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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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 대선후 한동안 진보계열이라 평가되는 주요인물들 입에서는 앞으로 최소한 10년 이내 재집권은 어렵다는 말들이 나왔었다. 그럴만 했던 것이, 주변을 둘러봐도 인물도 안뵈이는데다가 이전까지의 대선에서 보였던 아슬아슬한 승부가 아닌 참패를 당했기에 보수화의 흐름을 돌리는 것이 난망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직접적인 정치 활동보다는 각자 자기의 소소한 일상과 일터로 돌아가 강연이나 저술활동으로 잠룡(?)같은 모습을 보여주는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명박의 폭정이 상상을 초월한데다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변화의 불씨가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러한 절망적인 전망이 수정되는가 싶더니 지금은 이렇게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제목의 책까지 나오게 되었다. 

책에서 조국교수는 빠르면 2012년, 늦어도 2017년 진보의 재집권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집권계획에 대해 논하고 있다.  뭐, 제목은 거창하지만 알아먹기 어렵게 진행되는 책은 아니다. 인터뷰형식인데다가 본인들도 정색하고 만들었다기보다는 '한 번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카페같은 곳을 이용해가며 대담을 나눈 것이어서 일반독자들도 쉽게 다가갈수 있다. 게다가 표지부터 뿜어져나오는 조국 교수의 매력은(영남출신의 최고 학벌을 가진 미남 법대 교수인데다가 진보이기까지 하다니! 이거 원...) 읽고 싶은 마음을 더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조국교수가 말하는 집권플랜의 키워드는 '연대'다. 이명박이 고대라서 연대가 아니고 군소 진보세력들의 연합을 말하는 것이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던가?  그 말처럼 집권 보수는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고 진보는 더 이상 갈라질 틈새시장도 없어보일만큼 제각각이다.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고 연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생각이지만 그러기 위해 필요한 지금의 쥐방울만한 기득권의 포기라는 장애물 앞에서 다들 멈춰서있는 형국이다.  

조국 교수는 단순히 '연대하라'고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단초와 방안등을 제시해 놓고 있다. 물론 책에 있는 내용이 선택지의 전부는 아니겠고 실제로 진행하다보면 여러 변용도 가능하겠지만 충분히 받아들일만한(들여야만하는) 타당성이 있는 제안들이다.  지금은 장애물에 막혀 지지부진하지만 지난 6월처럼 시간이 갈수록 연대에 대한 가속도가 붙지 않을까 싶고 그때 각 정당의 지도층이 조국 교수의 조언을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앞서 이 책을 보아야 할 사람은 바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결국 괜찮은 정치인을 가려 뽑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무리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빠른 때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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