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가 갑자기 (김광규)

  바람 한 점 없이
  무더운 한낮
  대웅전 앞뜰에서 삼백년을 살아온 나무
  엄청나게 큰 보리수가 갑자기
  움찔한다
  까치 한 마리가 날아들어
  어디를 건드린 듯
  숨겨진 급소가 없다면
  벗어나야 할 삶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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