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문태준) 마룻바닥에 큰 대자로 누운 농투사니 아재의 복숭아뼈 같다 동구에 앉아 주름으로 칭칭 몸을 둘러세운 늙은 팽나무 같다 죽은 돌들끼리 쌓아올린 서러운 돌탑 같다 가을 털갈이를 하는 우리집 새끼 밴 염소 같다 사랑을 잃은 이에게 녹두꽃 같은 눈물을 고이게 할 것 같다 그런 맷돌을, 더는 이 세상에서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내 외할머니가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