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양자론 - 개정판 뉴턴 하이라이트 Newton Highlight 2
일본 뉴턴프레스 엮음, 와다 스미오 감수 / 아이뉴턴(뉴턴코리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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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뉴턴프레스에서 나오는  Newton Highlight 시리즈중 양자론을 다룬 단행본이다.

'뉴턴'하니까 중학생 시절 교실 뒷편에 게시된 멋진 사진들( 위성에서 찍은듯한 커다란 지구사진 같은 것들)이나 재밌는 인포그래피들의 출처가 '뉴턴'이라는 잡지라는 걸 알게 되고나서 한동안 없는 살림에 열심히 뉴턴 잡지를 사보았던 기억이 난다. 막연하게 우주와 물리세계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는 화려한 그래픽에 혹 했던 것.  

암튼, 이 책은 바로 그런 그래픽 중심이라는 뉴턴의 장점을 잘 살린 책이다. 특히나 눈에 보이지 않는 양자의 세계를 설명하는 이론을 일반인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그래픽은 필수인데 거기에더해 양자론은 철학적인 문제까지 얽혀있기 때문에 그러한 이론을 넓고 시원시원한 그래픽으로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양자론의 초보자에게는 아주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충 들춰보면 '이거 애들 책 아냐?'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구성은 마치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듯하게 짧은 이야기와 양면을 거의 다 차지하는 그래픽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이 끝날때마다 마치 선생님과 학생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단원 요약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학생을 주독자층으로 생각하고 만든 책 아닌가 싶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볼 책도 아니다. 양자론 자체가 상당히 오묘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본문에도 여러번 언급되는데 양자의 성질은 사람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의 성질과 상당히 다르고 그림이나 글로는 제대로 그 성질과 현상을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리 책이 이해하기 쉽게 씌여졌어도 독자의 노력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그게 양자론의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전공이 아닌한 물리학이란것이 어디 호락호락한 학문이겠는가.

얼마전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를 읽을 때는 이 책 덕을 좀 보았다. 호킹의 이야기에서도 양자론은 그 중심에 있었는데 (그 책 또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는 하지만 ) 아무래도 양자론에 대한 기초가 있는 편이 더 이해하기가 쉬웠다.  

이 책을 통해 양자론의 기초정보도 얻었고 더불어 물리학자들의 계보까지 함께 공부했다. (일본인 노벨상수상자들이 가끔씩 나오는건 좀 샘 나더만..)  뭐든지 기초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기초를 다지기에 그만인 이런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두면 이쪽 계통의 책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가격적인 부담만 없다면 다른 시리즈도 차례대로  섭렵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사족.  이런 그래픽 위주의 책들이 아이패드 같은 컬러지원 기기용 전자책으로 종이책보다 저렴하게 나온다면 시장성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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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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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위해 책정보를 다시 살펴보면서 '스티븐 호킹'과 '레오나르드 믈라디노프'의 웹페이지 링크가 각각 있는 걸보고서야 공저자가 있음을 눈치챘다.   스티븐 호킹이라는 이름을 안 지 한 20년은 된 것 같은데 왜 '레오나르드 믈라디노프'가 호킹의 full name인줄 착각했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가는데,  아마도 스티븐 호킹의 이름만 표지에 부각시킨 탓이 큰 듯하다. 

이 책의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신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일 것이다. 책소개도, 저자의 주장도 이 한 마디에 방점이 찍혀있다. 당연히 논란을 일으킬만한 주장인데,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수긍이 가는 결론이다.(당연한가?) 물론 호킹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되야만 하겠지만.

출판사는 '보통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다'라고 책소개에서 밝히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본다.  

"재규격화는 무한한 음(陰)의 값을 가진 양(量)들을 제거하는 기법인데,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론에서 발생하는 무한한 음의 값들과 무한한 양(陽)의 값들이 합산 과정에서 거의 상쇄되고, 관찰된 유한한 질량 값과 전하량 값과 같은 작은 나머지 값만 남게 만드는 면밀한 수학적 절차이다."

더하기 빼기하면 결국 자투리만 남는다는 문맥은 대강 알수있지만 이 문장이 설명하는 실체를 바로 명쾌하게 이해할수 있는 보통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내용이 드문것은 아니어서 중간중간 걸치적거렸는데 다행히 '누구나 이해할수 있는 양자론'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있었던 덕에 (전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넘어갈 수는 있었다.(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오해를 일으키기 쉬운데, 기실 '양자론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해할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이해하기 쉽다'는 홍보문구가 과장됐다는 뜻은 아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고, 적절한 그래픽을 곁들이기도 하고 추상적일수도 있는 물리이론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주고 있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흥미를 유지하면서 읽을수 있다.

'신의 부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어떤 논리를 펼치는지 궁금해서 펼쳐든 책은, 독자의 무지도 한 몫했겠지만 얼핏 상관없는 듯한 내용으로 중반이후까지 진행된다. 양자론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많은데 얕은 지식으로 판단하건데 양자론으로부터 얻어진 통찰이 물리학에 상당한 기여를 했고 여차저차해서 우주가 있기 위해 지적인 존재의 개입은 필요없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 같다. 

 

물리학에 정통하지 않은 보.통.사람으로써 명쾌하게 이 책을 소개할 자신은 없지만 이 책이 주는 두가지 만족감은 말할 수 있다.  첫째로, 지적인 만족감이다. 호킹의 저서이니 두 말하면 잔소리겠지만 확실히 뭔가 속이 채워지는 느낌은 든다. 그게 허영심이든 어쨌든...  과학과 철학이 함께 하는 책이고 논쟁꺼리를 주고 있는 만큼 생각해볼 계기를 준다.

두번째 만족감은 우아한 문장을 읽을때의 만족감이다. 너무 딱딱하거나 가볍지 않으면서, 주장을 설득시키기위한 강요나 흥분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호킹의 주장에 다가가게 만드는 문장들은 (앙드레김 버전으로) '엘레강스'하다는 말을 하고싶어지게 하는 맛이 있다. 

 

팁. 책의 후미에 나오는 용어설명을 먼저 읽는다면 조금은 수월한 내용이 될듯하다. 힘들게 읽고나서 나오는 용어설명보고 아차차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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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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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책머리에서 이 책의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건 '경제민주화'라는 하나의 단어로 요약되는데 80년대에 정치의 민주화를 가져왔다면 이제 경제민주화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런 문학을 '참여문학'이라 했던가?  사전적인 구분은 다 잊었지만 아무튼 확실히 현실참여적인 성격의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그 역할이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기존의 사회고발서나 사회과학서적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런 소설로 보다 실감나게 현실을 목도하고 분노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 최근에 읽은 비슷한 성격의 소설로 '소수의견'을 추천한다) 
 

그러나, 명불허전이라 했지만 이 책은 좀 헐렁하다는 느낌도 드는 책이다. 등장인물도 몇 명되지 않고(그건 책을 수월하게 읽는데는 도움이 된다) 배배꼬인 사연보다는 일사천리로 물흘러가듯 이야기가 진행되니 클라이막스도 좀 약하다.  그리고 아무래도 작가의 말을 하기 위해서였겠지만 등장인물은 다면적이기보다는 직선적이고 전형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독자는 복잡한 생각없이 읽을 수 있게 하지만 너무 '계몽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어본적이 있는 독자라면 그 책의 내용을 그대로 재연해낸듯한 인상을 받을수도 있다. 재벌들의 속마음이야 소설 속 인물같은지는 영영 알수 없겠지만 그들의 행태와 결과는 동일하니 말이다.  사실 읽다보면 떠오르는 실제 인물들이 적지 않다. 삼성이나 이건희, 이학수, 김용철, 정몽구, 정의선, 조국 등등. (작가는 아마도 소설속 인물들의 실제 모티프도 이들에게 기대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와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진 책들을 보아왔던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싱거울수도 있는 책이지만 소설이라는 좀 더 대중적인 형식으로 공감대를 넓히고 진실을 알리는데 꼭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의 시민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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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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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 대선후 한동안 진보계열이라 평가되는 주요인물들 입에서는 앞으로 최소한 10년 이내 재집권은 어렵다는 말들이 나왔었다. 그럴만 했던 것이, 주변을 둘러봐도 인물도 안뵈이는데다가 이전까지의 대선에서 보였던 아슬아슬한 승부가 아닌 참패를 당했기에 보수화의 흐름을 돌리는 것이 난망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직접적인 정치 활동보다는 각자 자기의 소소한 일상과 일터로 돌아가 강연이나 저술활동으로 잠룡(?)같은 모습을 보여주는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명박의 폭정이 상상을 초월한데다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변화의 불씨가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러한 절망적인 전망이 수정되는가 싶더니 지금은 이렇게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제목의 책까지 나오게 되었다. 

책에서 조국교수는 빠르면 2012년, 늦어도 2017년 진보의 재집권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집권계획에 대해 논하고 있다.  뭐, 제목은 거창하지만 알아먹기 어렵게 진행되는 책은 아니다. 인터뷰형식인데다가 본인들도 정색하고 만들었다기보다는 '한 번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카페같은 곳을 이용해가며 대담을 나눈 것이어서 일반독자들도 쉽게 다가갈수 있다. 게다가 표지부터 뿜어져나오는 조국 교수의 매력은(영남출신의 최고 학벌을 가진 미남 법대 교수인데다가 진보이기까지 하다니! 이거 원...) 읽고 싶은 마음을 더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조국교수가 말하는 집권플랜의 키워드는 '연대'다. 이명박이 고대라서 연대가 아니고 군소 진보세력들의 연합을 말하는 것이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던가?  그 말처럼 집권 보수는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고 진보는 더 이상 갈라질 틈새시장도 없어보일만큼 제각각이다.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고 연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생각이지만 그러기 위해 필요한 지금의 쥐방울만한 기득권의 포기라는 장애물 앞에서 다들 멈춰서있는 형국이다.  

조국 교수는 단순히 '연대하라'고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단초와 방안등을 제시해 놓고 있다. 물론 책에 있는 내용이 선택지의 전부는 아니겠고 실제로 진행하다보면 여러 변용도 가능하겠지만 충분히 받아들일만한(들여야만하는) 타당성이 있는 제안들이다.  지금은 장애물에 막혀 지지부진하지만 지난 6월처럼 시간이 갈수록 연대에 대한 가속도가 붙지 않을까 싶고 그때 각 정당의 지도층이 조국 교수의 조언을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앞서 이 책을 보아야 할 사람은 바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결국 괜찮은 정치인을 가려 뽑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무리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빠른 때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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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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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보게 된 영화라 사전 지식 없이 보게 되었다. 물론 배우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강동원의 영화는 몇 편 본적이 있었으므로 그의 스타일에 대한 사전 정보는 약간은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략히 말해 초능력을 이용해 막가파식으로 살아가던 초능력자(강동원)를 임대리(고수)가 우연히 발견한 자신의 초능력으로 막아낸다는 줄거리인데 보는 내내 만화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여기서 '만화'란 도서의 한 형태로써의 만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흔히 뻥이 많고 유치하거나 애들스럽다는 뉘앙스로 쓰일때의 그 '만화'를 뜻하는 것이다. (많은 만화가 그렇지 않고 나도 만화를 자주 보지만, 어쨌든 그런 용례가 있어서 쓴 말이다.)

개연성, 일관성, 합리성, 감정이입 따위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냥 어릴적에 말잘하는 친구가 해주던 신기한 이야기를 듣는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왜 그런것도 있지 않은가, 교과서 한 모퉁이 마다 그림 그려놓고 책을  후루룩 넘기면 움직이는 만화영화같아 보이는 그런...

초능력은 누구나 한 번쯤 소원했을법한 것이지만 이 영화는 초능력때문에 고통받고 삐뚤어져간 인간을 중심에 놓는다. 그러나 고민의 과정이나 고통의 근원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실마리를 보여주는듯한 어릴적 이야기가 잠시 나오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그냥 어릴적부터 문제아(?)였다는 것 말고는 별로 기능하는게 없어보인다.    

영화가 끝나면서 터지는 웃음은 허탈함에서인지, 흘러간 두시간이 아까워서인지, 영화가 만화 같은게 웃겨서인지, 고수의 천진난만한 얼굴때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참, 엔딩 크레딧이 나올때의 음악은 맘에 든다.

 

사족.  초능력자의 고뇌와 관련해서는 미야베 미유키의 '용은 잠들다'가 떠오른다.  영화대신 이 책을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에는 '스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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