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노력하게. 자네가 한 약속이니 반드시 지켜야하네. 하느님이 과연 나의 기도를 들어주실까, 혹은 내가 상상하는 하느님이 도대체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따위의 생각에 골몰해서는 안 되네. 나의 노력이 유치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할 필요도 없어. 우리가 기도를 바치는 그 분에 비하면 우리의 모든 행동은 유치하게 마련일세. 묵상을 하는 동안에는 이런 터무니없는 유치한 생각일랑 완전히 금해야하네. 주기도문과 성모 찬송을 입으로 외면서 그 말씀의 뜻을 깊이 새겨 스스로 충만해지도록 해야하네. 가령 노래를 부르거나 류트를 연주할 때 어떤 딴 생각이나 사변을 좇지 않고 음 하나하나와 손가락 놀림 하나하나도 최대한 순수하고 완벽하게 표현하려고 애쓰듯이 말일세.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이 노래가 쓸모있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고 노래에만 열중하는 법이지. 기도도 바로 그렇게 해야하네. (제18장, 139p.)

그는 친구에게 눈으로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저으려는 듯한 동작을 취하면서 이렇게 속삭였다. ‘그런데, 나르치스, 자네는 나중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작정인가? 자네한테는 어머니도 없잖아? 어머니가 없이는 사랑을 할 수 없는 법일세. 어머니가 안 계시면 죽을 수도 없어‘
그 뒤에 중얼거린 내용은 더 이상 알아들을 수 없었다. 마지막 이틀 동안 나르치스는 밤낮없이 친구의 병상에 붙어 앉아 친구의 생명이 사그라드는 것을 지켜보았다. 골드문트의 마지막 말은 그의 가슴속에서 불처럼 타올랐다. (제20장, 177~4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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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제주 여행이 잡혀있어서 골라들었다. <바다 냄새가 코끝에>.

요즘은 잠이 와서  책을 잘 못 읽는다. 

옆에 앉은 선생님은 눈이 아파서 이제는 책을 못 읽는다 하신다.

나도 조만간 체력이 달려서 책을 못 읽는게 아닌가, 덜컥 겁이 난다.

마음을 다스리고 행복해 지는 방법을, 이것말고는 알지 못하는 내게.

그때가 오면 제주에라도 내려가 바닷 바람이나 맞으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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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하고 같이 영화 <찰스 디킨스의 비밀서재>를 보았다.

보기 전에 디킨스와 그의 작품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주었지만, 알아들었는지, 못알아 들었는지...

작은 애가 재미있게 보아서 '크리스카스 캐롤' 를 빌려다 읽힐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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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내내 마음 속이 복잡하여 책은 읽을 수가 없었다.

대신 영화만 주구장창 보았다.

 

 

 

 

 

 

 

 

 

 

 

 

 

 

 

 

 

<손오공>은 요즘 아이들이 어학용으로 서유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어서 골라본 DVD인데, 서유기랑은 관계없는 내용이지만, 막내놈 취향 저격한듯하다. 재밌다고 늦게까지 보고 잤다.

<B급 며느리>는 다큐인데도 여자주인공(며느리)가 무척이나 귀엽고 매력적이었다. 친구 삼고 싶달까.

다들 말만 요란하게 하지, 용기 있는 자를 찾기는 어려운 일인데. 영화 속의 그녀야 말로 용자다.

<지니어스>는 뉴욕 최고의 편집자 멕스 퍼킨스와 작가 토마스 울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졸지 않고 끝까지 봤다는게 신통할 따름이다. 나쁘다는게 아니고 잔잔한 영화라는 뜻이다. 영화를 보고 잠깐 토마스 울프의 작품들을 읽어볼까 싶기는 했지만,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읽어본 누군가가 있다면 그의 말을 들어보고  집어들어도 늦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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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에 대해 상당히 매력을 느껴 소개한다.

동국대학원에서 노장 철학을 전공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철학, 종교를 연구 근무하던 중 우연히 자연주의자인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을 읽고 감명, 두 세 시간의 깊은 명상 끝에 새로운 삶을 결정한다. 즉시 이적이 드문 주둔산에 들어가 자연과의 생활을 시작하나 시행착오로 실패. 일본, 뉴질랜드에서 5년간의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옛 산집으로 들어가 정착한다.

 

그는 재배방식이 아닌 채취방식을 고집한다. 그러므로 씨뿌리는 작업이 필요 없고 풀, 잡초도 뽑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농장에는 이런 팻말이 붙어있다. ‘이곳은 땅을 갈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풀과 나무도 그대로 두고 씨앗이 뿌려지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곳입니다. 언 듯 보기에는 그냥 내버려둔 땅 같지만, 곳곳에 여러 가지 씨앗을 뿌리고 자라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연에 손을 적게 대는 게 이 농장의 방식입니다. 재배를 최소로 줄이고 절로 나는 것으로 먹을거리를 해결해 가려고 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 농장의 이러한 시도가 지켜지도록 여기서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손대지 말아주세요.- 바보 이반 농장

 

농장 이름인 바보 이반은 톨스토이의 작품 중에 나오는 그가 닮고 싶은 사람이라고 한다.

 

농사를 짓는다기보다 그저 숲을 그대로 보존하는 산사람이라고 칭하는 게 적당할 것 같다.

 

이 책은 나형이네 집에서 한 달을 묵으면서 그동안의 꿈을 현실화시킬 것을 결심하고 대도시 대전 오피스텔에서 묵으며 접하게 되었다.

내 미래(10년 후로 예측하고 있다)를 구상하며 읽느라 시간이 걸렸다.

산에 사는 목숨붙이들, , 나무, , 벌레, 야생동물, 물고기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실려있어 꿈을 실현시키는 데 구체적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고마웠다. 내 계획을 앞당기고픈 충동도 자주 일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사고를 빗겨갈지도 모르겠다. 작가와는 달리 삶 자체에 어느 정도의 수입을 의존해야 할 형편이므로 우리 집을 찾는 고객의 흥미를 유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산으로 향한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내기 위해 베어질 풀들이 있을테고, 인공적인 화단을 조성하기 위해 그 땅 위에 살아있던 모든 것의 위치가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남편과 산행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땅을 보러 다닐 계획이다. 현재 생각으로 자본은 순덕이에게 꾸어준 돈 3, 천안 아파트에 투자한 것 천 정도로 충당할 예정이다.

 

남향을 향한 데크에서 저 멀리 산등성이 부드러이 누워있고, 재잘거리는 냇가를 곁에 두고 있으면 좋겠다. 물론 바보 이반의 취지와는 동떨어져 있으나 투자가치가 우선 순위임을 염두에 둘 것이다.

친지와 자식이 와주지 못한다면 비단옷을 입고 밤길 거니는 격일 테니까 도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야겠다. 순덕이가 농사를 지어봤으니까 師傅는 확보되어 있고, 땅만 사놓으면 콘테이너를 아담하게 꾸며 집 지을 자본이 생길 때까지 틈틈이 주변을 정리할 적정이다.

늘 마음에 새길 것은 집에 땅에 노예가 되지 말고 내 삶이 만족을 느끼는 게 최우선이다. 땅에 가까울수록 인간으로서의 품위가 서로의 조화를 맞추어나감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책을 마무리하면서 옮겨놓은 아메리칸 인디언 블랙 엘크의 아침기도를 다시 한 번 읊어본다.

 

서쪽의 조용한 어둠의 정령이여, 우리에게 그 고요함과 온화함과 깊은 통찰력을 주십시오.

북쪽에 사는 눈 쌓인 산과 빙하의 정령이여, 우리에게 그 청결함과 시원함, 그리고 겨울을 나는 동식물 같은 튼튼함을 주십시오.

동쪽의 아침 해가 떠오르는 붉은 빛의 정력이여, 우리에게 오늘도 새로운 힘과 지혜를 주십시오.

남쪽의 생명을 기르는 황금색 정령이여, 우리에게 생명을 기르고, 지키고, 열매를 맺게하는 힘을 주십시오.

우주의 별들, 태양, , 아버지인 하늘이여, 늘 우리를 지켜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우주의 모든 것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어머니인 대지여, 늘 우리를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당신의 아이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당신을 상처입히지 않고, 더럽히지 않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당신을 통해 하나로 이루어진 모든 생명에게 오늘이 보람 있는 하루이도록, 그리고 제 안의 크나큰 신비가 좋은 만남과 결실로 이어지도록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생물에게도 우리가 기쁨이자 선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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