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내고 3주가 지났다.
비통함 보다는 우울함이 지배적인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아이들이 겨울방학 숙제로 연을 만들어 날렸다.
미숙한 솜씨로 만들어 균형잃은 가오리 연은
높이 오르지도 못한 채 제자리만 뱅글뱅글 돌 뿐이다.
그 가오리 연을 보면서
엄마 없는 나 같다고 생각했다.
방향도 없이 제자리만 뱅뱅 돌며 퍼득 거리고 있다.
엄마는 가면서 나에게 엄청난 것들을 남겼다.
하나 하나 풀어볼 때마다
엄마가 느껴지지만.
차마 아직 풀지 못한 것들도 많다.
천천히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아껴두고 풀어낼 거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돌아갈 일상이 있다는 것은, 그곳에서 엄마 잃은 아이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그리고 어쩌면 서서히 엄마를 잊어가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은
지독히 우울한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삶이라는데.
이번 주 읽을 책. <빛 혹은 그림자>
예전에 사 놓고 첫번째 이야기만 읽고 그만 두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단편 소설들을 엮어 놓았다.
생각 보다는 재미가 없다. 근데 왜 읽고 있는지 모르겠다. 돈 내고 사서 아까워서 그런가보다.
요즘은 그런 일들이 많다. 명료하지 않은 일들. 나 답지 않은 일들.
엄마 없는 나는 어쩌면 엄마가 있었던 나와 조금은 달라지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달라진 나에 익숙해져야 한다. 앞으로는 쭉 엄마가 없을테니까.
이 책은 오늘 내일이면 다 읽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주는 여기까지만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