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뭐 이메일이나 휴대폰문자로 안부를 묻거나 인사를 건네며 사람관리(?)를 한다...ㅋㅋ

손편지?

편지란 당연히 손으로 직접 쓴 글씨로 적어 보내는 거라는 거라는 사실을 잊은건 아니지만...

불편하고 번거롭다는 생각을 떨치기는 힘들다.

 

어버이날, 스승의날 정성껏 적어 보내던 감사의 편지, 애인에게 보내던 사랑의 편지, 친구에게 보내던 비밀의 편지,

학창시절 별이빛나는밤에 사연으로 보내던 웃기는 편지등을 써보냈던 나의 모습을 문득 떠올려본다.

 

재작년 이맘때쯤 유치원 졸업하는 아들 졸업문집에 실을거라면서 선생님께서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한장씩을 써서

보내달라는 말씀을 하셨을때...많은 고민을 했었었다.

그동안 아들에게 기껏해야 크리마스카드를 써봤던 기억만있었는데..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다는게 새삼스럽게 느껴졌기때문이었다.

참으로 예전 연애편지쓸때보다 더 고민하고 더 고민해서 써 보냈었었다...ㅋㅋ

내용은 뭐! 이렇게 멋지게 자라주어 고맙다. 엄마는 이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한다는 내용이었던듯하다...

 

오늘 문득 유독 편지쓰기를 즐겼던  신랑이 연애시절 보내주었던 편지를  읽다......휴대폰을 들어 신랑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오늘 나한테 편지한장 써주면 안돼? 욕도 좋아....ㅋㅋ"

"알았어, 이메일 보낼께"

"싫어! 손편지로 써줘! "

"너무 오랜만이라서 잘될지 모르겠네...자신없는데......편지지도 없는데...레포트지에다 써서 줘도 괜찮지?"

"으으응....어디면 어때?  껌종이여도 돼...괜찮아..!!"

"우리 마눌님...뜬금없는건 알아모셔야 한다니까.....ㅋㅋ"

 

ㅋㅋㅋ 갑자기 21살 신랑을 처음만나 연애편지 1호를 받았을때보다 더 설레고 기대되는 내모습이 모처럼 귀여워졌다.

신랑이 보내온 편지내용이 괜찮으면...페이퍼에서 꼭 내용을 공개해야지...ㅋㅋ오홋캬약호~

만년필로 꼭꼭 눌러쓴 신랑의 필체가 빨리보고싶다.

 

이렇듯......편지! 편지! 편지! 편지! 하면서 그 생각에 빠져있는데...

돌베개에서 출간된 선인들의 옛편지 간찰(簡札) 용어 사전인 '옛편지 낱말사전'을 보게되었다.

어쩜 이런 우연이 있을까?

그동안 간찰들을 읽으면서 요런 용어사전을 한권내주는 분이 계셨으면 좋겠다....넙죽 절이라도 올릴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역사학자 하영휘(57) 가회고문서연구소장과 동료 학자 6분과 함께 7년의 연구와 집필로 완성된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국내 최초의 간찰 용어 사전일것이다.
조선 시대 간찰은 대부분 초서로 쓰여 있다. 그리고  간찰에서만 사용되는 독특한 어휘들이 많다.

초서의 매력은 신속한 필기형태가 아닐까 싶다....또 행서에서 느낄수없는 예술성 또한 느껴진다.

그렇게 때문에 요즘의 우리가 초서로 쓰여진 간찰을 술술 읽으며 이해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 필획이 윽~~너무 간략해...

 

간찰은 사실 읽는 재미가 크다.

편지자체가 그 사람의 삶, 그 시대의 삶이 다 들어 있기때문이다.

특히 쓰신 분의 필체를 볼수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매력이다.

간찰(簡札)은 본래 죽간과 목찰에 적은 글이란 뜻이다.

포괄적으로 종이 또는 비단에 적은 편지를 모두 말한다.

일기와 함께 간찰은 가장 사적인 영역이면서 그만큼 다채로운 내용을 담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상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일기와는 다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엿볼수 있는...상호 소통의 매체이다.

부모, 자식, 스승, 친우등에게 보내는 간찰을 읽으며 그들의  사랑도, 재미도, 개성도, 목매임도, 애틋함의 감정을 느껴보자.

 

 

<옛편지 낱말사전> 은

 

연구 대상은 고려 말 정몽주가 이집(李集)에게 어지러운 정치 현실에 대한 자신의 서글픈 심사를 적어 보낸 간찰로부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옥중에서 보낸 서한까지의 간찰이다.

 이 사전은 그 중에서도 간찰의 원본이나, 간찰의 원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손으로 직접 쓴 간찰만을 토대로 하였다.

간찰 서식과 관련한 특수한 용어들, 조선시대 간찰만의 특수한 단어들, 다양한 용례와 정확한 뜻풀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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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1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21살때 만난 남편분에게
지금 손편지를 달라고 하셨단 말씀이신가요? 이거, 너무 염장성의, 낭만적 이야기 아닙니까~
하기사.... 태교를 하셔야 하니, 달콤한 편지 너무 좋겠는데요.
아빠랑 엄마랑 이렇게 알콩달콩하다는.

손편지, 맞아요, 한번씩 알라디너와 주고받는 선물의 손카드가 전 너무 좋더라구요.

블루데이지 2011-12-14 15:20   좋아요 0 | URL
아이를 셋이나 낳아드리니....돈안드는 이런것이라도 부지런히 해주어야죠...ㅋㅋㅋㅋ
빡빡한 세상!! 억지로라도 부드럽게 만들어 행복하게 살고파요~~그쵸?마고님!!!

2012-01-02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