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역 7번 출구
감사와 은혜 지음 / SISO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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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종교적 색채를 띤 책들은 기피하는 편이다. 저자가 특정 종교를 내세우거나, 특정 종교색을 입혀서 서술하는 책은 한쪽에 쏠린 의견만 개진하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역사적 사실, 현실적인 면에 있어서도 종교가 끼어들면 종교적 면만 부각하는 경우가 많아 더 그렇다.


더불어 종교를 앞세워 무조건 옳다거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거나, 종교인이기에 선량하다는 식의 편협된 사고를 가지고 강요하는 행위 등이 녹아들어 있어 어찌 보면 더 멀리하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과 역사가 버무려져 만들어낸 문화재들을 멀리하지는 않는다. 그저 현실에서 왜곡된 형태로 사람들이 믿고 있는 종교를 가까이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쩌면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읽게 된 경위는 사전 검색을 통해 확인한 내용에서 저자가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일상에 녹아든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쪽에 더 가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1년 겨울부터 2019년 초까지 약 7년간 써 내려간 일기로, 자신의 신앙생활과 일상에서 느낀 것들을 기록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살펴보면 그때그때의 상황이나 생각, 느낌들을 솔직하게 담고 있어 정말 보통 사람들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한 줄로 간단히 기록을 남긴 페이지가 있는가 하면,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길이로 기록된 내용들까지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누군가에게 무엇을 전하거나 알려주기 위한 목적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담은 일기이기에 두서없거나 내용 파악이 어려운 부분도 종종 발견된다.


몸이 힘들었던 날, 마음이 고통스러웠던 날, 기분이 상했던 날, 영화를 보고 일상을 누리며 겪은 경험들을 살펴보며 개인적으로는 양가감정이 느껴졌다.


그 이유는 자기반성, 삶에 대한 의지, 간절함, 잘해보자는 다짐 등의 긍정적인 면모도 보였지만, 반대로 섣부른 타인에 대한 저평가와 판단, 자기 포장, 편협된 시각 등을 통해 노골적인 속마음을 그대로 내비쳤기 때문이다.


정말 말 그대로 내 일기장에만 고이 담겨있어야 할 것들을 가감 없이 표출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더해 주변에 있는 이들에 대한 부분까지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특히 중 후반부로 가면 더 격화된 감정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일기장에 그대로 투영함으로써 내보이지 말아야 할 것들마저 그대로 내보인 느낌이 들어 좀 불편하게 다가왔다.


혼자 보는 일기장이라면 모를까 종이책으로 낼 때는 내 주변 사람은 물론 누구나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어느 정도의 편집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라도 배려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기를 그대로 옮겨 쓴 것인지, 아니면 기획을 통해 거르고 편집을 한 후에 책을 펴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느 정도 블라인드 처리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책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읽는 독자를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므로)


초반에 삶의 고통을 사색과 기도(자신만의 종교), 자기반성을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중후반부부터 이어지는 격한 감정들은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책 제목은 이런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약 7년간의 시간을 담아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어찌 됐든 그 모든 감정을 쏟아낸 일기를 통해 개인적으로 느낀 양가감정 측면에서 이 책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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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다가왔던 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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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때문에 간 동물 병원에서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라고 느꼈다. 여의사였는데, 결코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
일은 축복이자 구원이다. 건강이 많이 회복되자 느끼는 점이다.
'인생에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을 거야.'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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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함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불끈 힘이 샘솟는다. 그런 면에서 공감이 가기도 하고 더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엿보여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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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가치로 자신을 격하시키지 말고, 의미를 자신의 인생에 스스로 부여해 나가라. 나만이 아는 내적 충만감은 다른 사람이 몰라도 나의 정체성을 채워 준다. 그리고 당신의 존재가치는 무한대임을 항상 기억하라.
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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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그냥 그대로 새겨두면 좋을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옮겨본다. 세상의 가치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보다 의미를 인생에 스스로 부여하고, 나의 존재가치가 무한대임을 기억하는 것!


살면서 한 번씩 자신감이 떨어지고, 존재의 가치가 흔들릴 때 꺼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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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소량일 경우 인체가 이를 해독할 수 있으면 그것은 치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고통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마음이 그것을 풀어낼 수 있을 때 그것이 인생의 메커니즘(역동의 원리)을 가르쳐 줄 수 있다.
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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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고통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당한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통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이 문장을 통해 고통을 이기는 하나의 메커니즘을 겪고 있는 거라고 여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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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견뎌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진정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습관과 결별하고, 도전하며, 감행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무모할 만큼의 열정이 필요하다.
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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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다는 것, 삶의 성공이라 말하는 것은 때로 새로운 습관을 들이고, 변화를 가져와 적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것을 이루는데 필요한 것은 어쩌면 무모할 만큼의 열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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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건 꿈을 잃지 않는 것이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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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해도, 꿈을 잃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건, 어른이건 나이는 상관없다. 꿈을 갖고 사는 것! 그것이 행복의 비밀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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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으로 다가왔던 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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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 종교에 대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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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두 가지 점이 이해가 안 된다.

하나, 허무하다는 생각
둘, 성불하자는 말
2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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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쓰인 법전과 성경 같은 글들은 읽는 사람,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와 대치되는 불교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하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아니 그전에, 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면 안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결국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것은 같다고 본다. 그래서 이들의 싸움은 헛된 싸움처럼 느껴진다.



2. 타인의 '외모'나 '상태'를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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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에 있는 유기농 식품 가게가 같은 건물에서 더 넓은 매장으로 이전을 했다. 그곳 주인 아주머니는 언제나 수수하게 외모를 단장하고 다니신다. 화장도 하면서 예쁘게 사시라고 립스틱을 선물하려는데 성령님이 하지 말라는 인식을 주셨다.
2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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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매장으로 이사한 주인아주머니의 행색이 수수해 보이는 것은 저자 자신의 판단이다. 종교적 깨달음으로 결국 립스틱을 선물하는 행위는 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지만, 섣부른 판단으로 오지랖을 부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더군다나 더 넓은 매장을 이전을 했다는 것은 돈이 없거나 어려워서라기보다, 장사를 해야 하므로 요란한 것보다 수수하고 단정한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단장하고 다니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그 자체를 스스로 만족하는 것일 수도 있다.


타인의 상황이나 취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판단 기준에 따라 수수하다거나 외모를 단장하라고 하는 것은 그릇된 행동이란 생각이 든다.



3. 여성을 편협하게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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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유의 연약함으로 상황을 쉽게 해결하려는 점은 여성의 나쁜 성향이라고 생각하기에.
3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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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여배우가 회식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울음이 나올 상황에서도 끝까지 울지 않았다고 말하며 그것을 강인함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더불어 '여성 특유의 연약함으로 상황을 쉽게 해결하려는 점'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자신도 여성이면서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물론 일부 여성들이 연약함을 강조하며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전체는 아니지 않은가)


마치 사회생활이니깐 전원이 회식에 참여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회식에 못 갈 상황이면 못 갈 수도 있고, 울어야 하는 상황이면 참지 말고 남녀 상관없이 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 모든 것을 참아냈다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는 저자의 글이 달갑게 느껴지진 않는다.



4. 타인의 언행을 섣불리 판단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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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아내들이 어찌나 많은지.
(...)
남편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아내들을 관찰해 보면 그녀 자신도 이상적인 여성상이 멀리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지배당하고 있으며,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시키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성찰의 시간 공간이 없다.
267~2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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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논리처럼 여겨지는 글이었다. 남편을 욕하는 아내들은 정말로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걸까?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진 남편에 대한 뒷담화였는지 몰라도, 가만히 들어보면 사랑꾼 면모를 숨기기 위해 돌려서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면 꼭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남편이든 타인이든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게 들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사람들을 싸잡아 이상적인 여성상이 멀리 있다거나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지배당하고 있다거나, 자기 모습을 객관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무차별한 비판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냥 그들은 그들대로 알아서 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남이 내 남편 욕을 한 것도 아닌데, 타인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들은 내용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 무차별한 난사라는 생각이 든다.


말 그대로 그 남편들이 개차반일 수도 있는 것이고, 남의 사정을 한두 마디 듣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생각이 든다.



5.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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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도서관 지하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앞 테이블을 보게 되었는데, 한 남자 학생이 음료수와 초코파이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었다. 순간 가슴이 막히며 눈물이 핑 돌았다.
2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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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이 불쑥 튀어나온다. '저기요. 오지랖이세요!'라고. 물론 진짜 돈이 없고 먹고살기 힘들어서 음료수와 초코파이로 점심을 대신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외에 존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무수히 많다.


간단히 먹고 싶어서라던가, 소화가 안되서라던가, 배가 고프지 않아서, 초코파이를 좋아해서 등등.


만약 이런 이유에서 음료수와 초코파이를 먹은 거라면 당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엄청 당황스럽지 않을까? 실제로 주변을 보면 밥보다 빵이나 과자를 더 좋아해서 그걸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도 있다.


생각은 자유라지만, 꼭 그런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을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만약 진짜 안타깝다고 생각했다면 설사 그렇게 생각했더라도 곧이곧대로 말하기 보다, '내 아들 같아서 챙겨주고 싶었다며 맛있는 거 사 먹어요'라고 말하며 다른 먹거리를 사다가 주거나 점심값을 건네주고 오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서 생각으로 사람을 가엽게 여기고 불쌍하게 여기는 건 위선이자 자기 합리화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정확한 사정도 모르면서 사람을 낮잡아보는 행위처럼 비쳐 공개적으로 책을 내는 페이지에 기록하기에는 부적절한 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후반부에는 '나빴던 일에 교만한 무식한 외로운 사람을 본 것'이라고 표기한 것도 살펴볼 수 있는데, 이런 표현들에 있어서 격한 저자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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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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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불편한 면모들을 스스로 반성하는 페이지도 발견할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내용들도 중첩되는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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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관적 판단으로 "너는 악하다"라고 말해서는 오류를 범한다. 정의롭고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남을 판단해야 한다.
3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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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저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사람들 매도하고 나쁘게 말하는 것은 잘못된 언행이라 생각한다. 앞뒤 맥락 없이 이 날짜에는 이 내용만 기록되어 있어 스스로 하는 자기반성인지, 아니면 결심에 대한 내용인지 파악이 안되지만, 남을 판단할 때는 정의롭고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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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를 못 먹겠다는 규니에게 야단을 쳤다. 그랬더니 먹겠다고 한 후 곧 식탁을 떠났다.
(...)
내 말에 순종한 규니에게 미안하다. 엄마는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람이다.
3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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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반성의 글로 보는 게 맞을까?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일기이기도 하다. 아들이 콩국수를 못 먹겠다고 하면 야단을 치기보다 그냥 다른 걸 먹으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꼭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더불어 단어 선택에 있어 '순종'이라는 말이 목에 턱 걸린다. 뒤이어 오는 문장이 그래서 더 자기 과시 혹은 포장처럼 느껴진다.


자식은 엄마의 소유물이 아니다. 하나의 인격체다. 음식은 취향을 가질 수 있고, 먹고 싶을 걸 먹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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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반모임의 반장을 하게 되어 반원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무지와 편견 그리고 이기심에 크게 실망했다.
(...)
사람들을 미워할 이유를 찾고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너무 비판적이다. 포용하다.
3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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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일기로 보이는 이 글에서는 반원들에 대한 격한 실망감과 적대감이 엿보인다. 자신은 이만큼 애정을 가지고 임했는데 자신을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갖는 감정이 생각보다 크다고 느껴진다.


그전에 자신이 리더로서 잘못한 것은 없는지, 왜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를 살피는 게 먼저 가 아닐까? 중간 일기가 사라진 걸까 아니면, 쌓이고 쌓여 폭발한 걸까?


이 정도 감정이라면 반장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활동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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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할 때 조심하자. 무슨 권위로 그러냐고 기분 나빠할 수 있다.
조언을 적절하게 듣고 자라야 좋은 것이다. 이제 그 조언을 주님께 여쭈며 살아야겠다.
3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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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할 때 조심하자 말하면서, 바로 뒤이어 조언을 적절하게 듣고 자라야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신의 조언은 합당한 것인데, 듣는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는 경우를 많이 겪어본 것일까?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조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받는 사람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적절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 조언이다.



저자는 어린이집을 오랜 기간 방문하며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타인에게 구원과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 같다. 그런데 주고자 하는 마음과 상충되는 또 다른 마음이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기에 담은 내용들을 살펴보면, 아들을 비롯해 가까운 이들에게 전하는 말들에 칼이 엿보이고, 긍정적인 회로로 돌리려고 하지만 마음속에 화가 많아 보이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좋은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슨 일을 겪고 어떤 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상하고 다시금 살기 위해 일기를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부정적인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편협된 시선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는 것은 조금 자제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세상이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고, 점점 더 각박해지기에 물론 일기에 쓴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으나 사람마다 마음속에 담고 있는 마인드는 보는 시선에 따라 또 달라지기도 하기에 일단 마음을 비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 자신을 포함해 시어머니, 아들, 남편, 주변 사람들에 대해 좋게좋게 이야기하려는 노력이 엿보이지만, 저자의 마음이 곪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꼭 종교에 의지하지 않아도, 자연을 보고, 글을 쓰고,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는 등의 행위를 통해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하니, 여러 방법을 동원해 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책은 어둑한 기운이 가득한 침잠하는 분위기의 책이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활기찬 기운이 가득한 책이길 바라본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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