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것에 대한 아쉬움, 지나간것에 대한 추억, 지나간것에 대한 후회, 지나간것에 대한 두려움,
지나간것에 대한 기억과 상처, 지나간것에 대한 애착과 집착, 지나간것에 대한 그리움.......
가을만 되면 유난히 지나간것에 대해 생각이 깊어진다.
캠핑, 소설, 카페, 여행..............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가족을 이끌고 여행을 즐기셨던 아버지!
여행지는 대부분 계곡이나 바닷가였다. 지금생각해도 아버지는 유독 물가를 좋아하셨던듯하다.
대부분 우리의 여행숙소는 텐트! 하지만..텐트를 치고 하는 캠핑이 난 죽도록 싫었다..
다른건 몰라도 잠자리와 화장실을 유난히 가려했던 내 생각탓이었는지...
불편의 자체인 캠핑은 정말 고문이었다.
화장실도 제대로 없었고, 울퉁불퉁한 바닥, 축축한 텐트 공기가 너무 싫었다.
그렇게 싫어했던 캠핑이 이젠 미치도록 하고 싶어지니....이건 지나간것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 지나간것에 대한 큰 후회다.
가끔 친정가서 아버지에게 "아빠, 우리 아이들 데리고 캠핑갈까? "하면 "싫어"라고 하신다.
이유를 여쭈어보면.....아빠 입장에서는 그 당시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 데리고 가면 , 항상 내얼굴에 캠핑은 너무 싫어라는게 티가 많이나서 괜히 여행내내 내 눈치가 봐지셨다면서....그때 그 순간에 대한 복수로 절대 나랑은 캠핑 가기싫으시단다.......아빠, 미안해.............
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스스로 선택해서가 아니라 선택하여 읽도록 강요받아서 읽었다.
그러나 읽고 나서 며칠을 끙끙 앓았다.
고등학생때였던것으로 기억되는데...건강체질인 내가 며칠을 멍하니 마음속 격랑으로
인해 끙끙 앓아본적은 처음인지라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못가진자와 가진자, 난쟁이와 거인, 피해자와 가해자 ,희생과 죄 로 대립되는 내용의
소용돌이에 이토록 마음이 쏘옥 빼앗겨 버릴줄이야...
빈부격차, 노동문제등에 항상 없는자들의 편에 무조건 서게 되버리는 마음은
그때 부터 가지게 된듯하다.
지금 다시 읽는다면 그때 그 시절 느꼈던 그 울분과 그 처절한 슬픔을 다시 느낄수있을까?
사실 지금은 집에서 커피한잔 내려 마시는 여유를 가진다는 것도 쉽지않지만..
결혼전 나는 은근 카페 마니아 였던듯 싶다.
그러나 그 당시 난 커피를 즐겨하지 않았다는 중요한 사실......
생각해 보면 난 그때 카페에서 무얼 마셨었을까?
아무리 뒤집어 탁탁 털어 생각을 해도 도저히 기억이 없는건...왜일까?
나에게 카페란 차를 즐기는 공간이 아닌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었다는....
그런 이론...
누군가와 이야기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일이 되어버릴줄은
결코 몰랐다.
마지막...기차여행, 마지막 바다여행이었던 그 때 그 사진을 보며.......
난 오늘도 그냥 스쳐지나간것이 아닌 그 때 그 추억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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