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우 <자살자>는 개성화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 다시 말하자면 인생의 목적이 더 이상 자기 자신의 완성과 실현에 있지 않고, 자신의 해체, 즉 어머니에게로, 신에게로, 전체에게로 돌아가는 데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이다. (...) 그들은 삶에서가 아니라 죽음에서 구원을 보며, 자기 자신을 바치고, 내던지고, 지워버리고, 시원(始源)으로 돌아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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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우편향 되어있는 나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고자 의식적으로 이런 책을 집어든다.

책 한권으로 사람을 바꾸기는 쉽지 않겠고 이 책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으로 인해 들여다본 알바의 세계는 흥미롭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알바다운 알바를 해 본 기억이 없다.)

자본주의란 이토록 영악한 것인가.

 

실상을 들여다보면 알바생이 부족한 것도, 그들의 고용주가 턱없이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어디서부터 꼬여있는지도 모르게 얽혀있는 미로의 시스템,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사회인 것이다. 과연 모두 한 걸음씩만 양보하면 풀수 있는 문제인건가.

하지만 자본주의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바로 모두 한가지 마음을 갖기 어렵다는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의 '자유'는 사회를 손쉽게 유기체화 시키고, 그렇게 스스로 진화한 자본주의 사회는 어디하나 잘라내는 큰 수술이 아니고서는 돌이키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너무 비관적인가.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낙관적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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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물론, 나는 번역본을 읽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원서의 표지가 훨씬 이 책에 훨씬 어울린다.

아니, 나는 사실 이 책의 표지를 실제로 본 적이 없다. 도서관에서 빌려본 이 책은 표지가 없이 그저 하늘색 바탕의 보드북이었으니까. 다만 나는 이 책 속의 10가지 단편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이 책의 표지가 원서의 표지같은 분위기일 거라고 짐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원서의 책 표지를 보고선 내 짐작하고 똑 같네, 하며 얼마나 반가웠던지. 하지만 다시보니 그건 원서일뿐이었고,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은 뭔가 책 속의 소설들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였다. 책 표지를 가지고 이렇게 실망해보기는 처음이다. 내가 편집자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고, 출판업자도 아닌데....

 

읽을 시간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지난 주에는 정말 많이 읽고 보았는데, 한주 지나니 눈곱만큼의 시간도 없다. 출퇴근 시간에도 책을 펴고 졸기 일수다. 게다가 다음주는 주 칠일을 내리 일해야한다. 일년 중 어느 때는 사서가 3D직종이 되는 순간이 있다. 안타깝지만 잘 넘어가기를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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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두꺼운 두권의 책이지만, 처음 얼마를 제외하고는 거침없이 읽힌다.

<소설>은 작가, 편집자, 평론가, 독자 이렇게 4명의 화자가 각자 소설과 삶의 방식에 대한 관점을 이야기하는 픽션이다.

네 사람이 살아숨쉬는 듯 생생하게 그려져있고, 마지막 장에 가서 하나로 합쳐지는 네 개의 스토리가 엄청난 흡인력을 만들어냈다. 네 명의 화자들의 직업만 보고선 다소 따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 때문인지 매우 긴장감 있었다. 아무튼 누구에게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 하지 않다.>

소설이 94페이지에서 끝났다. 그 뒤로 자그마치 38페이지(무려 20장 가까이)의 작품해설이 뒤따랐다.

물론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그만한 해설이 붙을만한 작가라는 것은 안다. 그리고 나도 이제 무엇을 먹고 사냐는 아내의 물음에 주인공 대령이 이라고 막힘없이, 그러나 비통하게 대답하는 이 소설의 에 대한 해설을 듣고 싶긴 했다. 하지만 소설 읽기를 끝내고 서른 여덟 페이지나 나머지 공부를 해야한다니 좀 너무하다 싶긴 했다. 여하튼 나머지 공부는 나름 도움이 되기는 했다. 뭐 더 붙여 말할 필요가 없는 소설이기는 하다. 읽고나서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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