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보내놓고 무심히 손에 잡힌 우주의 구조를 몇 페이지 읽었는데 출근도 관두고 창가에 앉아 햇볕 쪼이며 종일 우주의 구조를 파헤쳤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치약을 듬뿍 짜 버렸네. 샤워기를 트니 우주는 사라지고 바닥의 머리카락과 물의 얼룩만 선명해서 우주의 한 근원, 한 분자, 찬 물줄기를 세차게 뿌리고 수세미로 벅벅 문질렀네. 아침은 그런 것. 마신 커피 잔을 개수대에 넣고 뒤 한번 돌아보고 출근하네. 빈 집에서 햇살과 먼지 사이로 가끔씩, 저희만 남은 까불이 책들이 슬금슬금 삐져나와 춤추고 노래하고 뒹굴다가 작은 녀석이 키를 올리면  화들짝, 제자리 찾지 못한 책들이 가로눕힌 책 사이에 벌렁 드러눕겠지. 그 중 한 녀석이 우주의 구조! 놀던 자리에 비스듬히 두었는데 퇴근 후 확인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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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hook1@hanmail.net 2011-03-2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자를 생각해서 배경 화면 바꿀 시간에 글을 써요 글을 ...ㅎ

rainer 2011-03-25 10:05   좋아요 0 | URL
아하하..

시월의 아침 2011-04-0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다림의 지혜를 무지 잘 활용하고 있어요^^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