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앤테이크 Give and Take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애덤 그랜트 지음, 윤태준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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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 애덤 그랜트는 ‘타인을 위해 베풀고, 양보하고, 헌신하는 행위’가 어떻게 성공으로 이어지는지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기브앤테이크』(윤태준 옮김, 생각연구소 펴냄)을 지었습니다.

‘타인을 위해 베풀고, 양보하고, 헌신하는 행위’, 도덕이나 대부분 종교의 가르침에서 권장하는 행위인데 정작 하려고 하면 쉽지 않죠? 만약 그 행위를 기술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당신은 믿으시겠습니까?

『기브앤테이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키워드는 딱 3가지입니다. 바로 기버, 테이커, 매처입니다.
기버(Giver) : 받는 것을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 좌우명은 살신성인.
테이커(Taker) :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원하는 사람, 좌우명은 적자생존.
매처(Matcher) :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사람, 좌우명은 자업자득.

『기브앤테이크』는 각 장에 있는 사례를 통해 이 3가지 유형의 사람을 비교하며 진정한 기버로 거듭나길 독자에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관련 구절 몇 가지를 인용하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읽었던 책의 내용을 인용하다 고른 부분이기도 하지요.

p418~430에 있는 ‘기버로 거듭나기 위한 실행 도구’는 독자에게 실천해보길 주문하는 하나의 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온 웹사이트나 관련 도구가 미국 기준이라 우리와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필요하다면 검색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맞게 실천할 수 있으니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네요.

『기브앤테이크』를 처음 접했을 때 기업이나 경영 차원에서 ‘기버’가 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조금씩 읽다보니 한번쯤 생각해봄직한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무조건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남에게 베푸는 게 ‘성공한 기버’라는 내용(6장 ‘이기적인 이타주의자 – 지쳐 떨어지는 사람과 계속해서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의 차이’)을 보고 마음만 고쳐먹는다면 조금씩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실천이 중요하겠지만요.

표지나 맨 처음을 읽다보면 미국의 많은 언론이나 유명 저자들이 극찬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만큼 ‘기버’라는 키워드가 성공의 키워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기브앤테이크』, 처음 읽으면 어렵겠지만 조금씩, 천천히, 계속 읽다보면 이해하게 될 것이고, 행동으로 옮기면 어느 새 당신도 ‘성공한 기버’가 될 겁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우리는 보통 무언가 선택을 한다. 이때 상대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으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되돌려 받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주는 쪽을 택해야 할까? 나는 조직심리학자이자 와튼스쿨 교수로서 10년 이상을 이 ‘선택’ 연구에 집중해왔다. 그 연구 대상은 구글의 직원부터 미국 공군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했고, 어느 쪽이 성공에 더 유리한지와 관련해 충격적인 결론을 얻었다.
지난 30여 년간 이루어진 획기적인 연구 활동을 통해 사회학자들은 개인마다 선호하는 ‘호혜 원칙’이 다르다는 것, 즉 사람마다 주는 양과 받는 양에 대한 희망에 극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19∼20 1장 ‘투자 회수 – 통념을 거스르는 성공’ 중 ‘착한 사람은 꼴찌로 살 수밖에 없는가’에서

기버는 상호의존성이 나약함의 상징이라는 관념을 거부한다. 오히려 상호의존을 힘의 원천으로 보고 여러 사람의 능력을 이용해 더 훌륭한 결과를 낳는 방법으로 여긴다.
- p128 3장 ‘공유하는 성공 – 승리를 독차지하지 않는 행위의 놀라운 가치’ 중 ‘위대한 업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에서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은 많은 기버에게 자연스러운 언어이자 그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숨은 원동력이다.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는 것, 질문하는 것,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 조언을 구하는 것은 단지 영향력을 얻는 문을 열어줄 뿐이지만 그 영향력은 인맥 쌓기나 동료들과의 협업 등 일과 삶 전체에 울려 퍼진다.
- p253 5장 ‘겸손한 승리 – 설득하지 않고도 설득에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 무기’ 중 ‘조언을 구하는 행동의 4가지 장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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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정하다 - 5도2촌 엄마의 귀촌 이야기
윤인숙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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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혹은 산촌에서 사는 삶, 당신은 뭐가 떠오르시나요?

나이가 많이 드신 분이라면 ‘전원일기’,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산넘어 남촌에는’ 같은 전원 드라마를 떠올리실 것이고, 젊은 분이라면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패밀리가 떳다’, ‘삼시세끼’와 같은 버라이어티를 떠올리실 겁니다. TV에서 나오는 농촌 혹은 산촌을 보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도시에서 살면서 지친 몸을 농촌이나 산촌에서 잠시 활력을 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그런 여러분에게 제가 ‘마음을 정하다 - 5도2촌 엄마의 귀촌 이야기-(윤인숙 지음, 한울 펴냄)(이하 마음을 정하다)’를 추천합니다.

저자인 윤인숙 작가님이 제가 참여하고 있는 책쓰기·글쓰기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출신 작가인데 책을 내셨다는 소식을 듣고 소개받아 읽게 된 겁니다.

윤인숙 작가님은 한국토지주택 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셨습니다. 도시 관련 연구위원인데 생뚱맞게 산촌이라니... 물론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내고, 5도2촌을 하면서 지금은 산촌으로 아예 정착하고 사직서를 내셨답니다. ^_^

작가님은 2013년 6월부터 100여명의 지인들에게 산촌 생활을 ‘산촌일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서 메일로 보냈는데 그 글들을 모아 낸 게 ‘마음을 정하다’입니다. 5장의 제목이기도 한 ‘마음을 정하다’, 작가님께서 정하신 건지, 출판사에 정해준 건지 모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여기서 5도2촌이 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아 말씀드리면, 5都2村, 즉 평일인 닷새를 도시에서 지내고 주말 이틀을 산촌에서 보내는 생활이죠. 많은 돈이 필요하냐고요? 아닙니다. 윤인숙 작가님은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럼 작가님은 왜 도시에서 누리는 안락함을 버리고 5도2촌을 시작하신 걸까요? 바로 자녀를 둔 부모라면 늘 걱정하게 되는 교육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자녀를 산촌유학보내다 경남 산청에 있는 간디학교(대안학교)에 입학시키면서 5도2촌을 시작하신 작가님, 거기서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고 재미난 발견을 하게 됩니다.

급기야 작가님과 남편 분은 자식들과 스페인 산티아고로 가족여행을 가면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산촌으로 정착하기에 이릅니다.

어떠십니까? 이정도면 한번 살아봐도 될 것 같지 않습니까? 물론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고, 도시에서 누리던 삶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는 점은 책에 당연히 들어가 있습니다. 대신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맑은 땅과 물 그리고 공기, 도시에서 누리지 못한 사람과 사람끼리의 소통 등등을 말이죠.

저는 ‘마음을 정하다’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편안함을 느꼈지만,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시작했기에 가능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에필로그에 나와 있지만 시골에서 살아봐야겠다고 해서 누구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먼저 도시와 시골을 번갈아 사는 예비경험을 해보고 시작하라고 작가님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물론 살아보면 좋다고 권하고 있지요.

‘마음을 정하다’, 여러분은 벌써 마음을 정하셨습니까? 정하셨다면 한번 읽어봅시다!

‘오도이촌’ 좋은 건 알겠는데 돈 있는 사람만 가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도시에서 한 집 살림하기도 버거운 사람들에게는 사치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이쯤 되면 은퇴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살지 자주 생각하게 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골살이를 꿈꾼다. 오도이촌은 그런 사람들이 미리 해봐야 할 현실적인 대안이다.
- p208 에필로그 ‘오도이촌을 권하며’ 에서

일하는 엄마로서 나는 늘 아이의 교육이 버거웠다. 두 아들은 8년 차이가 난다. 둘째 아이 때 학교 분위기는 첫째 때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큰아이 초등학교 때 교과목 학원을 다니는 건 미친 짓이었다. 그런데 작은 아이 때는 그게 일반적인 일이 되어있었다.
(중략)
저녁 나절에야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고, 놀 시간이 없었다. 나이 서른여섯에 힘들게 아이를 낳았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일주일간 인큐베이터 신세를 졌다. 허약한 아이는 자주 코피를 흘렸고, 초저녁이면 지져 쓰러져 잤다.
(중략)
고민이 깊어지던 2학년 겨울방학, 아는 분이 강원도 양양에 산촌유학센터를 열었다면서 오픈식 초대장을 보냈다.
(중략)
거기서 새로운 길을 만났다. 공교육 속에서 대안교육을 할 수 있는 길, 사라져가는 시골 학교를 살리고 지역도 살리는 길이라는 산촌유학의 취지에 공감했다.
- p6~8 프롤로그 ‘마을에서 꾸는 새로운 꿈’에서

오후에 마을 뒷산을 한 바퀴 산책하고 돌아와 밭으로 내려가니 퇴비간(두엄간) 근처에 쥐 한 마리가 죽어있다. 제일 무서워하는 게 동물인지라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얼핏 본 모습이 귀여운 듯도 싶고, 세상에는 더러운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없다는 반야심경의 불구부정(不垢不淨) 구절이 갑자기 떠오른다.
못 볼 것이 뭐 있겠냐는 생각에 고개를 돌려 눈을 반쯤 감고 슬며시 들여다보았다. 몸집이 잡고 통통한 쥐는 앞발을 얼굴 쪽으로 올리고 입가에는 살짝 미소를 띈 채 눈을 감고 옆으로 누워 있다. 왜 죽었을까 궁금했지만, 표정이 너무도 편안해 보이니 평화로운 죽음인 게 틀림없는 것같다.
(중략)
산촌에 와서 겪은 동물의 죽음을 이렇게 적고 나니 별것도 아니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서는 내내 신기한 일로 기억된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토록 편안하고 신선한 동물의 죽음을 내 생애 처음 봐서 그런가보다.
- p27~28 1장 ‘마을에 들다’ 중 ‘편안한 죽음’에서

이 마을 남자들은 다들 부지런하고 바깥일을 잘한다. 농사는 기본이고 목수일도 아마추어 이상이다. 도시에서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던 남자들이 이렇게 변하는 이유는 뭘까. 바깥일을 즐기는 남자들이 주로 귀촌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시골에 오면 저절로 바깥일을 즐기게 되는 것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 p85 2장 ‘주변을 바라보다’ 중 ‘새로운 귀촌’에서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을 여기(산청 간디학교) 와서 처음 들은 부모들도 지난 3년을 원 없이 자~알 놀았다. 부모들은 학교가 아이를 행복하고 자발적인 인간으로 변화시키기를 바라면서 학교를 선택했지만, 학교는 부모가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한 법. 대안학교 와서도 부모가 여전히 불안해한다면 아이는 절대 크지 못한다고, 그러니 자식한테서 부모의 욕망을 채우지 말고 부모 스스로 행복해지라고…….
- p169 4장 ‘마을에서 크는 아이들’ 중 ‘겨울방학 공유 여행’에서

남편도 합류했다. 회사에는 일주일 남은 휴가를 올리고 한 달 동안 휴직을 신청했다. 휴직 사유는 치유를 위한 가족여행. 그러나 회사 규정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무단결근하면 퇴직금도 없이 바로 퇴사라는 말에 여행지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드디어 자유다!
(중략)
8월 25일 나는 대전의 짐을 정리해서 산촌으로 옮겼다.
(중략)
갑작스런 사직에 회사 사람들이 놀랐나보다. 그러나 산촌일기를 받아보던 사람들은 이유를 짐작할 것이다. 그들의 말을 들어서일까. "좋은 데 가신다면서요?"하는 말도 듣고, 1,2급 환송회 자리에서는 내가 제일 부럽다는 말도 들었다. 직장인이 퇴직하면 살고 싶은 삶. 그 삶 속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은 앞으로 뭘 해먹고 살 거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적게 먹고 적게 쓰며, 내 손으로 직접 하겠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이웃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살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예기치 못한 곳으로 내가 또 가있을 것이다.
- p212~214 에필로그 ‘새로운 삶의 시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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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소원칙
도정일 외 지음 / 룩스문디(Lux Mundi)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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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소원칙』(룩스문디 펴냄)은 글쓰기와 관련이 깊은 다양한 사람의 조언이 들어간 책입니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죠.
 
표지에 나오지만 여러 사람이 한 파트씩 글을 써주셨네요. 대부분 인터뷰 형식이고요.
 
여기에 글을 쓰신 분들의 직업은 다양합니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 학자, 변호사, 사회 활동가 등이네요.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글쓰기를 이야기한다는 특이한 발상이 담겨 있네요.

저는 읽으면서 다양한 사람이 말해주는 팁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겨운 부분도 있었지만 뭐랄까요? 소소한 이야기랄까요?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글쓰기의 방향이 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글쓰기의 최소원칙』이었습니다.

글쓰기가 중요한 것은 정보화사회의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기본 능력이 글쓰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와 함께, 역설적이게도 정보화사회에 대응하며 자립하기 위해 인간이 갖추어야 할 능력이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만큼 인간과 인간적 가치를 중시하는 인문정신을 훌륭하게 발현하는 방법은 달리 없는 까닭이다.
- p9 ‘머리말’에서

김수이 그럼 책읽기의 문제부터 말씀을 청해 듣겠습니다.
 
도정일 어떤 책을 읽힐 것인가? 중요한 질문이죠? 독서 교육과 연결된 문제인데, 고등학교 독서 교육의 두 가지 맹점을 짚고 싶습니다. 하나는, 독서 교육 따로 있고 과목 교육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큰 맹점입니다. (중략) 그것은 모든 과목 선생님들이 같이 해야 할 일이지요. 집에 가서 여유 시간에 책을 읽는 것도 독서 교육이 아닙니다. 모든 과목은 그 과목에 필요한 책들을 담당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제시해주어야 합니다. (중략) 그러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자기가 읽는 것을 별개로 놓지 않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하게 됩니다. 이게 독서 교육의 요체입니다.
두 번째 맹점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읽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입닏. 고3쯤 되면 소설 못 읽습니다. 시간 없다는 거죠. 시 읽을 틈도 없습니다. (중략) 아이들의 머리를 키워주자는 교육의 원래 목적에 비춰보았을 때 가장 바보 같은 짓이 소설, 시, 희곡, 전기 같은 글들을 읽지 못하게 하는 거죠.
(중략)
무엇보다 중요한 게 ‘언어의 마술’이라는 부분입니다. 글쓰기와 독서는 우리가 언어를 접하고 언어를 체험하는 일인데, 언어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고 자원이라는 사실을 요즘 사람들은 잊어먹고 있습니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가장 독특한 능력, 수단, 자원이 언어입니다. (후략)
- p33~34 문학평론가 김수이와 도정일의 인터뷰 ‘무엇을 쓸 것인가’에서
 
김동식 역사에 대해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동시대 사람들과 폭도 넓고 밀도 깊게 소통하고 싶다는 욕망이 선생님 글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책을 쓰셨는데, 그 중에서 《야만시대의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이 책에서 굉장히 다양한 자료들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정부 공식 문서부터 판결문, 피해자 가족의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담고 있는 책인데요. 글쓰기 자료 수집의 원칙이나 기준이 있으신지요?
 
박원순 예, 맞습니다. 자료 수집이 굉장히 중요해요. 저는 길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도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료의 광맥이 따로 숨겨져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삶 속 어디서나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보는 시선에 따라 보물이 될 수 있습니다. (중략) 스크랩 작업을 하면, 당시 신문, 잡지에 어떤 기사가 어떤 크기로 어떤 문장으로 박혀 있었는지 머릿속에서 선명히 기억하게 됩니다. 가슴에도요. 그러면 글을 쓸 때 그 정보들이 그대로 녹아나오게 됩니다. 자료가 머릿속에 이미 다 정리돼 있기 때문에 글을 더 쉽게 쓸 수 있지요. 정보가 머릿속에 정리돼 있으면 글을 쓰는 것은 부수적인 과정이 됩니다.
- p76~77 문학평론가 김동식과 희망제작소 상임이사(현 서울시장) 박원순의 인터뷰 ‘글쓰기로 아름다운 사회를 디자인하다’에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먼저 말하기의 욕망과 글쓰기의 욕망이 같은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글쓰기, 특히 문학적 글쓰기의 출발점입니다.
(중략)
시나 소설, 기타 문학 작품을 쓰고 싶다면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정리해야 합니다. 친한 사람에게 끊임없이 말해도 남아 있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속의 말들을 생각해보는 거죠.
- p160~161 문학평론가 김수이 ‘‘결핍’과 ‘잉여’에서 ‘사랑’과 ‘상상’으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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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표 - 사표 앞에 망설이는 당신에게
남시언 지음 / 라온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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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단연 TV 드라마로도 나온 웹툰 「미생」, 「가우스전자」, 「달마과장」이 떠오르겠지요. 그 외에도 많은 작품이 있고요.

그리고 직장 생활의 애환을 동명의 팝송 멜로디에 담은 노래 형 개그 「Let it Be」가 있습니다. 한글로 ‘렛 잇 비’를 쳐도 나오니까 한번쯤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이렇듯 직장인은 돌고 도는 일상을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자투리 시간, 퇴근 후를 활용해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저 같은 취업 준비생은 어떨까요? 직장인의 생활을 부러워하며 일자리를 구하거나, 원하는 일자리를 위해 공부하지요. 그만큼 직장 생활은 누군가에게 부러움을, 다른 이에게 지겨움을 안겨주는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일 백수처럼 살라하면 다들 화내시겠죠? 그런데 여기 백수가 되겠다고 좋은 직장을 버린 분이 계십니다.

바로 「1인분 청춘」, 「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블로그」의 저자 남시언 작가님이십니다. 그리고 사표를 던진 이야기를 블로그에 과감히 써 올려주셨는데요. 그 이야기가 바로 제가 소개할 작가님의 세 번째 저서 『아름다운 사표』(라온북 펴냄)입니다.

저는 블로그로 먼저 접했고 의견을 댓글로 올렸기 때문에 책으로 읽을 때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껏 1년 계약직, 몇 달 알바를 접해본 제가 왜 이런 작품을 읽느냐고요? 바로 ‘자유와 안정 사이에 갈등하는 자신’을 읽기 위해서입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꼭 따라오게 되는 상사 혹은 고객과 겪는 갈등, 긴 근무 시간, 원치 않는 야근이나 회식을 겪게 됩니다. 대신 급여라는 안정이 붙게 되죠.(급여를 어떻게 쓰는 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반면, 직장이나 단체의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한다면 만족도나 성취감은 높아지지만 그만큼의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험이 뒤따르게 되죠. 우리는 안정과 자유 사이를 저울질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죠.

남시언 작가님은 직장에 사표를 던지면서 자유를 선택하셨습니다. 왜일까요?

‘평안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리 남이 부러운 직장도 자기가 일해보고 맞지 않으면 다른 직장과 다름없다고 보기 마련입니다. 남시언 작가님은 직장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아름다운 사표』의 내용 곳곳에는 직장 생활에 대한 작가님의 회의감과 고뇌, 사표를 던지고 나서 얻은 자유가 담겨 있습니다. 상사나 고객이 시키는 대로 사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산다면 누군들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놀고먹는 백수가 되지 말라고 남시언 작가님은 조언합니다. 말미에 사표를 써도 완벽한 계획을 세우라는 군요. 2부에 있는 ‘사표 제출 전 고려해야 할 7가지’, ‘직장인보다 더 바쁜 백수의 삶’, ‘사표 낼 때 근로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표』가 말하는 것이 무엇이냐? 직장 생활을 그만두더라도 책임 있는 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운 계획에 맞게 즐기면 되는 거지요.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제가 읽으면서 스스로의 생활을 어느 정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나라면 사표를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제 사표를 던지고 원하던 활동을 하시게 된 남시언 작가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끝으로 제가 『아름다운 사표』를 읽은 소감에 붙인 제목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Let it Be’는 ‘순리대로 살라’, ‘Let it Go’는 ‘내버려둬’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Let it Be’가 ‘순리대로’ 직장 생활을 하라는 의미라면, ‘Let it Go’는 사표를 던지고 스스로를 ‘내버려둬’라는 의미겠죠? 둘 다 유명한 노래의 제목으로 알려진 표현이라 『아름다운 사표』와 어울릴 것 같아 써봤습니다.

자,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자위하곤 한다. 남들의 시선으로 인해 평생을 거저 그렇게 살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후회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중략)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찾고 싶었고, 진심으로 원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으며, 나 자신을 미치게 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 p32~33 제1부 「저 사표 쓸게요」 중 ‘자신이 아니라 남들을 위해 일했던 나날들’에서

저녁이 없는 삶은 개인 시간이 없음을 뜻한다. 아무런 자기계발도, 하고싶은 일도 못함을 의미한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회사에서, 저녁도 회사에서, 기나긴 야근 끝에 소주 한잔을 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집에 냉장고가 왜 있어야하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집 자체가 잠자고, 씻고, 옷갈아입는 곳으로 전락한 느낌이었다. 집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지만 정작 그곳은 나의 보금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이 허망했다. 일과 삶의 균형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나는 차라리 삶을 선택하리.
- p131 제2부 「사표 이후 이야기」 중 ‘9 TO 6’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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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 신판
조영래 지음 /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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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태일 평전(조영래 지음, 아름다운 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출판사업부) 펴냄(초판~2차 개정판 : 돌베개 펴냄))’은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에서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며 근로기준법 해설 책과 함께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자살한 전태일의 이야기와 생전에 남긴 기록을 고(故) 조영래 변호사가 정리해 기록한 평전입니다.
 
중3때 처음으로 읽었던 책이었는데 역사로만 접하던 전태일의 행적을 처음 구체적으로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 지금 우연한 기회로 신판을 통해 다시 한 번 읽으면서 그 때 잊고 있던 혹은 지나쳤던 부분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1948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구와 부산, 서울을 오가며 배고픔과 싸워야 했지요. 한때 가난으로 서로 헤어지기도 했고요. 물론 학교를 아예 안 다닌 건 아닙니다. 특히 1963년, 그의 나이 열다섯이었을 때 1년간 다녔던 청옥고등공민학교(가정 사정 등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이 다닌 학교, 청옥은 야간학교였습니다.)때의 기억을 그는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절로 치고 있습니다.
 
그러다 2년 뒤인 1965년 가을 평화시장에 있는 삼일사에 취직을 하면서 당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인생을 결정 짓게 됩니다.
 
좁디좁은 닭장 같은 작업 현장에서 일을 해야 했던 60년대 평화시장 노동자들은 사장이나 상사인 재단사, 재단보조 등에게 한마디도 못하고, 낮은 임금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 결과로 여러 가지 병을 얻는 건 부지기수였고, 치료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었고요.
 
물론 처음부터 분신자살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재단사가 되면서 많은 직공의 편이 되어 주었고, 동료들을 모아 모임 ‘바보회’(후에 ‘삼동친목회’로 개칭)를 만들기도 했죠. 그러다 사업주와 정부의 노동 담당 부서가 서로 결탁되어 있다는 무서운 현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집니다. 심지어 노동자의 작업 환경과 복지가 보장된 회사를 세울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죠.
 
그가 노동운동에 필연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근로기준법대로 지켜지지 않는 당시의 노동환경 때문입니다. 그 환경에서 고통 받는 같은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그는 고군분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수단으로 죽음을 택한 거죠.
 
‘전태일 평전’을 다시 읽으면서 지금의 나라면 전태일처럼 목숨 바쳐 불의와 싸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양한 활동과 분신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읽으면서 말하기 힘든 답답함과 연민을 느꼈습니다.  생전 기록을 통해 그의 삶을 돌아보는 책 ‘전태일 평전’,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겉모습은 번드르르한 평화시장 3층 건물 내부에 빽빽이 들어차 있는 작업장들에 처음 들어가 보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그 질식할 듯한 탁한 공기와 그 지저분하고 어두침침한 분위기에 놀라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비좁은 작업장 안에 평당 4명 정도의 노동자가 밀집하여 일하고 있는데다, 그나마도 각종 작업 설비와 비품과 도구들이 꽉 들어 차 있어서 의자에 앉은 노동자들은 앉은자리에서 몸 한번 돌려볼 수도 없는 답답한 생활을 해야 한다.
- p99 2부 ‘평화시장의 괴로움 속으로’에서
 
전태일에게는 참으로 바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나라였다. 약한 자도, 강한 자도, 가난한 자도, 부유한 자도, 귀한 자도, 천한 자도, 모든 구별이 없는 평등한 인간들의 ‘서로간의 사랑’이라는 참된 기쁨을 맛보며 살아가는 세상, ‘덩어리가 없기 때문에 부스러기가 존재할 수 없는’ 사회, ‘서로가 다 용해되어 있는 상태’, 그것을 그는 바랐다. 부유하고 강한 자들의 횡포 아래 탐욕과 이해관계로 얽힌 ‘불합리한 사회현실’의 덩어리 – 인간을 물질화 하는 ‘부한 환경’ - ‘생존경쟁이라는 이름의 없어도 될 악마’의 야만적인 질서, 그것이 분해되기를 그는 바랐다.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들이 그 잔혹한 채찍으로부터 구출되기를 그는 너무나도 절절하게 바랐다.
- p284 5부 ‘1970년 11월 13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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