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이어 3월에도 책을 많이 못 읽었고 리뷰도 안 썼습니다.
책 블로그라 책이야기만 하지만 근황을 잠깐 이야기하자면...
남편의 이직으로 도시를 옮겨 이사했습니다.
임시로 몇 달 살기 위해 가구 완비된 작은 아파트를 찾는 일로 바빴고
몇 달 비어있게 될 과거에 살던 집 내부를 이사하는 김에 좀 손봤습니다.
4월 1일에 새 도시로 완전히 이사를 했고요.
주말이면 가끔 옛집에 갈 생각이어서 아주 필수적인 것들만 가져왔습니다.
가구가 다 갖춰진 집이기도 하고 미니멀하게 살아보자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이제야 3월에 읽은 책들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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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별 다섯 책들
에이튼 숲의 은둔자 - 캐드펠 시리즈 14권
가문의 상속자인 나이 어린 손자 리처드를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욕심많은 할머니와 에이튼 숲에 정착한 정체 모를 은둔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알바생 자르기 - 장강명
단편입니다. 읽고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한국 노동 시장의 실상. 이런 사회 의식이 들어있어 장강명 씨 작품을 좋아합니다.
미스 함무라비 - 문유석
3월의 책, 3월의 발견으로 선정. 도진기님에 이어 대박이 예상되는 또 다른 판사 출신 작가의 대박 소설입니다. 도진기님의 본격 추리물과는 다릅니다. 사건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송이고요. 진부하고 오글거리는 작명 센스지만 성격 파악이 대번에 되는 이름을 가진 판타지적 등장 인물들이 매력적이고요. 일반인들은 절대 없는 판사들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도 있었고, 이쪽 얘길 들으니 딱하고 저쪽 얘길 들어도 딱한 무자르듯 가를 수 없는 우리네 사는 이야기도 정겹고 답답하고 슬프고 그랬습니다. 기대되는 작가.
별 넷 반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 사카이 준코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편은 아니라서 많이들 모르시지만 전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딩크 부부(요즘은 차일드 프리라고 부르던데)입니다. 그래서 관련 서적이 전자책으로 나오면 꼭 사보는 편입니다. 아이를 갖는다는 건 한번 선택하면 절대로 되돌아올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 가지 않기로 결심한 길이지만 가끔 궁금하고 잘한 것인가 의문이 간혹 들기도 합니다. 사카이 준코 씨는 비혼으로 아이가 없는 경우인데 기혼 무자녀보다 오히려 쉬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속 시원한 부분도 있고 그냥 편히 읽기 좋아요.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오찬호
추천을 받지 않았더라면 안 읽었을 겁니다. 표지와 제목만 봐서는 남자 심리 파악하기 따위의 가벼운 심리서적인 줄 알았거든요. 왜 대한민국 남자들이 한남충이 되었는지에 대한 사회학적인 고찰. 웹진에 연재된 글이라서 쉽고, 주제별 챕터로 짧게 구성되어 TTS로 듣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별 넷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 회
너무 읽고 싶어서 종이책으로 사왔는데.. 순문학 작가라더니 미스터리 형식을 빌렸을 뿐 미스터리 공식에 충실하진 않습니다. 불친절하단 느낌이 들 정도로. 눈을 잘 아는 스밀라가 친하게 지내던 이웃집 아이의 의문사 진실 찾기가 이어지다가 결말은 sf로 빠진 느낌.
트렌드 코리아 2017 - 김난도 외
한국의 유행이나 문화 트렌트 같은 걸 거의 모르는데 마침 저렴하게 대여중이라 빌려 봤습니다. 거의 2달 동안 읽었는데요. 정보도 얻을 겸 정리 겸 읽어보면 괜찮은 듯합니다.
별 세 개 반
데블 인 헤븐 - 가와이 간지
미래 도박 도시가 배경인데요. 읽으면서 그려지는 이미지가 만화로 만들면 딱일 것 같습니다.
별 셋
체스의 모든 것 - 김금희
단편입니다. 이해 안 가는 국화, 노아, 글의 화자, 세 사람의 삼각 관계. 굳이 의미를 찾아 읽어야 하는 이런 순문학은 안 좋아합니다.
걸 온 더 트레인 - 폴라 호킨스
영화로 개봉된다기에 읽었습니다. 알코올중독에 오지랖 넘치는 이혼녀가 날마다 기차를 타고 전남편과 살던 동네를 지나치는데요. 그러면서 보게 된 한 집에 사는 선남선녀 커플을 두고 상상의 나래를 가득 펼치는데... 어느 날 그 커플의 여자가 실종됩니다. 알코올중독 화자란 설정은 신선했으나 거기까지. 심도 있는 내면 묘사도 아니고 반전도 뻔한데다 그렇게 찡찡댈거면 본인 일기장에 쓰세요 하고픔.
백마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매우 김전일스러운 전개와 트릭과 범인 폭로. 사긴 아깝고 대여해서 읽어야 할 책.
위도우 - 피오나 바턴
유아 납치 살해 용의자인 남편이 갑자기 사고로 죽습니다. 홀로 남은 미망인에게 기자들이 서로 취재 경쟁을 벌이는데요. 사라진 아이를 계속 찾아다니는 실종된 아이의 엄마와 몇 년 동안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 집념 강한 형사와 미망인이 이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지는 않을지... 그 취재에 성공한 기자까지... 시작은 참 흥미로운데... 지루하고 진부하게 흘러갑니다. 진상은 짐작한 대로고... 반전도.. 그닥.. 예상대로고... 지금까지 읽은 영국 스릴러 중 재미있는 걸 못 봤으니...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 - 양경수
인터넷에 워낙 많이 올라와서 새로운 내용이 없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별 셋.
5년 만에 신혼여행 - 장강명
장강명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작가 개인의 삶이 드러난 에세이는... 흠... 읽고 보니 별로예요. 작가 개인이 좋아 작품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는데 장강명 작가는 삶과 작품을 분리하는 걸로...
별 두 개
킬러 넥스트 도어 - 알렉스 마우드
재미 없어요. 홍보가 넘 그럴듯한 책. '그'와 '그녀'를 남발해서 누굴 말하는 건지 헷갈리고 지루하고... 비추
마지막으로 3월 통계
읽은 기간과 완독일을 알 수 있는데 책을 안 읽은 날들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