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붙이 --송기원
나이가 마흔이 넘응께
이런 징헌 디도 정이 들어라우.
열여덟살짜리 처녀가
남자가 뭔지도 몰르고 들어와
오매, 이십년이 넘었구만이라우.
꼭 돈 땜시 그란달 것도 없이
손님들이 모다 남 같지 않어서
안즉까장 여기를 못 떠나라우.
썩은 몸뚱아리도 좋다고
탐허는 손님들이
인자는 참말로 살붙이 같어라우.
"... 고은 선생이 집필한 ... 이 발문에서 거의 유일하게 비판적인 언급이 ... 바로 "살붙이"를 두고 행해지고 있다 ... "우리는 이런 시를 통해서 너무 성급하게시리 버림받은 이 땅의 여자에 대한 여권 운동적인 측면이나 민중 생존권의 도덕적 요청 문제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 (83) 고은 선생이 "살붙이"라는 작품에 비판을 가할 때, 객관적 사회 모순에 대한 저항 없이 서정시를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만, 실은 이런 식의 비판은 논리적으로도 약간 문제가 있는 듯한데요. 무엇보다 사회적 저항과 서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분명하게 갈라질 수 있는 것인지 ... (85)"
---"인간, 흙, 상상력," 김종철 저,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