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책머리에서 이 책의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건 '경제민주화'라는 하나의 단어로 요약되는데 80년대에 정치의 민주화를 가져왔다면 이제 경제민주화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런 문학을 '참여문학'이라 했던가?  사전적인 구분은 다 잊었지만 아무튼 확실히 현실참여적인 성격의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그 역할이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기존의 사회고발서나 사회과학서적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런 소설로 보다 실감나게 현실을 목도하고 분노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 최근에 읽은 비슷한 성격의 소설로 '소수의견'을 추천한다) 
 

그러나, 명불허전이라 했지만 이 책은 좀 헐렁하다는 느낌도 드는 책이다. 등장인물도 몇 명되지 않고(그건 책을 수월하게 읽는데는 도움이 된다) 배배꼬인 사연보다는 일사천리로 물흘러가듯 이야기가 진행되니 클라이막스도 좀 약하다.  그리고 아무래도 작가의 말을 하기 위해서였겠지만 등장인물은 다면적이기보다는 직선적이고 전형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독자는 복잡한 생각없이 읽을 수 있게 하지만 너무 '계몽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어본적이 있는 독자라면 그 책의 내용을 그대로 재연해낸듯한 인상을 받을수도 있다. 재벌들의 속마음이야 소설 속 인물같은지는 영영 알수 없겠지만 그들의 행태와 결과는 동일하니 말이다.  사실 읽다보면 떠오르는 실제 인물들이 적지 않다. 삼성이나 이건희, 이학수, 김용철, 정몽구, 정의선, 조국 등등. (작가는 아마도 소설속 인물들의 실제 모티프도 이들에게 기대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와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진 책들을 보아왔던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싱거울수도 있는 책이지만 소설이라는 좀 더 대중적인 형식으로 공감대를 넓히고 진실을 알리는데 꼭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의 시민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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