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두꺼운 두권의 책이지만, 처음 얼마를 제외하고는 거침없이 읽힌다.
<소설>은 작가, 편집자, 평론가, 독자 이렇게 4명의 화자가 각자 소설과 삶의 방식에 대한 관점을 이야기하는 픽션이다.
네 사람이 살아숨쉬는 듯 생생하게 그려져있고, 마지막 장에 가서 하나로 합쳐지는 네 개의 스토리가 엄청난 흡인력을 만들어냈다. 네 명의 화자들의 직업만 보고선 다소 따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 때문인지 매우 긴장감 있었다. 아무튼 누구에게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 하지 않다.>
소설이 94페이지에서 끝났다. 그 뒤로 자그마치 38페이지(무려 20장 가까이)의 작품해설이 뒤따랐다.
물론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그만한 해설이 붙을만한 작가라는 것은 안다. 그리고 나도 ‘이제 무엇을 먹고 사냐’는 아내의 물음에 주인공 대령이 “똥”이라고 막힘없이, 그러나 비통하게 대답하는 이 소설의 “끝”에 대한 해설을 듣고 싶긴 했다. 하지만 소설 읽기를 끝내고 서른 여덟 페이지나 나머지 공부를 해야한다니 좀 너무하다 싶긴 했다. 여하튼 나머지 공부는 나름 도움이 되기는 했다. 뭐 더 붙여 말할 필요가 없는 소설이기는 하다. 읽고나서 마음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