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문태준)

                     

마룻바닥에 큰 대자로 누운 농투사니 아재의 복숭아뼈 같다
동구에 앉아 주름으로 칭칭 몸을 둘러세운 늙은 팽나무 같다
죽은 돌들끼리 쌓아올린 서러운 돌탑 같다
가을 털갈이를 하는 우리집 새끼 밴 염소 같다
사랑을 잃은 이에게 녹두꽃 같은 눈물을 고이게 할 것 같다
그런 맷돌을, 더는 이 세상에서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내
외할머니가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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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5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검둥개 2005-12-29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몸살 걸려 앓다가 이제야 좀 나아서 들어왔시유. ^^ 우짜 무료하심? 그 털많은 넘의 반응은, "어, 왔어?"였답니다. 집에 가면 <불멸>을 한 번 재독해볼께요. 여기 올 때 들고온 몇 안 되는 책 중의 하나이니. 쿤데라 리뷰 쓴 건 알구 있었슴다. 그 책을 말씀하신 것인 줄을 몰랐을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