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난리
김수영
넓적다리 뒷살에
알이 배라지
손에서는
불이 나라지
수챗가에 얼어빠진
수세미모양
그 대신 머리는
온통 비어
움직이지 않는다지
그래도 좋아
대구에서
쌀난리가
났지 않아
이만 하면 아직도
혁명은
살아 있는 셈이지
백성들이
머리가 있어 산다든가
그처럼 나도
머리가 다 비어도
언제는 산단다
오히려 더
착실하게
온몸으로 살지
발톱 끝부터로의
하극상이란다
온몸에
힘이 없듯이
머리는
내일 아침 새벽까지도
아주 내처
비어 있으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