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역 7번 출구
감사와 은혜 지음 / SISO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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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종교적 색채를 띤 책들은 기피하는 편이다. 저자가 특정 종교를 내세우거나, 특정 종교색을 입혀서 서술하는 책은 한쪽에 쏠린 의견만 개진하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역사적 사실, 현실적인 면에 있어서도 종교가 끼어들면 종교적 면만 부각하는 경우가 많아 더 그렇다.


더불어 종교를 앞세워 무조건 옳다거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거나, 종교인이기에 선량하다는 식의 편협된 사고를 가지고 강요하는 행위 등이 녹아들어 있어 어찌 보면 더 멀리하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과 역사가 버무려져 만들어낸 문화재들을 멀리하지는 않는다. 그저 현실에서 왜곡된 형태로 사람들이 믿고 있는 종교를 가까이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쩌면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읽게 된 경위는 사전 검색을 통해 확인한 내용에서 저자가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일상에 녹아든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쪽에 더 가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1년 겨울부터 2019년 초까지 약 7년간 써 내려간 일기로, 자신의 신앙생활과 일상에서 느낀 것들을 기록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살펴보면 그때그때의 상황이나 생각, 느낌들을 솔직하게 담고 있어 정말 보통 사람들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한 줄로 간단히 기록을 남긴 페이지가 있는가 하면,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길이로 기록된 내용들까지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누군가에게 무엇을 전하거나 알려주기 위한 목적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담은 일기이기에 두서없거나 내용 파악이 어려운 부분도 종종 발견된다.


몸이 힘들었던 날, 마음이 고통스러웠던 날, 기분이 상했던 날, 영화를 보고 일상을 누리며 겪은 경험들을 살펴보며 개인적으로는 양가감정이 느껴졌다.


그 이유는 자기반성, 삶에 대한 의지, 간절함, 잘해보자는 다짐 등의 긍정적인 면모도 보였지만, 반대로 섣부른 타인에 대한 저평가와 판단, 자기 포장, 편협된 시각 등을 통해 노골적인 속마음을 그대로 내비쳤기 때문이다.


정말 말 그대로 내 일기장에만 고이 담겨있어야 할 것들을 가감 없이 표출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더해 주변에 있는 이들에 대한 부분까지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특히 중 후반부로 가면 더 격화된 감정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일기장에 그대로 투영함으로써 내보이지 말아야 할 것들마저 그대로 내보인 느낌이 들어 좀 불편하게 다가왔다.


혼자 보는 일기장이라면 모를까 종이책으로 낼 때는 내 주변 사람은 물론 누구나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어느 정도의 편집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라도 배려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기를 그대로 옮겨 쓴 것인지, 아니면 기획을 통해 거르고 편집을 한 후에 책을 펴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느 정도 블라인드 처리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책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읽는 독자를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므로)


초반에 삶의 고통을 사색과 기도(자신만의 종교), 자기반성을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중후반부부터 이어지는 격한 감정들은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책 제목은 이런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약 7년간의 시간을 담아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어찌 됐든 그 모든 감정을 쏟아낸 일기를 통해 개인적으로 느낀 양가감정 측면에서 이 책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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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다가왔던 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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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때문에 간 동물 병원에서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라고 느꼈다. 여의사였는데, 결코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
일은 축복이자 구원이다. 건강이 많이 회복되자 느끼는 점이다.
'인생에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을 거야.'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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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함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불끈 힘이 샘솟는다. 그런 면에서 공감이 가기도 하고 더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엿보여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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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가치로 자신을 격하시키지 말고, 의미를 자신의 인생에 스스로 부여해 나가라. 나만이 아는 내적 충만감은 다른 사람이 몰라도 나의 정체성을 채워 준다. 그리고 당신의 존재가치는 무한대임을 항상 기억하라.
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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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그냥 그대로 새겨두면 좋을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옮겨본다. 세상의 가치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보다 의미를 인생에 스스로 부여하고, 나의 존재가치가 무한대임을 기억하는 것!


살면서 한 번씩 자신감이 떨어지고, 존재의 가치가 흔들릴 때 꺼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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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소량일 경우 인체가 이를 해독할 수 있으면 그것은 치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고통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마음이 그것을 풀어낼 수 있을 때 그것이 인생의 메커니즘(역동의 원리)을 가르쳐 줄 수 있다.
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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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고통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당한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통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이 문장을 통해 고통을 이기는 하나의 메커니즘을 겪고 있는 거라고 여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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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견뎌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진정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습관과 결별하고, 도전하며, 감행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무모할 만큼의 열정이 필요하다.
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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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다는 것, 삶의 성공이라 말하는 것은 때로 새로운 습관을 들이고, 변화를 가져와 적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것을 이루는데 필요한 것은 어쩌면 무모할 만큼의 열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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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건 꿈을 잃지 않는 것이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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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해도, 꿈을 잃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건, 어른이건 나이는 상관없다. 꿈을 갖고 사는 것! 그것이 행복의 비밀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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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으로 다가왔던 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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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 종교에 대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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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두 가지 점이 이해가 안 된다.

하나, 허무하다는 생각
둘, 성불하자는 말
2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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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쓰인 법전과 성경 같은 글들은 읽는 사람,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와 대치되는 불교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하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아니 그전에, 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면 안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결국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것은 같다고 본다. 그래서 이들의 싸움은 헛된 싸움처럼 느껴진다.



2. 타인의 '외모'나 '상태'를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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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에 있는 유기농 식품 가게가 같은 건물에서 더 넓은 매장으로 이전을 했다. 그곳 주인 아주머니는 언제나 수수하게 외모를 단장하고 다니신다. 화장도 하면서 예쁘게 사시라고 립스틱을 선물하려는데 성령님이 하지 말라는 인식을 주셨다.
2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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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매장으로 이사한 주인아주머니의 행색이 수수해 보이는 것은 저자 자신의 판단이다. 종교적 깨달음으로 결국 립스틱을 선물하는 행위는 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지만, 섣부른 판단으로 오지랖을 부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더군다나 더 넓은 매장을 이전을 했다는 것은 돈이 없거나 어려워서라기보다, 장사를 해야 하므로 요란한 것보다 수수하고 단정한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단장하고 다니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그 자체를 스스로 만족하는 것일 수도 있다.


타인의 상황이나 취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판단 기준에 따라 수수하다거나 외모를 단장하라고 하는 것은 그릇된 행동이란 생각이 든다.



3. 여성을 편협하게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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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유의 연약함으로 상황을 쉽게 해결하려는 점은 여성의 나쁜 성향이라고 생각하기에.
3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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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여배우가 회식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울음이 나올 상황에서도 끝까지 울지 않았다고 말하며 그것을 강인함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더불어 '여성 특유의 연약함으로 상황을 쉽게 해결하려는 점'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자신도 여성이면서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물론 일부 여성들이 연약함을 강조하며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전체는 아니지 않은가)


마치 사회생활이니깐 전원이 회식에 참여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회식에 못 갈 상황이면 못 갈 수도 있고, 울어야 하는 상황이면 참지 말고 남녀 상관없이 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 모든 것을 참아냈다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는 저자의 글이 달갑게 느껴지진 않는다.



4. 타인의 언행을 섣불리 판단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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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아내들이 어찌나 많은지.
(...)
남편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아내들을 관찰해 보면 그녀 자신도 이상적인 여성상이 멀리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지배당하고 있으며,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시키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성찰의 시간 공간이 없다.
267~2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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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논리처럼 여겨지는 글이었다. 남편을 욕하는 아내들은 정말로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걸까?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진 남편에 대한 뒷담화였는지 몰라도, 가만히 들어보면 사랑꾼 면모를 숨기기 위해 돌려서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면 꼭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남편이든 타인이든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게 들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사람들을 싸잡아 이상적인 여성상이 멀리 있다거나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지배당하고 있다거나, 자기 모습을 객관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무차별한 비판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냥 그들은 그들대로 알아서 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남이 내 남편 욕을 한 것도 아닌데, 타인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들은 내용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 무차별한 난사라는 생각이 든다.


말 그대로 그 남편들이 개차반일 수도 있는 것이고, 남의 사정을 한두 마디 듣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생각이 든다.



5.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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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도서관 지하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앞 테이블을 보게 되었는데, 한 남자 학생이 음료수와 초코파이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었다. 순간 가슴이 막히며 눈물이 핑 돌았다.
2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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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이 불쑥 튀어나온다. '저기요. 오지랖이세요!'라고. 물론 진짜 돈이 없고 먹고살기 힘들어서 음료수와 초코파이로 점심을 대신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외에 존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무수히 많다.


간단히 먹고 싶어서라던가, 소화가 안되서라던가, 배가 고프지 않아서, 초코파이를 좋아해서 등등.


만약 이런 이유에서 음료수와 초코파이를 먹은 거라면 당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엄청 당황스럽지 않을까? 실제로 주변을 보면 밥보다 빵이나 과자를 더 좋아해서 그걸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도 있다.


생각은 자유라지만, 꼭 그런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을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만약 진짜 안타깝다고 생각했다면 설사 그렇게 생각했더라도 곧이곧대로 말하기 보다, '내 아들 같아서 챙겨주고 싶었다며 맛있는 거 사 먹어요'라고 말하며 다른 먹거리를 사다가 주거나 점심값을 건네주고 오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서 생각으로 사람을 가엽게 여기고 불쌍하게 여기는 건 위선이자 자기 합리화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정확한 사정도 모르면서 사람을 낮잡아보는 행위처럼 비쳐 공개적으로 책을 내는 페이지에 기록하기에는 부적절한 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후반부에는 '나빴던 일에 교만한 무식한 외로운 사람을 본 것'이라고 표기한 것도 살펴볼 수 있는데, 이런 표현들에 있어서 격한 저자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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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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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불편한 면모들을 스스로 반성하는 페이지도 발견할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내용들도 중첩되는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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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관적 판단으로 "너는 악하다"라고 말해서는 오류를 범한다. 정의롭고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남을 판단해야 한다.
3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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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저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사람들 매도하고 나쁘게 말하는 것은 잘못된 언행이라 생각한다. 앞뒤 맥락 없이 이 날짜에는 이 내용만 기록되어 있어 스스로 하는 자기반성인지, 아니면 결심에 대한 내용인지 파악이 안되지만, 남을 판단할 때는 정의롭고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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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를 못 먹겠다는 규니에게 야단을 쳤다. 그랬더니 먹겠다고 한 후 곧 식탁을 떠났다.
(...)
내 말에 순종한 규니에게 미안하다. 엄마는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람이다.
3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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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반성의 글로 보는 게 맞을까?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일기이기도 하다. 아들이 콩국수를 못 먹겠다고 하면 야단을 치기보다 그냥 다른 걸 먹으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꼭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더불어 단어 선택에 있어 '순종'이라는 말이 목에 턱 걸린다. 뒤이어 오는 문장이 그래서 더 자기 과시 혹은 포장처럼 느껴진다.


자식은 엄마의 소유물이 아니다. 하나의 인격체다. 음식은 취향을 가질 수 있고, 먹고 싶을 걸 먹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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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반모임의 반장을 하게 되어 반원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무지와 편견 그리고 이기심에 크게 실망했다.
(...)
사람들을 미워할 이유를 찾고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너무 비판적이다. 포용하다.
3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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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일기로 보이는 이 글에서는 반원들에 대한 격한 실망감과 적대감이 엿보인다. 자신은 이만큼 애정을 가지고 임했는데 자신을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갖는 감정이 생각보다 크다고 느껴진다.


그전에 자신이 리더로서 잘못한 것은 없는지, 왜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를 살피는 게 먼저 가 아닐까? 중간 일기가 사라진 걸까 아니면, 쌓이고 쌓여 폭발한 걸까?


이 정도 감정이라면 반장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활동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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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할 때 조심하자. 무슨 권위로 그러냐고 기분 나빠할 수 있다.
조언을 적절하게 듣고 자라야 좋은 것이다. 이제 그 조언을 주님께 여쭈며 살아야겠다.
3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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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할 때 조심하자 말하면서, 바로 뒤이어 조언을 적절하게 듣고 자라야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신의 조언은 합당한 것인데, 듣는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는 경우를 많이 겪어본 것일까?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조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받는 사람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적절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 조언이다.



저자는 어린이집을 오랜 기간 방문하며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타인에게 구원과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 같다. 그런데 주고자 하는 마음과 상충되는 또 다른 마음이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기에 담은 내용들을 살펴보면, 아들을 비롯해 가까운 이들에게 전하는 말들에 칼이 엿보이고, 긍정적인 회로로 돌리려고 하지만 마음속에 화가 많아 보이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좋은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슨 일을 겪고 어떤 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상하고 다시금 살기 위해 일기를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부정적인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편협된 시선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는 것은 조금 자제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세상이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고, 점점 더 각박해지기에 물론 일기에 쓴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으나 사람마다 마음속에 담고 있는 마인드는 보는 시선에 따라 또 달라지기도 하기에 일단 마음을 비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 자신을 포함해 시어머니, 아들, 남편, 주변 사람들에 대해 좋게좋게 이야기하려는 노력이 엿보이지만, 저자의 마음이 곪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꼭 종교에 의지하지 않아도, 자연을 보고, 글을 쓰고,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는 등의 행위를 통해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하니, 여러 방법을 동원해 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책은 어둑한 기운이 가득한 침잠하는 분위기의 책이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활기찬 기운이 가득한 책이길 바라본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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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In 작가랜드 - 나도 작가가 되기로 했다
노랑앨리스 지음 / 좋은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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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글쓰기, 독서에 관심이 많았던 나이기에 어른이 된 나 역시도 같은 것들에 관심은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혹자는 '개나 소나 책 쓰는 거 별로야'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많은 기회가 열렸다는 것에, 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에 긍정적인 한 표를 주고 싶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인생 드라마를 쓰고 있고, 또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렇기에 모두 그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과 조건들로 인해 책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마침내 끝까지 버티고 버텨 이뤄낸 책 한 권의 출판은 박수 쳐 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어느 날 문득 죽는다면 가장 후회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작가가 되어보지 못한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고 마침내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하면서 여러 어려움도 많이 겪는다. 하지만 인내의 시간을 가지고 버티면서 마침내 이렇게 종이책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나 역시 작가가 되는 것, 책을 내는 것에 꿈을 가지고 있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갖춰야 할 마인드나 습관처럼 길러야 하는 시스템적인 부분은 지금 당장 시작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


자격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갖추는 것이기에 차근차근 쌓아나가 보려 한다.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는 출판, 인세, 투고하는 방법, 작가가 되고자 할 때 가이드 등 그동안 궁금했던 작가가 되기 위한 여러 실질적인 내용들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저자 자신의 경험을 녹여 디테일하게 담고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작가가 되고 싶지만 막연해서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이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는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심리적, 실천적 방법과 가이드를 통해 작가가 되기 위해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을 선호하는지 등과 같은 상태를 점검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또 어떤 마인드와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하는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자!


꼭 작가가 되겠다는 마음이 없어도, 이 책에서 인용되거나 추천하는 책들을 살펴보는 것, 일상의 건강한 마인드와 시스템을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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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왜 작가가 되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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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자는 작가를 꿈꾸기 이전에 1인 비즈니스를 다양하게 경험해 본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모두 자신과 맞지 않음을 알게 된다.


단군 이래 가장 돈 벌기 쉬운 시대라는데, 1인 기업이 대세라는데, 내가 할 수 있고, 탈모와 비만을 일으키지 않는 1인 기업 대표에는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마침내 거기에 '작가'라는 답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오랜 시간 마음 한 귀퉁이에 밀려나 있던 '작가'라는 1인 기업이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1인 비즈니스인 '작가'의 이점>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읽고 쓸 줄만 알면 된다. 만약 작가가 되기 위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읽어서 채우면 된다. 그리고 쓰면 된다. 이토록 쉽게 도전해 볼 만한 1인 기업은 거의 없다.


▶나이가 들어 몸이 쇠약하더라도 최소한의 몸 작업으로 고부가가치의 상품인 책을 생산해 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매력적인 직업이 작가이다. 경험과 통찰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


▶유리 멘탈로도 할 수 있다.


▶초기 비용이 없다.(도서관이나 서점을 이용하면 무료로 많은 정보를 조사할 수 있다)


▶공간의 제약이 크지 않다.


▶시간 조정을 할 수 있다.


▶필요한 도구가 많이 없어도 된다.(노트북 하나면 일단 끝이다)


▶마이 페이스대로 갈 수 있다.


▶투잡으로 시작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책을 한 권 내고 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면 할 수 있는 길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늦었을수록, 나이가 들었을수록 자신이 가진 제일 좋은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꺼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갖고 있는 가장 좋은 재능을 펼쳐야 한다. 내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하고 있다.



<작가가 되려고 했던 이유>


▷인생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저자의 재능 중 하나는 글쓰기였고, 그래서 작가가 되는 것은 최고의 은퇴 준비이자, 새로운 직업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낸 힘이 있는 작가의 스토리력이 작가를 먹여 살리면서 작가가 되면 할 수 있는 수많은 비전들이 있다. 그래서 저자도 작가가 되기로 했다.


▷시대가 변해도 작가는 살아남는다. 미디어 대세 시대, 필수 자질은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어떤 작가이든 되기만 하면 자부심이 생긴다. 자동이다. 게다가 네이버 인명사전에도 '작가'라고 등록할 수 있다. (저자는 존경 또는 존중을 받을 수 있으며 좀 나은 인간으로 보이게 하는 직업이자 그런 가능성이 있는 직업이 바로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전한다)


▷손실을 따져봤을 때 가장 안전하고 의미도 있는 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퍼스널' 브랜딩'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작가가 되는 것이 필요해졌다. (작가가 되면 브랜딩이 된다. 게다가 작가 브랜드는 퀄리티도 상당히 좋다)


▷작가가 되는 것이 '나'라는 인간의 가치를 드높이는 일이었고, 나에게 맞는 일이었다.


▷죽는다면 가장 후회할 일이 '작가'가 되어보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작가로 되기로 결심한다.



<작가를 함으로써 잃게 되는 손실>


저자 자신이 산정한 손실의 범주는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에 한했고 그 범주에 '작가'는 무리 없이 들어왔다.


▶첫째, 작가가 되지 못했을 때 잃게 되는 것들
일단 시간과 개인적 노력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런 손실을 괜찮다고 느꼈다. 얼마든지 생활 속에서 조절이 가능하며 조절이 가능하기에 생계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둘째, 책을 내고 망했을 때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손실이 무엇일까?
개미 눈물만 한 명성 정도겠다. 결국 개인이 잃은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작가가 되는 것은 가장 안전하고 의미도 있는 투자이며 그래서 저자는 작가가 되기로 한다.



<작가는 무엇이 남을까?>


▶내 책이 남는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남는다.
▶작가라는 타이틀로 강의를 하든, 유튜브를 하든 먹고 살 길이 남는다.


제대로 남는 투자이다. 실패해도 남는 장사가 된다. 인생에서 투자를 할 때는 '꼭(무언가) 남는 장사'를 해야 한다.


작가는 남는 장사이다. 아무리 따져봐도 투자할 것은 개인의 시간과 노력이다. 충분히 낼 수 있는 기회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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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글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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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글쓰기 방법>


1. 읽기와 쓰기의 차이점 알기
읽기와 쓰기는 다르다. 쓰기보다 읽기는 훨씬 편하다. 읽기는 태생적으로 '수동적'이다. 반면 쓰기는 '능동적'이다.


다만, 읽기와 쓰기는 공생의 관계이다. 읽기를 많이 하면 쓰기도 좋아진다. 그러나 둘은 성격이 매우 다르므로 쓰기는 꼭 쓰기 훈련을 해야 실력이 는다.


입력인 읽기와 출력인 쓰기. 다르지만 같은 함께 가는 관계이다. 그래서 작가가 되려면 글쓰기 연습은 하루에 5분이라도 좋으니 꼭 해야 한다.



2. 글쓰기의 종류 파악하기
글쓰기를 크게 나누어 보면 두 가지로 나뉜다. 논리적 글쓰기와 문학적 글쓰기이다.


논리적 글쓰기는 비즈니스를 위한 글을 쓰거나 대입 논술, 신문 기사 등을 작성하는 글쓰기이다. 객관적 정보 전달과 논리력이 주된 글들이다. 감정적 영역을 빼고 쓰는 글이다.


'자신의 주장이 왜 옳은지, 왜 받아들여지지 않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것'. 이것이 포인트이다.


다음으로는 문학적 글쓰기이다. 소설, 시, 시나리오와 같은 글을 말한다. 창작의 요소가 강하다. 비논리적이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주관적이고 정서적인 글들,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글들이 여기에 속한다. 논리보다는 스토리에 더 주안점을 두고 쓰는 글이다.



글쓰기는 이처럼 분야가 나누어 있다는 것을 알면 된다. 그래서 책을 쓸 때 본인이 내는 책의 주제와 맞는 글쓰기 유형에 더 힘을 실어 쓰면 좋다. 누구도 소설에서 딱딱한 신문 기사와 같은 글을 보고 싶진 않을 테니까.



3. 글쓰기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법: 필사
작가의 영향력이 짧은 글을 베껴 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영향을 받는다. 필사는 그냥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많은 배움을 준다. 작가의 지성과 글솜씨를 배운다. 몰라보게 문장력이 길러진다.


쓰다 보면 작가와 닮는다. 작가의 메시지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글쓰기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필사는 좋은 방법이 된다.



4. 글쓰기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법: 북 큐레이션
글쓰기도 큐레이션을 할 수 있다. 큐레이션 글쓰기를 하면 글 실력도 많이 늘고 사고의 깊이도 깊어진다.


북 큐레이션은 '책에 대한 다양한 정보 모음+독후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관심 있거나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큐레이션을 해 보면 재미도 있지만 박식해진다. 글솜씨도 상당히 는다. 책 큐레이션이 좋은 것은 책 한 권, 한 권을 뼛속까지 파악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책 비평을 찾아보면 나와 상반되거나 몰랐던 관점들도 알 수 있다. 어떤 책에 대해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른 사람의 깊이 있는 통찰을 알 수도 있다.


수준 높은 좋은 책 한 권을 뼈까지 씹어 먹어 보는 것, 큐레이션의 꽃이다.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니다. 어쩌면 책을 쓴 작가보다 더 많은 통찰을 얻어 갈 수도 있다.



5. 글쓰기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법: 자서전 써보기
자서전 쓰기는 글쓰기 실력도 올려 주지만 기억력 재생에도 좋다. 심리적으로도 많이 도움이 된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라 개인적인 소장 가치도 있다.


자서전을 씀으로써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글쓰기 실력도 늘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6. 글쓰기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법: 일기 쓰기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장에 모든 감정을 담는 것이 얼마나 큰 마음공부이자 성장인지 모른다. 일기는 소박한 모양이지만 그 대단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단순 일상의 기록이지만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것은 사람을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일기는 저자에게 가치 있는 기록이며, 일기를 쓰면서 기억력도 좋아졌고, 문장력도 좋아졌으며 마음의 힐링도 되었다고 말한다.



7. 말로 하기보다 쓰는 것이 훨씬 장점이 많다.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말은 휘발성이 있다. 그러나 글은 남는다. 기록의 성격이 있다. 수정의 성격도 있다.


말은 대상이 필요하다. 글은 대상이 없다. 차곡차곡 쓴 글이 사람을 성장시키고 작가로 만들어줄 수 있다.


말은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 수 있다. 앞뒤가 맞지 않아도 된다. 수다는 스트레스에 아주 좋다.


쓴다는 것은 기록이다. 남아서 기억된다. 생각을 해 가면서 써야 된다. 주제와 구성에 맞게 써야 한다. 그러기에 글쓰기는 말하기보다 어렵다. 그런데 쓰다 보면 이상하게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방법이 다를 뿐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기와 쓰기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 쓰기의 무한한 장점이다. 작가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자양분이다. 써 놓은 글은 날아가 버리지 않고 작가가 될 수 있게 해준다.



8. 귀찮은 글쓰기 활동을 이긴 자만이 작가가 된다
글을 쓰는 건 사실 되게 귀찮다. 글쓰기는 눈도 필요하고 손도 필요하고 평평한 공간도 필요하다. 게다가 책을 읽는 것보다 쓰는 게 정신 소모가 더 크다.


쓰는 것은 무엇을 쓸까 고민도 해야 한다. 쓰는 건 참 무겁다. 정신을 차리고 써야 한다. 상당한 정신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활동이다. 말도 못 하게 귀찮다. 쓰기라는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지만 독서가보다 작가가 적은 것이다.


무거운 쓰기에 도전하면 작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귀찮음을 이긴 자는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9. 쓸 것이 없다는 말은 곧 무한대라는 말이다
쓸 것이 없다는 말은 쓸 거리가 너무 많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세상에 주제가 될 만한 것이 사실 너무 많다.


제로가 아닌 'Too-Much=무한대'이다. 그래서 없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겪고 있는 것이다.


먼저 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없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지 못한 것뿐이다.



10. 몰라도 쓰고 보자
이런 조언을 들었다. "쓰면서 공부하는 거예요. 쓰면서, 배우면서 전문가가 되는 거예요. 모르면 공부하면서 쓰면 되지요." 정말 와닿았다.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다. 모르지만 공부하면서 쓰는 것이다. 일단 쓰고 보자.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다.



11. 글쓰기는 습관으로 하는 게 제일 좋다
글쓰기는 시작하기가 쉽지 않고 누군가 강제하지 않으면 그만두기 쉽다.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습관 또는 중독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활용해서 나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하면 된다.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장벽을 확 낮춰 하루 15분 정도만 쓰자. 하루 15분, 21일.(습관을 들이려면 21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한다) 주제도 미리 정한다.


습관이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목표를 정하고 시간도 조금씩 늘려보자. 저자는 그렇게 글쓰기를 내 생활의 일부로 내 루틴 중 하나로 정착시켰다고 한다. 생활에서 글쓰기가 익숙해진 후에는 데드라인을 정하면 확실하게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책을 출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글쓰기는 습관, 하나의 루틴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좋다.



<나를 위한 글쓰기 방법>


1. 라이팅 테라피(치유의 글쓰기)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지속되며 마음과 몸이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할 무렵 저자가 심리 상담 선생님을 통해 제안받은 것이 바로 라이팅 테라피였다. 흩어지는 말로 하는 것보다 시각적인 글로 쓰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맞지 않는 상담사를 만나 돈과 시간을 버리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로 치유하는 것이다. 치유의 글쓰기를 하면서 저자는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면서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지고 마음이 풀어졌다고 말한다. 자가 치유를 이뤄낸 것이다.


글쓰기는 힘이 있다. 인생의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고 감정을 쏟아냄으로써 자신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글쓰기의 기운은 긍정적이고 상승하는 기운이어서 더 크게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



2. 인정받는 글쓰기
사람은 보상이 없으면 의욕을 잃기 쉽다. 또 모두 거절당하면 의욕과 자신감을 잃기 쉽다. 하지만 거절당했더라도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다면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이 씨앗이 되어 작가를 계속할 수 있다. 사소한 인정 하나가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


무슨 주제건, 어떤 형식이던 상관없다. 이 세상 단 한 사람에게라도 인정받을 책을 쓰는 것은 다른 이를 위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나를 위하는 일이다. 자신을 인정해 줄 단 한 명을 구하지 못한다면 스스로라도 인정해 줄 수 있는 글을 쓰자.



3. 글쓰기 훈련
글쓰기는 훈련된 재능이다. 자신의 의지를 시험하지 말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 두고 글쓰기를 시작해 보자. 훈련하는 것이다. 주제가 없으면 일기부터 시작해도 된다.


사람은 무언가 강제적 투자를 해야 정신이 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모임을 만들어 데드라인과 벌금을 부여하면 효과가 더 좋다. 좀 더 체계적으로 작가가 되고 싶다면 비용을 내고 강의를 듣는 것도 좋다.


글쓰기를 훈련하는 방법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십분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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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작가가 되기 위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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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 자신을 먼저 아는 것이 작가의 시작!
자신이 어떤 글을 잘 쓰는지,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는지, 어떤 유의 인간인지를 우선 찬찬히 알아보아야 한다. 짧은 글에 강한지 긴 글에 강한지, 스토리에 강한지 논리에 강한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아야 작가가 될 수 있다.



2. 책에는 내가 녹아 있다
책은 바로 '나 자신'이다. 책에는 내가 다 녹아 있다. 그리고 녹아 있는 나의 본질을 독자들은 귀신같이 안다. 진실을 안다. 깊이를 안다. 책이 진실하면 진실할수록 독자들은 더 많이 나와 공명할 것이다.



3. 비판 두려워하지 않기
비판이라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면 안 된다. 게다가 비판은 구더기가 아니다. 비판은 나를 키워 주는 자양분이다. 마상은 입을지언정 받아들어야 하는 부분은 받아들어야 한다. 그래야 성장한다.



4. 작가는 재능이 아니라 의지와 훈련
글쓰기는 재능일까? 그렇다. 다만 글쓰기는 훈련되는 재능이다. 그 훈련을 끝까지 가게 하는 것은 의지와 노력의 힘이다.



5. 중꺽마의 마음으로!
결국 '내 책 하나 내겠다'라는 최초의 의지를 꺾지 않고 관철한 사람들이 작가가 된다.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중도 포기의 위기와 슬럼프를 극복한 사람들만이 '작가'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단다.


글쓰기를 훈련하고, 출판 의지를 꺾지 않고 끝까지 써내는 것. 이 두 가지가 작가가 되는 길이다.



6. 시작을 못하는 이유 1 : 마음 상태가 글렀다


첫 번째는 자신을 무시해서 그렇다.
두 번째는 내 책에 대한 평판과 두려움이다.
세 번째는 의지박약이다.


그래서 루틴을 만들고 모임에 가입을 하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만들고, 때론 돈을 써서 코칭을 받고 교육원이라도 다니는 것이다. 비록 의지를 약해져도 누가 내 목줄을 잡고 끌고 갈 수 있게. 그런 리딩 프로세스 하나는 꼭 만들어 두는 게 좋다.



7. 시작을 못하는 이유 2 : 완벽해야 한다
작가가 되기 위한 완벽한 때는 절대 오지 않는다. 항상 뭔가가 부족하고 항상 뭔가가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그것들을 감수하고 글을 써서 누군가는 작가가 된다. 꼭 기억해야 한다. 나보다 더 악조건에서도 글을 써서 작가가 되신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아무리 불세출의 작가라도 완벽은 없다. 그러니까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어차피 완벽할 수 없다. 그러기에 지금 그냥 해야 한다. 못 쓰는 글이라도 일단 시작해서 완성을 해야 한다.



8. 시작을 못하는 이유 3 : 시작은 너무 어려워
망설임을 뒤로하고 일단 시작을 해야 한다. 시작은 어럽지만 막상 해보면 웃음이 날 때가 많다 '사실 별거 아닌데 못 하고 있었네'하면서. 시작하면 '반'은 간 것이다. 그럼 언제 시작을 해야 할까?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 시간을 앞질러 지금 시작하면 된다.


작가가 되기로 했다면 지금 어떻든지 간에 일단 쓰기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 준비라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지금이 기회이다. 지금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글을 한 줄이라도 써야 한다. 그럼 내일 두 줄을 쓸 수 있다. 그것이 1년만 모여도 책이 한 권 될 수 있다. 작가가 될 수 있다.



9. 끝을 볼 수 있는 글쓰기 분야를 찾자
자신이 끝까지 할 수 있는 글쓰기 분야를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할 말이 진짜 많은 글쓰기 분야가 반드시 있다. 그 분야로 시작을 해야 한다. 그래야 끝을 볼 가능성이 높다.



10. 루틴은 꼭 필요하다
책 쓰기에 단 하나의 룰이 있다면 일정한 루틴을 갖고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날짜와 시간, 가급적 장소도 정해 놓고 꾸준히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정하고 글쓰기를 반복하자. 나의 뇌는 저절로 글을 쓸 세팅을 해 주었다.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면 수면 시간이 되었을 때 자동으로 졸린 것과 마찬가지이다.


루틴을 정해 놓고 습관이 되도록 하자. 점점 글쓰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11.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너무 연연하지 말고 초연하라는 말이 있다. 그래야 일이 더 잘 풀린다고 한다. 좋다. 하지만 꼭 명심할 것이 있다. '된다'는 가정하에 초연해야 한다.


결심을 하면 안 될 일도 된다. 결심의 힘이 이렇게 크다. 사람을 어떻게든 해내게 한다. 그냥 결심의 힘이면 하늘이 돕지 않는다. 초연하면서도 단단한 결심의 힘이 필요하다. 그럴 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12. 창의력 일깨우기
창의력은 예술 지능이다. 작가는 글을 쓰는 예술가이다. 작가라면 창의성을 일깨워 예술 지능을 높이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투자를 해야 한다.



13. 베스트셀러를 내겠다 보다는 '내 책 한 권 내자'는 마음가짐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의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좋다. 그냥 '내 책 한 권 내자'고 마음을 먹는 것이다. 정말 작가가 되고 난 후 좀 더 높은 목표를 잡는 것이다.



14. 메모, 메모, 메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기록해 두어야 한다. 떠오르는 영감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기회의 여신은 뒷머리가 없다. 직감과 영감은 찰나의 순간에 온다. 그래서 언제 어느 때이든 메모할 준비를 해야 한다.


꼭꼭 메모해두면 내가 전문 작가가 되었을 때, 소재의 고갈에 시달릴 때 그런 메모들이 오아시스가 되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15. 예비 작가 슬럼프 극복하기
슬럼프가 왔을 때는 그냥 억지로 스스로를 일으키는 것이 최선이다. 일정 기간의 휴식 후에는 억지로 이전 루틴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일정한 시간에 그냥 글을 쓰는 게 극복하는 것이다. 몸이나 정신에 문제가 생긴 번아웃이 아니라면 원칙대로 하는 게 극복하는 길이다.


계속 글을 쓰면 관성이 생긴다. 쓰지 않으면 마음이 섭섭하다. 하기 싫고 쓰기 싫어 죽겠다면 좀 쉬어 줘야 한다. 회복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루틴으로 복귀해야 한다. 이에 원칙이다.



16. 시간과 공간을 정하고 매일 쓴다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한다면 공간도 정해 놓는 것이 좋다. 시간과 공간을 안정화시켜 시간과 공간에 적응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17. 데드라인이 있어야 사람은 움직인다
데드라인이 없으면 사람은 늘어진다. 데드라인은 합리적으로 잡아야 한다. 촉박하게 잡는 것은 좋지 않다. 너무 촉박한 데드라인은 사람을 조급하게 해서 포기하게 만든다. 루즈한 데드라인도 좋지 않다. 사람을 늘어지게 만들어 역시 포기하게 된다. 적당히 어려운 데드라인을 잡고 책 쓰기를 하는 것이 좋다.



18. 시간을 잘 써야 한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시간 확보를 하기로 했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많이 끊어내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글을 써야 했다. 할 일의 경중을 따지고 효율을 따지게 되었다.


책을 쓰기로 하고서는 책 쓰기를 먼저 한 후에 다른 일들을 처리했다. 다른 일의 처리 시간이 책 쓰는 시간과 겹치지 않게 스케줄을 조정했다.


시간을 잘 분배해서 아껴 써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시간에 자꾸 쫓긴다. 지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이 아니고서는 '선 글쓰기 후 나머지 일들'을 지켜 나가야 한다.


책을 쓰는 데만 시간을 쓰면 안 된다. 사람은 휴식이 없으면 방전된다. 그런 휴식에도 무조건 지키는 원칙은 선 글쓰기로, 5분이라도 쓰고 쉬어야 한다.



19. 사점(데드 포인트)를 넘어야 한다
작가가 되는 것도 어느 순간 죽을 만큼 하기 싫거나 죽을 만큼 그만두고 싶을 때가 온다. 현타가 너무 쎄게 오기도 한다. 그때 그 시점을 넘어가야 책을 완성하고 작가가 될 수 있다.


작가뿐 아니다. 세상 어떤 일이든 목적을 달성하려면 이 포인트를 넘어가야 한다. 이것을 지나면 어떤 위대함이 찾아온다. 어떤 극한의 점을 넘어서야 가질 수 있는 위대함의 순간이다. 꼭 그 순간을 넘길 바란다.


※사점이란?
장거리를 달릴 때 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숨이 차며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의 극단적인 고통의 시점을 말한다.



20. 작가 강의 듣기
작가가 되기로 했으면 강의를 잘 선별해서 보면 좋다. 마음먹고 잘 찾아서 얼마간 집중해서 들어보자. 특히 강의는 본인에게 잘 맞는 강의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강의를 잘 듣고 나면 보이지 않던 '작가가 될 수 있는 길'도 보인다. 책에서 이해되지 않던 부분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강의를 들을 때는 최신 강의를 듣는 것이 좋다. 글쓰기는 그리 시간을 타지 않는다. 반면 책 쓰기는 시대의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최신 트렌드가 반영되는 최근 강의가 좋다.



21. 책쓰기 스터디는 서로를 끌어주는 견인차
목적을 가진 모임은 힘이 있다. 단순 글쓰기 모임은 끝까지 가기 어렵다. 그러나 책 쓰기 스터디는 다르다. 책을 출판한다는 공통의 '목적'이 있다. 그래서 결과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스터디를 지키는 룰이 있다. 수준별이다. 초급이면 초급, 고급이면 고급 스터디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주고받는다. Give and Take다.


스터디를 하건, 오픈 톡 방에 가입을 하건 서로가 힘이 되어주는 모임에 들어가야 한다. 내 의지가 흔들리고 현타가 올 때 함께하는 사람들의 힘만큼 크고 강한 것이 없다.



22. 전자책과 블로그로 내 자리를 높였다
책을 쓰려고 하니 정말 막막했다는 저자. 내세울 만큼 이루어놓은 것이 없어서 더 그랬다. 그래서 방법으로 저자는 PDF 전자책을 선택했다. 전자책 이전에는 블로그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쓴 경험이 전자책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고, 전자책을 쓴 경험이 지금 이 종이책을 쓸 수 있게 해주었다. 나를 조금씩 높여 넘사벽 같던 높은 출판의 벽을 넘는 것이다.


첫 책은 종이책으로 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마 정석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와 같이 출판 작가의 벽이 너무 높아 보이면 포기하지 말고 방법을 조금만 바꾸어 보자.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환으로 전자책이나 글 블로그, 북스타그램, 글스타그램을 운영해 보는 것이다. 하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늘고, 하다 보면 결국 출판 작가가 될 수 있다.



23. 종이책 작가 vs 전자책 작가
요새는 시대가 달라졌다. 작가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생겨났다. 전자책 작가가 더 낮고 종이책 작가가 더 높은 서열에 있지 않다. 다만 전자책과 종이책의 콘텐츠 분야가 다를 뿐이다. 요즘은 그 경계도 많이 없어진 듯하다.


전자책이 적성에 맞으면 전자책 작가도 좋은 선택이다. 전자책에 맞는 콘텐츠가 있고 출판에 맞는 콘텐츠가 있다.


세상은 넓고 기회는 많다. 각각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글을 써서 내 글을 세상 속으로 내어놓아 보자.



24. 대박 말고 중박, 중박도 안 되면 소박을 목표로
일단 저자는 '박'은 목표로 하고 썼다고 한다. 이것이 최소한 출판사나 나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업 출판이면서 하나도 안 팔리는 책을 써버리면 나만 망하는 것이 아니다. 출판사도 피해를 입게 된다. 자비 출판이어도 책을 내고 망하면 안 된다. 자비로 낸 책을 기반으로 뭐라도 할 수 있게 잘 써야 한다.



25. 본질을 잃지 말 것
작가라면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 진정성, 정체성, 진심, 작가라는 아이덴티티.


작가의 본질은 무엇일까? 바로 제대로 '글'을 쓰는 것이다. 작가는 사업가도 선생도 아니다.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어떻게 하면 진짜배기 글을 쓸까.'를 항상 고민하는 사람이다. 그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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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본격적인 작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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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쓰는 건 무조건 기획부터
글쓰기만큼 중요한 것이 기획으로, 책 출판에서 기획은 그만큼 엄청 중요하다. 기획과 주제에 글쓰기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이유일 것이다.


최소한 '팔릴 만한' 책이어야 출판사에서도, 개인에게도 좋다. 너무 안 팔리면 체면이나 경제력은 둘째치더라도 작가의 길을 계속 가려는 힘이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의 초판 발행 비용이 약 천만 원에서 이천만 원이라고 하는데, 스스로 질문해 보자. 내 책 1000권 팔 수 있을까?



2. 요리에도 글쓰기에도 재료는 중요해
저자의 경우 책에서 아이디어(재료)를 제일 많이 얻는다고 한다. 책 속에 길이 있었다. 서점에 가서 책 냄새를 맡으며 메모도 하고 베껴 써 놓아 보기도 했다.


도서관에서는 잡지를 볼 수 있다. 잡지 속엔 오만가지 아이디어가 있다. 트렌드가 보이고 아이디어가 번쩍인다. 글감이 정말 많다. 프리랜서 작가들이 쓴 위트 있는 글들도 많다. 그냥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에디터에 의해서 검증받은 정보들도 많다. 아주 알차다.


다음으로 강의가 있다. TED, 각종 대중 강의들, 지식 채널 등 강좌들이 정말 많다. 강사들의 강의를 듣다 보면 새로운 시각을 알게 된다. 글쓰기 재료뿐 아니라 주제나 목차가 나오기도 한다. 번아웃이 오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좋다. 보다 보면 얻는 것도 있고 재료 수집도 된다. 동기 부여도 된다.


책도 잡지도 별로면 영화나 TV에도 아이디어는 넘친다. 재미도 재미지만 아이디어가 대단하다. 영화나 TV 평론을 보면 또 거기에도 아이디어가 있다. 서평이나 영화평, 프로그램 평론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또는 온라인 포털을 비롯한 각종 SNS를 통해 글의 재료를 얻을 수도 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유튜브는 기본이다. 그 외에도 틱톡, 디스코드, 텔레그램 등 젊은 층에서 많이 쓰이는 SNS도 알아두면 재미있고 유용한 인사이트가 많다.


그보다 더 좋은 게 있다. 사람에게서 얻는 아이디어다. 사람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이야깃감이다. 꼭 이야기를 시켜보지 않아도 잘 관찰하면 된다. 관찰하면 아이디어가 나온다. 글감들이 나온다.


사람 만나기가 싫을 때는 여행을 가도 좋다. 기분이 환기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혼자 있는 히키코모리라 해도 글감이 있다. 주제는 히키코모리의 일상과 같은 것이다. 스스로가 이이디어가 되고 스스로가 글감이 되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아이디어를 수집하다 보면 글감이 나오고, 글감을 가지고 글을 쓰다 보면 나에게 맞는 주제가 나올 수 있다. 아무런 쓸 것이 없다면 아이디어나 글감을 찾는데 먼저 투자를 해야 한다. 세상에 투자 없는 소득은 없다.



3.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올지 모른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굴러 들어올지 모른다. 정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오는 게 보통이다. 그린 항상 귀를 기울이고 눈을 번뜩이고 있어야 한다. 오픈 마인드로 지내야 한다. 그래야 아이디어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4. 주제는 책의 심장
주제 정하기는 정말 중요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과 독자들이 읽고 싶은 것이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런 책은 상업 출판이 어려울 수 있다. 그 간격을 줄이면서 내가 쓰고 싶은 분야의 주제를 찾아야 한다.


쓰고 싶은 주제가 하나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서너 개의 주제를 정한다. 그러고는 일단 써보아야 한다. 조금 쓰다 보면 이거다, 아니다 감이 온다.


주제는 책의 심장이다. 심장이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듯 주제가 없는 책은 죽은 책이다. 주제가 없으면 책도 없다.



5. 주제를 찾는 방법


▶첫째, '내가 잘 아는 분야, 할 말이 많은 분야'에서 찾는 것이다. 이럴 때는 자료를 찾는 것도 그만큼 수월하다. 쓸 거리도 많이 보인다.


▶둘째, 내가 관심이 많은 분야, 좋아하는 분야에서 주제를 찾는 것이다. 자신이 관심이 많은 분야를 조사하는 건 재미가 있다. 진도도 잘 나간다.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련 지식이 쌓인다. 그 분야에 대한 통찰력도 생긴다. 조사하고 공부하고 깨달은 점을 글로 써서 출판하면 된다.


주제를 찾으려면 마음을 열고 눈을 번뜩이며 주제를 찾아야 한다. 자신에게 꼭 맞는 주제를 찾아서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면 반드시 주제는 나온다. 주제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에게 다가올지 모른다.



6. 타깃 찾기


▶타깃 찾기 1. 내 책의 독자는 누구지?
내 책을 읽을 독자가 누구인지를 꼭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대로 된 타깃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타깃을 정하면 글을 쓰는데도 상당히 편하다.


책이라고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출판하는 것이 아니다. 타깃만 잘 설정해도 판매를 떠나서 쓰기가 너무나 편하다.


▶타깃 찾기 2. 구체적 타깃을 정해 본다
책은 살아있다. 책은 생명을 가진 살아있는 존재다. 그래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책은 없다. 내 책을 좋아하거나, 내 책이 필요하거나, 내 책을 사 줄 수 있는 독자들. 최소한 내 책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이 내 타깃 영역이 된다.


타깃을 정하면 책의 목적이 뚜렷해진다. 모호했던 책의 콘셉트가 명확해진다. 선택과 집중이 된다.


▶타깃 찾기 3.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책을 써서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면 경쟁 책을 봐야 된다. 경쟁 도서를 잘 분석해 보아야 한다. 경쟁 도서를 면밀히 살펴보면 얻는 게 너무 많다. 내 책의 콘셉트도 더욱 명확해진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타깃 찾기 4. 경쟁자는 나의 거울


1)어머나 정말 많네 그렇다고 겁먹고 포기하지 말자
책은 개인 취향이다. 아무리 저명한 작가의, 엄청난 필력의 책이라도 나에게는 재미없을 수 있다. 별로일 수 있다. 그러니 쫄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는 반드시 내 책을 좋아할 것이다. 다른 그 누구의 책보다. 그러니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2)내 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돈을 주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살 때 다섯 가지 정도를 고려한다. 첫 번째는 필요성, 두 번째는 퀄리티, 세 번째는 가격, 네 번째는 흥미, 마지막으로 인간관계다.


출간할 책에도 이런 기준들을 넣어서 만들면 된다. 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게 하거나, 내 책을 구매할 만한 충분한 강점이 있어야 한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7. 내 책이 트렌드에 맞을까?


▶트렌드 1. 내 책이 먹힐까?
책을 쓰려면 책 시장에 뛰어들어가 봐야 된다. 저자가 제일 많이 간 곳이 서점과 도서관이었다. 시장 선호도를 보기 위해서였다.


내 책이 지금 먹힐까를 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을 알아보면서 이 책을 쓰는 것도 많이 바뀌었다. 핵심 주제는 변하지 않았지만 문장이나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


▶트렌드 2. 책도 타이밍이다
시대를 잘 만난 사람은 성공한다. 비단 사람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책도 그렇다. 책에도 타이밍이 있다. 출간 당시에는 조용하다가 시대를 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시대의 타이밍 때문에 책도 타이밍을 탄다. 타이밍을 잘 탄 책은 아무래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8. 첫눈에 반하는 건 제목!
제목은 힘이 쎄다. 좋은 제목은 독자랑 눈이 맞아야 된다. 시선을 끌어야 된다. 매력적인 제목으로 독자의 마음을 확 끌어야 된다.


기억이 잘 되는 제목이 좋다. 기억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사고방식의 틀을 깨는 제목도 좋다. 역발상의 책 제목도 사람의 마음을 끈다. 다른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결국 제목이 나를 끌어야 책을 집어 든다.


제목은 책의 주제를 나타내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내 책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나타내 줄 단 하나의 단어, 단 하나의 문장이 바로 내 책의 제목이 되어 준다.



9. 목차 1. 책의 뼈대이자 구매 포인트
주제를 정한 후 목차를 만들면 일관성이 생겨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고 써 내려가도 훨씬 편하다. 목차는 책의 든든한 뼈대가 되어주기 때문에 글들이 잘 무너지지 않는다.


이렇게 뼈대가 생기니까 소주제들이 더 잘 나왔다. 뼈대인 목차가 공고히 받쳐주니 글을 붙여 써도 무너지지 않는다.


또 다른 목차의 역할이 있다. 목차는 작가에게 뼈대 역할을 하지만 독자에게는 구매의 포인트가 된다. 목차에 읽고 싶은 소주제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연히 구매 욕구는 올라간다.



10. 목차 2. 불완전한 지도 그러나 완벽한 등대
목차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목차도 바뀐다. 목차를 너무 완벽하게 깐깐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어느 정도 크게 잡아 놓고 시작하는 게 더 좋다. 쓰면서 목차가 바뀌고 통합되기도 하고 나누어지기도 한다. 거시적으로는 하나의 큰 덩어리들(같은 콘셉트) 안에서 바른길을 찾아가며 쓰면 되는 것이다.


목차는 글의 지도이고 등대이다. 제 길을 찾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글을 너무 목차에 꼭 맞추려 하지는 않아도 된다. 목차는 중요하지만 완벽하진 않아도 된다. 등대처럼 멀리서 넓게 비추어 주며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기만 해도 된다.



11. 기승전결
목차를 짤 때 파트를 기승전결로 나누면 목차를 좀 더 짜임새 있게 만들 수 있다. 기승전결이 있는 책은 보기가 편하고 작가가 나타내는 바도 명확하게 보인다. 글에도 기승전결이 있으면 좋지만 그게 안 되면 목차를 기승전결로 나눈다. 그러면 쓰기도 좋다.


목차도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센스 있게 만들 수 있다.



12. 일단 초고 쓰기
초고는 빨리 써 버려야 한다. SNS의 짧은 글을 많이 접하다 보니 긴 글을 읽기가 힘들어지면서 문해력이 빅 키워드가 되었다.


SNS 세대의 최대 부작용은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쓰는 것은 더더욱 몰입이 힘들다.


초고는 후다닥 써야 한다. 그 후 뼈를 갈아 넣어가며 퇴고를 하면 된다. 퇴고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초고 쓰기보다는 쉽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완결된 하나의 완성품을 수정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스트레스도 더 적다.


초고는 빨리 쓰는 것! 이 개념을 아예 머릿속에 넣고 시작을 하는 것이다.



13. 3개월이면 초고를 쓸 수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간을 놓고 한 꼭지씩 쓰는 게 좋다. 어쨌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일정한 루틴을 가지고 계속 써야 한다. 시간이 남아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서 써야 된다. 그런 의미가 있어야 출판을 할 수 있다.



14.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쓸 것
읽기 싫은 책들이 있다. 난해하게 쓰인 책들이다. 몇 번을 읽어도 분명히 한국말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책들이 있다. 전문서는 그렇다 쳐도 대중서가 어려우면 책을 덮게 된다.


전문적인 책도 쉽게 쓸 수 있다. 그러니 일반 책은 당연히 쉽게 써야 한다. 독자의 눈높이에서 쓰는 것이다. 수준을 보면 중학생이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책이면 된다.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책을 쓸 것, 원칙 중 하나이다.



15. 쉽게 짧게 쓸 것
문해력이 문제란다.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마도 원인은 SNS와 책을 읽지 않는 것, 두 가지가 아닐까 한다. 문해력이 떨어지는 건 나쁜 일이다. 교육적으로도 고쳐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 작가가 되려고 한다면 시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쉽게 써야 잘 읽힌다. 짧고 쉽게 써야 한다. 긴 글 자체를 잘 이해 못 한다는데 굳이 긴 길을 쓸 필요가 없다. 쉽게 짧게 쓰되 나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면 된다.



16. 나만의 개성, 나만의 색깔
책도 자신만의 개성이나 색깔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다수의 대중에게 먹힌다면 인기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소수의 그룹에게만 통용된다면 마치 인디음악처럼 마니아층에게 각광을 받을 수도 있다. 어쨌든 자기만의 개성과 색깔이 뚜렷한 책이 살아남는다.


이 책을 읽고 '이런 사람도 했는데 나도 작가가 되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성공이다. 이게 이 책의 개성이고 색깔이고 정체성이다.



17. 인용하기를 잘하면 책의 맛이 난다
인용은 내 글의 맛을 살려주고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 주는 힘이다. 그러나 자칫 표절이 될 수 있기에 매우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인용을 잘하면 글이 확 살아난다. 이해도 명쾌하게 되고 기억도 오래간다. 명언이나 고전의 명구절이 책 속 적재적소에 들어가면 책의 내용이 더욱 이해가 잘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글의 맛이 확 살아난다.


인용은 잘 쓰면 조미료가 되어 글의 맛을 살려줄 수 있다. 표절은 아무리 잘 써도 도둑질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18. 킬링 킬링 킬링 파트
책을 읽을 때 꽂히는 장이 있다. 그 부분은 몇 번을 읽기도 하고 두고두고 보려고 저장을 해 두기도 한다. 단지 그 파트 때문에 책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런 장은 남들이 결코 카피할 수 없는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경험담, 지식에서 얻은 인사이트, 직관으로 알게 된 진실 등이 그렇다.


킬링 파트는 아주 중요하다. 어떤 책의 엑기스나 다름이 없다. 영화나 만화도 킬링 파트 때문에 보는 경우가 많다. 주로 예고편에 이런 마음을 잡아끄는 부분을 넣는다.


그 한 부분으로 전체 작품에 대한 인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재미있겠다. 볼만하겠다. 이런 마음의 끌림이 결정되는 것이 킬링 파트이다.


몇몇 킬링 파트는 책을 이끄는 견인차가 되기도 한다.



19. 스토리텔링은 사람의 마음을 잡아당긴다
2021년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스트리스 우먼 파이터>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성 백업 댄서들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크게 화제가 되고 사람들을 감동으로 몰아넣은 것은 허니제이와 리헤이에 얽힌 스토리 때문이다. 그들의 진한 실화의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20. 작가도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하는 시대
작가가 예전처럼 방구석에서 글만 쓰는 시대는 끝났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 등 스토리가 있는 곳은 모두 작가가 필요하다. 아니, 그냥 글이 아닌 콘텐츠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타깃도 더욱 정밀해져야 한다.


독자의 원트와 니즈에 작가의 크리에이팅을 더한 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글을 좀 못 써도 작가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글은 좀 삐리해도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은 콘텐츠를 잘 만드는 작가가 되면 된다. 재미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책을 쓰는 작가가 되면 된다. 혁신이나 창조란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어떻게 바꾸어서 재미있고 심장을 찌르게 만드느냐를 안다면 작가가 될 수 있다. 글 크리에이터이자 글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21. 책도 독자를 선택한다
책도 독자를 선택한다. 좋은 책이라 저절로 사람들이 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출판사와 작가의 마케팅과 카피 라이팅 능력이 버무려져 도서 시장을 플래팅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매대에 책을 배치한다. 각종 매체에 광고를 한다. 저자 강연회를 연다. 출간 기념회를 연다. 무료로 도서를 증정한다. 파워가 좋은 매체에 책에 사용된 키워드를 흘린다. SNS에 책 리뷰 활동을 한다. PPL 광고를 한다. 영향력이 있는 공인이 책 소개를 한다.


매대에 책을 배치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한다. 이 모든 것이 독자가 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독자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냥 앉아서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시대가 아니다. 책이 이제 독자를 선택하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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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책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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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에서는 작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는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방법들을 만나볼 수 있다.


1. 출간 기획서 쓰기
출간 계획서는 책의 얼굴로, 출판사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제목과 출간 기획서이다.


출간 기획서는 일종에 서류 전형이다. 간결하고 정확하게 포인트를 집어 작성하면 된다. 서류 전형에 통과해야 면접을 볼 수 있으므로 그런 마음으로 써야 한다.



2. 투고 인사말 쓰기
책을 투고할 때도 이메일을 쓴다.



3. 작가로 월급 받기(인세와 파이프라인 알아보기)
작가의 인세는 약 10% 정도다. 신인 작가는 더 작다. 자비 출판 등의 경우는 다르다. 보통 40~50%다.


자비 출판이나 반기획 출판은 아무 기반이 없는 신인 작가가 꼭 책을 내고 싶을 때 굉장히 좋은 수단이다. 단, 반기획 출판의 경우 원고가 너무 퀄리티가 없으면 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출판을 기준 삼아 인세를 10%로 가정했을 때 10,000원 책을 한 권 팔면 1,000원이 작가의 몫인 셈이다. 나머지 90%는 출판사와 유통사의 몫이다. 보통 출판사가 40%를 가져간다고 한다.


즉, 따져보면 작가에게 10%라는 것은 100권이 팔리면 100,000원, 1,000권이 팔리면 1,000,000원, 10,000권이 팔리면 10,000,000원이다.



4. 투고 출판사 리스트 정리
투고 출판사를 정할 때는 내 책의 분야에 맞는 출판사에 보내는 것이 좋다. 이때 출판사별 리스트를 정리해서 알맞게 투고를 하는 것이 좋다.


출판사 정보는 인터넷, 책 뒷면 등을 통해 모아두고 출판사 이메일, 투고한 출판사, 투고 거절 여부 등을 엑셀파일로 정리해두면 추후 실수하지 않고 관리가 편하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꼼꼼히 체크하면 장기적으로 좋을, 체크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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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작가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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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가 되는 마인드 세팅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마인드 세팅을 '작가'로 하는 것이다. 작가라는 것은 소비자가 아니다. 책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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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자기 계발서 <시크릿>에 이런 말이 있다.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느껴라!"


나는 이 말이 마인드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1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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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가의 옷을 입어야 한다. '나는 작가'라는 정체성을 마음에 심고 시작해야 한다. '안 되면 말지 뭐...'라는 마음을 가지면 되지 않는다.


마음, 마인드는 정말 중요하다. 글쓰기의 시작과 끝맺음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책 출판뿐 아니다. 다른 일들에도 당신의 미래까지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작가가 되기로 했다면 마인드 세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2. 작가! 셀프 컨설팅
작가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컨설팅도 받는다. 컨설팅 비용이 꽤 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작가 수업을 듣거나 컨설팅을 받을 만한 비용과 시간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 꼭 필요하다면 셀프로라도 해야 한다.


여기에 저자가 한 셀프 컨설팅을 소개하고자 한다.


1)나는 어떤 사람인가 고찰해 보기
'창조자인 작가=나' 내가 어떤 인간인지 고찰해 보아야 한다.


2)내가 관심 있는 분야,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잘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 그런 분야를 찾아보자.


좋아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으면 왜 좋아하는지, 왜 관심 있는지도 고찰해 보기 바란다.


3)내가 잘 모르는 분야, 싫어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싫어하고 잘 모르는 분야도 글을 써 보면 명확해진다. 왜 싫어하는지 이어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4)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주관적으로 잘하는 것과 객관적으로 잘하는 것을 구분해 보도록 한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 물어보자. 한 10개 정도 물어보고 적어 두자. 자기 객관화를 시켜주는데 아주 좋다.


5) 남들은 나를 어떻게 보는가? 가장 친한 친구에게 물어본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와 남이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가 다르다. 이것 역시 자기 객관화를 하기에 아주 좋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되면 어떠 책을 쓰는 게 유리한지도 파악할 수 있다. 쓰고 싶은 책과 잘 쓸 수 있는 책을 구분해 볼 수 있다.


6) 나는 아티스트인가 기획자/편집자인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작가인지 잘 파악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가는 길이 정해질 수 있다. 순수문학을 할 것인가 대중서를 쓸 것인가! 둘 다일 수도 있다.


7) 무엇을 쓰고 싶은가?
본인이 쓰고자 하는 것이 명확해야 책이 나온다. 이것저것 쓰고 싶은 욕구는 많은데 방향이 없으면 안 된다. 정말 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싶은지 깊이깊이 숙고해 보아야 한다.


8)글쓰기가 재미있는가?
글쓰기를 아무리 해도 재미가 없다면 '작가'는 나의 길이 아니다. 쓰면 쓸 수록 재미가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작가이다.



3. 저자가 알려주는 예비 작가를 위한 잡지식
책을 써서 인생이 달라진 사람들과 책을 쓰면서 했던 저자의 잡학 노하우들이 담겨있다.


작가가 되는 데 있어 자극이 되는 선배 작가들, 그리고 실질적으로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여러 지식과 정보들이 가득 담겨있으니 사전에 실생활에 적용해두면 좋을듯하다.


책으로 인생을 바꾼 케이스는 너무도 많다. 서점에 꽂혀 있는 작은 책 한 권, 그 한 권의 힘, 작가가 되어야 쓸 수 있는 힘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실제 출판 과정에 들어가면서 느꼈던 소감도 솔직하게 담았다. 좋으면서도 싫었고, 자랑스러우면서도 부끄럽고, 잘했다 싶으면서도 괜히 했나 싶었다며 이런 양가감정의 소용돌이가 끝까지 몰아쳤다고 전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가 되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로, 누군가 책을 내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며, 누구든 뜻이 있다면 작가가 되라고 하고 싶다고 말한다.


작가가 되는 것은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하게 지내던 당신을 '작가'라는 다른 세계로 데려갈 것이며 이 책이 하얀 토끼가 되어 당신을 작가 랜드로 안내해 줄 것이라며, 이 책을 <앨리스 in 작가랜드>로 제목을 정한 이유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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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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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 좋은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인생을 바꾸어 보고 싶다면, 작가가 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좋은 길임이 분명하다. 책 쓰기로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꼭 열길 바란다. 

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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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어린시절보다 확실히 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그만큼 작가의 폭도 넓어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더불어 작가가 되는 길 역시 등단이나 공식적인 루트가 아니라도 다양해진 것을 보면, 책 쓰기 좋은 시대임은 분명해 보인다.



--------
나의 가치는 나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
내가 출판사에 찾아가 삼고초려를 해야 한다. 나 좀 세상에 내놓아 달라고.

작가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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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책을 읽다보면, 이런 작가들의 삼고초려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때가 있다. 더불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함으로써 한 고비를 넘겼음을 무의식중에 알게 되는 때가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성취와 매력도 큰만큼 꿈꾸던 작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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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죽는다면 무엇을 해 보지 않은 것을 가장 후회할까?'

바로 '작가'였다. 작가가 한 번 되어 보지 않으면, 늙어서도 죽어서도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작가가 되기로 했다.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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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하면서 사는것은 삶에 좋은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한다. 죽음은 멀리있는것도, 순서가 정해진 것도 아니기에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할까를 고민해보는것은 현명한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두고두고 후회할것 같은 일을 실천하며 후회요소를 없애버렸다. 생각하는것과 실천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인데, 모든 저항감을 이겨내고 마침내 작가라는 타이틀을 이뤄냈다.


오늘, 내가 만약 죽는다면 무엇을 해 보지 않은 것을 가장 후회할지 한번쯤 고민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보면 어떨까?



=====
읽고 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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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와 작가가 되면 좋은 점을 살펴보면 이상적인 이유만 포함되어 있진 않다. 실리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들도 포함되어 있어 더 와닿는다. 작가라는 직업이 단순히 이상이나 꿈만 가지고 이룰 수 있는 직업은 아니기에 더 그렇다. 거침없는 솔직함이 매력적인 이유들이다.


여기에 더해 나만의 이유들이 더해지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 작가가 되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뇌 되어 보고 '나'만의 이유를 더 한다면 더욱더 작가라는 직업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글쓰기 방법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쉽게 글쓰기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처음은 꼭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글쓰기 보다 일기나 치유를 위한 솔직한 글쓰기에서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다.


3부와 4부에는 본격적으로 작가가 되기 위한 중요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절대 놓치면 안 되는 마인드와 본질, 그리고 우리가 필수적으로 챙기면 좋을 내용들이 한가득이다.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시작을 못하는 3가지 이유와 루틴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 외에도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나의 일상에 가지고 있는 습관들에 더해 추가해야 할 부분들도 챙겨볼 수 있었다.


소재와 아이디어를 찾고, 주제를 가지고 타깃을 설정해 글을 쓰는 방법, 여기에 트렌드에 맞는 형태를 취하는 것, 매력적인 제목을 짓고 목차를 짓는 것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 초고는 빨리 쓰기,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는 것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는 소비자로서 와닿았던 부분이자 생산자로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요즘 특히 각광을 받고 있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부분이나 작가도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은 절실히 와닿는 부분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5부에 내용들은 그동안 개인적으로 궁금해하던 내용들이 담겨있어 궁금증 해소의 시간이기도 했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알아야만 하는 내용들이라 좋은 참고 자료가 되었다.


6부에 다루는 내용들은 저자의 경험이 많이 녹아들어 있는 부분으로,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이라 따로 스크랩해 두었다.


이 책을 읽는 목적이 꼭 작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습관을 재조명하고, 시스템화 시켜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고 삶을 보다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 가치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이 책이 추구하는 목적인 작가가 되는 법 내지는 작가가 되는 방법을 구하고자 한다면, 이 책은 예비 작가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가이드를 제공해 줄 것이다.


원래 특출한 끼나 재능을 가지고 쉽게 도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맨땅에서부터 하나씩 밟아 책을 낸 작가이기에 어쩌면 더 도움 되는 부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같이 글쓰기나 작가, 크리에이터, 1인 기업가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하나 이상의 가치는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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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특별판) - 시대의 지성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판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마지막 수업'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에 완전히 부합하는 이어령 선생의 인터뷰가 실려있는 이 책에는 우리 시대에 잃어버린 진짜 스승 내지는 진짜 어른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현실 속 진짜 어른의 부재가 새삼 더 크게 느껴지면서 인터뷰라는 기회를 통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배움을 청할 수 있었던 저자가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한편, 내 인생에도 이런 가르침을 주고,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스승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큰 행운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누구보다 박식했고, 많은 지식을 겸비했지만 겸손할 줄 알았고, 깊이 고뇌하면서 얻은 지식을 기꺼이 내어놓으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지혜로운 답을 내어주려 노력했던 이어령 선생의 인터뷰를 통해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깨달음을 함께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남의 이야기며, 피하는 화제 중 하나다. 하지만 저자는 이어령 선생의 곁에서 생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에 대해 배우고 싶어 했고, 선생은 기꺼이 곁을 내어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선생은 우리들에게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음을 가르치고 싶어 했다.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듯, 삶 역시 죽음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1년에 걸쳐 진행된 열여섯 번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삶 속의 죽음' 혹은 '죽음 곁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초반부터 선생은 자신이 새로 사귄 '죽음'이란 벗을 소개하며 시작된다.

 

딸을 앞세워 먼저 보내고, 자신 역시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거부하기보다 삶의 수용으로 받아들이고, 마지막 남은 불씨마저 생의 끝에 깨달은 지혜를 '선물'로 남기고자 애쓴 흔적들, 그것들이 모여 이 책을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와 선생이 나누는 대화는 사랑, 용서, 종교,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이어진다. 또 저자는 궁금한 것들에 대해 가감 없이 질문하고, 이에 대해 선생은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답을 내어놓으며 보다 명징한 뜻과 의미를 전한다.

 

다소 변화무쌍하게 이어지지만, 유언의 레토릭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완연한 진리 앞에 서게 되면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고찰과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삶과 죽음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더 탄탄히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덕분에 흔들림 없이 이 마음 이대로 쭉 이어가면 되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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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이어령의 수업을 듣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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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먼저 이어령이라는 스승을 만난 것은 축복이라고 전한다. 선생님이 암에 걸려 투병 중이던 2년 전 가을, 저자는 이어령 선생을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된다.

 

선생님은 '라스트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당신의 지혜를 '선물'로 남겨주려 했고, 저자는 그의 곁에서 재앙이 아닌 생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에 대해 배우고 싶어 했다.

 

그렇게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은 이 둘은 매주 화요일, '삶 속의 죽음' 혹은 '죽음 곁의 삶'이라는 커리큘럼의 독특한 과외가 시작된다. 이들은 사전에 대화의 디테일한 주제를 정해두지 않았고, 그날그날 각자의 머리를 사로잡았던 상념을 꺼내놓는 형태로 대화를 이어 나간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저자는 마음껏 슬퍼했고 여한 없이 기뻐하면서, 한 번도 쓰지 못했던 감정의 근육과 지성의 근육이 자극받아 경련을 일으켰고,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죽음 혹은 삶에 대해 묻는 애잔한 질문의 아름다운 답이라고 말하며, 더불어 고백 건데 저자가 인터뷰어로서 꿀 수 있었던 가장 달콤한 꿈이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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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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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부터 자네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네. 이 모든 것은 내가 죽음과 죽기 살기로 팔씨름을 하며 깨달은 것들이야. 이해하겠나? 어둠의 팔뚝을 넘어뜨리고 받은 전리품 같은 것이지."

 

이생에 마지막 수업이 될 테니, 가장 귀한 것을 주고 싶다고 했다.
26~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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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지막 수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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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육체와 마음과 영혼, 삼원론으로 삶과 죽음을 설명할 참이야."
(...)
"이 유리컵을 사람의 몸이라고 가정해 보게나.
비어 있는 것, 그게 void라네. 그런데 비어 있으면 그 뚫린 바깥 면이 어디까지 이어지겠나? 끝도 없어. 우주까지 닿아. 그게 영혼이라네.
그런데 빈 컵에 물을 따랐어. 이 액체가 들어가서 비운 면을 채웠잖아. 이게 마인드라네. 우리 마음은 항상 욕망에 따라 바뀌지? 똑같은 육체인데도 한 번도 같지 않아.

 

그 마인드를 무엇이 지탱해 주고 있나? 컵이지. 컵 없으면 쏟아지고 흩어질 뿐이지.
(...)
여전히 내 몸은 액체로 채워져 있어. 마인드로 채워져 있는 거야. 그러니 화도 나고 환희도 느낀다네.
(...)
컵이 깨지면 차갑고 뜨겁던 물은 다 사라지지. 그러나 마인드로 채워지기 이전에 있던 컵 안의 void는 사라지지 않아. 공허를 채웠던 영혼은 빅뱅과 통했던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거라네."
(...)
스승은 풀피리 불 듯 말을 이었다. 영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유리컵 안의 빈 공간을 인정하지 않는 거라고.
28~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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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 마음, 영혼을 이처럼 찰떡같이 비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영혼의 존재에 대한 인정과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 대화는 따로 또 같이 살펴보면 여러 의미로 다가온다. 위의 대화를 바탕으로 간단히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덕분에 나를 더 이해하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는데, 나를 지탱해 주고 있는 몸인 육체, 그리고 나를 채우고 있는 각양각색의 마인드(혹은 감정), 또 빈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영혼을 어떤 비율로 어떻게 형성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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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
빈 공간이 많을수록 영적인 공간이 커지는 거겠지요?"

 

"마음을 비워야 영혼이 들어갈 수 있다네."
"아! 마인드로만 채우고 살았는지 영혼으로 채우고 살았는지 어떻게 압니까?"
"깨지고 나면 알겠지. 대체로 정치가들의 바디에는 마인드만 꽉 차 있어. 깨지면 남는 게 없어. 빵, 돈 이런 것들만 남겠지. 시인, 화가, 종교인... 비어 있는 영혼의 세계를 이야기한 사람들은 영원히 가. 우주와도 통하니까."
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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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자리한 잡념과 생각을 비우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 문장 하나로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죽어서야 비로소 알 수 있다는 말은 곧 후회로 점철된다.

 

후회하기보다 이제라도 마인드보다는 영혼으로 채울 수 있는 삶을 위해 노력해 보자.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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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뭐라고 설명하시겠어요?"
"물질과 마인드가 있었던 기억과 그것을 담을 수 있게 했던 void 그 자체. 기독교에서는 천국이라고 하고 소크라테스는 이데아라고 했네. 영원불멸이야. 공허는 죽지 않아. 빅뱅 이전에 있었으니까"


"이 모든 게 어둠과 팔씨름을 해서 깨달은 거란 말씀이지요?"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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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과의 대화를 살펴보면, 평소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뜻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공허'와 같은 단어를 살펴볼 수 있는데, 부정적 의미보다는 오히려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짐을 확인할 수 있다.

 

천국에 대한 단어도 종교적 의미보다는 영적의 의미의 본질 혹은 근본에 대해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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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앞에 쓴 글에 대한 공허와 실패를 딛고 매번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그가 환하게 웃었다.
33~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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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오히려 더 겸손해진다는 말의 뜻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선생은 자신이 쓴 글이 무엇 하나 완벽하지 않았기에 매번 실패와 공허를 딛고 다시 글을 시작한다고 말한다.

 

다른 의미로 경이롭게 느껴지는 대화이기도 하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이나 위치와는 상관없이, 즐겨 하는 일이면서도 스스로 성공했다, 만족했다 자부할 수 없어 계속해서 쓴다며 웃으면서 말하는 이의 심정은 대체 어떤 것일까? 새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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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틀에 갇히면 사고도 틀에 갇히겠군요?"
"어쩔 수 없이 그렇다네."
(...)
"자기 머리로 생각한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머리는 자기 것이지만 생각은 남의 것이니 문제지. 중국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 줄 아나? '선왕께서 말하기를....'이야. 어쩌면 그래서 두 글자 언어, 사자숙어에서 못 벗어나는 거야. 윗세대의 말만 달달 외우다 끝이 나거든. 내 머리로 생각하면 전혀 다른 앵글이 나와."
45~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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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명이 있으면 열 명, 백 명이 있으면 백 명, 1억 명이 있으면 1억 명의 각각 다른 생각이 있는 거야. 그게 정상이라네. 무엇이든 만장일치라면 그건 한 명과 다름없네."
(...)
"그럼 왜 민주주의를 하나? 민주주의의 평등은 생각하고 말하는 자의 개별성을 인정하는 거라네. 그 사람만의 생각, 그 사람만의 말은 그 사람만의 얼굴이고 지문이야. 용기를 내서 의문을 제기해야 하네. 간곡히 당부하네만, 그대에게 오는 모든 지식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지 말게나."
47~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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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성, 창의성이라는 말 이상의 관념을 재정립해 주는 대화였는데, '언어가 틀에 갇히면 사고도 틀에 갇힌다'라는 말은 특히 더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유일한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것, 그것을 부정하거나 보류하기보다 이제는 개별성 그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해 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지식조차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내 생각과 내 관념을 투영해서 바라보라는 선생의 말을 가슴 깊이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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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다? 그 책이 법전인가?
(...)
재미없으면 던져버려. 반대로 재미있는 책은 닳도록 읽고 또 읽어.
(...)
의무적으로 읽지 않는다는 말이네. 사람들도 친구 사귈 때, 이 사람 저 사람 두루 사귀잖아.
(...)
책 많이 읽고 쓴다고 크리에이티브가 나오는 것 같아? 아니야. 제 머리로 읽고 써야지."
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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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발언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대개 책을 읽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곤 하는데, 이어령 선생의 '그 책이 법전인가?'라는 말에 순간 빵하고 웃음이 터진다.

 

나의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앞으로 나에게 맞는 책, 재미있는 책을 닳도록 읽고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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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문학이란 무엇입니까?"
(...)
"개미는 있는 것 먹고, 거미는 얻어걸린 것 먹지만, 꿀벌은 화분으로 꽃가루를 옮기고 스스로의 힘으로 꿀을 만들어. 개미와 거미는 있는 걸 gathering 하지만, 벌은 화분을 transfer 하는 거야. 그게 창조야.

 

여기저기 비정형으로 날아다니며 매일매일 꿀을 따는 벌! 꿀벌에 문학의 메타포가 있어. 작가는 벌처럼 현실의 먹이를 찾아다니는 사람이야. 발 뻗는 순간 그게 꽃가루인 줄 아는 게 꿀벌이고 곧 작가라네."
66~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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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약간 농담처럼 느껴졌는데, 문학을 이렇게 비유적으로 설명하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개념이 촘촘히 세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문학이 무엇이냐는 어쩌면 다소 방대한 질문에 이토록 디테일하고 세밀한 묘사라니, 이제는 '작가는 꿀벌이야'라고 말해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것 같다.


>>앞선 내용들을 바탕으로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에 대해 이어령 선생의 말을 정리해 보면,

 

▷내 머리로 생각하는 것
▷내 머리로 읽고 쓰는 것
▷여기저기 비정형으로 찾아다니는 것

 

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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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섯 살 때부터 죽음을 느꼈어. 밤에 잘 때 어머니 코에 손을 대보곤 했지.
(...)
여섯 살짜리 아이가 죽음을 느낀 거야. 그늘까지 다 사라진 정오였네. 한낮이 되면 그림자가 싹 사라지잖아."
"왜 하필 정오였지요?"
"존재의 정상이잖아. 뭐든지 절정은 슬픈 거야."
(...)
"정오가 지나면 모든 사물에 그림자가 생긴다네. 상승과 하락의 숨 막히는 리미트지. 나는 알았던 거야. 생의 절정이 죽음이라는걸. 그게 대낮이라는걸."
69~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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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문장이다. 존재의 정상, 그리고 절정에서 맞보는 슬픔! 이후 맞이하는 죽음이라니. 우리의 삶과 인생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대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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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러 번 얘기하지 않았나. 덮어놓고 살지 말라고. 왜냐면 우리 모두 덮어놓고 살거든. 덮어놓은 것을 들추는 게 철학이고 진리고 예술이야. 그런데 지금 우리 시대가 가장 감쪽같이 덮어놓고 있는 게 무엇일 것 같나?"
(...)
"우리가 감쪽같이 덮어둔 것. 그건 죽음이라네. 모두가 죽네. 나도 자네도."
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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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죽음을 아주 어릴 때부터 마주하며 살았다. 집에서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했기에 당연하고 익숙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병원에서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우리는 죽음을 마주하기보다 덮어두기에 급급해졌다.

 

누구나 죽는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덮어두기보다 마주하며 삶을 더 가치있게 사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철학과 진리, 예술을 통해 죽음과 더 가까워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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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일상에서 생각하는 자로 깨어 있으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연습을 해야 합니까?"
"뜬소문에 풍문의 세계에 속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네. 그게 싱킹맨이야.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사고해야 하네. 어른들은 머리가 굳어서 '다 안다'고 생각하거든. '다 안다'고 착각하니 아이들에게 '쓸데없는 거 묻지 말라'고 단속을 해."
(...)
"인간이 표준인 사회에는 세상 모든 것을 인간 잣대로 봐. 그런데 달나라에 가면 그거 다 소용없다."
1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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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깨어있는 자로 있기 위한 방법을 물으니 선생은 뜬소문에 속지 말고, 스스로 묻고 또 물어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 노력하라고 일러준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사고하며 세상을 살라고 말한다.

 

모든 것을 인간의 잣대(틀에 맞춰)로 보기보다 올곧고, 순수하게 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단지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세상을 다 아는 듯 굴지 말자. 문득 쓸데없는 것을 묻는 이들이 어쩌면 더 깨어있는 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어령 선생 역시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물음표와 느낌표를 가지고 거의 평생을 살았다고 한다. 물음표와 느낌표의 거리가 40년이나 걸렸다고 하는 것을 보면, 오래 걸리더라도 끝끝내 놓치지 않고 느낌표가 물음표를 따라갔구나 싶다.

 

어쩌면 이러한 시간이 있었기에 그는 죽음을 앞둔 순간조차 죽음과 팔씨름을 하며 이런 진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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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피지스), 법계(노모스), 기호계(세미오시스)처럼 범주를 구분해서 사고할 줄 알아야 하는 거야. 기호 안에서도 정확한 개념을 토대로 사고해야 하고.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자연계, 법계에서는 그나마 고개를 끄덕여도 기호계까지는 못 넘어와. 기호계야 말로 놀라운 세계라네. 기호계에서 문학이 나오고 예술이 나오고 본격적인 철학이 나오거든."
"기호계에서 보는 시야가 그만큼 넓기 때문이겠지요?"
127~1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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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과 관점의 다양화(인간중심주의, 탈인간중심주의)에 대해 대화하다 자연계, 법계 그리고 문학에까지 이르는 대화로, 더 넓은 시야와 관점을 갖기 위해 기호계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문학을 통해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큰 힘이라며, 과학 하는 사람, 정치하는 사람, 경제하는 사람 모두 문학을 가까이했으면 하는 소망을 내비친다.

 

더불어 인문학은 액세서리가 아니라 필수 요소라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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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중력 속의 세상이야. 바깥으로부터 무지막지한 중력을 받고 살아. 억압과 관습의 압력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생각하는 자는 지속적으로 중력을 거슬러야 해. 가벼워지면서 떠올라야 하지. 떠오르면 시야가 넓어져."
(...)
"생각이 날개를 달아주거든. 그래비티, 중력에 반대되는 힘, 경력이 생기지. 가벼워지는 힘이야. 그런 세계에서는 사실 '사회성'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아."
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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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 말에 '야호'를 외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 역시 이 말에 반색하며 자신같이 사회성 떨어지는 사람도 희망이 있겠냐며 묻는데 이에 대한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회 속에 어우러지며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억압과 관습에 억눌려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섞여서 살기 위해 사람들은 보통 사회성을 기르고 그냥 녹아든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철학자나 예술가들과 같은 사람들은 그럴 때마다 중력 속의 세상에 거슬러 떠올라야만 시야가 넓어진다. 여기서 철학자나 예술가들을 선생은 '생각하는 자'라고 지칭한다.

 

앞선 창의성과도 연결되는 대목인데, 특정 분야에 심취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사회성보다는 자신만의 경력, 자신만의 세계에서 더 넓은 창의성과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모두 양면성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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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면 언어를 가졌고, 이름을 가졌고, 지문을 가졌어. 그게 바로 only one이야. 무리 중의 '그놈이 그놈'이 아니라 유일한 한 놈이라는 거지. 그렇게 내가 유일한 존재가 되었을 때 비로소 남을 사랑하고 끌어안고 눈물도 흘릴 줄 아는 거야. 내가 없는데 어떻게 남을 끌어안겠나? 내가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있어?"
(...)
"그래서 내가 사이를 강조했잖아. 나와 너 사이, 그 사이에 나도 있고 너도 있다는 거지. 자네와 나 사이에 interview가 있는 것처럼."

1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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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우리'가 되기 전에, 유일한 '나'가 먼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군중의 한 사람으로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니며 그냥 무리 지어 사는 것이라고 전한다.

 

또 유일한 내가 존재해야 너와 나 사이에 '우리'가 존재하며 갈수록 더 '사이(inter)'가 중요해질 거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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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있으면 걷는 게 되고 목적이 없으면 춤이 되는 거라네. 걷는 것은 산문이고 춤추는 것은 시지. 인생을 춤으로 보면 자족할 수 있어. 목적이 자기 안에 있거든. 일상이 수단이 아니고 일상이 목적이 되는 것, 그게 춤이라네. 그런 의미에서 글을 쓰고 사는 것이 바로 나에게는 춤이 된다네."
1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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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어떤 것을 바라보고 살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로, 선생은 목표 지향적으로 사는 것보다 일상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삶을 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에게 있어 글을 쓰는 것은 바로 춤을 추는 것으로 일상이 목적이 되는 삶이라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삶의 지향점을 특정 목표로 찍어두고 매일이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삶을 사는 과정 자체를 목적으로 삼고 살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언젠가 이루어질지도 알 수 없는 목적을 향해 가기보다 지금 현재를 즐기는 삶을 선택해 보자. 그럼 매일이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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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건, 빨리 이루고 끝내는 게 아니야. 그걸 지속하는 거야. 꿈 깨면 죽는 거야.
(...)
죽고 나서도 할 말을 남기는 사람과 죽기 전부터 할 말을 잃는 사람 중 어느 사람이 먼저 죽은 사람인가? 유언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거라네.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네."
(...)
'존재했어?'라는 질문만큼이나 '죽음 전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 인중에도 땀이 고였다.
(...)
남의 신념대로 살지 마라
방황하라
길 잃은 양이 돼라.
2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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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신념 속에 빠져 휴식을 취하기보다, 변화무쌍한 진짜 세계로 나와야 한다고 말하면서 승객이 아닌 여행자의 삶을 살라고 말한다.

 

승객은 프로세스가 생략되어 있어 목표(신념)만 완성하면 끝이지만, 여행자는 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사람으로 집에 정주하지 않고 끝없이 방황하고 떠돌아다니면서 여전히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꿈은 빨리 이루고 끝내는 것이 아닌, 그걸 지속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꿈 깨는 순간 죽는 거라는 확고한 말로 우리를 깜짝 놀래킨다.

 

이건 선생의 유언의 레토릭 중 '존재했어?'라는 말과 더불어 '죽음 전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라는 말은 또 다른 강력한 한방을 날리는 말이었다.

 

우리 사회에는 '죽음 전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데, 이제라도 현재 내가 여기 존재하고 있는 게 맞는지, 또 죽음 전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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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그렇다네. 세상을 생존하기 위해서 살면 고역이야. 의식주만을 위해서 노동하고 산다면 평생이 고된 인생이지만, 고생까지도 자기만의 무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즐겁게 해내면, 가난해도 행복한 거라네."
2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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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는 방식에 대한 고견도 엿들을 수 있었는데, 생존을 위한 삶이 아닌 삶 전체를 자기만이 생각과 무늬를 입혀 사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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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대로 살면' 그게 정말 행복일까? 아니야. 가짜 행복이네"
(...)
"돈을 받는 노동이라도 자기 생각이 들어가 있고 자기만의 성취의 기준이 있어. 그때 비로소 '그림자 노동'에서 벗어나는 거야. 예술가가 되는 거야. 노동을 하는 순간에도 예술을 하고 있는 거야."
(...)
"인생 그렇게 살면 노예 되는 거야. 노예는 사회주의에도 있고 자본주의에도 있어. 반대로 예술은 사회주의에서도 할 수 있고 자본주의에서도 할 수 있어. 단, 그러려면 자유의지가 있어야 하네. 길을 일탈해서 길 잃을 자유가 있어야 해. 그게 선이든 악이든 일단 나의 행위가 있어야 하는 거지."
(...)
"신은 자유의지를 가져도 실수를 안 하는데, 인간은 실수할 수 있어. 악도 선도 행한다네."
215~2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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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 '내'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문장이었다. 선이든 악이든 나의 생각, 행위가 들어가 있는 자유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진짜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선생의 말에서 다시금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인생의 노예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나의 자유의지로 내 삶을 살고 있는지 깊은 고찰의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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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통은 피해 가는 게 아니야. 정면에서 맞이해야지. 고통은 남이 절대 대신할 수 없어. 오롯이 자기 것이거든."
(...)
"그런데 타자의 고통을 체감할 수 있는 하나의 상황이 있어. 바로 추위지. 겨울날 거리에서 떨며 구걸하는 어린애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돈을 주든가 피해 가든가 하지. 그 아이가 배고픈지 아닌지를 몰라. 하지만 추위는 다르거든.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거야."

 

"굶주림은 그 아이의 육체 안에서 일어나는 고통이지만 추위는 내 피부로도 느껴지는 감각이니까요."

 

"그래, 인간은 다 다른 삶을 살고 있어. 그러나 추위처럼 모두가 느끼는 감각이 있네. 인류 공통의 아픔이 있으면 내 추위와 남의 추위의 공감이 일어나는 거야."
(...)
"그러나 추위로 확연하게 느껴지기 전까지는 오히려 '모른다'는 인정이 매우 중요하다네."
233~2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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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통해 사고나 사건을 접할 때 사람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으로 고통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추위'와 같은 인류 공통의 아픔을 겪게 되면 이때는 나와 타인의 아픔에 있어 공감이 일어난다. 이를 통해 직, 간접적으로 우리는 함께 그것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섣불리 타인의 고통을 안다고 말하기보다 직접 겪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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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가르칠 수도 없고 남에게 배울 수도 없어. 인간이 그런 존재야. 거기로부터 시작해야 하네. 그게 실존이야. '나는 혼자다'라는 걸 모르는 사람과는 얘기가 통하지 않아. 군중은 남이 이 말 하면 이리로 가고, 남이 저 말하면 저리로 가지. 휩쓸려 다녀. 자기가 없으니까 자꾸 변하는 거라네."
(...)
"궁극적으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다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만족할 수밖에 없어. 그게 자족이지. 자족에 이르는 길이 자기다움이야.
(...)
남하고 관계없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지를 동양에서는 군자라고 해.
(...)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고, 스스로 알고 깨닫는 자. 홀로 자족할 수밖에 없는자.... 그래서 군자는 필연적으로 외롭지."
(...)
"한편으론 군자가 되지 못한 사람이 예술가가 되는 거라네. 자족을 이룬 사람이 군자, 못 이룬 사람이 예술가라고나 할까. 시나 소설은 그렇게 고립된 예술가들이 에고이스트적인 힘으로, 인격적으로 결함을 가진 채 세상에 내놓은 말들이야. 완성된 말은 아닐세."
(...)
"군자는 상처가 없이 오로지 자기 배움으로 완성된 사람이고, 니체나 보들레르는 상처로 미쳐가면서 놀라운 예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하네."
281~2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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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에서는 두 가지가 눈길을 끈다. 첫 번째는 인간은 타인을 통해 배울 수도, 바뀔 수도 없으며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깨닫고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단락과, 두 번째는 자족을 이룬 사람이 군자, 못 이룬 사람이 예술가가 된다는 단락이다.

 

특히 첫 번째 배움에 대한 부분에서 군중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배움을 얻기 위해서는 타인을 통해서가 아닌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군자와 예술가와의 차이는 각자 나름대로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상처가 있으냐, 없느냐로 구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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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교환과 돈의 교환은 경계가 다른 건데, 돈의 교환으로 피의 교환을 하고 언어의 교환을 하려 들면 비극이 생겨. 3대 교환은 서로 제 갈 길이 있는 거야.
황금은 황금의 길, 피는 피의 길, 언어는 언어의 길. 제 각자의 길을 열어줘야 하네."
(...)
"피, 돈, 언어가 각자 제 갈 길을 가야 하는데, 현대사회는 돈이 가장 큰 힘으로 모든 길을 빨아들이니 큰일입니다."

"돈의 비극이 딴 게 아니야. 돈의 교환가치가 언어의 교환가치, 피의 교환가치를 침입할 때 이 3대 평행선이 부딪혀 충동할 때 비극이 생기는 거야.
(...)
중요한 건 다 단순해. 눈, 귀, 코.... 다 단음절인 것처럼 돈도 다음절이야. 복잡할수록 천한 거라네."
316~3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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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모순 혹은 현실을 꼬집는 대화로, 돈을 위한 정략혼과 같은 일은 결국 비극을 불러온다고 말하고 있다.

 

복잡한 것이 오히려 천한 것이라 말하는 선생의 말에서 어쩌면 우리는 천한 것에 시선을 빼앗겨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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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말이 있지? 뽕도 따고 님도 보고. 이거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 한국인이야.
(...)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거지.
(...)
한국인은 정량적인 것과 정성적인 것, 원칙과 직관을 융합해버려. 그래서 조직도 오거나이즈가 잘 되는 시스템보다 비상시에 만드는 임시 조직이 더 잘 굴러가. 한국 사람이 위기에 강하다고 하는데, 위기에 강한 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강한 거라네."

 

"한국인들은 흐르듯이 상황에 맞춰 직관으로 반응한다는 거지요?"
(...)
이것과 저것의 대립이 아니라 이것이면서 동시에 저것인 상태. 함께 있되 거리를 두고,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그 '경계의 힘'. 그 사이에서 나온 막춤의 리듬이 디지로그이고, 바이러스의 발효가 생명자본이라고 했다.
326~3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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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특성을 예로 들어 융합, 합성의 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대화 부분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선생은 이것을 장점의 위치에 두고 이것도 저것도 모두 포용하는 힘에 대해 설명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과 바이러스의 발효인 '백신'에 대해 함께 설명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한국인들의 특성을 살린 방식을 기업이나 조직에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것을 특성으로 키워 새로운 방식의 시스템을 만든다면 장점을 최대로 키운 또 하나의 우리만의 특허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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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늘 움직이듯 촛불도 흔들린다네. 왜 흔들리겠나? 중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야. 나무들이 흔들리는 것도 원래의 자세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네. 바람이 없는 날에도 수직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 파동을 만들지. 그게 살아 있는 것들의 힘이야."
(...)
"그러나 살아서는 그곳에 닿을 수 없네. 촛불과 파도 앞에 서면 항상 삶과 죽음을 기억하게나. 수직의 중심점이 생이고 수평의 중심점이 죽음이라는 것을."
351~3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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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삶은 수직의 중심점으로 가기 위한 파동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죽음이란 수평의 중심점을 향해 가는 것이라는 말은 뒤통수를 탁 때리는 깨달음을 준다.

 

생각해 보면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움직인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수직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러나 살아서는 그곳에 닿을 수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토록 끊임없이 '무엇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지도 모르겠다. 살아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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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생명을 평등하게 만들었어요. 능력과 환경이 같아서 평등한 게 아니야. 다 다르고 유일하다는 게 평등이지요."

 

"햇빛만 받아 울창한 나무는 그늘 속에서 야윈 나무든 다 제 몫의 임무가 있는 유일한 생명이에요. 그 유니크함이 놀라운 평등이지요. 또 하나. 살아있는 것은 공평하게 다 죽잖아."
368~3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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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삶이 불공평하다 말하는데, 선생은 생명은 평등하게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모두 다 다르고 세상에 유일하다는 점에서 평등점을 찾고, 두 번째는 살아있는 것은 모두 공평하게 죽는다는 것에서 평등하다 말한다.

 

이렇게 보니 정말 모든 생명은 평등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 세상을 보는 관점과 기준을 달리하니 완전히 다른 결론에 다다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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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는지요?"

 

"딱 한 가지야.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그리스 사람들은 진실의 반대가 허위가 아니라 망각이라고 했어요. 요즘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서 그래요. 자기가 한 일을 망각의 포장으로 덮으니 어리석어요. 부디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3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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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살지 말라는 말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잘못을, 희망을, 과거를, 어리석음을 등등 많은 것들을 포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마주하고, 피하기보다 맞서보자. 죽음은 가까이에 있고 스스로 변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순간은 찰나이며,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삶의 끝에서 이어령 선생이 죽음과 팔씨름하며 얻어낸 하루하루 값진 전리품을 가슴 깊이 새기며 하나하나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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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란 없어요. 이어서 또 다른 영화를 트는 극장이 있을 뿐이지요(웃음)."
3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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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논할 때,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 정말 죽음이 끝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그렇게 믿기 때문에 두려운 것은 아닐까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선생은 자신이 3월에는 없을 거라고 단정하면서도 결코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그저 죽음이라는 벗을 사귀었다며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해나갈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와도 맞닿아 있다. 더불어 이 문장이 그에 대한 답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선생은 웃으며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다 보면, 꽤 많은 분야와 주제들을 넘나드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고난, 행복, 사랑, 용서, 꿈, 돈, 종교, 죽음, 과학, 영성 등의 주제들에 어렵지 않게 노출된다.

 

또 비유와 은유 덕에 꽤 심오한 주제를 다룸에도 자꾸만 더 바짝 다가서서 듣게 되는 매직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에는 어떤 수업을 들을 수 있을까 기대가 되고 호기심이 인다.

 

꽤 어릴 적부터 죽음을 마주하며 살았고, 어린아이의 눈으로 물음표와 느낌표를 달고 살면서 끊임없이 세상을 탐구하며 알기 위해 노력한 스승님, 이어령!

 

마지막 잎새를 남겨두고 그는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삶과 죽음에 대한 지혜를 짜내고 짜내 액기스만을 이 책에 남기고 떠났다. 어쩌면 소멸되다시피한 진짜 어른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전하는 선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은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워지면 특유의 들큰한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에게서는 달콤하고 고급스러운 캐러멜 향기가 풍겼다고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그의 말대로 죽음이 끝이 아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내년 3월이면 자신은 이 세상에 없을 거라며, 그때 책을 내라고, 살아있을 때 내면 자신이 멋쩍다는 이유를 드는 이어령 선생의 말은 어쩐지 귀엽게 느껴진다.

 

또 매주 화요일 항상 깔끔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했던 이어령 선생의 모습이 보지 않았음에도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것은, 어쩌면 1년여 시간 동안 애정을 담아 나눈 그와의 인터뷰를 담은 저자의 노력이 깃들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터뷰 때마다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스승의 대화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던 저자의 모습을 짐작해 봤을 때, 그런 깊은 신뢰와 애정이 스며들어 이 책을 더 빛나게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것을 아낌없이 내놓은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도 우리의 삶을 자신만의 의지와 이야기로 채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외로이 자기만의 길을 가는 이들에게는 담담한 위로를, 또 자기만의 무늬와 색을 찾는 이들에게는 희망을, 그 밖에 많은 이들에게 삶의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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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다낭 & 골프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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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다낭‘은 호이안, 후에와 함께 묶어서 여행하는 관광지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골프여행을 함께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하는데, 이색적인 스포츠도 즐기고 다낭여행도 함께 겸하면 일석이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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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나트랑 한 달 살기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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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살기 좋은 나라, 베트남! 물가, 교통, 문화, 관광지 등 많은 것들을 두루 즐길 수 있다. 우리에게 유명한 쌀국수 등의 음식을 비롯해 단기 여행으로는 절대 즐길 수 없는 맛과 문화(해변, 쇼핑, 관광) 등을 즐겨보면 좋겠다. 특히 해양 스포츠가 발달되어 있어 마음껏 누려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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