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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9등급 꼴찌, 1년 만에 통역사 된 비법
장동완 지음 / 리더스북 / 2017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100LS해라. 영화 하나를 100번 듣고(listening) 100번 말하라(speaking)는 내용이 다인데, 그걸로 책 한 권 쓰는 것도 놀라운 능력이다.
9등급 꼴찌에 Germany를 젊은이로 알아들을 정도로 영어를 못했다고 강조하지만, 그런 수준에서 동시통역까지 하게 됐다고 극적인 반전을 노리기 위해 하는 말일뿐.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뉴질랜드로 어학연수 10개월 갈 정도로 원래 언어 배우는데 열정이 있었던 사람이다. 또 어학원이 소용 없어 3개월 만에 때려쳤다고 하나 주변의 영어 환경은 무시할 수 없을 거다.
한 영화를 백 번 보고 받아 적고 외울 정도의 끈기와 노력이면 뭘 해도 될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근데 받아적으려면 기초는 있어야 하니 영알못이 나도 할 수 있다 하기엔 간극이 넘 크다. 그래도 희망을 주긴 한다.)
그런데 책 마지막에 신뢰가 전혀 안 가는 부분이 나와 실망했다. 다른 언어까지 유창하게 한다는 건 의심스럽다. 불어를 배우려고 프랑스에도 거주했고, 프랑스 영화로 불어를 마스터했다는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의 이름 발음도 제대로 모르면 뭐가 잘못된 걸까, 문법책이 필요 없다고 했지만 이거야말로 기초가 부실하다는 것의 반증 아닐까. 그 나라 알파벳 읽는 법, 단어 읽는 법은 기초 중의 기초잖아. 더구나 불어가 영어처럼 발음이 제멋대로인 언어도 아니고 발음 예외가 거의 없는 언어인데.
배우 Omar Sy(오마르 시)를 가장 좋아한다면서 ‘오마 사이‘라고 적은 건, 영어식으로 읽은 거라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세르쥬 갱스부르를 서쥐 게인스버그라고 부르지 않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나.
그래도 시험해보고픈 마음이 생긴다. 몇 년 전부터 스페인어를 배우고픈 마음에 교재도 사전도 사뒀고 알파벳만 배우고 계속 답보 상태인데 스페인 영화 하나 정해서 100번 보고 따라할까 싶은 유혹이 생긴다. 한번 본 영화, 한번 읽은 책 두 번 다시 안 볼 정도로 반복 싫어하는 내가 100번 보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스페인어 마스터 가능할 거 같단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