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4학년 아이의 여름방학과제가 내 숙제고, 또 내숙제고, 또또 내숙제고....
며칠후면 개학인 아이의 숙제로 가족칭찬신문을 만들려고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 초등학교 들어가기전에는 '절대 방학숙제는 대신 해주지 않을거야' 라고 다짐했었지만,
생각처럼 놓아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즐기기로 했어요.
아이와 함께 방학숙제를 하면서 함께 머리 맞대고하는 자체를 추억으로 생각하며, 즐기기로 했습니다.
지나고 보면 이런 사소한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반드시 알게될날이 올테니까요....
얼마전 기차여행전에 구입해서 기차안에서 틈틈히 읽던 책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송정림작가의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책은 책을 읽고난 후 저에게 곁에 있는 좋은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훌륭한 건축의 조건은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우리 집에 가장 필요한 건 값비싼 장식물도 가구도 아닐것입니다.
서로 이해하고 감싸 주는 사랑, 바로 그것이 집 안을 따뜻하고 편안한 향기로 채워주겠지요.>
P.200
전 오늘도 노력했을까요?
이해하고 감싸주는 사랑으로 집안을 채우기위해서.....
가족칭찬신문을 만들 내용을 함께 구상하면서 한가지 느낀점은
가장 가까운 나의 가족들에게
그동안 얼굴맞대고 하는 감정표현에 너무 무심했다는 반성이었습니다.
좋다 싫다 고맙다 미안하다 어렵다 힘들다 슬프다 행복하다 ....등의 감정을 너무 감추고 살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좋다고, 기쁘다고, 행복하다고 외치는 긍정적이며 용기있는 말들은 감추고,
서글프고 힘들다는 말을 더 많이 내색 한것같은 두려움에 대한 반성이었습니다.
때론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때론 조금만 덜 솔직했더라면....
조금 덜 힘겹지 않았을까합니다. 사는것도, 나누는것도, 마주하는것도.....
2살 아기에게는 어렵지 않게 사랑을 매일매일 고백하고 있어요.
하루에 열두번도 더 입맞추며 사랑한다, 사랑해...너무 사랑해...라며...
그러나 정작 부모님께는 사랑한다 말하며 포근히 안아드린적이 없고,
고생하는 새언니나 오빠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못 건네봤네요.
부끄럽고 가슴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살아 계실때 찾아뵈어야 합니다.
들으실수 있을때 고백해야 합니다.
느끼실수 있을때 손을 잡아야 합니다.
'나중에 해야지'하고 미루면 후회만 남습니다.
나중이라는 다짐은 그렇게 허무하게 스러지고 맙니다. >
- P.105
<인간인 우리는 많은 사물과 자연에 기대에 살아갑니다.
우울한 날에는 하늘에 기대고,
슬픈날에는 가로등에 기댑니다.
기쁜 날에는 나무에 기대고, 부푼 날에는 별에 기댑니다.
사랑하면 꽃에 기대고, 이별하면 달에 기댑니다.
우리가 기대고 사는 것이 어디 사물과 자연뿐이겠습니까.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
서로서로 기대고 산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인연이겠지요.
그 인연의 언덕은 어느 날은 흐리고 어느날은 맑게 갤 겁니다.
흐리면 흐린대로, 개면 갠대로 그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서로 기대고 살아가는 인연의 덕목이겠지요.>
-P.270
제게 찾아온 인연....사물이든 사람이든, 자연이든 모두모두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