가와도 이 모든 것들을 모두 견뎌내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건, 결국 매일매일 쌓아 올린 소소한 일상 덕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그러니 가끔 멈춰 서서 스스로 잘해내고 있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잘 될 거라고 다독여보자. 분명 당신은 잘 될 것이다!



=====

몸은 괜찮아도 마음이 부치는 그런 날. 남들은 제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날.


하지만 그건 당신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뜻이니,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그간 고생한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 줬으면 해요. 나를 가장 인정해 줘야 할 사람은 나고, 내가 가장 인정받고 싶은 사람도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이니까요.

14~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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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에 부친다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애를 쓰고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다. 다만 너무 지쳐 그런 것조차 생각할 여유가 없어 절망에 빠졌을 뿐이다.


그러니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날엔, 머릿속은 잠시 비우고 그동안 고생하고 노력한 자신을 꼬옥 안아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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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미쳐 본 사람에게서는 남다른 기풍이 느껴진다.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이 단단한 눈빛에 서려 있고, 툭 던진 한마디에도 무게가 실린다. 무언가에 미쳤던 경험은 단순히 한순간의 열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몸과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간에 당신을 미치게 할 무언가에 흠뻑 빠져 보았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새겨진 나이테가 많아질수록, 당신의 밑동이 굵어질수록, 당신에게 새겨진 삶의 흔적이 당신을 더 반짝이게 할 테니.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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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게 새겨진 흔적들은 결국 나를 살아가게 하는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좋으니, 열정을 담아 흥미를 갖고 깊이 빠져보자.


수많은 경험들이 다양한 모양새로 내 몸과 마음에 새겨지면, 그것들은 결국 당신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어 눈빛, 마음가짐, 아우라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을 더 빛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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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란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안개처럼 내 삶을 가리고 여기저기 자욱해 보여도, 뚫고 올라가고 나면 오히려 내 삶을 더 멋지게 꾸며 주는 것. 언제 그런 게 있었냐는 듯 사르르 녹아 없어져 버리는 것. 당시에는 두고두고 나를 괴롭혔으나 지나고 나면 그냥 삶의 한 단편이었을 뿐인 것.

4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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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란 안개는 때론 우리의 시야를 가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막상 그 안개를 뚫고 나아가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지금 어떤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면 금방 사그라질 일이라고 가벼이 여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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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모르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땐 이번 기회에 알면 된다. 하지만 알려고 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는 사람은 다음번에도 같은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우리 모른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말자. 잠깐의 부끄러움을 대가로 남의 소중한 지식을 하나 받아 올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고, 알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이다.

73~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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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만큼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찬스가 또 있을까? 잠시 잠깐의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모르는 것을 아는척하며 넘어가면, 그냥 모르는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번만 민망감을 감내하면, 소중한 지식을 확실히 알고 그 이상의 것들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모르는 것에 대해 너무 부끄러워하거나 감추려고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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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말자. 이미 수십 년간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기에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고 바꿀 수도 없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저 지나쳐 가면 된다. 내 입맛대로 바꾸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그 사람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다.

(...)

그러니 본연의 그 사람을 인정하거나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쯤으로 여기도록 하자. 어차피 사람은 여간해선 바뀌지 않는다. 되지 않는 걸 붙잡고 있는 것만큼 비참한 것도 없고 서로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그냥 보내 주자.

100~1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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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감 가는 말이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굳이 바꾸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애쓰거나 바꾸려고 하기보다 그냥 보내주자. 그게 정답이다.



=====

'시간이 나서' 내게 오는 사람이 있고, '시간을 내서' 내게 오는 사람이 있다. 모음 하나의 차이지만, 그 마음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겠지.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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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 하나 차이지만 의미에는 큰 갭이 느껴지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나와 내 주변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나는, 그들은 '시간이 나서' 오는 걸까 아니면, '시간을 내서' 오는 걸까?



=====

가끔 노력에 배신당해도 괜찮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시도하는 것뿐이다. 그저 나아가면 된다. 가 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사는 것보다는 시도라도 해 보는 편이 실패하더라도 속은 후련할 것이다.


더 이상 원하는 것을 앞에 두고 도망치고 싶지 않다.

2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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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은 것, 가보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만큼 길게 여운이 남는 게 또 있을까? 실패나 성공 여부와는 상관없이 일단 해보고, 가보자! 그럼 적어도 미련은 남지 않을 것이다.



=====

결국 내가 걸어온 모든 길은 비록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잘못된 적은 없었다. 그러니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잘못된 것 같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속력도 방향도 아니고, 어딘가로 계속 나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과거에 무엇을 했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든 모든 경험은 내 재산이 되어 미래의 나를 구성하는 자양분이 될 테니까.

239~240페이지 中

=====


지금 당장 내 발등을 쳐다보며 걸을 때는 당장의 결과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인생 전체를 보며 걸어보니 중요한 건 결과보다 계속 나아가고 있느냐더라.


무엇을 하든 그 모든 것들은 경험이라는 자산으로 남는다. 그러니 결과에 너무 연연하기보다 속도와 상관없이 계속 나아가는 것에 더 집중해 보자. 그것이 결국 성공으로 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


마음에 새기면 좋을 문장들을 위주로 정리해 봤다. 더불어 이 문장들은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기도 했다.


살다 보면 넘어지거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멈춰서 좌절하거나 자책하기보다 힘과 용기를 주는 문장들을 통해 극복해 보면 어떨까 한다.


당장 힘이 부쳐서 그렇지 조금만 여유를 갖고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내가 노력하고 애쓰고 공들인 마음 때문에 생겨난 감정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깨닫는 순간, 분명 애쓴 나를 다독이고 싶어질 것이고 또 잘 해내고 있다고 응원해 주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놓친, 그 포인트를 짚어주며 잘 될 거라고, 잘 됐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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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병(氣象病) 안내서 - 날씨에 흔들리지 않는 컨디션 관리법
쿠데켄 츠카사 지음, 정나래 옮김 / 성안당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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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 제목을 보고 "기상병? 그게 뭔데?"라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다. 일본식 특유의 단어 조합인가 했는데, 읽다 보니 우리가 흔하게 겪거나 알고 있는 증상에 대한 내용이었다.


비가 올 것 같을 때 허리가 쑤신다거나 예전에 크게 다친 곳에 통증을 느낀다는 이야기는 흔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기상병은 이런 증상과 무관하지 않은데, 기압이나 온도, 습도 차에 따라 몸과 마음의 상태가 변화하는 것에 대한 병명을 저자는 '기상병'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지만 정신적 문제로 치부되거나 별것 아닌 양 취급 당하는 '기상병'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실제로 증상은 겪고 있지만 모호하게 느껴지는 기상병이란 무엇이고 이와 비슷한 계절병과 구분되는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함께 다룬다.


날씨가 변화할 때마다 불편을 겪고 있다면, 기압/온도/습도로 인해 기상병을 겪고 있는 건 아닌지 자가 진단해 보고, 셀프케어를 통해 증상을 줄이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꾀병처럼 취급되던 증상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정당하게 '통증'으로 인식하는 계기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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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병 자가 진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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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병 체크리스트


저자는 기상병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기상병 체크리스트를 통해 스스로 진단해 보라고 말한다. 18가지 항목에 체크하면서 내 몸 상태는 어떤지 먼저 진단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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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탐구! 기상병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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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병이란?

'기상병'이란 날씨, 즉 기압/기온/습도 등의 변화로 몸과 마음의 상태가 고르지 못한 상태를 일컫는 말로, 기상병의 주요 증상은 두통, 권태감, 현기증 등인데 이외에도 사람마다 실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기상병을 잘 관리하려면 자율신경을 재정비하는 일이 중요한데, 이 자율신경을 재정비하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골격'의 개선이다. 이 책에서는 골격 전문가인 퍼스널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지금껏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셀프케어법을 잔뜩 담았다.



■기압 때문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늘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아니면 날씨 변화에 따라 몸 상태가 변화하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기압 때문에 나타나는 컨디션 난조는 비가 내리기 전이나 짧은 기간 동안 온도 차가 커지는 시기에 증상이 뚜렷해진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가 그다지 변동 없이 늘 이어진다면 원인은 기압이 아닐지도 모른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는 분명히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증상이 있다면 원인이 될 만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찾아내 적당한 처치를 해야 한다.



■기상병, 마음의 병일까?

기상병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날씨 변화의 영향으로 몸과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는 현상이다. 그러나 원인을 알고 환자와 함께 치료해나가면 증상은 서서히 호전된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하나다. 몸에 영향이 나타나면 마음에도 영향이 나타난다.



■여성의 몸과 기상병

기상병 환자의 70~80%는 여성으로, 그 이유 중 하나는 여성호르몬이다. 여성은 생리 주기 때문에 남성보다 컨디션 변동 폭이 크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기상병의 증상은 유사한 점이 많아, 여성호르몬의 영향과 날씨 변화가 겹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가령 생리 주기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흔한 증상으로 편두통이 있는데 기상병에서도 두통이 자주 나타난다. 양쪽 모두 자율 신경과 관련이 있어 증상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여성호르몬들은 뇌의 시상하부가 보내는 신호에 따라 난소에서 분비되는데, 시상하부는 자율신경의 중추로, 기상병 역시 자율신경이나 시상하부와 관련이 있다.


기상병이 10~50대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고 증상도 심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생리 주기나 갱년기와 같은 여성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부인과에서 치료를 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 기상병이나 자율신경 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반대로 기상병과 자율신경 치료에서 효과가 없더라도 부인과에서 치료받으면 증상이 호전되는 일도 있다.



■기상병의 증상들

-두통

-목, 어깨결림

-현기증

-이명

-귀가 먹먹한 느낌

-구역질, 구토

-위의 통증

-변비, 설사

-전신 권태감

-가슴 두근거림

-저혈압

-혈압 변화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함

-불안감

-억울감

-우울증 증상

-조울증 증상

-오래된 상처의 통증, 관절통

-비염

-냉증(손발, 몸통, 전신)

-손발 저림


기상병의 양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지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두통이다. 기상병 환자의 약 80%에서 나타나는 두통은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증상이기도 하다.


두통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전신 권태감이다. 이어 목, 어깨 결림, 현기증,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함, 저혈압 순이다.


이처럼 기상병 증상은 무척 다양하고 복잡하며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는 케이스는 전체의 20% 미만에 그친다.



■기압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는 부위는?

날씨 변화는 온몸에 영향을 미치지만, 기압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는 귀다. 사람의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구성되는데, 그중 기압에 민감한 부위는 고막 안쪽에 있는 '내이'다.



■기상병과 계절병의 차이점

기상병과 계절병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서로 다른 병이다. 우선 기상병은 기압 차, 온도 차, 습도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단시간에도 기상 상태가 변화하면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고통스럽지만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한편, 계절병은 계절 변화에 따라 몸 상태가 변화하며 나타나는 증상이다. 계절 변화와 함께 주기적으로 증상이 약화되거나 발병 빈도가 증가한다. 계절별 증상과 병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고 기상병과 달리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기상병 케어를 위한 자율신경에 좋은 식사방법


<식사습관>

▷천천히, 꼭꼭 씹어 먹기

▷조금 부족한 듯 먹고 양보다 질을 중시하기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기

▷잠들기 전 식사는 자제하기


<자율신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당 섭취법>

①순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샐러드나 수프 → 생선, 고기, 달걀 등의 단백질 → 밥, 빵 등의 탄수화물 순으로 먹는다.


②타이밍

오랜 공복 끝에 식사할 때는 당 함유량이 많은 음식을 갑자기 먹지 않도록 한다.


<자율신경에 좋은 음식>

자율신경을 재정비하려면 비타민과 미네랄을 꼭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B군: 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성분

▷비타민 C: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이 잘 합성되지 않는다.

▷비타민 E: 항산화 작용이 있어 노화, 동맥경화, 냉증 등을 개선한다.

▷비타민 A: 면역기능, 피부/점막 유지, 시각과 관련이 있는 성분이다.

▷미네랄: 칼슘, 철, 아연은 특히 부족해지기 쉬운 미네랄이다.


<중요 팁>

자율신경을 재정비하려면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리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은 마음의 안정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세로토닌이 분비되면 부교감신경이 우세한 휴식 모드에서 교감신경이 우세한 활동 모드로 몸 전체가 전환된다.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 탄수화물, 비타민 B6의 세 가지 물질이 필요하다.


트립토판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정기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콩으로 만든 식재료(두부, 된장, 낫토), 유제품(우유, 치즈, 요구르트), 견과류, 달걀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하루 필요량은 체중 1kg당 2mg이다.


세 가지 물질을 모두 함유한 음식도 있다. 바로 바나나인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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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병 증상 완화를 위한 셀프케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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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에 따라 어떤 부위를 마사지하고 스트레칭해야 하는지 사진을 통해 자세히 알려준다.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약을 복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상 속 습관이나 행동들을 올바르게 교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에, 만약 어떤 통증으로 고생 중이라면, 증상에 맞는 셀프케어 방법들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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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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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우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어떤 이들은 그것의 원인을 정신적 문제로 치부하고 또 어떤 이들은 별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며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끝까지 고통받는 것은 나 자신이다.


저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고 말하며, 증상이 있다면 원인이 될 만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찾아내 적당한 처치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알고 있다시피, 밝혀진 질병은 한정적이고 의사가 아는 병명 또한 마찬가지다.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질병과 병명은 너무나 많다. 그러니 내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낀다면, 일단 면밀히 관찰하여 어떤 상황에 어떤 증상이 발현되는지 먼저 살피자.


이후 의사를 찾아가 처방을 받고, 셀프케어 방법을 통해 일상에서 건강한 생활 패턴을 찾는다면 조금 더 빠르고 확실하게 내 몸의 리듬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증상이든 한 가지 증상으로만 오는 경우는 드물기에 다양한 방법들을 함께 시도하면서 하나씩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현명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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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 - 마스다 미리 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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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크리에이터의 인생 만화>라는 책을 읽고 난 후, 기억에 남은 작가와 책 이름을 나중에 읽을 요량으로 따로 기재해 두었었다.


그러다 이번에 기분전환 겸 그중에서 마스다 마리의 책 하나를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상큼하고 말랑한 느낌이 들어 소개해 보려고 한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 속에서 잠시 멀어진, 하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따뜻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새롭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또 불안했던 시절! 세상을 알아나가던 발걸음과 함께 사소하지만 애틋했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떠올려보면 어떨까 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에피소드를 짤막하게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슬며시 웃음이 배어 나온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천진난만하고 기상천외한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들이 그런 미소를 짓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이와 비슷한 행동을 했던 나의 어린 시절이 오버랩되면서 잠시 동심의 세계에 나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게 된다. 아직은 때가 묻지 않아 세상을 단순하게 보던 나, 서툴러서 실수도 하지만 그것을 통해 경험을 쌓고 배움을 얻었던 나, 모든 것이 새롭고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나의 모습 등.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내, 잠시 행복한 여운에 젖어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복잡하고 속 시끄러운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마스다 미리의 <작은 나>를 펼쳐들어 보자.


짤막짤막한 '작은 나'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추억과 그리움, 정다움과 같은 감정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애틋한 나의 모습을 떠올림과 동시에 다시 시작해 보고픈 욕망이 생겨날 것이다.



=====

국어 수업 때 히라가나를 배웠다.

(...)

조금씩 다양한 히라가나를 배웠다. 그러다가 히라가나에는 서로 비슷하게 생긴 동료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

비슷하게 생긴 동료가 사이좋은 친구처럼 보였다.

곤란할 때도 있었다.

(...)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아이도 많이 있다.

(...)

외톨이인 히라가나는 너무 쓸쓸해 보였다. 비슷하지 않은 아이들은 비슷하지 않은 아이들끼리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더니 마음이 놓였다.

26~27페이지 中

=====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 혹은 상상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어느 정도 머리가 크고 나면 학습에 목적을 두고 있기에 글자 그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마음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이 또래의 아이들 때만큼은 모든 사물과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여 말을 걸고 또 마음을 내어준다.


저자는 아마도 히라가나를 배우던 와중에 그 모양에 빠져 감정이입을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어쩐지 글자를 보며 고민에 빠진 귀여운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에피소드였다.



=====

내일은 첫 소풍날. 동물원에 간다.

(...)

나는 걱정이 있었다. 새로 산 등에 메는 가방.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크기일지 궁금했다.

내 것만 크면 어떡하지.

만약 그러면 분명 다들 웃을 거다.

그래서 나는 몇 번이나 엄마에게 물어보았다.

"내 가방, 다른 아이들 것보다 크지 않아?"

(...)

"창문으로 다른 아이들 가방을 살펴보면 어떨까?"

(...)

나는 창문 너머로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봤다.

다양한 가방이 있었다.

(...)

"똑같아 보여."

나는 가방을 등에 메고 밖으로 나왔다. 내 가방을 보고 너무 크다고 말하는 아이는 없었다.

82~84페이지 中

=====


아이일 때는 이상하게 남들과 '다른'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만 다르면 어쩌지', '나만 크면 어쩌지', '나만 튀면 어쩌지'하는 고민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들이 무색하게도 막상 아이들 속에 섞이면 다 고만고만해진다. 엄마는 아이의 고민을 단칼에 자르기보다, 동조해 주며 아이의 불안을 잠재워준다.


남들과 다르지 않음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아이는 이내 신나게 소풍을 즐기지 않았을까?



=====

이웃집 사람이 동전 모양의 동그란 초콜릿을 세 개 줬다. 금색이고 반짝거린다.

본 적 없는 외국 동전.


이걸 외국에 가지고 가면 외국 사람은 진짜 돈이라고 착각하겠지. 나중에 초콜릿인 줄 알면 놀라겠다고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밤이 왔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다들 잠든 후 집에 도둑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초콜릿을 진짜 외국 동전인 줄 알고 훔쳐 갈지도 모른다.

(...)

좋은 생각이 났다. 잠옷 바지 안에 넣어 두면 괜찮을 거다.

나는 동전 초콜릿을 내 배 위에 올리고 바지로 감췄다.

이러면 괜찮아. 도둑도 절대 발견하지 못할 거야.


아침이 왔다. 바지 안에서 초콜릿이 전부 녹아 있었다. 잠옷과 이불에 초콜릿이 덕지덕지 묻었다.

"대체 왜 이런 짓을 했어!"

엄마가 화를 냈다. 왜 그랬는지 엄마한테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137~138페이지 中

=====


귀엽지만 어쩐지 웃프게 다가오는 에피소드다. 더불어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음직한 내용이라 더 애틋하게 다가오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부모님은 아마 당시 아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 갑자기 초콜릿을 옷 속에 넣어두어 빨랫감만 잔뜩 만들어 두었는지, 오히려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는 나름대로 심각했다. 처음에는 동전 모양의 초콜릿이 신기하고 또 반짝임에 한껏 빠져 즐거웠다. 하지만 밤이 된 후 이내 걱정과 불안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나름대로 진지한 고민 끝에 동전을 지켜내기 위한 묘수를 냈고 실행했지만, 그 결과는 결국 꽝으로 돌아왔다.


누구보다 억울하고 울고 싶었던 건 어쩌면 아이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아이는 이런 속 사정을 엄마에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자기만의 심오한 뜻을 전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


저자인 마스다 미리는 어른이 되면서 점차 잊혀 가는 어린 나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그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그러면서 문득 어린 시절 썼던 노트나 일기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자료이기에 어렴풋한 감정 정도만 떠올릴 수 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추억들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계기로 몇 가지라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나를 웃고 울게 한 사소하지만 중대한 사건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때 나와 부모님의 모습은 어땠는지.


어쩌면 동화 속 이야기처럼 순수하게 다가올 수도, 아니면 까마득한 추억앨범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새로웠던 초등학생 1학년, 그때의 나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용기와 희망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지금의 '큰 나'를 더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면 최고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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