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뜻하지 않게 보게 된 영화라 사전 지식 없이 보게 되었다. 물론 배우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강동원의 영화는 몇 편 본적이 있었으므로 그의 스타일에 대한 사전 정보는 약간은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략히 말해 초능력을 이용해 막가파식으로 살아가던 초능력자(강동원)를 임대리(고수)가 우연히 발견한 자신의 초능력으로 막아낸다는 줄거리인데 보는 내내 만화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여기서 '만화'란 도서의 한 형태로써의 만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흔히 뻥이 많고 유치하거나 애들스럽다는 뉘앙스로 쓰일때의 그 '만화'를 뜻하는 것이다. (많은 만화가 그렇지 않고 나도 만화를 자주 보지만, 어쨌든 그런 용례가 있어서 쓴 말이다.)

개연성, 일관성, 합리성, 감정이입 따위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냥 어릴적에 말잘하는 친구가 해주던 신기한 이야기를 듣는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왜 그런것도 있지 않은가, 교과서 한 모퉁이 마다 그림 그려놓고 책을  후루룩 넘기면 움직이는 만화영화같아 보이는 그런...

초능력은 누구나 한 번쯤 소원했을법한 것이지만 이 영화는 초능력때문에 고통받고 삐뚤어져간 인간을 중심에 놓는다. 그러나 고민의 과정이나 고통의 근원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실마리를 보여주는듯한 어릴적 이야기가 잠시 나오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그냥 어릴적부터 문제아(?)였다는 것 말고는 별로 기능하는게 없어보인다.    

영화가 끝나면서 터지는 웃음은 허탈함에서인지, 흘러간 두시간이 아까워서인지, 영화가 만화 같은게 웃겨서인지, 고수의 천진난만한 얼굴때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참, 엔딩 크레딧이 나올때의 음악은 맘에 든다.

 

사족.  초능력자의 고뇌와 관련해서는 미야베 미유키의 '용은 잠들다'가 떠오른다.  영화대신 이 책을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에는 '스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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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3 - 여씨와 유씨 - 건설과 숙청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3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3권까지 꾸준히 나온다는 점만으로도 별 4개 준다. 내용의 충실성까지 감안해서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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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40주기를 맞아 출간된 책에 별점 하나와 함께 이런 40자 평이 실렸다.  

"분신 자살도 아름다운 죽음인가요?" 

읽지 않고 쓴 글일테니 서평이라기보다는 그냥 야유라고 해두자. 

자살에 대해 여러 말들이 오가고 또 생각해 보게 된 최근의 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올해 부산에서 있었던 어느 가난한 부자(父子)의 투신 자살 사건이었다. 모두 슬픈 일이었고 아름답기보다는 서럽고 우울한 일로 남는 일이었다.  자살은 당사자가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하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결코 행복하거나 아름답게 그려지기 어렵다. 오히려 그 감당하지 못한 절망이 산자들에게 전염되어 깊은 상처를 남게 하니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음이 그 '죽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면, 그 죽음이 전파되는 가운데 살아남은 이들에게 일어난 변화를 함께 고려한다면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히 그 예로 '예수'를 언급하고 싶다.  물론 '예수'는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타살당했다. 사형을 당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사건은 이미 예언되어 있던 것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으며, 신의 아들로써 당연히 피할 수 있었던 일일뿐 아니라 그의 죽음이 인류의 죄를 대신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자살이라고 보아야 맞다. 자살방법으로 로마 군인을 이용했을뿐. 그런데 그의 자살과 그 이후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지금의 기독교 세상을 만든것이다.(개독 논란은 여기서는 접어두자) 종교의 의미를 생각할때 이것이야 말로 아름다운 죽음 아니겠는가?

전태일의 죽음은 어떠한가? 물론 예언되어 있던 일도, 사형을 당한 사건도 아니지만 피할수 있었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쓴잔을 받아 마신 그의 희생은 역사에 남았고 많은 이들에게 경종과 감동과 희망과 깨우침을 주었다. 그런 희생이 모여 역사가 계속 발전하면 결국 그가 꿈꾸었던 세상이 올것이라고 믿는다.  근로기준법이 준수되는 그런 세상 말이다. (꿈한 번 소박하다... 아니, 야무진건가?) 

저 야유를 던진 사람이 새카맣게 그을린 시신이 아름답지 않아서 그런 말을 한건지 생명의 포기가 아름답지 않아서 그랬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악의와 아름다움에 대한 무지는 잘 알겠다.  

그에게는 이런 반문이 가능하다. 숭고한 희생이니 호국영령이니 하는 말 따위는 다 쓰레기라는 말인가? 아름다운 죽음이 없다면 아름다운 희생도 없지 않겠는가?

아름다운 가을날 주말에 .. 똥밟았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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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쉽다. 23개의 소제목만 봐도 내용을 짐작하기 쉽고, 내용에 있어서도 수식이나 통계그래프같은 것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간단하면서도 쉽게 와닿는 예를 들어보이며 설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의 말에 귀기울이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장점 하나를 더 꼽자면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표현이다.

보통 논쟁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제일 나오기 쉬운 말이'당신은 틀렸다'라는 말이다.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당신이 틀렸다'는 말보다 정확한 표현은 없겠으나 이런 방식은 마치 북풍으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 하는 것처럼 목적을 이루기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의도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장하준 교수는 영리하게도 이런 표현을 삼가하고 '그들은 저렇게 말했지만 이런 말들은 하지 않는다'면서 우회적으로 상대방의 모순과 오류를 지적하고 결국은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한다. .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본다. 새롭게 읽히는 부분도 있지만 저자의 전작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큰 밑그림에 대해서는 새로운 점이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세탁기가 인터넷보다 세상을 더 변화시켰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몇가지 이야기는 상식을 깨는 부분이 있어 흥미롭다. 인터넷에 대한 평가는 좀 야박하지 않나 싶기는 한데 세탁기가  결국 여성의 사회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나 인터넷에 대한 평가에서는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인터넷은 정보유통과 확산의 속도를 혁신시켜 권력의 집중을 해체했고(또는 해체중이고) 이는 민주주의 발전, 나아가 역사발전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에 세탁기 못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거창한가? 그럼 이건 어떤가? 
인터넷이 없었다면.....  나는 이 책을 읽을 일이 없었을 것이다.   쿠쿵!!


23가지 소주제들의 일부를 거칠게 몇가지로 요약해 보자면

첫째, 자유시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저자가 꾸준히 이야기하던 바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뿐 아니라 환경규제나 아동노동금지로부터 시작해 사회운영을 위한 수많은 규제와 개인간/조직간 정보의 불균형때문에 경제학 원론에 등장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자유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따라서 작은정부니, 규제철폐같은 요구사항의 근거는 허구라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 정말 그들이 '말하지 않는' 사실이기도 하다.
지금 이시점에 G20의 최대 현안이 경제문제인것을 봐도 자유시장이란 허구라는것이 증명된다.
시장주의자들이 시장에 맡겨두면 될것을 굳이 협의씩이나 하고 있다는 것이 코메디 아닌가.

둘째, 계획경제가 필요하다.
여기서 계획경제란 공산국가의 그것은 아니다. 서방세계에서도 과거에 있었고 위축되기는 했지만
지금도 존재하는 활동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과거 경제개발  몇개년 계획이니 하는 것들이 있었고 
사실 그 시절이 고성장하는 시기였으니 반론의 여지가 없다. 
정부의 불간섭, 공기업 사영화, 시장자유화는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일 뿐.

셋째, 분배정의와 일정정도의 공평한 결과가 필요하다.
요약한 문장만 보면 오해하기 쉬운데, 소득의 집중도가 높을수록 성장속도도 떨어지고 결국 
사회 전체에 해롭다는 점에서 분배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공평한 '결과'란 공평한 '기회'를 준다해도  의식주조차 해결 못하고 교육여건도 열악한 사람에게는 무의미한 '공평'이므로 
최소한의 여건은 만들어주자는 의미의 공평이다. 
      
사실, 먼저 파이를 키워야 나눌 것이 늘어난다는 논리는 토끼가 별주부를 속인 거짓말만큼이나
 허무맹랑한 소리다. 왜냐고?
 시장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시장의 핵심 전제가 '이기적인 인간'이다.
 이기적인 인간이 자신을 위해 열심히 하다보면 결국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이기적인 인간은 파이가 크던 작던 댓가없이 나눠주지 않는다.
그러니 그런 인간들이 먼저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하는 것은 사기꾼의 말장난일수밖에!


이상이 대강 정리한 내용과 내 의견인데 읽고 난 후 독자로써 가지는 고민은 두 가지이다.
알게된 사실을 현실에 있어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 하나이고,
장교수의 주장은 도덕적인 면은 고려하지 않는 차가운(?) 경제학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역사는 발전하지만 한 번에 다 이룰수 없으니 조바심을 덜고 좀 더 장기적으로 봐야겠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도덕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는 존재이므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나왔던 많은 갈등속의 선택처럼 도덕과 정의를 고려한 경제학은 어떤것인지에 대해 다룬 장교수의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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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하고 있나 모르겠다. 알라딘에서 G2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물었었지. 관련책들 홍보랑 엮어서 말야.  거기다 한마디 쓰려고 했더니 아는게 별로 없어서 덕분에 검색좀 해봤었다.  결과는 짐작이 맞았다고나 할까...    알맹이 없는 그저그런 모임이라는 것. 

웃기는게, G20이 우리나라에서 열려서 자랑스럽다느니 자부심이 올라갔다느니 하는 초딩스러운 글들이 명색이 서점 블로그에(뭐 나의 편견일수 있지만) 줄줄이 올라온다는거다. 거꾸로 생각해 봐라. 달리 말해서 남들이 '한국'을 알아주니 좋다는 말인데 당신이 다른나라에서 G20열린 것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게 있는지, 그 나라에 대해 인식이 올라간게 있는지 말야. 만약 당신이 기억할수 없다면 남들도 우리를 신경쓰지 않을거란 말이지.  차라리 올림픽이라면 아주 약간 이해할 여지라도 있지만 이건....   

요 며칠 보니 출근하는 길에도 퇴근하는 길에도 경찰들이 몇명씩 배치되서는 서성대고 있다. 경찰이 주변에 있다는건 얼핏 (보호막이 쳐진 셈이므로) 좋아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저 경찰들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배치된게 아니라 반대로 우리를 감시하기 위해 배치된 것이 100%이니 짜증만 확!   괜히 쳐다보다가 가방 수색이나 당할까 괜한 걱정만 늘어서 슬슬 피해 다니고.(가방엔 책밖에 없지만서도..  음.. 불온서적이라 조심해야 하나...) 

열받게 하는 점은 또 있다. 전철내에 붙은 계몽포스터.  G20을 개최하니 통화예절도 지키고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말고 암튼 에티켓을 잘 지키자는 이야기인데 순식간에 우리나라가  후진국 소리듣던 그때로 돌아간듯한 느낌이다.  자국민을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지게 하는 공중도덕 캠페인. 이게 뭐하는 짓이냐?  외국인들이 보니까  얼굴에 미소를 짓고 다니라고?   이쯤되면 미소가 아니라 아주 그냥 토가 나올지경이다.   그렇게 국민이 쪽팔리면 왜 우리나라에서 회의 한다고 한건지 모르겠다.

SERI는 G20경제효과가 수십조원에 달한다고 했고 무역협회는 그 효과가 무려 450조원이라고 했다는데 우리나라 예산이 300조원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니 이 거 뭐 회의 한 번 하면 1년 놀고 먹어도 되는건지...  어느 매체에 실린 말대로  매일 국제회의가 열리는 뉴욕때문에 미국은 불황이 있을수 없어야 한다는 말이 정곡을 찌르는 말 같다. 

 정작 G20에서 뭔 이야기를 할지, 무엇을 관심 가져야 할지는 듣기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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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11-0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스 정거장에 쓰레기통도 다 치웠어요.ㅡ.ㅡ;;;

귀를기울이면 2010-11-09 23:27   좋아요 0 | URL
길에서 쓰레기를 만드는 성격이 아니라 몰라봤네요ㅎㅎ 암튼 쥐20덕분에 매일 전철이 멈추면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인드 머시기냐 머 그런거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