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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세트 - 전2권 - 청춘의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ㅣ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1970년 경북 김천에 있는 개인 빵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김연수 작가님,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 3학년 때 등단하신 뒤로 ‘7번국도(이후 revisited를 붙여 재출간됨)’, ‘굳빠이, 이상’, ‘여행할 권리’ 등의 숱한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낯선 지방의 음식, 그리스인 조르바, 나이가 많은 나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자리, 중국어로 읽는 당나라 시, 겨울의 서귀포와 봄의 통영과 여름의 경주, 달리기를 좋아하시고, 소문을 알리는 전화, 죽고 싶다는 말, 누군가 울고 있는 술자리, 오랫동안 고민하는 일을 싫어하신 작가님께서 청춘을 회고하는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바로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마음산책 펴냄)였습니다.
청춘의 문장들
2004년 발간된 ‘청춘의 문장들’은 삶의 파편을 시나 문장을 인용해가며 남긴 글모음입니다. 읽다보니 낭만과 허세(?)가 묻어나는 작가님만의 필체로 쓴 문장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저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문장도 있었고요.
청춘의 기록 치고 너무 낭만적인 게 아닐까 싶지만 보니 나름의 생각들이 인용된 문장과 함께 실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이 발간된 지 10년 뒤인 2014년 발간된 속편으로 한 주제에 작가님의 글, 평론가 금정연 씨와 나눈 대담이 실려 있습니다. 작가님이 글로 이야기하고, 뒤에 있는 대담에서 서로 이야기하는 형식입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대화를 통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청춘의 문장들’ 10주년에 걸맞게 청춘의 문장이 딱 10가지네요.^^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두 권을 읽으면서 청춘과 낭만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말이 필요 없는 작품이랄까요? 가끔가다 작가님의 상상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마음놓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작품, 오늘따라 김연수 작가님의 두 작품이 생각나네요.
내 마음 한가운데는 텅 비어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그 텅 빈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살아왔다. 사랑할 만한 것이라면 무엇에든 빠져들었고 아파야만 한다면 기꺼이 아파했으며 이 생에서 다 배우지 못하면 다음 생에서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그 텅 빈 부분은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그건 슬픈 말이다. 그리고 서른 살이 도면서 나는 내가 도넛과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빵집 아들로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깨달음이었다. 나는 도넛으로 태어났다. 그 가운데가 채워지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두 개의 글을 읽는다, 하나는 이백의 시 「경정산에 올라 獨坐敬亭山」이고 하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딸 쓰시마 유코가 쓴 짧은 소설 「꿈의 노래」다.
p7 책머리에 - ‘한 편의 시와 몇 줄의 문장으로 쓴 서문’에서
사이에 있는 것들, 쉽게 바뀌는 것들,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여전히 내 마음을 잡아끈다. 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그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쓸데없다고 핀잔준다 해도 내 쓸모란 바로 거기에 있는 걸 어떡하나.
청춘의 문장들 p53 ‘은은 고령 사람인데’에서
금정연 : 어떻게 보면 『청춘의 문장들』은 적금이 10년 만기로 돌아왔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때마침 4월이에요. 적금을 받으신 기분이 어떠세요?
김연수 : 솔직히 말하자면, 『청춘의 문장들』은 큰 기대 없이 낸 책이에요. 낼까 말까 망설이기도 했고, 내고 나서는 부끄럽기도 했고요. 이를 테면 첫 책의 느낌이랄까요. (후략)
청춘의 문장들+ p32~33 ‘10년이라는 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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