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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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왕도가 있을까요? ‘글쓰기의 전략(정희모, 이재성 지음, 들녘 펴냄)’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글쓰기의 전략’은 들어가는 글(서문)에서 보이듯이 ‘실용적인 글쓰기 책 한 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번 읽기에 아쉬운 실용서지요.


글을 단계별로 쓰는 방법이라... 초보자나 글쓰기를 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낄만한 방법 같습니다. 여기서 공동저자 중 한 분인 정희모 씨는 순서대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습니다. 글 한 편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배치했기 때문이라나요? 어쨌든 믿고 읽는 수밖에 없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좋은 글을 인용해서 내용을 분석하고 글쓰기 팁을 주는 간단한 형식입니다.

이 책을 대하면서 느낀 건 딱딱해 보이기 쉬운 글쓰기 배우기를 부드럽게 순서대로 배운다는 느낌이랄까요? 한 번만 읽으면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진 않지만 몇 번 읽다보면 나름 가치 있어 보이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실용서에 나름 재미나 유용성을 바라고 읽는 건 아니지만요.

‘글쓰기의 전략’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것 같네요. 직접 사서 읽을 지 생각해보겠습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인 글쓰기 책 한 권을 집필하기로 했다. 내 생각에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은 글을 쓰는 과정을 단계별로 지도하면서, 한 과정 한 과정을 전략적인 방법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미국의 인지구성주의에서 나온 이 방법은 흔히 ‘글쓰기 과정 학습’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이런 방법을 기초로 구성했다.
- p7 ‘들어가는 글’에서

p38
좋은 문장은 얼마나 성실한 교정 작업을 거쳤는가에 비례한다. 어법 부분에 자신이 없으면 문장에 관한 책을 한 권 사서 학습하라. 그리고 매번 글을 쓰고 난 후 어법에 어긋나는 문장은 없는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검토해보라. 그래도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주위 사람에게 보여주고 자문을 받으라. 좋은 문장을 쓰는 것은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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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 -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뉴스 생각하는 돌 6
홍성일 지음, 어진선 그림 / 돌베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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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뉴스
 - 부제

뉴스는 정말 세상을 알 수 있을까?
왜 나의 이야기는 뉴스가 될 수 없을까?
미디어가 담지 않는 본격 뉴스 이야기
 - 뒷 표지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홍성일 지음, 어진선 그림, 돌베개 펴냄)’은 위에 나온 말들을 표현하기 위해 지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디어 비평가 홍성일은 ‘들어가며’라는 부분에서 ‘우리가 사회를 알게 되는 주요한 수단인 뉴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한 책입니다’라고 부여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보여주는 뉴스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는 내용입니다.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는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하나의 뉴스를 각 언론사가 어떻게 다루는가, 여러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무엇일까 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왜 뉴스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까요?

우리는 뉴스가 언론사마다 문제 있다는 얘기만 하지, 만드는 과정이 어떠한지 보지 않고 논하는 사람들을 담배꽁초를 버린 문제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는 여타 다른 언론 입문서처럼 기사를 비교하는 글이 자주 보입니다. 하지만 주된 내용은 아닙니다. 그저 뉴스가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주 보이는 존재감이 보이도록 했기 때문이지요.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는 많지 않는 삽화와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뉴스를 제대로 볼 방법을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저는 주 대상은 청소년(중·고등학생)이지만, 대학생에게도 나름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을 어떻게 볼 것인지 약 입고 입문서를 접하기 앞서 간단히 이해할 수 있도록 짧게 정리한 책입니다. 뉴스를 보는 데 왜 그런지 한번 접해주시면 좋았을 것 같네요.

상상, 해석, 재현, 변화는 제가 여러분에게 뉴스를 이해하는 주요한 열쇠말로 제안하는 것입니다. 뉴스는 사실을 재현하지만 온전히 재현하지 못하기에 해석되어야 하고, 모두가 비슷하게 각자의 뉴스 해석을 공유할 것이라고 상상되어야 합니다. 뉴스는 우리 사회를 그리는 주요한 상수이며, 우리 사회를 변화하는 주요한 변수라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제가 커뮤니케이션을 설명할 수 있는 상상, 해석, 재현, 변화의 네 열쇠말로 뉴스를 이야기한 것은, 뉴스 또한 커뮤니케이션임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일상적 대화가 1:1의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뉴스(news as communication)는 보다 사회적이지요.
- 1장 뉴스의 여러 얼굴들, p28~29

100% 똑같은 여론은 없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뉴스가 현실을 왜곡한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다시 말해, 뉴스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중략)
뉴스가 무언가 마주하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 느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2장 뉴스는 우리의 해석보다 느리다, p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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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을 잇다 - 여전히 싸우고 있는 우리 이웃 이야기 섬과 섬을 잇다 1
하종강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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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을 잇다’(이경석 외 다수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제목만 보고 여행도서나 토목 관련 도서라 생각하고 집었다가 놀라시는 분은 아마 있을 거라 봅니다. `여전히 싸우고 있는 우리 이웃 이야기`란 부제를 보면 아시겠지만 뉴스에서 한 번씩 언급했던 현장의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섬처럼 보이지 않지만 고립되어 있는 모습이 섬같아서인지 그런 제목이 붙었나 봅니다.
 
`섬과 섬을 잇다`는 글과 그림으로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기록하는 `섬섬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많은 만화가와 기고가들의 참여가 있었죠.
 
`섬과 섬을 잇다`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쌍용자동차
2. 밀양송전탑
3. 재능교육
4. 콜트·콜텍
5. 제주 강정마을
6. 현대차 비정규직
7. 코오롱
 
이들은 왜 섬처럼 떨어져 있을까요? 좀 민감할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점점 외면받고 있는 사건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측이나 국가는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대처하고 있고, 언론은 이를 각자의 잣대로 다루며, 모든 걸 접하는 우리들은 각자의 신념과 의견으로 나쁜 사람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죠. 사실 7가지 현장에서 폭력이 들어가 있지 않은 건 없습니다. 당사자들의 의견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이러한 현장을 목도해야 하는 게 슬퍼할 뿐이죠.
 
`섬과 섬을 잇다`는 만화로 사건의 경과를 보고 의견이 담긴 르포를 접하는 형식입니다. 7가지 현장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것이라 읽는데 어렵지 않을 겁니다.
 
앞뒤 표지에 나와 있는 글과 함께 저만의 소개를 간단히 해볼까 합니다.
 
1. 쌍용자동차 (만화 이경석, 르포 이창근)
‘미안합니다, 정리해고 명단입니다.’ 2009년 5월 21일 직장에서 날아온 문자 하나. 2005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는 그 후 4년이 지나도록 약속한 투자는 하지 않고 기술 유출 의혹만 키웠다. 노조는 문제를 제기했고, 상하이차는 경영권 포기와 법정관리 신청으로 대응했다. 회사는 전체의 1/3이상을 감원하겠다며 저 문자를 직원들에게 보냈다. 노조는 공장을 점거하고 총파업으로 맞서지만, 정부의 경찰력 투입으로 77일간의 옥쇄파업이 인단락되었다. 그리고 5년째 싸우고 있다. 그동안의 스물다섯 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이 세상을 떠났다.
 
언론에서 자주 다룬 덕에 친숙해진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외국 자동차 기업이 인수한 자동차회사지만 정작 주역인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당하자 이에 맞서 투쟁하는 모습일 잘 담아냈죠.
 
2. 밀양송전탑(만화 유승하, 르포 희정)
765kV 송전탑의 높이는 100미터가 넘는다. 35층 건물의 높이와 맞먹는다. 송전탑이 들어서는 주변 땅은 고압전력의 영향으로 생명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그 땅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도 없다. 그런데 정부와 한국전력은 밀양의 들판 한 가운데 기어코 765kV 송전탑을 올린다. 자급률 190퍼센트인 영남의 전력을 자급률 1퍼센트인 서울로 보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란다. 얼마의 돈을 공탁하고는 주민들을 밀어내며 공사를 강행한다. 그리고 그 맞은편엔 “이대로만 살게 해달라”며 10년째 싸우고 있는 할매, 할배 들이 있다.
 
우리 동네 혹은 친척들이 사는 동네에 송전탑이 들어선다면 기분은 어떨까요? 평생 농사만 짓고 살다 송전탑 공사로 모든 걸 잃게 된 어르신들의 눈물겨운 저항을 들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쓰는 전기가 어디서, 어떻게 오는 지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3. 재능교육(만화 김성희, 르포 하종강)
학습지 선생님들은 노동자일까? 학습지 회사에 소속되어 회사의 관리감독 아래 일하고 있는 그들을 일반 직장인과 구별할 근거가 있을까?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들을 ‘특수고용노동자’라고 구별해 부른다.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은 우여곡절 끝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회사는 계속해서 노조를 흔들고 무시하고 위협한다. 애써 맺은 단체협약은 지키지 않는다. 길 위로 밀려나 싸우는 노동자들로부터 경찰은 회사를 보호한다. 그렇게 7년을 싸우다보니 처음의 그 마음으로 계속 싸우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든다.
 
도시에 산다면 흔히 볼 수 있는 학습지 선생님들의 애환을 담고 있습니다. 학습지 회사에 취직했지만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면서 4대 보험도 들기 힘들고,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올려준다고 하지만 정작 소식을 들을 수 없으며, 급여도 회사 시스템이라는 명목으로 깎인 채로 받는 수모를 겪고 있습니다.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지만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갈등하는 바람에 따로따로 투쟁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담겨있습니다.
 
4. 콜트·콜텍(만화 마영신, 르포 이선옥)
부평의 콜트악기 사장은 노조가 거슬린다. 노조가 없는 ‘꿈의 공장’을 표방하며 대전에 콜텍악기 공장을 세운다. 하지만 콜텍에도 결국 노조가 생긴다. 그 사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도 공장을 만들어 키워온 사장은 이제 국내 공장을 폐업한다. 공장에서 내쫓긴 노동자들은 8년째 싸우고 있다. 하지만 외롭지 않다. 뒤늦게 기타노동자들의 상황을 알게 된 뮤지션들이 이들을 지원하는 공연을 벌이고, 그간 기타를 만들기만 하던 노동자들이 직접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No Workers No Music, No Music No Life!
 
악기 하나로 큰 돈을 벌다 외국으로 공장으로 옮기면서 국내 공장을 위장부도로 폐업시킨 회사의 추악한 이면, 열악한 환경을 감내하고 일하던 노동자들의 당황한 기색과 저항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악기를 만들기만 하던 노동자들이 직접 밴드를 결성해 악기를 다루는 모습까지. 영화로 다루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슬프지만 유쾌하게 극복해나가려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5. 제주 강정마을(만화 김홍모, 르포 김중미)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 계획이 추진된다. 1순위, 2순위 후보지였던 화순과 위미에서 주민반대가 거세 난항을 겪는다. 이때 갑자기 강정에서 해군기지를 유치하겠다고 나선다. 2,000여 명의 주민 중 오직 87명만이 모여 진행된 임시총회에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뒤늦게 수백 명의 주민들이 회의를 다시 열어 유치에 반대하고 나섰지만, 결국 구럼비 바위는 폭파되고 지금 강정 앞바다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바로 그 앞에서 여전히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싸워나가는 이들이 있다.
 
평화롭던 제주도의 한 어촌에 해군기지가 들어선다고 합니다. 그것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구럼비 바위와 깨끗한 주변 환경을 싹 밀어버린 채로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이 동참하면서 공동체 의식이 싹트게 되는 아름다우면서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6. 현대차 비정규직(만화 김수박, 르포 서분숙)
2012년 가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최병승은 비정규직노조 사무국장 천의봉과 함께 공장 앞 송전탑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대법원은 현대차의 시내하청 문제를 불법파견이라 판결했다. 이에 따르면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향후 신규채용시 시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려고 한다. 노동부가 불법파견 판정을 내린 지 10년, 아직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는 소수의 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와 다수의 비정규직(하청업체 파견)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말 그래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측과 정규직 노조의 합의로 생겨버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벽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게 됩니다.
 
7. 코오롱(만화 박해성, 르포 연정)
회사는 전망이 없는 사업 분야를 정리하려 한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파업한다. 한계사업 정리는 인정하되 신규투자 등을 통해 고용은 보장하는 내용으로 노사합의를 이룬다. 조기퇴직을 유도해 감원도 하였지만 결국 사측은 약속을 깨고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2005년 5월 코오롱 정투위(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가 결성된 이유다.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상징하듯 노조원들은 성실하게 일했으나 해고되고 만 최일배를 노조의 대표로 뽑는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들과 대화하지 않는다. 코오롱 정투위가 10년째 투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가망없는 사업분야를 정리하고 관련 직원을 해고하려는 코오롱, 당연히 노동자들은 반발했고 협상으로 신규분야 고용보장을 얻어냅니다. 하지만 사측은 돌연 이 합의를 깨버리고 다시 정리해고를 단행합니다. 평생 회사만 바라보고 일했는데 갑작스런 해고로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노동자들, 이들을 외면하는 사측.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이야기 곳곳에 묻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처음부터 거리에 나가 싸운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부추긴 것도 아닙니다. 그저 갑작스런 대책에 항의하는 것뿐입니다. `섬과 섬을 잇다`는 이런 메시지를 은연중에 담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섬처럼 고립된 이들을 이으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란 걸 직면하게 될지 모릅니다.
 
언론이나 카더라를 듣고 판단한 선입견으로 `섬과 섬을 잇다`를 읽다보면 뭔가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모릅니다. 물론 그렇게 읽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선입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읽다보면 어느 새 마음 한구석에서 동정심이 들게 될 겁니다. 저도 어느 정도 그랬으니까요.
 
`섬과 섬을 읽다`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여러분의 판단입니다. 부디 읽어보시고 이웃들의 외침에 옳은 판단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10년 넘게 거리에서 싸워본 적 있습니까?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를 위해,
모든 걸 걸어야 한 적이 있습니까?
-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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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세트 - 전2권 - 청춘의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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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경북 김천에 있는 개인 빵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김연수 작가님,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 3학년 때 등단하신 뒤로 ‘7번국도(이후 revisited를 붙여 재출간됨)’, ‘굳빠이, 이상’, ‘여행할 권리’ 등의 숱한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낯선 지방의 음식, 그리스인 조르바, 나이가 많은 나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자리, 중국어로 읽는 당나라 시, 겨울의 서귀포와 봄의 통영과 여름의 경주, 달리기를 좋아하시고, 소문을 알리는 전화, 죽고 싶다는 말, 누군가 울고 있는 술자리, 오랫동안 고민하는 일을 싫어하신 작가님께서 청춘을 회고하는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바로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마음산책 펴냄)였습니다.

청춘의 문장들
2004년 발간된 ‘청춘의 문장들’은 삶의 파편을 시나 문장을 인용해가며 남긴 글모음입니다. 읽다보니 낭만과 허세(?)가 묻어나는 작가님만의 필체로 쓴 문장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저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문장도 있었고요.

청춘의 기록 치고 너무 낭만적인 게 아닐까 싶지만 보니 나름의 생각들이 인용된 문장과 함께 실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이 발간된 지 10년 뒤인 2014년 발간된 속편으로 한 주제에 작가님의 글, 평론가 금정연 씨와 나눈 대담이 실려 있습니다. 작가님이 글로 이야기하고, 뒤에 있는 대담에서 서로 이야기하는 형식입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대화를 통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청춘의 문장들’ 10주년에 걸맞게 청춘의 문장이 딱 10가지네요.^^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두 권을 읽으면서 청춘과 낭만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말이 필요 없는 작품이랄까요? 가끔가다 작가님의 상상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마음놓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작품, 오늘따라 김연수 작가님의 두 작품이 생각나네요.

내 마음 한가운데는 텅 비어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그 텅 빈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살아왔다. 사랑할 만한 것이라면 무엇에든 빠져들었고 아파야만 한다면 기꺼이 아파했으며 이 생에서 다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에서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그 텅 빈 부분은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그건 슬픈 말이다. 그리고 서른 살이 도면서 나는 내가 도넛과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빵집 아들로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깨달음이었다. 나는 도넛으로 태어났다. 그 가운데가 채워지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두 개의 글을 읽는다, 하나는 이백의 시 「경정산에 올라 獨坐敬亭山」이고 하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딸 쓰시마 유코가 쓴 짧은 소설 「꿈의 노래」다.

p7 책머리에 - ‘한 편의 시와 몇 줄의 문장으로 쓴 서문’에서

사이에 있는 것들, 쉽게 바뀌는 것들,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여전히 내 마음을 잡아끈다. 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그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쓸데없다고 핀잔준다 해도 내 쓸모란 바로 거기에 있는 걸 어떡하나.

청춘의 문장들 p53 ‘은은 고령 사람인데’에서

금정연 : 어떻게 보면 『청춘의 문장들』은 적금이 10년 만기로 돌아왔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때마침 4월이에요. 적금을 받으신 기분이 어떠세요?

김연수 : 솔직히 말하자면, 『청춘의 문장들』은 큰 기대 없이 낸 책이에요. 낼까 말까 망설이기도 했고, 내고 나서는 부끄럽기도 했고요. 이를 테면 첫 책의 느낌이랄까요. (후략)

청춘의 문장들+ p32~33 ‘10년이라는 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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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 - 교과서에 갇힌 정치 끌어내는 좌충우돌 설문 조사 프로젝트
임정은 지음 / 다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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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임정은 지음, 다른 펴냄)’를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한 건 한 이웃 블로거의 글 덕분이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가끔 청소년 문학을 접하게 되는데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는 흥미를 유발하면서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제목도 잘 지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줄거리 -
동아리 축제 준비를 위해 정치 설문 조사를 시작한 중학생들.
“그런 거 필요 없다.”며 휙 지나가는 아주머니에서부터
“나라님이 하는 게 정치.”라며 침을 튀기는 할아버지,
정치 설문지를 우유 한 상자보다 무겁고 성가시게 생각하는 우유 배달 아저씨,
정치라는 말 앞에서는 분노 조절을 하기 힘들다는 헬스 트레이너,
“부당한 권력에 당당하게 맞서고 개기는 게 정치.”라는 청소년 활동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어? 그런데 이상하다.
정치가 뭐냐고 물었을 뿐인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왜···왜죠?”

저자인 임정은 씨는 어린이와 청소년 문학을 쓰시는 분입니다. 임정은 씨는 소개란과 작가의 말을 통해 청소년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 썼다고 고백합니다.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는 주인공인 피우리중학교 3학년 장현서와 차일선이 속한 동아리 ‘문사철인’이 정치 설문 조사를 시작하면서 단골카페 ‘커피콩당’을
들르게 되고 그 카페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주인 정영신의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둘은 ‘커피콩당’을 지키기 위한 동네 주민들의 행동에 동참하게 되면서 학교와 마찰을 겪게 됩니다. 그 마찰을 겪으면서 일어나는 수모와 희망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죠.

임정은 씨는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를 쓰면서 카페 ‘커피콩당’의 실제 모델인 서울 방화동의 카페 ‘그’가 철거 위기에 놓일 뻔한 이야기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방화동 주민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소설을 완성한 거지요.

읽다보면 청소년에게 정치를 재미있게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재미는.. 글쎄요. 제가 읽어봤을 때 흥미를 불러 일으킬만하지만 지금 눈에 와 닿는 분야(학업, 취미 등)에 몰두하는 청소년이 읽어도 부담이 없는 지 평가할 자신이 없습니다. 흥미를 전달하는 걸 넘어 지식과 생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다만, 노력은 가상하다고 봅니다. 청소년에게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다보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뒤편에는 미리 읽은 중학생들의 짧은 후기가 적혀있습니다. 읽어보시고 생각을 정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임정은의 소설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 과연 정치가 청소년에게도 유용한 존재인지 어른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존재인지 읽어보시고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가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나 몰라라 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기는 일이다. 정치는 모든 사람에게 ‘나의 일’이며, 생활 속에서 꽃 피워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 청소년이 신나게 정치를 하고, 정치 속에서 놀고, 정치 속에서 배우는 길을 고민 중이다.
- 앞표지 소개란

저는 사람들이 정치를 겁내고 꺼리고 두려워하는 것이 누군가가 몹시 바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에 무지하거나 혹은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해서 정치적 권리를 쉽게 포기한다면 누구에게 이로울까요? 그건 바로 정치권력을 잡은 사람들 아닐까요?
(중략)
이게 국민을 욱하게 만들지요. 제가 감히 정치 책을, 그것도 청소년을 위한 정치 책을 쓴 건 팔 할이 그 욱하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 p269,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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